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삶과 죽음

wptk 조회수 : 1,667
작성일 : 2011-12-06 14:25:50

남편의 형제는 6남매인데

제일 큰 장남이 형이고 그 뒤로 누나 그 밑으로 형님이 광주에 계시고 

그 형님 바로 밑에 형님 한분 그리고 누님이 한분  마지막으로 남편이 여섯째이다.

제일 큰 형님은 천식으로 50대 후반에 돌아가셨고 자식으론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두웠다.

그 다섯 남매를 큰 형수님이 어머님과 함께 키웠다 막내가 이번에 대입 시험을 치뤘으니 이제 다 키운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둘째 큰누님은 시골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며 제법 큰 농사를 짓고 살아가신다.

우리 5남매가 이 큰누님의 농산물을 해마다 얻어 먹고 있다.

그 다음으로 둘째 형님은 광주에 계시고 아들만 셋을 두셨다.

그리고 셋째 형님은 20살때 군대를 가기위해 잠시 쉬던중 사촌네 배를 타고 바다로 일을 나갔다가

그쪽 사람들과 함께 실종이 돼 버렸다한다. 그 뒤 시부모님이 아들의 영혼 결혼식을 올려 부부로 맺어 지금껏

내 남편이 그 셋째형님의 제사를 모셔오고 있다.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난 무슨 소설속에나 나올법한 시댁 이야기를 듣고 남편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세상에 저렇게 형제를 기억하고 살아가는 형제가 있을까?...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셋째형님 제삿날이 남편의 생일인것이다.

매년 남편의 생일에  얼굴도 안본 시아재 제사음식을 해오면서....

올해는 남편의 생일을 하루전날 해 먹기로 하고...

제사는 그대로 지내기로 했다.

시신도 찾지 못한 아들을 못잊어 영혼 결혼식을 올린 부모마음..

그리고 20여년 가까이 그 형제를 기억하며 제사를 올려주는 형제...

정말 슬프면서 아름다운 가족이다.

죽은자는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서 살아가고...

살아있는자는 죽은 자를 기억하며 그 사람을 껴앉고 살아간다.

삶과 죽음은 어쩌면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승과 이승은 어쩜 한 공간일수도...

그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차이일뿐...

같은 공간에서 그렇게 공존해가는 것은 아닐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 보다...

죽어 살아 졌으돼 기억으로 항상 함께 살아있는 존재로...

둘 중 어느것이 더 슬플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사람으로 살기 보단

죽어 있으돼 기억으로 함께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울까?

 

삶!

죽음...

그건 찰라의 차이이고 한순간의 차이리라!~

오늘은 어제 죽은자가 그 토록 살고 싶던 내일이니 말이다.

 

IP : 112.173.xxx.17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로롱
    '11.12.6 2:39 PM (121.139.xxx.195)

    죽은 형제를 기억하는 형제도 멋지지만 제사를 실제 지내시는 수고를 하시는 님도 참 아름답습니다. 두분 다 훌륭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2247 국힘에서 정치를 배우면 생기는 일 2 ㅋㅋㅋ 17:56:22 60
1722246 코스트코 냉동블루베리 당도 어때요? ㅋㅋㅋ 17:51:46 46
1722245 리박스쿨 문제를 궁금 17:51:04 90
1722244 김혜은 소신있고 똑똑한 배우네요 19 ㅇㅇ 17:49:43 454
1722243 이준석에 관한 역대급 웃긴 맘까페 글 ㅋㅋㅋ 2 야하고 끔찍.. 17:47:43 571
1722242 정청래 쇼츠 ㅎㅎ 잼있는거 많은데요 2 17:45:54 215
1722241 더레프트-이재명지지자님들 소장각 웹자보 13 ... 17:44:49 265
1722240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했죠 1 샤갈 17:43:29 251
1722239 내일 피날레 이재명 유세 6 17:38:15 492
1722238 세진전자 노조위원장 출신 설난영의 궤변 소름 12 o o 17:35:14 532
1722237 와 경상도아저씨의 사자후.gif 5 ㅇㅇ 17:29:16 900
1722236 넷플 그때그시절패밀리. 코믹 17:29:08 228
1722235 피곤한 인간관계 8 어렵다 17:29:04 660
1722234 디올 레이디 스몰백 색상 문의드립니다. 4 핑크계열 17:27:04 275
1722233 중증외상센터 이국종교수가 김문수에 고마워했네요 10 .. 17:24:51 766
1722232 영화 '신명' 예매율 17.8% 10 ㅇㅇㅇ 17:23:13 676
1722231 6월3일에 집앞에서만 투표 가능한거죠? 8 ㅇㅇ 17:21:45 378
1722230 [되려] 파묘당하는 민주당, ‘친이재명 댓글조작’ 사이트 31 . . 17:18:52 1,212
1722229 매트리스 교체 주기 어떻게 되시나요? 1 ㄱㄴㄷ 17:18:30 165
1722228 김문수님 부럽습니다 3 자식이기는부.. 17:16:21 304
1722227 스픽스에서이재명 긴급 생중계 하고 있어요 1 17:14:07 1,878
1722226 선거 중요하지만 이것도 좀 봐주세요 9 ... 17:12:46 529
1722225 옆으로 누우면 숨쉬기가 불편한데요 1 17:11:57 290
1722224 쿠팡 분리배송상품 반품방법이요 1 ... 17:11:31 211
1722223 이준석 지지율 30대 남에서 꼴지네요? 6 ..... 17:10:17 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