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의 폭력.......어디까지 용납해야 하나요?

바보 조회수 : 3,694
작성일 : 2011-10-24 14:30:24

남편의 폭력은 어디까지 용납해야 하는 걸까요? 몇년에 한번씩 다혈질로 욱하는 것은 용서해야 하나요?

뼈가 부러지거나 피가 나지 않으면 용서해야 하는 건가요?

 

다른 사람들의 얘기는 많이 읽어왔는데….막상 현실로 닥친 저의 상황을 보니 현명하게 판단이 되질 않아서요. 바보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멍하니………제게 의지가 되는 조언을 부탁 드려요.

 

최초의 폭행은 남편이 불륜이 있고 저와 한참 싸우던 와중이었어요.

당시 6살이던 아들을 방에 가둬 놓고 ( 나중에 아이가 물어보더군요. ‘엄마, 국물도 없다’가 뭐야. 아빠가 나오면 국물도 없다 라는데………하지만 아이는  문틈으로 모두 지켜보았어요.

 

제 머리채를 잡고, 밥상을 뒤집어 엎고 저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수십번 강하게 밀쳤어요. 저도 손톱으로 매달려 할퀴고 방어를 했지만 역부족이었구요. 싸우자 마자 뛰쳐나가 병원에서 진단서를 끊었지만 멍들고 아픈 정도로는 2주가 고작이었어요.

 

한달 정도 별거도 하고, 싸우다 좀 소강 상태이다 반복되었지만 도저히 하나밖에 없는 아들 아이를 생각해서 이혼은 못 하겠더라구요. 내가 죽었다 생각하자, 내가 그냥 숨만 쉬는 유령이라 생각하자. 아이가 아빠가 더 이상은 필요 없다고 할 때까지 그때까지만 버텨보자….( 아이가 아빠를 너무 좋아해요. 감수성도 예민하고요.) 그런 생각으로 4년을 보냈어요.

 

정말 시간이 약이라고……그 끔찍한 시간이 희미한 상처로 아주 조금씩 나아지는 듯 하면서 최근 한 6개월 정도는 그래도 괜찮은 마음으로 살았어요.

 

 

두번째,  폭행은……..

며칠 전에  이제 초등3학년이 된 아들이 중간고사를 수학96, 과학92, 사회 92, 국어 90  이렇게 맞아 왔어요. 워낙 사교육도 많이 하고, 아이에게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서 조금 실망스러웠긴 했지만 뭐 아직 초등 3학년이기도 하고 아이도 성실한 성격이라서 저는 수고했다. 다음에 좀더 열심히 하자 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퇴근한 남편이 돌아오자 마자 아이를 부르더니 다짜고짜 정색으로, 정말 엄청나게 무서운 얼굴로 이따위 점수를 어떻게 맞아 올 수가 있느냐, 부모가 너한테 해 달라는 거 다 해주었는데 이렇게 형편없는 점수일 수 가 있냐, 어떤 댓가를 치를 것이냐  이렇게  거의 협박 수준으로 아이를 공격하고 있는 거예요.

저는 얼른 저녁상을 차려서 갖다 주고, 아이가 공포심이 가득한 얼굴로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길래 남편에게 아이가 무서워하니 그만 하라고, 아이에게 다음엔 더 열심히 하겠다고 해라  하면서 감쌌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당장 자기 눈 앞에서 꺼지라며 벼락같이 소리를 지르고 완전히 눈이 뒤집힌 얼굴로 저를 노려 보고 있었어요. 저는 너무 놀래서 왜 이러느냐 이게 이렇게까지 정색을 하고 화 낼 점수냐. 그만 하라고 다시 조용히 말했어요. 그러자 남편은 왜 나서냐고 악을 쓰며 소리지르더니 저를 힘껏 구석으로 밀치고 다시 놀라서 쳐다보고 있는 저를 향해 온갖 심한 욕을 하면서 다시 몇번 더 저를 세게 밀쳤어요.

……이 모두를  아이가 보고 있었어요…………

 

물론 뺨을 때리거나 구체적인 폭력 행위가 없었으니 진단서를 끊을 만한 상처는 없지요……..

이것도 폭력 행위로 인정될까요?

 하지만, 저의 정신적인 충격보다도 일단 이런 행위를 아이가 보고 있었다는 것이 제게는 너무 속상하고 걱정스러워요. 저야 일찌감치 남편에게 정도 떼었고  뭐 이런 인간 막장이라는 것 파악하고 있었지만 아직은 아이가 저학년이고…..아빠는 좋아해요. ( 평소에는 아이에게 잘 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좀전에 아이한테 ‘ 미안하다……이런 아빠를 만들어 줘서……엄마가 미안하다. 아들아. 혹시 아빠가 없이 엄마하고만 살면 안되겠니?’ 하고 물었더니…….아이가 그래도 아빠가 없는 건 싫다네요………

 

후우………..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떤 편이 아이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일까요?

