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82클래식]고부탐구생활-김장편

키톡 보다가~ 조회수 : 2,473
작성일 : 2011-11-18 11:37:27
키톡 글 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긁어왔어요. 당시에 정말 배 잡고 떼굴떼굴 굴렀거든요.  '고부탐구생활-김장편'
이거 그때 남녀탐구생활 한참 인기일 때라 거기 보내보라고 다들 추천하셨는데 실제로 남녀탐구생활에서 김장편을 했어요. 그런데 원글보다는 재미 없었다는...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35&num=792652&page=1&searchType=searc...

시어머니 며느리 몰라요.
며느리 시어머니 몰라요.
사소한 것 까지 너무나도 다른 고부의 김장을 파헤쳐보아요.

며느리 가족 셋이에요.
시어머니 가족 둘이에요.
형님도 아들들 군대가고 둘이에요.
김치 한포기로 석달 열흘을 버티는 시누이네도 묻어가요.
김치 먹을 사람 10명도 안되요.
그런데 김장은 백포기해요.
달랑무는 30단 해요.

이런 시베리안 허스키 같은....
아무래도 시어머니가 배추장사를 며느리보다 더 좋아하는 게 분명해요.

절임배추 사자 했더니 그런 것은 하수나 하는 짓이라며 며느리에게 눈을 부라려요.
달랑무 30단을 다듬고 있으려니 눈알이 빠질 것만 같아요.
배깔고 잠 퍼자는 남편의 뒤통수에 레이저를 쏘아대지만 이 시키는 아무 것도 모르고 코를 골아요.

김장날엔 뭐니 뭐니해도 짜장면이라고 했는데 우라질레이션.
뒤늦게 도착한 시누이가 뜨신 밥을 먹어야 한대요.
햇반을 데워서 얼굴에 척 얹어주고 싶어요.

4조각으로 나눈 배추를 절이려고 허리를 400번 구부렸다 폈더니
허리가 삼팔선 마냥 동강 날 것 같아요.
두꺼워서 접히던 바지 허리가 이제 맞는 걸 보니 다이어트 효과 있나봐요.
이런 다이어트는 하고 싶지 않지만 아직 김장은 끝나지 않았어요.

엿장수 가위질하다 가위 날아갈만큼 추운 날 새벽부터 배추 씻어 건져요.
시어머니는 내 뒤를 따르라. 고지가 저기다를 외치던 나폴레옹 마냥
진두지휘에 여념이 없어요.
180도 안되는 루저 아들들이 옆에서 거드는 척 해요.

"어머니. 채칼로 채치면 빠르고 좋잖아요."
"채는 칼로 썰어야지 채칼 쓰면 맛없다."
정말 욕이 서말 쏟아질 것 같지만 꿀꺽 삼켜요.
김치 다 버무리고 먹으라고 점심도 안줘요.
이주노동자도 아니고 화가 나지만 이번에도 참아보아요.
죽어서 화장하면 사리가 나올 게 분명해요.
100포기 김장을 1박2일 동안 끝내고 나니
남편 얼굴 보기도 싫어요.
내년에는 좀 더 해야겠다는 시어머니 입을 때려주고 싶어요.
갓김치는 안 담구냐는 시누이 입에 생갓을 물려주고 싶어요.

며느리는 다른 도시로 이사가서 내년부턴 발걸음도 안하리라 다짐을 하지만 그건 어려울 거 같아요.
하루종일 걸을 때 마다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요.
베란다에 있는 김치통이 꼴도 보기 싫고 김치가 제일 좋다던 정광태도 미워져요.

김장은 아무래도 시어머니와 배추장사들의 며느리 고생시키기 합동작전인 것 같아요.

IP : 218.234.xxx.2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995 초밥 배합초 잘 아시는분 4 .. 2011/12/20 4,375
    51994 흰 쌀밥만 먹는 집. 일반 전기밥솥도 괜찮을까요? 2 밥솥 2011/12/20 1,291
    51993 카레에 낀설거지 1 나리공주 2011/12/20 1,805
    51992 나는꼼수다 호외2편에서 언급된 BBK 명함입니다. 6 참맛 2011/12/20 2,071
    51991 12월 20일 목사아들돼지 김용민 PD의 조간 브리핑 세우실 2011/12/20 1,296
    51990 생리 주기가 빨라질 수도 있나요?? 4 ... 2011/12/20 2,532
    51989 어제 안녕하세요... 아들 따라다닌는 엄마 보셨어요? 25 올가미 2011/12/20 11,477
    51988 적우씨가 이 노래 부른 사람이었네요. 8 궁금 2011/12/20 3,819
    51987 미니 오디오 추천 좀 부탁드립니다. 2 음악 2011/12/20 1,561
    51986 살짝튀긴새똥님의 절약 얘길 읽다보니... 4 ㅎㅎ 2011/12/20 7,201
    51985 이 성적으로 갈 만한 데가 있을까요? (대입지원 관련글입니다) 3 대략난감,,.. 2011/12/20 1,749
    51984 [급해요]빻은 마늘이 파래졌어요 먹어도 되나요 1 마늘 2011/12/20 2,049
    51983 맨하튼 한국식당 추천요!! 14 sunny 2011/12/20 1,733
    51982 보육교사 자격증 어찌 따나요?? 잘 몰라서요.. 2011/12/20 1,783
    51981 참나!! 체하고 쓰러지고..병원에 입원했어요 2 ** 2011/12/20 1,721
    51980 시댁 상황이 최악이에요. 4 아웅 2011/12/20 3,897
    51979 초3 아이 전과 필요한지요...? 7 초딩맘 2011/12/20 1,970
    51978 세탁기.. 드럼, 통돌이 어떤 것이 나을까요..? 지나치지 말아.. 11 ... 2011/12/20 2,684
    51977 최근 절약 관련 글이 인기였던 이유가 5 지나 2011/12/20 2,953
    51976 12월 20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1/12/20 1,105
    51975 why전집 사달라고 하는데 사줘도 될까요? 혹시 산다면 제일 저.. 15 학부모 2011/12/20 10,198
    51974 집사서 이사갔는데 보일러가 고장이예요.. 이럴땐 ???? 5 훈이맘 2011/12/20 4,032
    51973 친일파 세상입니다. 친일파들이 많이 보이네요 1 ㅇㅇ 2011/12/20 1,618
    51972 장터보면 구제옷이 올라오잖아요? 4 몰라서질문~.. 2011/12/20 2,927
    51971 남편이 쓰는 스프레이.. 1 아쉬움 2011/12/20 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