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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경주살이 석달째

| 조회수 : 12,759 | 추천수 : 5
작성일 : 2018-10-16 23:11:39




경주에 버섯이 좋다는 거 아시죠?

장날에는 항상 버섯이 푸짐하게 나옵니다.

한 소쿠리 5천원

싱싱합니다.

뽕나무에서 키운 느타리도 사먹고(뽕 안갔습니다^^)

지난 장날엔 친구가 와 송이 1키로 19만원 주고 사갔습니다.

남편말고 딸년 먹인다고^^

저도 덕분에 몇 개 먹었지만 가격때문인지 후덜덜하면서

이게 그리 맛나다는 것인가? 계속 의심스러워하면서 먹었습니다.ㅎ

예전에 좀 핀 송이 선물로 받아 라면 끼릴 때 넣으니 맛나더만요.^^

친구는 너무 저렴하게(?) 좋은 송이 샀다고 로또맞은 것처럼 기뻐하더군요.

저는 서민이라 싱싱한 버섯이면 좋습니다.


저 버섯과 고구마줄기(할머니 한 시간은 족히 손톱 까매지면서 깐 줄기를 듬뿍 2천원에)

산청 고사리 불리고 양지와 바지락 살을 넣어 곰국 끓이듯이 지금 끓고 있습니다.





혼자 살림이라 딱 필요한 거 하나씩만 하다보니 저 팬이 후라이도 하고

보울로 쓰이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지난 주말 불국사에 갔습니다. 경주시민이라 주민증 딱 보여주고 공짜로 기분좋게

들어갔어요. 사람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친구가 놀러와 가이드 삼아 갔었지요.

대웅전 천정을 처음 봤습니다.

색이 바랬지만 그림이 흔히 단청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림으로 보입디다.


각설하고,

20분 더 푹 고아 찹쌀가루 조금 풀고 들깨가루 넣으면~~


가을 을 한 그릇 먹게 됩니다.





경주에 와 처음 알게 된 분들이 스님이였어요.

한창 오픈 준비하느라 다른 카페에서 밑그림 그리고 있는데

무슨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냐고 노스님 두 분이 가로 긴 탁자에서 늘어놓은 제 책들 보시고는 

길게 같이 앉았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들 속에서 마음이 평안해지는 겁니다.

가끔 오시는데 그 시각이 딱 정해져 있습니다.

10분 전부터 고개를 빼꼼히 내고 거리를 돌아봅니다.

꽤 못뵈었습니다.

노스님께서 많이 편찮으시다고.


저 가을국을 보온도시락에 담아 내일 종무소에 맡겨두면

스님께 전해지겠지요.


경주이기때문에 노스님과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경주이기때문에 이런 여유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경주가 참 좋습니다.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로즈마리
    '18.10.16 11:47 PM

    천년고도 경주에서의 여유로운 생활을 응원합니다.
    바다를 비롯한 다른 식구들 소식도 궁금하네요.

    이웃과 나누어 먹는 가을국은 더 따뜻하고 깊은 맛이 우러날것 같아요.

  • 2. 티지맘
    '18.10.17 12:19 AM

    가을국은 무슨 맛일까요?

    양지와 고사리 고구마줄기 바지락살 들깨가 들어가나요~
    조합이 생소해서 궁금하네요^^
    수필같은 글 늘 감사해요!

  • 3. 푸르른날
    '18.10.17 2:20 AM

    찹쌀가루에 들깨가루...
    부산 향토음식이라는 " 찜" 을 만드신 거죠?
    예전에 아이들 어릴때 초등때 급식메뉴에도 가끔 나왔는데
    친구들이 맛있는걸 안먹어서 엄청 많이 남았다고
    아들아이가 엄마 준다고 비닐 봉지에 싸 왔던 기억이 있어요
    경주... 계획없이 무작정 어느날 문득 휭~ 날아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 4. 행복나눔미소
    '18.10.17 2:51 AM

    경주
    오래전 가족과 같이 가고
    작년에 일때문에 가서
    잠깐 박물관과 주변만 거닐다가 왔네요 ㅎ

    경주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 5. 칠리감자
    '18.10.17 8:15 AM - 삭제된댓글

    경주가 눈앞에 잔잔하게 펼쳐지네요

    수학여행때 본 불국사가 좋아서
    그 이후에 네번 정도 더 갔었는데
    또 한번 가보고 싶네요

    참...라면은 끼리는게 맛있죠ㅎㅎ

  • 6. 주니엄마
    '18.10.17 8:49 AM

    다음주에 경주에 단풍구경갈려고 숙소 예약해두었는데
    고고님 글 읽고나니 지금 가 있는것 같은 착각이 ...
    고고님 일상이 편안함을 주는것 같아요

  • 7. Junhee1234
    '18.10.17 12:56 PM

    부럽습니다
    노스님과 대화라니 ~~
    요즘 먹고 사느라 하는 대화가 먹고 사는 이야기 뉴스 이러다보니 내 마음속 무언가가 허전해집니다
    가끔은 머리속에 다른것도 좀 채워주고 싶네요 우왕

  • 8. 쩜쩜쩜쩜
    '18.10.17 3:27 PM

    고고님~
    자꾸 엉덩이 들썩거리게 왜 이러세요~~?^^

  • 9.
    '18.10.17 10:04 PM

    '경주'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네요. 경주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떠나온지 1년 반 정도 됐어요.
    이렇게 82쿡에서 경주분을 만나니 더 반갑네요. 경주살이 소소한 얘기들 즐겁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하도 반가워서 수백년만에 로그인 해봤네요.

