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오전에 6호선 약수역에서...

임산부 조회수 : 2,018
작성일 : 2011-10-27 19:45:07

평소에는 지하철 안타요.

이유는? 어르신(노인)들이 무서워서요. 만삭 임산부가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머리를 맞았다는 얘기도 들었고... 

 

오늘 시간이 촉박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탔어요.

6호선 약수역에서 갈아타는데 7분 정도 텀이 있어서 앉아서 기다리려고 플랫홈 벤치에 앉아있었어요.

저처럼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들 많았구요.

그런데 어떤 할아버지가 다짜고짜 제 앞으로 오시더니 손으로 (마치) 개를 내쫓듯이 내쫓으시더군요.

자리 비키라고...

저 순간 아무 생각이 안나서 그저 할아버지를 올려다보며 앉아만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만약 지하철 타는 일이 생겼을 때, 비슷한 일이 생기면 당당하게 얘기해야지, 생각하고

임산부 표시도 하고 다니면서, 내 권리는 나 스스로 찾는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정말 막상 그런 일이 닥치니까 아무 말도 안나오더군요.

저는 지금은 배도 많이 나와서 누가 봐도 임산부인지 알아보는 상태입니다.

 

하여간 그렇게 제가 1초 정도일까요? 바로 안비키고 멍하니 있으니까

할아버지가 더 제게 다가오시면서 험악한 표정으로 위협(같았어요ㅠ.ㅠ)하시더군요.

옆에 젊은 사람도 앉아있었는데....왜 하필 저였을까요?

결국 아무도 말려주는 사람 없이 저는 (정말) 그자리에서 개가 내쫓기듯이 내쫓겨야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주 당연한 자기의 자리를 되찾은 독립용사처럼 당당하게 앉으시더군요.

 

저 결국 지하철 올 때까지 창피함과 분함, 그리고 이름 모를 감정(임신 중이라서 쉽게 울컥해서일까요?)을 내색하지 않고

5분 이상 지하철을 기다리며 서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임산부가 벼슬도 아니고 서있을 수도 있어요.

그게 싫으면 택시를 타거나 자가용을 몰면 되지요.

하지만, 노약자석도 아니고 (그리고 저도 노약자석 이용 권리 있지 않나요?) 왜 하필 저였을까요?

 

마침 제가 앉아있던 자리 뒷벽에 임산부를 배려하자, 임산부의 날 공익광고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는데....

참 씁쓸했습니다.

 

임산부 자리 뺏고 앉으신 어르신......... 그렇게 앉으시고 지금 편안하십니까?

IP : 222.106.xxx.11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0.27 7:48 PM (180.224.xxx.55)

    돌갓 지난 아기 안고 있었더니.. 벤취에서.. 어떤 할머니가 옆에 앉더니 아기보구.. 그나이때 아기가 다 원래 낑낑되지 않나여? 말을 못하니.. 그걸보더니 할머니 니가무슨 강아지니? 낑낑되게.. 하면서 막 뭐라하던데.. 정말 웃기는 할머니예요 남의 귀한자식보구.. 버럭 야단을 치지 않나.. 무개념 할머니 할아버지들 많은거같아요 아기는 얼어서.. 무서워서 꼼짝못하고.. 부모는.. 착해빠져서 웃으면서 가만히있고.. 할머니들에게 뭐라 말할 자신이 없었던게지요...

  • 2. ...
    '11.10.27 7:49 PM (122.43.xxx.64)

    위로의 말씀을 전 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어르신은 가당치 않습니다.
    늙은이 라 칭해야 하는 사람이 맞습니다.

  • 3. ..
    '11.10.27 7:53 PM (115.136.xxx.29)

    언젠가 지하철을 탔는데요. 제자리가 노약자석 문있고 그바로옆에
    자리에 앉고, 조금있으니까 할아버지 셋이 술이취해서 타요. 오후3시쯤인데
    그러더니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할머니에게 다른데로 가라고 소리지르고 ,
    그할머니 놀라피하고, 셋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이명박 최고!
    노무현 죽일* (이미 돌아갔는데 ) 계속 너무 떠들고 저도 자리 옮기고 싶었지만,
    빈자리도 없고 몸은 힘들고, 참다못한 어떤 50대아저씨가 부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하고
    내리기 직전 조용히좀 하라고 했더니, 젊은놈이 저여자 첩이지 그러면서 소리지르고
    사람들 다 피하고 저도 지겨워서그냥 내렸어요. 무섭기도 하고..
    나이먹음 정말 곱게 늙어야지 그렇게 추접스럽게 늙으면서 대우받으려고 하면 안됩니다.
    그할아버지들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 4. 00
    '11.10.27 8:07 PM (218.152.xxx.163)

    6호선은 원래 무개념인 많이 없던데..안타깝네요

  • 5. 토닥토닥.
    '11.10.27 8:16 PM (125.183.xxx.42)

    내가 당한 일마냥 막 화가 납니다.
    그래도 더 큰 일 없이, 액땜했다 치세요.
    경우없는 사람은 나이를 가리지 않더라구요.