 

염치없지만, 현명하신 이웃들의 따뜻한 조언을 좀 부탁 드릴께요………

IP : 119.192.xxx.5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0.24 2:34 PM (1.225.xxx.97)

    요새 최지우 나온 드라마에 보니 그 남편이 날마다 일기처럼 녹음을 하더라고요.
    소송에서 증거로 채택이 되나봅니다.
    어찌될지 모르는거니까 님도 진단서 나올 정도가 아니라니
    어쨌든 무슨 일이 있던 날은 녹음을 꼭 해두세요.

  • 2. ...
    '11.10.24 2:35 PM (116.43.xxx.100)

    폭력은 폭언포함 절대 용납될수 없는 행위입니다..어디까지라니요...한계점을 찾으시다니..
    아이에게도 절대 악영향만 미칠뿐입니다.

  • 3. ...
    '11.10.24 2:37 PM (112.149.xxx.198)

    초3이여도 공부 못하는 애는 못하고 점수 낮게 받아오는데 저 점수가 화낼만한 점수인가요?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남편분은 늘 올백만 맞으셨나봐요
    불륜당사자가 도리어 화내고 때리고 아들에게 저 점수 낮다고 화내는걸 보니 분명 정상은 아닌듯싶어요
    지금은 아직 아들이 어려서 아빠를 원하지만 이제 고학력으로 올라가면 필요없다고 하는날이 올것 같아요

  • 4. ㅇㅇ
    '11.10.24 2:37 PM (211.237.xxx.51)

    원글님 다른것보다 아드님이 그걸 보고 배운다는겁니다.. ㅠㅠ
    지금은 엄마 불쌍하다 아빠 밉다 하면서 나중에 원글님 아드님도 똑같은 폭력 아빠 남편의 수순을 밟는게
    가장 무서운 일입니다.
    정말 아드님을 잘 키우고 싶으시다면 결정을 하세요.
    아마 폭력에 길들여져서 심각성을 잘 모르시는것 같은데요.
    외도한데다가 폭력을 휘두르고 (참.. 뭘 잘했다고 ... 그때 이미 한번 결정을 하셨어야 했는데요.
    진단서 끊는것 뿐만 아니고 경찰을 부른다던지 ;;)
    이번것만 해도 그냥 넘어가시면 또 마찬가지로 재발되겠죠.

  • 5. evilkaet
    '11.10.24 2:38 PM (121.172.xxx.87)

    흠 아이 점수가 낮은 편도 아닌듯 한데...아이에게 너무 큰 상처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저도 말하긴 부끄럽지만 그런 가사폭력을 눈으로 목격하고 자랐는데...아이에겐 너무 고단한 과거나 트라우마가 남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원글님! 아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남편분과 진지한 대화를 해보심이 어떨지요?

  • 6. 11
    '11.10.24 2:41 PM (110.9.xxx.63)

    원글님께 위로를 보냅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아이에게 판단을 요하는 질문을 하는건 현명한 생각이 아닌것 같아요.
    아이가 아빠없음 안된다고 해서 그냥 주저앉으시면 혹시라도 앞으로 폭력이 더 심해질 경우
    아이가 자기 탓을 할 수도 있고
    님도 은연중에 아이에게 원망을 하실 수 있어요.
    이혼이 어렵다면 다시 별거에 들어가시고 아이에게도 저런 폭력적 행동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걸 분명하게 가르치세요. 그렇지 않으면 아이도 폭력을 답습하게 될 확률이 너무나 높습니다.
    제발 아이를 위하는 길은 아이에게 바른 것을 가르치는 것이란 걸 기억해 주세요.

  • 7. ....
    '11.10.24 2:48 PM (203.243.xxx.34)

    그냥 헤어지심이 좋을듯해요
    저도 애기가 너무 아빠를 좋아하고 그냥 나는 죽었다 생각하고 사는 경향도 있지만
    보고배우는게 무서운것 같더라구요

    전 애기 앞에서 싸우는게 싫어 혼자 참고 살지만
    애 앞에서도 욕하고 싸우고 이럴지경이면 이혼할생각 있어요..

