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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벤트 응모) 부모님의 손때가 묻은

| 조회수 : 3,887 | 추천수 : 24
작성일 : 2006-09-10 23:42:02
사진은 아직 컴이 서툴러 사진을 올리지 못했지만요

내가 가지고 있는 살림살이중 가장 아끼는것은

친정어머님께 물려 받은 50년도 더 된 재봉틀이랍니다.

친정 어머님 말씀에 의하면

저희 부모님께서 결혼하셔서 첨으로 계를 넣어서 마련하신 첫 살림살이였데요.

예전엔.......

다 그랬지만.......

저희 부모님도 숟가락 두개에 밥그릇 두개로 시작하셨다네요.

상도 없어서 사과궤짝에다 밥을 올려 놓고 드실 정도로 빈곤한 신혼이셨다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분은 아끼고 또 아끼고...... 살림 살이 느는 재미로 사셨는데

그때만 해도 재봉틀 가진 집이 별로 없었데요. 워낙에 비싸서

그걸 사기위해 엄청나게 허리띠 졸라매고 아끼고..... 그리곤 계를 타서는

첫 살림살이 장만으로 재봉틀을 사셨다네요.

어머니께서 서울로 재봉틀을 사러 갔더니 부라더 미싱은 너무 비싸서 못사고

싱거라는 다른 제품으로 사느라 많이 늦어서 허겁지겁 집에오니

젖먹이 언니는 배가 고파 울다가 울다가 아버지젖을 쭉쭉 빨고 있더라고 지금도 웃으며 말씀하세요.

그때 세상을 다 얻은것 처럼 행복했노라고.....

그 후 그 재봉틀은 저희 형제들 바지 뜯어진것 부터 시작해서 이불, 가방, 만능선수처럼 척척 쓰여지곤 했지요

제가 시집온지 20년인데 시집올때 홈패션을 배워서 그 재봉틀로 방석이랑 냉장고 덮게등 다 손수 만들어

시집을 왔어요. 그래서인지 더 애착이 가는 재봉틀이랍니다.

그동안에 발틀이었던 그 재봉틀은 손틀로 바뀌었고 (부피가 커서 전기모터로  바꾸었어요)

지금도 장농안에서 고이 모셔져 있답니다.

재봉틀을 닦을때 마다 50년전 저희 부모님의 행복하셨을것 같은 신혼시절이 떠오르고

첨으로 장만한 재산1호였을것 같은 재봉틀 자다가도 어루만지며 좋아했을 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미 노안이 와서 바느질도 잘 못하시는 어머니께서 물려주신 이 재봉틀이

세상 어느것보다 귀하고 소중하답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럭키걸
    '06.9.11 12:31 PM

    저도 그 미싱있어요.. 엄마가 쓰시던건데.. 쓰는 방법을 몰라서 모셔만 두고 있어요..
    엄마가 너무 잘 쓰시던거라 버릴 수가 없어서 무거운것을 고이 모셔두고 있네요..
    저희도 전기모터로 바꿨어요.. ^^

  • 2. 둘이서
    '06.9.11 5:46 PM

    저 옛날미싱 사용설명서 가지고 있는데.. 82님들중에 필요하신분 계심 메일주소 쪽지주세요^^

  • 3. 지야
    '06.9.11 10:50 PM

    앗 저희 친정에도 그거 있어요..싱거 발재봉틀..^^
    역시 저희집도 전기모터로 바꿨네요.
    울 엄마도 열심히 이것저것 만드시곤 했지요..
    갑자기 저도 추억이 방울방울.. 뭉클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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