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이클럽이 죽순이었다가 몇년전 이상해지고 나서 여기를 알게된 30대 후반에 접어든 싱글녀입니다.
눈으로만 82쿡을 보면서도 좋은 정보도 많고 회원분들의 지적 수준이 높아서 부러운 마음과 배우는 자세로 매일매일 켜놓고 살은지도 몇년째내에요. 사실 거의 중독 수준이라 일하면서도 틈틈히 봐요. ㅋㅋ
글은 한번도 올린 적이 없는데 얼마전 어정쩡하게 끝나버린 연애의 깔끔한 정리를 위해 조언을 부탁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82 언니들의 좋은 말씀 부탁드려요^^
저는 외국계 기업에 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영어를 많이 쓰다보니, 영어실력이 월등한 것도 아닌데, 우리말로 글을 쓸일이 많이 없어서 이젠 글이 조리있게 안써지네요.. 이해부탁드려요. ㅠㅠ
20대에 방황을 많이 해서 스펙은 좋은 편이 아닌데, 30 되기전에 내인생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서, 편입해서 지방대 4년제를 나왔어요.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특이한 전공을 한것이 지금 회사에 들어올때 도움이 많이 되기도 했고, 운이 따라줬어요. 그후로 일이 적성에 잘 맞아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습니다. 82회원분들이 워낙 수준이 높아 연봉이 많이 센것은 아니지만, 혼자 살기엔 나쁘지 않고 안정적인 편이라 큰 욕심 안내면 나이 먹어서도 잘 다닐 수 있는 직장이에요.
30대 후반이 되도록 연애다운 연애는 딱 2번해봤고 그것도 둘다 1년을 넘기지 못했어요. 나이가 먹어 지방인 집을 떠나왔는데다, 직장이 서울을 벗어난 경기도 외곽에 있기도 하고, 제가 인맥이 넒은 편이 아니여서 만나는 사람이 한계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가까운 곳에 산다는 이유로 정말 말도 안되는 이상한 남자도 선으로 많이 만나고 소개팅도 많이 했는데, 그러면서 내 자신이 이것 밖에 안되나 하면서 자괴감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자존감이 낮아요. 그것도 82를 보면서 제가 그렇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스스로 자신감이 좀 없는 편이고 다른 사람 눈을 많이 의식해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얘기하면 속물이라고 욕할까봐 겸손하게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맘으로 소개에 임했었어요. 그리고 제가 진정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도 좀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편이라서요. 여자들이 말하는 자기보다 조금 더 잘난 사람을 원한거지 턱없이 눈이 높지는 않아요.
그러다 올봄에 회사선배분 소개로 다른 부서 사람을 소개로 만나게 되었어요. 그남자를 얼핏 본적은 있지만, 저랑 업무적으로 부딪힐 일이 없어서 친해질 기회가 없었는데 회사선배가 제가 만났던 이상한 선얘기를 많이 들어보시고 자신감 가지라면서 소개시켜 주셨죠. 이 선배분은 저를 많이 아껴주는 애정이 있으신데, 그에 반해 객관적인 비판도 잘 해주셔서 저도 고맙게 생각하고는 있어요.
소개남은 교포출신이라 학교도 외국에서 나오시고 직책도 높아요. 다만 인물이 좀 많이 못합니다. 또한 저와의 나이차도 1살밖에 안나고 집안은 평범하지만, 따지면 제가 더 쳐지기 때문에 까놓고 말하면, 외모만 제가 나이대비 괜찮을뿐 객관적으로 말하는 스펙이 제가 많이 모자라는 거 저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소개해주시는 분은 저에 대해 객관적으로 얘기해주셨는데 그분이 스펙을 많이 안따진다고 만나보겠다고 하셔서 만나게 되었죠. 솔직히 맞선시장이었다면 저는 만나기 힘들 조건이라는 거 저도 잘 알고 있기에 저도 잘해보자는 마음과 함께 잘 안되면 부담되는 자리라 곰곰히 생각한 후 만나게 되었어요.