    더군다나, 아들이라니 그냥 별거하시면서 일주일에 한번정도
    아빠의 좋은모습만 보는게 더 낫지않을까요
    님 인생도 중요하고, 아들인생도 너무 중요하고

    휴,,딜레마에 빠진 님께,,, 힘도 못되어 드리고 죄송하네요

  • 8. ;d
    '11.10.24 2:50 PM (180.231.xxx.61)

    아이가 정말 안됬네요
    시험때마다 얼마나 스트레스겠어요 ㅜㅡ

  • 9. ..
    '11.10.24 4:30 PM (14.47.xxx.110)

    나쁜놈하고 결혼하셨네요. 잘 관찰해보세요, 다음엔 더 나쁜짓도 한답니;다.
    일단 모든재산을 님의 명의로 하세요. 돈이 힘입니다.

  • 10. 바보
    '11.10.24 5:08 PM (119.192.xxx.5)

    조언 주신 분들....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친한 친구가 부모의 이혼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못 한 경우를 봤거든요. 시댁에서 반대하셔서.
    그리고 사실 아직까지 이혼에 대한 편견이 많잖아요......

    아이의 미래를 위해, 어떤 결정이 옳은 건지.......아직 결정을 못 내리겠네요.
    좀 더 충분히 고민해서 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도와 주셔서 감사해요.

  • 11. 정말
    '11.10.24 8:47 PM (118.176.xxx.68)

    말도안되는 상황이어도 아이한테 물어보면 아빠없는건 싫다고합니다.
    이혼한다해서 아빠가 없는게 아니라 아빠랑 같이 살지않는것이지요
    그리고 윗님 말씀이 맞습니다.
    2주 진단이라도 지속될경우 상습폭행이됩니다.

  • 12. 심리학자
    '11.10.24 11:57 PM (183.98.xxx.14)

    정말 아이때문에 이혼못하시는 거 맞습니까? 정신과에 님 아이같은 불쌍한 아이들 넘쳐납니다 ㅜㅜ 엄마에게 물어보면 아이때문에 이혼 못한다고 합니다. 바람핀 것은 부부간의 일이라 충분히 덮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배우자에게 폭행하고 폭언하는 것은 범죄이고, 아버지란 자가 배우자에게 폭행하고 집안을 지옥으로 만들어 놓고서도, 그 와중에 애가 저정도 공부해왔는데 폭언을 한다는 것은 남편분이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는 겁니다. 배울 거 하나도 없고, 없어야 하는 아버지의 전형이지요. 헤어지든 헤어지지 말든, 아이때문에 못헤어진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432 도봉산 망월사 쪽 코스 단풍 2 pianop.. 2011/10/31 1,295
30431 한미FTA 비준되면 끝입니다! 만화보세요 June 2011/10/31 833
30430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리메이크 한다면... 17 바람과~ 2011/10/31 1,948
30429 나꼼수 26회중에서 도올편...(연산군언급부분 음성편집) 펌! 3 헉! 2조2.. 2011/10/31 2,063
30428 부천이나 부평에서 조용히 앉아 얘기할만한 곳? 4 어디서? 2011/10/31 1,297
30427 김장김치 상세한 요리책 뭐 있을까요? 2011/10/31 724
30426 영어단어 잘되시나요? 6 궁금해 2011/10/31 1,588
30425 샤브점에서. 1 모아트리 2011/10/31 729
30424 시청역 근처에는 시장이나 마트가 없겠죠? 8 한복판 2011/10/31 2,053
30423 얼굴 기억을 잘 못해서... 3 ... 2011/10/31 984
30422 복장 문의드려요.. 1 수학여행 2011/10/31 690
30421 선봐서 만났는데.. 34 답답 ㅠ 2011/10/31 9,914
30420 꽃게 얼리면 살이 없어지나요? 5 T.T 2011/10/31 1,794
30419 혹시 필통지퍼 수선해보신분 계신가요? 5 곰세마리 2011/10/31 1,481
30418 단소는 어떤 게 좋은가요? 2 초등 2011/10/31 1,298
30417 한미fta를 막아야하는 이유 (잘 정리되어었어서 퍼왔어요) 2 ^^별 2011/10/31 1,198
30416 10월 31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1/10/31 1,035
30415 파운데이션이 안 받는 사람도 있나요? 4 롱스 2011/10/31 1,505
30414 남한산성 코스추천해주세요. 4 단풍구경 2011/10/31 2,429
30413 나꼼수 콘서트는 안 올리나요? 2 2011/10/31 938
30412 라면글 과 진상글 읽다가... 9 이런 경우는.. 2011/10/31 1,678
30411 어제 드라마 스페셜 "아내의 숨소리" 줄거리 좀 알려주세요 5 ... 2011/10/31 2,350
30410 FTA 전화돌리는중이에요~ 남경필 의원삼실에 전화했어요 5 FTA전화돌.. 2011/10/31 1,451
30409 자게글이 딴까페올라와있네요 7 ff 2011/10/31 1,462
30408 an i can read 2단계중 Arthur's pen pal.. 질문드려요... 2011/10/31 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