인간이 모두 잘난것은 아니다. 누가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우리가 모두 스티브잡스가 될수있는건 아니다. 고시촌에 눌러 앉아 있는 20만명이 진정한 공무원이되겠다는 정의감과 소명의식에 불타는것도 아니다. 인간은 인간이다. 불확실한것을 두려워하고 소심하며 보통의 평범한 인생을 꿈꾼다.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은 너무 좁다. 대한민국 국민의 특성상 다들 열심히 한다. 그래서 다들 잘한다. 그런데 일자리도 장소도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박이 터진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하자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청년 일자리 정책수립을 위한 청책워크숍'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여기 있는 여러분들 스티브 잡스보다 못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런 꿈을 펼칠 수 있는 조건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희망제작소장다운 희망적인 이 대답이 사실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시, 그리고 정부가 스티브잡스처럼 꿈을 펼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지 못했기에 여기는 스티브잡스가 없다는 전제, 그런 조건을 만들어준다면 여러분 모두는 할 수 있는 개인적 역량이 된다는 전제, 그리고 그 조건을 사회가 만들어줘야 한다는 전제.
(아이러니하게도 스티브 잡스는 “사람은 천재 아니면 바보이고 그 중간은 없다”고 직설적으로 말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사회가 만들어주는 조건으로 태어난다고?)
이 얼마나 희망적이고 로맨틱하며 이상적인 생각인가?
박시장 본인이 말하는것처럼 “사실 이미 기존의 일자리는 경쟁밖에 없다.”.
그렇다면 막혀있는 일자리 시장이 아니라 열려있는 기회의 시장으로 나아가야 하는것이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다.
그러나 박시장은 “직업의 재해석을 통해서 새로운 일자리 만들어질 것”이라며 자신의 저서에 소개하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일자리를 참고하라고 한다. 좁은 방에서 개념만 바꾼다고 그 방의 인구밀도가 줄어든지는 않는다. 방 문을 열고 나가는 것 만에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