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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교사인데 이 일이 힘들다고 하면 다른데 가서는 아무것도 못하는거 맞죠

ㅇㅇ 조회수 : 7,295
작성일 : 2018-06-17 01:07:23

부끄럽지만 10년차인데 점점 더 편해지기 보다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어느정도 업무가 익숙해 지고 학교에서 일도 열심히 하고 잘 하는 이미지가 되면서 업무는 업무대로 더 받게 되고

아이들 가르치는 것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는데도 늘 교재연구 해야하는 과목이라서 매일매일 퇴근하면 다음날 가르칠 부분 보고 프린트 만드느라 계속 업무의 연장선인것 같습니다

수업이 한시간 한시간마다 반응이 다르니 하루에 수업을 4개하면 4개를 할 때마다 뭔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요

열심히 준비해갔는데 애들 반응이 시큰둥하거나 엎드려 조는 애들을 보면 심장 한켠이 무너지고

가끔 대드는 아이라도 있으면 그게 하루종일 혹은 일주일 내내 생각이 나요

아이들에게 매우 잘하는 편이고 정성을 쏟는 편인데 그 것때문에 집에 오자마자 그냥 눕고만 싶은데

저는 주부라서 또 제 아이들도 있거든요 아직 어려요

남들 볼때는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하고 5시면 퇴근할 수 있는 참 좋은 직업이지만

실제로 5시 퇴근은 불가능하고 6시 넘어서 퇴근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도 이정도면 근무시간은 참 좋은편이니 만족합니다)

그냥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것 같아요

반에 35명이 있거든요 그 아이들의 학교 엄마 역할을 해 줘야 하거든요

수업 준비 말고도 행정업무에 아이들이 쉬는 시간마다 찾아와요...정말 별거 아닌 일에서부터 큰 일까지 ㅎㅎ 보통 차분하고 다정하게 다 들어주고 아이들 입장에 귀 기울여주는 편이긴 한데 그냥 하루가 지나고 나면 좀 찝찝한 일도 꼭 생각나고 한마디고 기가 쪽 빨리는 느낌입니다

 이 일을 정년까지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뒤에서 봤는데 교사는 변하지 않았다는 말..

부정적인 느낌으로 쓰신거잖아요..근데 학교에 와서 제가 사는것처럼 하루만 살아 보시면 ㅠㅠ 그냥 저는 여기서 뭘 더 어쩌라고 이런 생각이 드네요...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고, 저희 학교 선생님들은 저보다 더 열심히 하는 분들도 수두룩합니다


아이들이 실컷 설명해주는데 듣지도 않고 있다가 집에 가서 부모님한테 선생님이 이런거 이야기도 안해줬다며 이르고, 그것때문에 따지는 전화 오는것.

아이가 여자친구 사귀는데자기말은 안 들으니 좀 헤어지게좀 해 달라는 전화 밤에 받는것

이런것도 사실 처음에는 그럭저럭 참을만 하다가 해가 거듭되어 가니까 그냥 질리고 지치네요 ㅠㅠ


제가 자주 가는 집 근처 카페가 있는데 장사가 잘 되는 편도 아닌데 사장님 인테리어 취향대로 해 놓고 늘 좋아하는 재즈 틀어 놓으시고...요즘엔 저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ㅠㅠ

IP : 39.118.xxx.3
3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8.6.17 1:11 AM (218.238.xxx.70)

    정서적으로 아이들 케어하는거 정말 힘들어요ㅜㅜ
    게다 요즘은 부모들도 많이 극성이긴 하고요
    힘드신거 이해해요..

  • 2. 토닥토닥
    '18.6.17 1:12 AM (93.82.xxx.216)

    이해해요. 정말 교사란 직업은 밑져야 본전인거죠.
    욕만 먹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감정노동에 층층시하 남들은 다 노는 줄 알고.
    문제는 그렇게 놀고 무능력한 교사들이 물을 다 흐린다는거죠.
    힘 내세요.
    중요한건 어느 직업이나 내 한계를 알고 욕심부리지 않는거 이거 같아요.

