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을 하나 사서 읽고 또 읽어요. 동영상 강의도 들어요.
필요하면 오프라인 강의도 찾아가서 들어요. 그냥 싼 거 들어요. 기초는 다 거기서 거기니까.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요. 수능보듯 공부해요.
그러면 심한 돌대가리 빼고는 누구나 다 기초이론을 남에게 설명할 정도는 됩니다.
물론 실전사주도 대~충은 볼 수 있지요. 10개 중에 2~3개는 맞출 수 있단 말입니다.ㅎㅎ
2.인터넷에 카페나 블로그를 만들어요. 홈페이지도 좋아요.
거기에 저작권에 걸리지 않는 온갖 자료들을 다 긁어모아 올려요.
검색에 노출되게 만들어요.
사람들이 들어와서 읽어요.
댓글 달면 더 고급자료들을 볼 수 있게 해준다구 꼬셔요.
그럼 사람들이 마구마구 댓글을 달아줘요.(이러면 나의 인터넷 공간이 더 유명해짐)
나는 사심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지혜를 나눠주고 싶다고 말해요.
홍익인간 정신에 입각해 베풀고 싶다고 얘기해요.
오랫동안 역학을 공부했고 사명감을 갖고 상담한다고 뻥을 쳐요.
그럼 나를 추종하는 바보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요.
이 바보들은 뭐에 하나 꽂히면 정신을 못 차리는 애들이라서,
나한테 꽂히면 헛소리를 해도 찬양해줘요.ㅋㅋ
주기적으로 사주와 큰 상관없는 감동적인 글들을 올려요.
그럼 또 바보들이 댓글 달면서 찬양해줘요.
세상 모든 일들이 그렇듯
기초가 탄탄하면 그 다음은 물 흐르듯 진행되는 법.
인터넷에 아주 튼튼한 집을 지어놓고 바보들을 모아두면,
바보들이 알아서 찬양을 해대고 새로운 바보들을 계속 끌어모으게 됩니다.
3.상담 신청이 들어와요. 바보들이 제일 먼저 하죠.
그러면 1년이 밀렸다고 말해요. 물론 지금 당장도 볼 수 있지만 다 뻥이죠.ㅎㅎ
그럼 또 바보들이 빨리 볼 수 없냐고 애원해요.
그러면 점잖게 쪽지를 보내서 내 특별히 너만 빨리 상담해주마. 하고 말해요.
바보들이 눈물나게 고마워하며 달려와요.
아. 그 전에 아이디 여러 개 만들어서 상담후기들을 작성해두세요.
가족들도 다 동원해서 족집게 도사라고 대단했다고 후기들을 막 올려요.
1년 기다려서 겨우 봤단 말도 빼먹으면 안되겠죠?
4. 자.. 고대하던 상담 시간이 도래했어요.
일단 어디 사냐고 물어요. 성북동, 청담동 사는 사람하고 듣보잡 동네 사는 사람은 격이 다르겠죠?
그 다음 어느 대학 나왔냐고 물어요. 이 또한 스카이 나온 사람과 듣보잡 대학, 또는 고졸은 격이 다르겠죠?
이걸 알아야 상담하는 척이라도 할 수가 있죠. 뭘 안다고 사주만 보고 상담을 하나요?
최소한의 정보라도 알아야 살이라도 붙여서 상담을 하죠.
음..고민이 많겠네. 그러면 바보들이 또 술술 고민을 털어놓아요.
그럼 지겨워도 꾹 참고 친절하게 잘 들어줍니다.
상담 시간은 1시간으로 제한하는데 (내가 너무 상담이 밀려 바빠서라고 뻥침)
가끔씩 상담 시간 넘겨서 고민 들어주면 엄청 고마워해요.
질문은 몇 가지만으로 제한해야함.(궁금한거 다 물어보면 내가 대답을 못하잖아요?)
사주 원국 파악하고 대운 파악하고 그럼 어느 정도 감 잡히잖아요?
사는 동네, 학벌. 현재 직업.
어릴 때부터 거기 살았어? / 아니요. 어릴 땐 듣보잡 동네에../음..그랬구나.(어릴 때 대운이나 부모운 파악)
그러면서 현재 그 사람의 고민이랑 이것저것 플러스해서 대충 뭉뚱그려서 말해줍니다.
최대한 애매모호하게 말하는 법을 배우세요.