봄에 만나서 2달 정도 데이트를 했어요. 사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남자에게는 대시 많이 못 받아봤고, 마음에 안드는 사람한테는 애프터 많이 받아봤어요. 그런데 마음에 안들면 2번 이상을 보지 못하는 성격이었거든요. 좀 보수적이고 자존감이 낮아서인지, 여러번 만나면 사겨야될거 같고, 남한테 마음 아픈 말은 하기가 힘들어요. 제가 첫사랑을 무지 좋아했는데 차여서 그런지 제가 그런 행동하는게 힘들어요. 그래서 2달씩 만나본것도 이번이 처음이네요. 그래서 2달 정도 만나면 사귀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남자는 많이 만나보는게 좋다고 해서 만남만 많이 가졌지 실질적으로 데이트를 오래 한 사람이 없으니, 이번 데이트가 저에게는 연애로 다가온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가까이 있으니 만나기도 편했고, 소개남도 가까워서 저를 만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는 듯 했어요. 그렇다고 관심없는데 만난것도 아니고 만나보니 서로 괜찮은 느낌이 있다고 얘기했어요. 자주 만난 것은 아니지만 주말에 공원도 가고 박물관도 가고 주중에 밥도 먹고 하면서 손도 자연스럽게 잡고 그랬는데 사귀자는 말은 따로 한적은 없어서 사귄거라 해야 되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사귄거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개해주신분도 같은 직장이고 서로 나이도 있으니 결혼생각없으면 만나지 마라고 하셨기에 이정도면 사귄거 맞죠?
그렇게 잘 만나다 외국에 계시는 소개남 아버지의 병환으로 급히 들어가고 그때부터 연락이 잘 안되었습니다. 워낙 위급한 상황이라 저도 묵묵히 기다려 주었고, 다시 귀국해서 연락을 주긴 했는데 그남자 개인적으로 정리할 일이 있어 못 만났습니다. 그러고 나서 나중에 제가 한번더 위로의 문자와 카톡을 했는데 답은 없었습니다. 이때 사실 더이상 연락이 안올거 같다는 쎄한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상황이 그러니 더 할말이 없어서 그럴 거라 생각했지, 영영 답이 없을지 몰랐네요. ㅠㅠ
소개남은 돌아온후 일주일쯤 후에 정신이 들었는지, 소개해주신분께 당분간 결혼 생각이 없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저도 그 얘기를 전해듣고 마음을 접었는데, 이해는 가지만 생각할 수록 괘씸하고 기분이 나쁘네요.
저에게 직접 말하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소개남이 좀 우유부단하는것을 데이트하면서 약간 느끼긴 했지만, 회사에서 마주칠 사이인데 이런식으로 끝내니 저만 바보된거 같아요. 그리고 제차에 소개남이 두고간 중요한 물건이 있는데 이것도 전해줘야 되는데 만나서 전해줘야 되나 고민되구요...
거의 한달째 고민하고 있다가 어제 편지를 썼는데, 소개남의 물건과 함께 되돌려주면 저혼자 미련남은 것 처럼 보일까요? 제 마음이 정리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할 수록 정리가 안되서요. 그리고 다른 소개도 들어오고 있는데 그 남자보다 객관적인 조건은 떨어지지만, 이젠 사람 마음을 잘 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보고 싶은데 이남자를 몇번 부딪히니 자꾸 마음이 어지러워요. 아예 싹 무시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다가도 제가 존중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사과받아내고 싶은 생각도 들구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제 마음이 어지러운만큼 글이 길어지네요. 제 3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저도 간단하게 잊어버리라고 말하고 싶은데, 제일이 되고 보니 그렇지가 못해요. 제가 이래요 ㅠㅠ 오죽하면 월욜 아침부터 제가 업무도 손 놓고 이러겠어요... 남들이 보면 절절히 연애라도 한줄 알겠어요. ㅠㅠ
현명하신 82 언니들의 좋은 조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