  • 3. 마침
    '18.6.17 1:23 AM (115.136.xxx.60)

    교사하다가 정년 몇해 남기고 님 표현대로 장사 잘 되는편도 아닌 동네 카페 오픈하신 남편 친구가 하는 카페에 다녀왔네요. 그 분이 우리를 보더니 대번에 하는말이 따박따박 월급통장에 월급 들어오는 직업이 젤 낫다고.. 보기에는 힘들어 보이지 않던데 보이는게 다가 아닌가봐요.

  • 4. 힘드시겠지만
    '18.6.17 1:32 AM (211.178.xxx.174)

    다른 회사일도 마찬가지더라구요.
    집에와서도 오늘 있었던 동료.상사의 한마디,표정,상황들이
    쉽게 잊혀지지않고 계속 생각나고.
    내일 망신 안당하려면,잘해내려면 집에서도 이것저것 들여다보고 작성하고 연습해야하죠.

    회사생활 십년해도
    업무와 나자신의 선긋기,분리가 쉽지 않아요.
    오히려 그렇게 뒤섞여 지내면서 분리됨을 포기해버리는게
    일잘하는 사람으로 느껴지기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자기암시를 해야할것 같아요.
    교사가 회사일보다 더 사람에 대한 애정이 필요하긴 하지만ㄷ어쨌든 그것도 일이고 업무고 직장이니..내 영혼과는 분리하려고 계속 노력해야 하는것 같아요.

    너무 완벽하고 욕안듣는 교사가 되려고 하는건 아니실까요?
    예전폭력교사,촌지교사,능력제로교사들도 뻔뻔하게 사는거 좀 보세요. 그게 옳다는게 아니지만 적어도 님은 교사 본연의 책임 은 다하려고 애쓰시고 계시잖아요.

    하루일은 그때그때 잊으려고 노력하시고
    하나 덜가르치면 어때,진상부모 찾아오면 좀 어때.
    마음을 좀 편하게 가져보세요.
    시어머니 욕만 배안똟는거 아니구요
    학부모,아이들 욕도 배 안뚫어요.
    님만 당당하면 돤거죠.^^

  • 5.
    '18.6.17 1:38 AM (175.223.xxx.88)

    넘 잘 하려고 애쓰시지 마세요
    그래야 제대로 끝까지 할 수 있을거예요

  • 6. ㅡㅡ
    '18.6.17 1:38 AM (70.191.xxx.196)

    그래서 교감 승진 코스로 가는 분들도 있죠. 애들 학부한테 덜 시달리니까요. 거기서 거기지만.

  • 7. ...
    '18.6.17 1:44 AM (119.66.xxx.5)

    저 아는분은 교사인데 자기가 넘 힘들어서 자기딸은 교사 안시키고 다른일하게해서 지금 은행원 됐는데 엄청 후회하시더라구요. 교사가 그렇게 좋은 직업이었는지 딸보고 알게됐다고...

  • 8.
    '18.6.17 1:47 AM (58.239.xxx.199)

    동기랑 정년퇴직하는 교사보며 제일 부럽다고ᆢᆢ명퇴라도 하고싶은데ᆢᆢ애를 너무 늦게 낳아서ᆢᆢ육아휴직 꼭 쓰세요ᆢᆢ힐링 되네요ᆢᆢ조용히 점심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ᆢᆢ가끔 로또합니다ᆢᆢ^^