  • 6. 바람이분다
    '11.10.27 8:50 PM (211.108.xxx.143)

    나이를 떠나서 미친*이네요. 나이를 어디로 *먹은 건지...
    제가 대신 욕해드릴게요.
    그냥 재수가 없었다 여기시고 아가를 위해 좋은 생각만 하시기를요.
    에휴 정말 저런 @#%$^&%*$(&^% 같으니라고........

  • 7. 나이먹는다는게
    '11.10.27 8:53 PM (121.133.xxx.19)

    더 괴팍해지고 더 내것에 집착하는 본능에 가까운 야성?(야비해지는 성향)을 발휘하게도
    하지요. 그런 분들 발견하면 즉시 눈도 마주치지 마세요.
    님이 착하고 순해보여서 님을 떠밀었나 봐요. 똥밟았다 생각하시고 좋은 생각으로
    순환시키세요. 그 장면 찍어 올렸으면 가관이었을듯...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944 친한 이웃 아짐의 말.. 3 흠.. 2011/11/14 2,336
35943 김란도교수 뜻없다고 밝혔네요 정치? 2011/11/14 1,083
35942 파워블러그들 뒷돈 챙긴 기사 나왔네요 3 된다!! 2011/11/14 1,721
35941 남편분들 양복위에 겨울코트 어떤거 입으시나요? 3 40대중반 2011/11/14 1,555
35940 낼 브리즈번에서 인천행 비행기도착시간 아시나요? 3 유학생맘 2011/11/14 1,124
35939 나꼼수' 김어준, 성북동 223㎡ 주택 소유 43 똥중앙 2011/11/14 20,875
35938 갖고 싶다 식기세척기 8 .. 2011/11/14 1,720
35937 11월 1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2011/11/14 668
35936 지금 daum 메일 열리나요? 3 ㅠㅠ 2011/11/14 693
35935 언수외 3,1,2 등급 문과생 여학생 입니다. 4 혹시 2011/11/14 2,122
35934 33개월 아이, 낮잠 자지 않고도 괜찮을...까요..? 괜찮겠죠.. 5 괜한걱정 2011/11/14 2,920
35933 제가 잘못한건가요?? 15 이런남편 2011/11/14 3,275
35932 천일의 약속 고모딸과 고모 사위요.. 5 ㅋㅋ 2011/11/14 3,463
35931 정태근 단식농성.."FTA 합의 비준해야" 18 나라 팔아먹.. 2011/11/14 1,384
35930 스마트폰으로 82쿡 보는데 댓글이 안보여요.. 2 스마트폰 2011/11/14 1,158
35929 코스트코 회원유효기간 질문이요? 9 ... 2011/11/14 16,227
35928 도와주세요))방금 남방 다림질 하다가 물이든걸 발견했어요. 1 큰일났음 ㅠ.. 2011/11/14 931
35927 전화건수로 정한 ‘묻지마 7대경관’…수백억 들여 ‘샴페인’ 2 광팔아 2011/11/14 1,323
35926 암웨이 인덕션 & 르쿠르제 사용가능한가요? 2 lulu 2011/11/14 6,059
35925 짐정리..끝이없네요... 45 버리기.. 2011/11/14 14,858
35924 영한사전(책) 글씨가 아주 커서 보기 쉬운 것도 있나요 ?? 3 50대 노안.. 2011/11/14 1,107
35923 무선주전자 내부 바닥에 희끗한 반점이 생겨요 7 분홍별 2011/11/14 6,198
35922 암환자의 병문안.... 4 동욱맘 2011/11/14 4,207
35921 다이어트 식단 좀 도와주세요~ 6 도움이 필요.. 2011/11/14 1,670
35920 38평아파트60인치tv괜찮은지요 3 상큼이 2011/11/14 1,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