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은 쇼핑을 정말 즐기고, 너무 사랑해요. ㅠㅠ 가격흥정도 아주 매우 잘하는 편이고요.
단지, 안목이 조금 딸려요. 세련된 옷 혹은 어울리는 스타일 이런걸 못 찾아요.
그러니까... 혼자 가서는 옷을 못 골라요. 고르기까지의 여정은 즐기는데 결정은 못함. 이후 가격흥정은 잘함.
저는 눈에 들어오는 옷 한번에 사는 편이고요. 인터넷으로 많이 사요.
사던 브랜드를 사는 편이고, 대충 들어가면 입거든요. -_- 그래서 피팅을 안해요.
그리고 제 정해진 스타일대로 옷을 사요.
아이옷은 제가 전담으로 사요. 아이옷 역시 입던 브랜드에서 사이즈 맞는대로 대충 삽니다... 인터넷으로도 많이 사고요.
그래서 제 경우에는 쇼핑시간이 아주 짧아요. 30분 정도?
주 후반 (목요일, 금요일 정도...)쯤 되면 남편이 한마디씩 던집니다.
아... 나 와이셔츠 부족한거 같아. 양복도 후줄근하고... 회색 양복이 좀 오래되지 않았나? 가방도 맨날 메던 것만...
아니면 속옷이 부족해... 양말이 후줄근... 청바지 사고 싶네, 갈색 구두가 필요해... 등등.
아주 구체적인 주문들이라... 무시가 안되요.
그럼 주말에는 쇼핑을 나갑니다.
남편이 수많은 옷을 보는 동안 아이 안고 기다립니다. ㅠㅠ 아이는 엄마 껌딱지에요.
기본적으로 입어보는 옷이 한 매장 당 5벌 이상? 가방을 사면 한 4, 5개는 메보고요.
남편은 결정을 못하는 편인데, 제가 볼 때는 정말 엄한 것만 입어볼 때가 있어요. 그럼 새로 골라줘야 하고...
피팅한 모습을 보고 제가 최종 승인을 하면 가격 흥정하고 결제합니다.
안경도 써보고 싶어하고... 운동화도 컨버스 매장 한번 들어가면 5개는 넘게 신어봐요.
남성층과 스포츠층을 쭉 돌아보는 것도 빠지지 않죠. 트렌드를 알아야한다나요. ㅠㅠ
몇 년 동안 트렌드 공부했으면 이제 좀 혼자 고를만도 하련만...
산후조리기간동안 남편 혼자 옷을 사러 보냈었어요.
아니 어떻게 백화점에 당당히 입점되어 있는 비싼 브랜드에서 고딴걸 주워왔을까요. ㅠㅠ
혼자 보낼 수가 없더군요. 무려 전시되어있는 신상 중에서 산거라는데... 점원이 추천해준거라던데...
그거 딱 한번 입고 고대로 모셔놨어요.
그 사건 이후에는 아기띠하고 따라다니고, 이제는 유모차 끌고, 혹은 애 안고 따라다녀요.
남편의 쇼핑이 끝난 후에는 시간도 너무 많이 흘렀고 (순수 쇼핑시간만 2시간 ~ 3시간)
아이도 힘들고 저도 힘들어서 식사나 대충하고 옵니다.
당신 옷도 좀 사라며 남편은 늘 권하는데, 살 기력이 없어요. 저는 집에와서 인터넷 클릭질을 하게 되더군요.
아내 쇼핑 따라다니는 남편 마음을 제가 알 것 같아요. 정말 힘들어요. ㅠㅠ
제것은 살 기력도 안 생겨요. 무슨 쇼핑을 이렇게 오래하는지... 왜 혼자는 고르지 못하는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