  • 9. ㅇㅇ
    '18.6.17 1:49 AM (211.104.xxx.199) - 삭제된댓글

    제가 그걸 교생실습 갔을때 진짜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ㅠㅠㅠㅠ 아침 8시까지 도착해서 5시 전까지 정신과 체력을 풀로 가동하는 느낌이에요 애들은 애들대로 들볶아대지 수업은 수업대로 해야하지 수업준비는 물론이고 추가 업부까지......휴....쉴 틈이 없습니다. 5시전에 퇴근하는 직업이라고 부러워할게 절대 아니더라구요. 저도 교생 가서 생각보다 노동 강도가 세서 엄청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저야 교생이었으니 망정이지 거기에 담임에 학부모까지 다 신경쓰려면...어휴....선생님들 참 대단하시다고 느꼈어요. 저 교생때 6시 집에 딱 도착해서 매일 쓰러져 자고 했던 생각이 나네요 선생 편하다고 하시는 분들 전혀 그런거 아닙니다 생각보다 엄청 힘들어요 ㅠㅠ

  • 10. 좋은 선생님이셔서 그래요
    '18.6.17 1:52 AM (68.129.xxx.197)

    애들 신경 안 쓰고,
    수업준비 제대로 안 하고
    매년 똑같은 것을 반복하면서
    부서진 테이프 레코더처럼 대충 선생'질'을 하면 쉬운 직업인데
    님처럼
    '스승'으로 애들에게 진짜 좋은 교육을 주시려고 하시는 분에겐 힘든 직업일 수밖에 없어요.

    한국에서 예전에 선생님들이 제일 존경 많이 받았던 직업이었던건
    님같은 분들이 대부분이었고, 돈벌이로 교사를 선택한 사람들이 적을때였잖아요.
    인제는
    정말 소신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려고 교사를 선택하신 좋은 분들이 너무 드문거 같애요.

  • 11. dd
    '18.6.17 1:54 AM (211.104.xxx.199)

    제가 그걸 오래전 교생실습 갔을때 진짜 뼈져리게 느꼈네요 아침 8시까지 학교 도착해서 5시 퇴근하기 전까지 정신과 체력을 풀로 가동하는 느낌이에요 애들은 애들대로 들볶아대지 수업은 수업대로 해야하지 그 와중에 수업준비도 틈틈이 해야하지 거기에 교무업무까지......휴....정말 쉴 틈이 없습니다. 5시전에 퇴근하는 직업이라고 부러워할게 절대 아니더라구요. 저도 교생실습 가보고 나서야 교사란 직업의 노동 강도가 생각 이상으로 세서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저야 교생이었으니 망정이지 거기에 담임에 학부모에 애들 사고치는 것까지 다 처리하고 신경쓰려면...어휴....제가 있었을 때만 해도 애들 싸움땜에 경찰부르고 난리도 아니었던 기억이 나거든요 선생님들 참 대단하시다고 느꼈어요. 저 교생 끝나고 집에 6시 딱 도착하면 도착하자마자 매일 쓰러져 자곤했던 생각이 나네요 선생 편하다고 하시는 분들 전혀 그런거 아닙니다.... 생각보다 엄청 힘들어요 ㅠㅠ (그래서 지금 다른 일 하고 있습니다)

  • 12. ..
    '18.6.17 2:24 AM (175.119.xxx.68)

    궁금한데 선생님들은 방학동안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아이들따라 같이 방학인가요 연수 이런거 하시나요

  • 13. 전직 교사임
    '18.6.17 2:33 AM (182.224.xxx.120)

    교사는 월급을떠나서 어디가도 대우받는 직업이잖아요
    다른곳에서 일하면 그런 대우 못받습니다

  • 14. ㅌㅌ
    '18.6.17 2:36 AM (42.82.xxx.108)

    법륜스님 즉문즉설에 비슷한 내용 본것 같아요
    스님 말씀은 애들이 호응이 없거나 산만해도 그아이들 입장이니
    강의에만 충실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신경쓰지 말아라 였어요
    타인은 타인의 생각대로 살아가는데 그것을 억지로 주입할수 없다고..
    너무 애쓰시면 스트레스만 받으니 내려놓을건 내려놓고 한계를 정하셔야 될것 같아요

  • 15. 햇살
    '18.6.17 2:55 AM (211.172.xxx.154)

    힘든 직업맞아요,, 대신 방학이 있잖아요,

  • 16.
    '18.6.17 3:10 AM (218.152.xxx.197)

