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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생살이에서..'라는 글을 올렸던 82쿡 최고의 오지랖이에요^^;;

고맙습니다. 조회수 : 1,239
작성일 : 2011-08-28 21:42:46

안녕하세요?

 

제가 그날 글을 올리고 새삼 다시 글을 올리는건,

그날 제 글에 소중한 댓글을 달아주셨던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서에요.

 

82쿡은 제가 하루에도 몇번씩 들여다보는..

액정이 작아서 인터넷을 잘 보지 않는 제 핸드폰으로

수시로 검색해서 들여다보는 맘속의 친구같은 존재이기때문에

인사를 드리고 싶었어요.

 

 

그날 제가 서운하게 생각했던 친구에게서는 다음날 일찍 문자가 왔었어요.

정말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는데,

음.. 친구는 제가 서운해할줄 몰랐다고 하더라구요.

약속이 중요한건데, 언급안해서 미안하다구요.

 

친구는.. 워낙 몇년째 제가 스케줄을 맞춰와서인지

제가 섭섭하다고 분명히 말한것에 적잖이 놀란눈치에요.

게다가 제가 다음날 아이데리고 친한언니네집에 퀼트기초작업 배우러 가면서

핸드폰을 놓고가는 바람에 전화도 받지않아 더 놀랐나봅니다.

 

 

그뒤로 친구는 저에게 하루에 몇번씩 문자를 보냅니다.

시시콜콜.. 뭐 했는지. 너는 뭐하겠구나. 잘자라 친구야.

참.. 고마운 친구입니다.

새삼.. 아~ 내가 이래서 이 친구에게 그렇게 헌신했었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먼저 전화는 안하고 있습니다.

그게.. 잘 안되네요.

아직 섭섭한 마음이 남은것 같습니다.

 

제가 정말 친구에게 헌신하면서, 같은 헌신을 바라진 않았지만.

저를 특별하게 대해주길.. 다른 친구랑은 다르지? 나잖아.. 라는걸 바랬던것 같습니다.

그게 독이 되어서 친구에게 부담을 주었던것 같아서 낯뜨겁기도 합니다.

 

 

뭘 그렇게.. 밥은 어떻게 해먹는지. 애는 어떤지.. 피곤하진 않은지..

하나하나 관심폭발이었는지. 몇년간을..

심지어 그 신랑이 친구가 외출하면 장사하면서 밥을 안먹고 굶는통에..

아이데리고 놀러나와서도 남편 끼니 걱정에 맘편치않은 친구를 보면서

남편 먹일 김밥을 싸다준적도 여러번 있으니..

물론 친구는 그러지 말라고. 말리고.. 정말 맛있다고 제가 다 뿌듯할정도로 맛있게 먹어주고 그랬지요.

 

이제는 그렇게 안하는게. 친구에게나 저에게나 좋은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친구가 이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 더 바쁠텐데,

저는 먼발치에서 친구의 가정이 행복하길 바라면서 오지랖이 발동하지 않게 조심해야겠어요.

 

저는 정말 요즘 맘이 편해요.

저에게 댓글을 달아주셨던 선배님중에..

마트에서 세일을하면 내것만 담는게 아니라 친구것도 담고..

그러다보면 세일을 한 것 보다 비싼 가격에 사는 꼴이되고..

정확하시더라구요. 제가 그랬어요.

 

밤잠 못자면서 인터넷 최저가 검색해서 샴푸를 몇개 구입하면.

친구네집에 두어개 갖다주고.

친구들이 저희집에오면 싸주기가 바빴습니다.

그게.. 저에겐 '정'이었는데..

한 친구가 부담스럽다는 얘길 여러번 했던게 생각나네요. 새삼스럽게..

 

 

저는 요즘 퀼트시작했어요.

완전 초보라서 어디서 바느질하나 배우지도 않았는데,

막무가내로 하고 있어요. 퀼트 3개월배운 언니가 약간 알려줘서.ㅋ

인터넷에 방법도 자세히 나와있고, 패키지도 많이 파네요.

 

한달에 두번은 도서관에 자원봉사도 가고..

일주일에 한번은 등산도 가려구요. 오전시간 이용해서..

 

아이에게 좀 도움이 될까 싶어서 하고있던

영어, 수학공부도 하루에 한두시간이라도 꾸준히 하려구요.

 

아이만크면.. 이혼할거라. 그때가면 안봐도 되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만으로 버티게끔 했던 남편도..

이제는 그래도 사람처럼 보아집니다.

 

남같은 남편이지만. 그래도 돈을 벌어다주네요.

 

제가 관심과 정을 쏟을곳이 필요했는지..

그들의 관심과 정을 받고싶어 안달을했었는지.. 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제가 관심과 정을 쏟은건 맞는데..

그들의 관심과 정을 받은건 아닌것 같거든요.

 

친구는 동반자가 아니고.. 양념같은 존재.. 라고 자꾸만 생각하려고 합니다.

굳이 무슨.. 그렇게까지.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오지랖이 34년 유지되어 오던거라서.. 일부러라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래야 오랜만에 만나서, 통화해서 즐거운 친구가 되겠지요.

 

아들에게 제 자신의 상황에서 굴하지 않고

제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몸소 보여주기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친구에 연연하지 않고, 만나서 즐겁게 대화하고 행복하게 헤어지면

제 생활에 충실한..

 

취미생활을 열심히 즐기는 모습도,

책을 열심히 보는 모습도,

책상에 앉아서 땀흘리며 수학문제를 푸는 모습도,

아이에게 좋은 모습으로 비춰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저 혼자 감사하면 되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이런생각을 갖게 된것은..

우울증 치료까지 받았었는데,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뀌게 된것은(이번 문제뿐 아니라 작년쯤부터 서서히요..)

자게에 글을 여러번 올리면서.

너무나 큰 위로와 충고를 받은 덕분이에요.

 

내일은 드디어 아들 개학이네요.

어쩜.. 초등학생들보다 방학이 길었어요.

다들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IP : 211.215.xxx.17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라
    '11.9.11 1:31 PM (175.116.xxx.140)

    먼저 토닥토닥 안아 드릴께요^^;
    저도 태어나길 감정형 인간으로 태어나서 사람과의 거리두기가 많이 힘든 사람입니다.
    그런데 직장생활 10년이상 하다보니, 이과형(?) 인간으로 다행히 좀 변하더라구요;
    세상 살다보면, No라고 말해야 될때, 거절해야 될 때가 분명히 있는데, 전 그것을 못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장생활하는 동안 정말 업무 덤탱이 써서 많이 힘들었는데,
    조금씩 일상생활에서 거절하는 연습을 합니다. 사실 생각만큼 잘 안돼요^^; 그래도 어제보다는 오늘 나아지고, 조금씩 나아지기에, 스스로를 다독다독 거리면서 걷고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화가 날 때는 먼저 나를 보면 됩니다.
    내 집착이 무엇인가.
    제 집착을 가만히 바라보니 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싶다, 상대방에게 거절 당하고 싶지 않다는 집착이 있었습니다.
    그게 나쁘다 좋다가 아니라, 아, 나는 이런 집착이 있구나. 계속 알아차려 주면,
    그 집착이 조금씩 사라집니다.
    원글님도 스스로의 집착이 무엇인가 살펴보시고,
    그 집착을 알아차려 주세요. 아 내가 이런 집착과 감정을 갖고 있구나. 일어나는 구나.
    알아차리기만 하여도, 가라앉습니다.
    기운내세요. 세상은 나 혼자인 듯 싶지만, 혼자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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