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친분이 없지만 서핑하다가 발견한 육아관련 블로그들을 즐겨찾기 해 주고 자주 들여다봐요.
대부분 저희 큰애와 개월수가 비슷한 두돌 반 전후 애기들 엄마블로거들의 블로그지요.
큰애 낮잠 자는 틈을 타서 인터넷 하다가 그 블로그들 한번씩 살펴보다가.. 이렇게 울고 있어요.
다른 집 애기들 표정이 참 밝고 환하고 즐거워 보여서요. 예쁜 사진 골라 올렸겠지만 그래도 참 예쁘네요.
그러다가 저희 큰애가 너무 안쓰럽고, 큰애한테 미안해져서 울고 있어요.
저는 악다구니나 쓰는 나쁜 엄마거든요. 작은애 돌보느라 큰애 충분히 챙겨주지도 못하고.
밥 먹을 때도 아무 반찬이나 막 차려서 얼른 먹으라고 재촉하고,
놀아달라고 안아달라고 해도 바로바로 놀아주거나 안아주지도 못해요.
오늘 아침엔 작은애 자는 침대 옆에서 큰애가 큰소리로 말해서 작은애가 깨니 순간 욱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큰애는 저한테 또 한소리를 들었지요.
엘리베이터에서 제가 들고 있는 열쇠고리를 낚아채는데 제 손이 너무 아파서
애가 그럴 수도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 큰애 다루듯이 그렇게 하면 아프잖아! 라고 또 소리질렀구요.
제가 화를 내면 큰애는 눈치가 비상해서 온갖 좋은 말들을 제게 늘어놓아요.
다음에는 안그럴거에요, 밥이 정말 맛있어요, 이 장난감 참 좋아요, 뭐.. 그런 말들을요.
제 딴에는 아마 그렇게 해야 제 기분이 풀어질거라고 생각하나봐요.
딱 30개월 아이니까요.. 아이다운 행동과 말이지요.
요즘 무얼 해도 자기가 먼저 해야 직성이 풀리는 개월수인가봐요.
밥도 자기가 뜨겠다, 문도 자기가 열겠다, 신문도 자기가 가져오겠다, 뭐든지 내가 먼저 내가 먼저! 그래요.
집에선 융통성있게 잘 참아주기도 하는데, 문화센터 같은곳에 가서
자기가 먼저 교실 문 열어야 하는데 다른 애가 열었다고 소리소리 지르며 우는 건.. 그 순간에 느긋하게 타이를 수 없으니
결국엔 애 팔을 꽉 잡고 질질 데리고 나와 엄하게 쳐다보며 훈계를 하게 되구요.
그런 일들이 쌓이고 쌓이니 이젠 집에서고 밖에서고 제가 잘 참지 못하고 먼저 버럭하게 되네요.
물론 정말 좋은 엄마처럼 방긋방긋 웃으며 잘 지낼 때도 있어요. 참고 참으면서, 육아서 이론 따르면서요.
하지만 한번씩 이렇게 속이 뒤집히게 막 짜증이 난달까, 예민해 진달까, 그럴 때면 도로 아미타불이에요.
마음으로는 애 혼내놓고 저도 너무 괴롭고, 다음엔 그러지 말자, 웃으며 바라보자 해도,
그게 참 어렵네요.
어려워요 어려워요, 아이를 기르는건 참 어려운 일이에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종종 이렇게 저는 너무 나쁜 엄마일 뿐이에요.
저희 아이도 다른 사람이 보면 밝게 웃는 모습이 보일까요.
아이 얼굴에 언뜻 비취는 무기력한 얼굴, 실망한 표정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참 찢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