    저도 제대로,
    잘 하려고 애쓰시니까 힘드신 것 같아요

  • 17. ㅇㅇ
    '18.6.17 3:28 AM (223.62.xxx.101)

    제 지인은 가르치는 능력 탁월했지만
    적성에 안 맞아서
    장학사 준비해서 합격했어요
    일은 훨씬 많아도 맘은 편하다고 해요

  • 18. 방학이 필요해~~
    '18.6.17 3:29 AM (218.234.xxx.23)

    공부도 가르쳐야 하고
    학교 일도 해야하고
    아이들 엄마 노릇도 해야하고.
    정말 힘들죠.
    교사들은 방학이 없으면 오래 일하기 힘들겠죠.
    조금 더 버텨보아요~

  • 19. 토닥토닥
    '18.6.17 4:03 AM (99.225.xxx.125)

    힘드시죠. 저는 교수에요. 저도 마찬가지네요. 갈수록 프레셔가 많으니 쉽지 않죠. 학생들 다루는것도 그렇구요.
    오죽하면 방학때문에 선생한다고 하겠어요.
    제 동료중에 검사하다 온 로스쿨 교수가 그러더라구요.학교가 생각보다 힘들어서 그냥 변호사 개업이나 해야겠다 고민하다보면 방학이라 다시 학교에 정붙인다고 ㅎㅎ 그러다 다음학기 되면 또 도돌이표. 사람을 가르치고 선생이 된다는 것이 참 어렵죠.

  • 20. 저는
    '18.6.17 4:22 AM (1.234.xxx.114)

    선생님들 존경해요
    애들 케어하고 부모들까지상대하고 학교수업외업무에...얼마나힘든가요?회사일과는 또다른게 요즘애들이 사람힘들게 하잖아요
    전 애들안좋아해서 1명ㅁ만 키웠는데 그많은애들 상대하는거 대단한겁니다
    스트레스안봐도 뻔해요 ㅠ
    이해해요

  • 21. 파랑
    '18.6.17 5:40 AM (115.143.xxx.113)

    방학때 푹쉬세요
    글보니 마음이 느껴지네요 아이들 반응에 민감하신건 너무 좋은데 상처는 받지 말음 좋겠어요

  • 22. ^^
    '18.6.17 7:30 AM (223.62.xxx.224)

    과외 & 대학 강사 15년 이상 하고 있는 사람인데
    몇 년전 6개월 기간제 교사를 한 경험이 있어요
    그때 사립이라 같은 학년 교과목 선생님들이 대부분 나이드신 분들이라 교과목 관련은 그분들이 못한다고 저한테 다 맡기셔서ㅠ
    제가 다 해서 타 과목 쌤들이 일 많다고 저를 볼때마다 안타까워 하셨죠
    (대충 기억나는게
    영어 듣기 경시 대회 총괄, 영자 신문 발간
    방과 후 수업, 중간 기말고사 듣기 시험 음성 편집?..)

    그런데
    저는 솔직히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과외 등 수업할 때 하루 10시간 이상도 수업을 한적이 많아강도가 센 일에 익숙해져서였죠
    모든게 그렇지만 상대적인거 같아요

    고민도 많고 당연히 힘드시겠지만
    더 강도 센 일을 하는 분들도 많아요

    위에 댓글처럼
    다른 어떤것보다 방학이 있으니까요
    쉬고 재충전이 가능한쟎아요

  • 23. ㅁㅁㅁ
    '18.6.17 7:43 AM (175.223.xxx.123)

    나랑 안 맞아서 힘들 순 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원글님 말씀이 맞아요,,,

  • 24. ㅁㅁㅁㅁ
    '18.6.17 8:02 AM (115.164.xxx.20)

    원글님 열심히 소신껏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시는 건 좋은데 지나치게 감정 이입을 하셔서 지친 상태 인것 같아요
    지쳤다는 근거는 10년차인데 편해지는게 아니라 더 힘들다고 느낀다고 하셔서.....

