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옷 구입기

[살림열공]

논문 두 어권 확인하고 메모해야 해서 아침 밥상 치우자마자
커피 한 잔도 못 마시고 국회 도서관으로 달려갔는데 정문 경비병이 '오늘은 휴관'이라고 합니다.
아우 ㅜㅇㅜ;;;
스팀 팍 올라서 일이고 뭐고 확 때려 치워뿔고 에이티엠기기에서 배추잎 따악 열 장 뽑아들고 이태원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여의도에선 전철로 몇 정거장이 안되더라구요.
고무줄 넣은 주름바지 하나 정도 갖고 싶었던터라
이태원 시장 입구에 있는 주름집에 가서 승마바지형 검은색  주름반바지 한장 사고(3만원) 여름에 입을 만한 블라우스도 사고 싶어서 이태원 시장을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까지 샅샅이 뒤졌는데 영 소득이 없습니다.
소재랑 디자인이 좋으면 가격이 쎄고(그래봐야 4~5만원) 가격이며 다 괜찮으면, 내 몸이 옷에 비해서 너무나 부피가 나가고...
그 많은 가게에서 맘에 드는 옷을 건지지 못하자 기분도 함께 점점 나빠지고 말아서 이태원 시장은 포기하고 큰 길 건너 쇼핑몰로 이동.
몇 개 되지도 않는 가게들을 한바퀴 다 돌았을 때, 주름 바지랑 입을만한 흰블라우스 하나가 눈에 띄더라구요.
2만원이랍니다. 헙.
도서관 간다고 집에서 입는 옷들을 입고 나간 터라
조금 전 산 주름바지와 블라우스로 바꿔입었습니다.
할머니가 주인장이신데 모처럼 온 손님이라고 아주 반색을 하시며 이것 저것 열심히 권하시는데 일단 가격이 이태원 시장의 아이들보다 5천원~1만원 정도는 싸더라구요.
원피스들은 2~4만원. 작은 가게라서 종류가 많지는 않네요. 갈색과 팥죽색 중간쯤되는 색의 단정한 마 소재 여름원피스를 4만원에 주신다고 하셔서 한 장 더 샀습니다.
여름엔 맨날 실크나 폴리소재 원피스로 떼웠는데, 마 소재로 된 것을 입어보니 정규직 시절의 삘도 살짝 되살아 나네요. 흐흐
아이가 입을 면바지도 한 장 사면서 준비해간 현찰 10만원을 전부 썼습니다.
이태원에서 파는 옷은 시즌 마다 디자인이 거의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런데 파는 곳에 따라서 적게는 5천~1만원, 심한 경우에는 2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요. 그러니 맘에 드는 옷이 나타나도 일단은 많은 가게를 둘러 본 후에 구입 하시는게 좋아요.

[왕눈이]

이태원을 가본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
그래서 너무 가보고 싶은데 괜찮은곳 좀 알려주세요
넘 비싸지 않은곳이요

[시그널레드]

^^ 저도 조만간 이태원 한번 가볼까 하는데, 할머니가 사장님이신 곳 위치도 알려주세요. 가면 구경가보고 싶어요.~~

[살림열공]

죄송하지만, 가게 이름들을 기억 하지 못합니다.
^^;; 그리고, 옷은 취향이 다 다르니까 그냥 여기 저기 들러 보시고 마음에 드는 옷을 좋은 가격이다 싶을때 사면 될 듯 합니다.
거긴 하도 넓어서 이태원 시장 다 보고 근처 가게 몇군데만 봐도 두어 시간이 금방 가더라고요.
디자인이 특이 하니까 보는 거랑 막상 입는 것이 달라서 가능한 양해를 구하고 입어 보고 사야 하더라고요.
머리 집어 넣어서 입는 옷은 어느집이나 절대로 안된다고 하는데 블라우스랑 자켓, 바지, 치마류는 꼭 입어보고 사는게 좋아요.
같은 디자인도 가게마다 옷감질이랑 바느질이 약간씩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 떼어오는 공장이 달라서 그런가 봐요.
그런데 게중엔 무척 비싸게 받고 막 꼬셔서 사게끔 만드는 집이 두엇 됩니다. 지하 1층 코너의 두 집이요. 나름 유명한 곳인데 유독 그러더라구요. 그런 집은 조심 하시구요...
스카프도 너무 이쁜게 많고 가격이 착해서 유행 타는 것은 다 거기서 사들이는 편입니다.
소재가 좋아야 하는 코트나 투피스 정장류는 브랜드로 사야 하지만 그외 이너와 실크블라우스, 원피스류는 이태원에서 사는게 더 나은 거 같아요.
요즘 백화점 옷값은 정말 ㅎㄷㄷㄷ 하여서요.

[시유]

이태원 옷 가격이 좀 싸단 얘긴 들었는데, 대략 어디쯤인지 알려주시면 감사~

[살림열공]

시유님, 이태원 시장부터 들러 보시면 됩니다.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 가게가 많아요.
블라우스는 2만 5천원에서 비싼게 5만원 정도 입니다.
주인에 따라서 1~2천원 에눌 해 줍니다.
원피스도 3만원에서 6만원 사이구요.
자켓은 4만~10만원 정도인데 물건들의 거의가 명품카피래요.
바느질과 원단이 엉성한 것도 있고 괜찮은 것도 있으니 잘 보고 고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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