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여동생의 임신소식에 축하선물하러 다녀왔어요.
동생이 심심해해서 아침부터 밤까지 잘 놀다왔는데 동생의 말 한마디가 잊혀지질 않네요..
이런저런 얘기 중에 제가 한 때 굉장히 친했던 언니가 있는데 그 언니가 알고보니 상처가 많았더라..
언니 아버님이 아래로 6살 터울지는 여동생과 심하게 차별해서 지금도 친정아버지랑 사이가 안좋은데
문제는 언니도 본인 자식 중에 한 명을 유독히 예뻐하고 한 명에게는 좀 신경질 적이더라..
이런 얘기였는데요..
동생이 너무 단호하게
"그건 어쩔 수 없는거지. 원래 동생이 더 예쁜거야. 그리고 첫째는 처음에 모든 사랑을 한 몸에 받았잖아?"
하더군요..
저 " 심지어는 둘째들이 그런걸 이용하더라.."
동생 " 첫째가 반응하니까 그렇지. 안하면 되잖아? "
왠지모르게 당황되서 서둘러 말을 돌렸습니다.
자라면서 늘 저에게는 상처였거든요. 엄마 자신도 알면서 어쩌지 못하는 동생에게 주는 맹목적이고 차별적인 사랑...
막내로 자란 엄마는 늘 언니들에게 무시당하고 자라서 항상 동생 입장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고 본인도 말씀하셨어요.
음.....사실 저는 거의 치유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절 잘못 키우신 것도 아니고.. 동생이 없을 때에는 충분히 사랑해 주셨으니까요.
단지 같이 있을 때 느껴지고... 동생과의 트러블이 생길 때면 항상 저만 혼자였다는거..
지금도 동생 냉장고에는 엄마가 만들어준 반찬이 즐비하지만 저 결혼 후엔 한 번도 반찬 하나도 주신 적은 없어요.
뭐 전 당연하게 생각했고 크게 서운하진 않습니다. 알아서 잘 하니까요..
근데 궁금하네요.. 자기도 이제 아기를 가진 입장에서 그게 그렇게 당연한건지..
동생은 1~3살 영유아에게 놀이수업을 하는 강사입니다.
자기 아이가 상처를 받더라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일' 이기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기던지 말던지 받아들이라 할 수 있는지..
이런 못된 물음표가 제 머리에 생기네요..
저도 이제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지금 생각에는 꼭 한 명만 낳아야지..
그게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대물림 하고 싶지는 않다.. 이런 마음이 듭니다.
제가 뭔가를 놓치고 있어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