    원글님 같은 경우는 저 위 법륜스님 강연 알려주신 분 냐용처럼 의도적으로 감정을 분리하는 연습, 타인과의 관계를 객관화해서 내 감정과 분리하는 연습을 많이 하셔야 좀 편해져요

    교재 준비는 하되 교재 준비 한 걸로 스스로 뿌듯해 하시고 학생들 반응 별로면 다음번엔 바꾸자 이렇게만 생각하면 되어요
    그래야 길게 오래 갈수 있어요

    훌륭하고 좋은 분이시니 원글같은 분이 오래 일하셔야 아이들에게 좋죠
    가만보면 이런 분들은 지쳐서 떠나고
    반대분들이 오래 가죠 ㅠ

    좋은 분이니 균형감만 찾으심 될것 같아요

  • 25. lalala
    '18.6.17 8:03 AM (202.215.xxx.169)

    교사랑 다른 직업군이랑 요구되는 덕목이 다른 것 같아요

    근데 뭐든 인정받고 제대로 하려면 안 힘든 일은 없어요
    제 생각에 교사는 ... 본인이 어떤 수준까지 할거라고 맘만 정하면 수월하게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교사는 기본적으로 체력이 좋아야 하더라구여 . 맘 보다는 몸이 더 힘든 직업으로 느껴지더라구요 .

    그래도 한국서 교사만한 직업이 없는 것 같다는게 제 생각이네요

  • 26. 법륜스님
    '18.6.17 8:05 AM (116.126.xxx.63)

    위의 어느 댓글처럼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교사관련 유투브동영상 검색해서 들어보시길 추천해요.
    도움되시길....

  • 27. ㅁㅁㅁㅁ
    '18.6.17 8:18 AM (115.164.xxx.20)

    원글 질문에 대한 답은
    네... 다른 일도 힘들어요 입니다
    화이팅 보내요

  • 28. marco
    '18.6.17 8:27 AM (39.120.xxx.232)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좋은 선생님입니다...

    힘내세요...

  • 29.
    '18.6.17 8:41 AM (122.37.xxx.121)

    저도 십년차 교사예요. 애 둘 딸린 몸으로 임고 준비해서 지금 중년이죠...

    윗분들 말씀 다 맞아요. 잘하고자 하면 한없이 힘들수 있고 또 배째라 해도 짤리지않는, 그래서 남이 보기엔 거저 먹는걸로 보일 수 있는 직업이예요

    전 5년차 이후 우울증이 와서 그 타개책으로 다시 공부를 해서 박사를 땄네요. 지금 저녁 강의까지 나가는데요. 요즘 대학생, 대학원생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깨달은게 있어요

    - 나를 힘들게 한다고생각한 학생 학부모는 나보다 더 힘든 삶을 살아내고 있기에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나를 괴롭히는 존재가 아니라 괴로운 뭔가를 경험하고 있기에 그런 것이다)

    - 진지하고 완벽주의적인 교사가 더 힘들다. 주변에 보면 진짜 한숨나오는 교사들도 있어요. 의외로 그런 사람들 교직에 대한 만족도가 높더라구요. 동료 교사한테 대하는 태도를 보면 학생들한테 상처나 안주면 다행 ㅠ.ㅠ 비교적 온전한 정신인 제가 그만두면 안되겠다는 나름 자아도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됐네요..;;;

    - 내 능력으로 이 정도의 직업을 갖게 된 것에 감사한다. 이 척박한 시대에 나보다 더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들도 힘든 경우가 있는데 이 정도면 방학있어서 내 아이들 케어도 직접 할 수 있고 쉬어갈 수 있는것에 감사하자. 방학없으면 순직했을 지도 모른다

    원글님이 완벽주의적 성격에 요령이 너무 없는건 아닌지 돌아보세요

    좋은 선배 교사들과 항상 이야기하면서 나를 갉아먹지 않으면서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의 균형을 어떻게 찾을지 고민하시구요

    집안일, 내 아이들 케어는 그냥 남의 손 빌리고 돈 쓰세요.
    모든걸 남편과 분담하시고 내가 지친다 싶으면 다시 충전하기 위해 내가 뭘 해야하나 그것부터 생각하세요

    어제 저는 여기서 어느 분이 올려주신 다큐영화 땐뽀걸즈를 보며 반성 모드였습니다. ㅠ.ㅠ
    세상에는 정말 좋은 교사가 많구나...

