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람이 제일 아름답다

꽃과 돌 조회수 : 993
작성일 : 2011-11-08 00:48:08

일이 있어서

가까운 시골(?)에 들렀다가 저만 혼자 일찍 나서게 되었습니다

 

시골이래도 제가 사는 도시로 바로 가는 일반 버스가 있어서 타게 되었습니다

 

버스를 타는데 기사 아저씨께서 금방이래도 포르르 날아가버릴 듯한 말투로

 

[어서 오세요!! 가시는 곳까지 안전하게 모셔드리겠습니다] 하시는데

과묵한 사람에게 호감이 많은 저는 속으로 -_-;; 이러고만 있었답니다

 

그곳이 군이래도 시와 워낙 가깝고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

저절로 시장이  만들어진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들이 집에서 키운 여러가지 것들을 가지고 나와 파십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류장마다 할머니들이 보따리 보따리 보따리에 운반차까지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들이 버스에 타실때 마다 기사님이 벌떡 일어나셔서 보따리 다 받아 차에 올리고 조금 불편하신

할머니는 손도 잡아 드리기를 군이 끝나는 곳 마지막 정류장까지 하셨습니다

 

짐을 다 버스에 실어도 할머니들은 다시 짐을 정돈하느라 자리에 앉지 않으니 기사님은 또 기다려 주시고 ...

 

참다 못한 어느 손님이 [어이 기사님 출발 안하라요?] 하니까

환히 웃는 얼굴 (입이 엄청 크셔서 귀까지 닿을듯)로 [네 어머니 앉으면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하는데 아무리 급한 길이래도 즐거워지는 웃음이었습니다

 

시로 들어와서는 씽씽 달려서 마침내 시장이 서는 단지 입구에 멈추자 또 벌떡 일어나서

짐을 다 내려드리고 [엄마들 오늘도 돈 많이 벌어~] 하는데 할머니들도 다들 [오이 이따 보세 ]

[잘하고 오소] 하시고...

 

기사 아저씨와 할머니들 보며 월요일 아침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정겨운 인사를 말투가 가볍다는 이유만으로 촐싹 거린다고 -_- 이랬던 저는 할머니들 보따리 하나

내려드리지 않았더군요

 

그냥 아저씨 참 착하시구나 감탄만 하고 있었지

 

구경꾼이 아니라 동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저는 망상가였나 봅니다

IP : 121.147.xxx.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영화의
    '11.11.8 1:11 AM (122.40.xxx.41)

    한장면을 보는듯 하네요.

    저도 대학생일때 깡시골인 전라도 무안엘 갔다 딱 그런 장면을 경험했고요.
    님 말씀이 맞습니다.
    사람이 제일 아름답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806 대학원 종심때. 2 777 2011/11/27 1,007
40805 애들옷 싸게 사는 법 팁입니다 7 애들옷 2011/11/27 10,209
40804 난리도 아니네요... 9 엄마짱 2011/11/27 2,539
40803 내일도 집회하나요? 5 내일도? 2011/11/27 1,433
40802 82쿡 회원님들 도와주세요 !!! 4 도와주세요... 2011/11/27 1,964
40801 유시민님 따님이 연행되었대요 9 no FTA.. 2011/11/27 10,939
40800 비준 폐기를 위한 농업.농촌.농민, 다 함께... 우리의 근본.. 2011/11/27 640
40799 연행 회원 성북구에 사신대요. 월요일 경 아이 봐주실 수 있는 .. 14 나거티브 2011/11/26 2,655
40798 며칠간의 집회상황.. 울면서 보고 있습니다.. 4 ㅠ.ㅠ 2011/11/26 1,307
40797 7 호야 2011/11/26 1,396
40796 저도 광화문 갔다 왔어요 9 욕이 방언 2011/11/26 1,925
40795 경찰서장시위대에 봉변...기사남발 5 부끄러운내나.. 2011/11/26 1,303
40794 어 벌써 연합에 떴네요! - 종로경찰서장 FTA 반대 시위대에 .. 14 참맛 2011/11/26 2,069
40793 연행되신분 이랑 통화됐어요 9 .... 2011/11/26 2,811
40792 상품권으로 백화점에서 산거 영수증이 없는데? 2 어쩜 2011/11/26 784
40791 의료민영화는 꼭 막아야죠 4 .. 2011/11/26 1,515
40790 연행된 사람들 전번등이 올라 오네요 ㅠ.ㅠ 1 참맛 2011/11/26 1,380
40789 림스키-코르사코프 「세헤라자데」중 젊은 왕자와 젊은 공주 4 바람처럼 2011/11/26 3,477
40788 아직 가두시위 계속되고 있나봐요 8 ........ 2011/11/26 1,114
40787 위에 별표 달린 글로 가세요. 27 나거티브 2011/11/26 2,577
40786 저도 광화문 다녀왔습니다. 7 MB OUT.. 2011/11/26 1,162
40785 오리털패딩을 구입했는데요. 8 요상해요 2011/11/26 2,719
40784 이정희 대표님 잃어버린 신발 11 이 추운날에.. 2011/11/26 2,996
40783 정말!! 많이오셨더군요 17 우노 2011/11/26 6,530
40782 부탁이 있습니다. 2 슬픈 날! 2011/11/26 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