남자를 만나려면 만날 수는 있어. 하지만 결혼운이 좋진 않아. (못 만난다고 말하면 안됩니다.)
최대한 얼렁뚱땅 넘겨요.
그리고 상담 후기를 적어주면 가족들 사주도 봐주겠다고 꼬심.
5. 바보들이 상담 후기를 올려요. 그래도 똑똑한 바보들은 가족들 사주도 볼 욕심에 좋게 좋게 올림.
그러나 이 중 진짜 바보들이 솔직하게 올릴 때가 있어요. 이 불량종자들은 가차없이 차단해야함.
내 공간에 다시는 발을 못 붙이게 멀리 쫓아버려요.
이 중에 또라이같은 애들이 다른데 가서도 나에 대해 씨부리고 다닐 때가 있어요.
맞추는 것도 없고, 가족관계, 성격, 건강 다 틀리더라. 별 것도 없는데 왜 유명하냐.
대운 계산도 못하고 헛소리만 했다.등등..
전화해서 욕하고 협박해요. 고소하겠다. 나 전담 변호사 있다. 너 깜빵가고 싶으냐?
그러면 대부분은 꼬리를 내려요.
6.이제 상담은 정말 가뭄에 콩 나듯 아주 가끔만 합니다.
어차피 해봤자 잘 맞추지도 못하고 힘들기만 한데 해서 뭐하겠어요?
수강생들을 모집해서 진짜 돈을 벌어야죠.
사주 기초반 모집.
자신을 알고 남을 알고 싶은 자들은 나에게 오라.
내 강의를 들어봐~ 넌 건강해지고~
내 강의를 들어봐~넌 행복해지고~
내 강의를 들어봐~넌 애인이 생겨~
내 강의를 들은 사람들은 다 로또라도 되고 인생역전한 것처럼
개뻥을 날려서 사람들을 모아요.
7.사람들이 모여 기초반이 열립니다. 열심히 강의를 합니다.
나의 카리스마를 모아모아모아~
빡센 숙제도 내주고, 조 짜서 자기들끼리 스터디도 하게 만들고,
암기도 시키고 시험도 보고.
8.기초반 몇 개월 끝나면 또 새로운 기초반을 모집해요.
기초반 끝나면 다음 단계로 나가는 사람 사실 별로 없거든요.
철학관 할 것도 아니고, 호기심에 왔다가 기초만 맛보고 가는 사람이 대부분.
실전풀이로 들어가면 이게 정신이 없거든.
수학처럼 정해진 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멘붕이 와서 대부분 나가 떨어지지.
9.이렇게 세월이 흘러 갑니다.
이제 기초 강의는 눈 감고도 할 수가 있어요.
바보가 아닌 이상 같은 말만 반복하다보면 다 외우는게 당연하죠.
사람들은 역학에 흥미를 갖고 배우겠다고 계속 찾아와요.
사주상담 10만원보다 이게 훨씬 개이득임.ㅎㅎ
한 달에 몇 십만원씩 받고 일주일에 한 두번만 강의. 수강생은 수십명.
떼돈이 그냥 들어와요.
10.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사주상담은 계속 들어옵니다.
물론 상담은 잘 안해요. 자연스럽게 예약이 밀립니다.
처음엔 뻥이었는데, 이젠 진짜 예약이 밀림.ㅎㅎㅎ
1년에서 2년, 3년..
내가 상담을 자주 안하니 상담은 계속 밀리고,
1년 밀린거 3년 밀렸다고 뻥을 치니 사람들이 더 몰려서 진짜 몇 년치 예약이 밀려버림.
뻥이 진실이 되는 놀라운 현실을 목도하게 됨.ㅎㅎ
11.갑부가 되어 한 세상 재미지게 살아갑니다.
돈이 줄 수 있는 모든 걸 다 누리면서.
12. 그러니까......
사주공부 하려면 독학하세요. 기초는 독학도 가능합니다.
아님 문화센터라도 다니시든가요.
예약 밀리는 곳은 예약하지 마시고요.
전화로 약속을 잡는 예약은 받지만, 밀리지 않는 곳에서 보세요.
... 안 보면 더 좋고요.ㅎㅎ
*이 글은 특정인에 대한 저격글이 아니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이비 역술가들의 실상을 알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쓴 글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개떡같이 써도 찰떡같이 알아들을 사람들은 다 알아들을 것이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