    그냥 아이들 입장에서 다시 생각하고 다가가고 성장하는 교사 그거 하나가 참 힘드네요

    화이팅!!!

  • 30. 음..
    '18.6.17 8:42 AM (175.116.xxx.169)

    교사되고 싶어하는 아이에게 원글님글 보여줘야겠어요.

    저도 교사 좋다고 생각하고
    아이가 된다면 찬성이긴 하지만,
    중간에 어떤 과정이 있는지 알고 선택해야한다고 생각해서요.

    부모님도 교사셨고,
    친구들도 교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수업이 다가 아님을
    이전에 준비과정부터 행정업무까지 들은게 있어서 원글님글 어떤 의미인지 아는데요,
    교사 다른 직업들보다 상대적으로 편한(절닥적 아니고) 직업은 맞아요.

    교사가 매일 수업준비한다면
    일반 대기업들은 일해가면서
    주 2-3회 각종 회의 자료준비해가며 준비하고 발표하고 깨져야해요.ㅡ.ㅡ
    자기 부서 업무만 하는게 아니라 타부서와 조율해가면서(가능한 자기 책임 안오게 할려고 떠넘기는 사람들과의 관계) 일처리 해나가야하고요.

    교사라는 직업 특징중에 하나가 다른 직업있다 온 친구들은 힘들어도 할만하다고 하는 친구들은
    (제 친구들도 중,고 주요과목들 선생님이어서 과목은 똑같아도 해마다 맡은 수업준비 열심히 해가는 친구들이에요. 학교수업준비에 기타업무하고 집에 돌아오면 정작 고등인 자기 아이는 공부봐줄 에너지가 없어서 내버려둬서 미안하다고 하는)

    일반 사기업 근무하다
    그만두고 2-3년 준비후 임용된 친구들이에요.

    그리고..원글님 나이대가 교직에서는 기타업무 많이 하실 나이라 더 그럴꺼에요.
    사기업은 나이와 연차 상관없이 업무분담이 일정한데..
    교직은 특이하게도..나이들 수록 업무할당이 줄어드는(역으로 말하면 그 줄어든 업무를 다른 어느 젊은 교사들이 맡아서 해야하는) 경향이있기는 하더군요.

  • 31. 부러운마음
    '18.6.17 8:48 AM (119.198.xxx.16)

    저도 학교에서 근무해요
    중학교에서 애들 즐거운 점심시간에 동참하는 음식 만드는 일을 하죠
    일하면서 애들 보다 조금 일찍 와서 식사하시는 선생님들 보면 부러웠는데
    겉으로 보이는게 다가 아니네요
    그래도 힘내세요!!
    예쁜 아이들도 있잖아요
    전 밥 받으면서 항상 고맙습니다~잘먹겠습니다~ 하는 학생들 보면 힘들다가도 기운나거든요.

  • 32. 사실
    '18.6.17 8:57 AM (211.225.xxx.143) - 삭제된댓글

    원글님 같은 분은 교사 아니라 다른 직군도 성실하게 잘 하실거 같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일을 해도 교사로서의 대우가 더 높다라고 해야 하나? 교사로서의 사회적인 위치가 더 높아요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은 그 만큼 더 빨리 지치는 거 같아요 저도 한번 하면 매진 하는 스타일이다보니 직업이 4번째 바뀌는 사람인데 어느 분야든 힘들더라구요
    그런데 내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걸 10년 넘게 우직하게
    해오시는 분들을 보면 신기하게도 열심히 안해요
    한발만 담궈놓는 사람들 같다고 해야 할까
    업무도 잘 몰라요 1년차인 제가 더 많이 알기도 하고‥
    그래서 저도 이번엔 너무 열심히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게 또 안되더라구요
    내 성향대로 살아가는거 같아요
    우리 중딩 담임샘 같아서 길게 답글 답니다
    우리 아들 담임샘도 정말 열심히 하는거 느껴져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는데 이리 힘들다고 생각하면 속상합니다