  • 10. 고고
    '18.10.17 10:33 PM

    연속 댓글이 안 달려 왕창시리^^

    노스님은 편찮으셔서 서울병원에 계신 걸 모르고 절문 앞에서 연락 닿아.
    그 가을국은 제가 먹었슴돠. 끙

    들깨찜은 미더덕을 넣어야 찜이 제대로 입니다. 저도 좋아합니다.

    제가 만든 이 가을국은 색이 고사리덕분에 낙엽색이 되어^^

    찹쌀물을 연하게 하고 들깨가루도 적게 넣습니다.
    채소 푹 고아 먹는 느낌입니다.

    뭐든 한 그릇으로 먹는 지라 이거 좀 끓여 놓으면 3일, 이틀은 족히 먹습니다.

    경주, 연상되는 느낌도 예쁘지요. 짠하기도 하고

    엉덩이는 들썩여야 근육이 잘 잡힙니다.^^

    가고싶을 때 하고 싶을 때 눈에 보이는 게 없어야~~^^

    욕망과의 싸움에서 늘 지면 열받잖아요. 질러요 질럿!!

    알쓸신잡을 한 회를 두번씩 인터넷으로 곰씹어 봅니다. 유작가님 이번에 패션도 다 맘에 들고 표정도 많이 부드러워 보는 제가 편합니다.

    김작가님, 귀엽지요. 중년을 잘 넘어가는 남자

    김상욱 샘, 아푸푸 말하는 표정 눈빛 아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미치면 저리 행복하구나~~^^

    김진애 샘, 오랫 동안 지켜온 분이라 좋습니다. 다시 대학 간다면 건축사 전공하고 싶어요.

    저는 그 다섯 사람 속에 낑겨서 마구 같이 수다 떨고 싶습니다.

    경주살이 종종 들려드릴게요, 고맙습니다.

  • 11. 쑥과마눌
    '18.10.18 12:55 AM

    고고님은 전생에 홍심이 애비셨을듯^^
    백일의 낭군님에 나오는 그 분
    하트 백만개 날려 드립니다 ㅋ

  • 고고
    '18.10.18 10:35 PM

    홍심이 애비가 좀 많이 모자라는?^^
    그 드라마를 못 봐서 ㅎ

  • 12. 백만순이
    '18.10.18 10:27 AM

    서울병원에 가셨다니 많이 편찮으신가보군요.....어서 쾌유하시길.........
    경주는 가을에는 한번도 못가본거같네요
    저도 궁뎅이가 들썩들썩합니다

  • 13. 테디베어
    '18.10.18 2:35 PM

    아이들과 함께 가을속 어느해 경주가 생각 납니다.
    넷이서 자전거 빌려 보문호수를 도는데 곱게 물든 나무들이 너무 예쁜기억이 있습니다.
    노스님께서 어서 돌아오셔서 고고님의 맛잇는 가을국을 드시길 바래봅니다.

  • 14. 해피코코
    '18.10.19 5:45 AM

    저는 경주를 가본적이 없지만 아주 조용하고 아름다울 것 같아요.
    불국사에도 가보고 싶고... 가을국도 먹어보고싶고....
    고고님 해피가을 되시길~

  • 15. hoshidsh
    '18.10.20 11:44 AM

    제 마음 속에 아름다운 경주.. 언제나 경주를 생각하면 마음이 푸근해져요.
    고고 님 덕분에
    경주가 더 좋아졌어요.

    조금만 더 나이들어 은퇴하면 경주에서 저도 한달 살이 정도 해 볼 수 있으려나요.

  • 16. Harmony
    '18.10.21 7:07 PM

    저도 신혼에 경주에 잠깐 살아서 늘 그리운 곳 입니다.
    또 고고님의 카페를
    언제 가보나 생각합니다.
    잔잔한 수필같은 경주이야기
    정말 좋네요~^^

  • 17. 차단지
    '18.10.25 1:47 AM - 삭제된댓글

    자다가 어쩌다 새벽에 깨면 불국사 새벽 타종소리가
    들립니다. 동생이 고3일때는 난데없이 엄마손에 이끌려
    졸리는 눈 비벼가며 동 트기도전인 깜깜 새벽에 후레쉬도 없이 어두운 길을 걸어
    불국사 관음전에 가서 함격기원 108배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노모가 된 친정어머니는 불국사로 석굴암으로
    김장철마다 절의 김장을 해마다 하십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도보로 걸어 석굴암보려고 토함산 오르는 여행자를 위한
    휴게소가 산 초입부분에 하나 산중턱에 하나 있었는데
    내가 태어나던 해에 거기서 제2휴게소를
    하였다고 합니다.

    휴게소앞에서 엄마등에 업혀 찍힌 사진을 본적 있어요.
    그렇게 저희 부모님은 자식 공부 시킬려고 참으로 부지런히
    사셨답니다.
    그 휴게소에서 걸어 몇분이면 토함산 약수터가 있는데
    여든이 넘은 아부지는 아직도 새벽마다 운동삼아 물을 떠와
    그 물을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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