  • 33. ㅁㅁ
    '18.6.17 8:58 AM (182.221.xxx.208)

    같은 공간서 일하고있어요
    전 중학교 상담사예요
    결혼전엔 대기업도 다녔었어요
    업무강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일중심인 사람은 사람대하는게 직업이면
    업무강도가 높게 느껴지겠지요
    미성년자 아이들대하는 직업 만만치않습니다
    요즘애들 상상초월이예요
    학부모가 세트거든요
    학교에 요구가 많으니 행정일은 어찌나 많은지
    저도 학교들어오기전엔 몰랐어요
    원글님 마음 너무너무 이해되요
    저도 요즘 딱 소진되어 다닐까말까하던차에
    딱 꽂히는 글귀를 읽었어요
    버티는게 최선인 시기도 있다는 글귀요

    저위에 어느분이 쓰셨는데
    네 모든일은 특히 학교는 그렇더군요
    하고자하면 일이 너무 많고
    안하려하면 일이 없어 정말 좋은직업이죠
    많은 교사들이 첨부터 그러지 않았을겁니다
    해도 안해도 티는 별로 안나지만
    책임과 욕은 세트로 따라오니
    안하기로 선택한거죠

    원래 이 시가 그런듯요
    교사가 미치기직전 방학을하고
    엄마가 미치기직전 개학을 한다잖아요

    전 그나마도 방학이 있는 교사가 부러우나
    학생도 교사도 없는 학교도 나쁘지않아 버팁니다

    요즘엔 학생도 교사도 너무 우울하고 힘드네요
    선생님들이 상담실 문을 자주 두드리시거든요
    교사 무조건 까내리는 분위기라 좀 안타까워요

  • 34. ㅁㅁ
    '18.6.17 8:59 AM (182.221.xxx.208)

    이 시기가

  • 35. 힘내요
    '18.6.17 10:32 AM (49.196.xxx.136)

    외국인데 다들 너무 힘들다고 관두는 게 교사 래요.
    박봉에 일 진짜 많다고...

    아예 정부에서 교육 대학원 비용 많이 보조 하고 있더라구요

  • 36. ㄷㄷ
    '18.6.17 11:36 AM (59.17.xxx.152)

    누구나 자기 일은 다 힘든 것 같아요.
    공으로 돈 받는 사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에 환자 100명씩 보는 의사가 힘들다고 토로하면 공감하시려나...

  • 37. 원글님
    '18.6.17 1:29 PM (49.171.xxx.38)

    책임감 강하셔서 다른일 하셔도 같을 것 같아요. 선생님과 함께하는 제자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선생님같은 선생님들이 많아졌음 좋겠어요. 너무 힘들면 공무원의 장점인 휴직있잖아요~~휴직 일년 하시고 다시 힘내셔요! 그리고 선생님들 행정업무 적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38. ...
    '18.6.17 5:08 PM (211.36.xxx.70) - 삭제된댓글

    밤엔는 전화 받지 마세요
    무식히고 경우 없는 학부모네요
    업무시간에만 통화하세요

  • 39. 원글
    '18.6.17 6:09 PM (210.99.xxx.32)

    모두 잠든 밤에 푸념겸, 그냥 마음속에 힘든거 털어놓자는 맘으로 끄적거린건데 이렇게나 덧글을 많이 달아 주실줄 몰랐어요 하나하나 너무도움되는 말들이고 힘이 되는 말들이라 다 담아 놓고 있네요. 이래서 82가 좋아요. 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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