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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조회수 : 818 | 추천수 : 0
작성일 : 2018-10-10 02:52:29
가을 

                                  최승자

세월만 가라, 가라, 그랬죠
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디다
내 문간에 낙엽 한 잎 떨어 뜨립디다 
 
가을입디다 
 
그리고 일진 광풍처럼 몰아 칩디다
오래 사모했던 그대 이름
오늘 내 문간에 기어이 휘몰아 칩디다 


                       - 문학과 지성사, ' 내 무덤, 푸르고' 중에서




개같은 가을이라 썼던 최승자 시인이
그 십년후에 쓴 시

그리 간 세월은 
낙엽 한 잎으로 시인의 문 앞에 오고..

가라 할 자격도 없고
오라 할 권리도 없는 거 같은

오갈 길 없는 나는
말릴 길 없어
계절만 바라 봅니다.


아..
늘 사진 위는 시인과 시
사진 아래는 쑥언니의 사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쑥부쟁이
    '18.10.10 9:19 AM

    최승자 시인 저도 참 좋아하는 분입니다.
    저 시집도 가지고 있고. 님이 올리신 시 늘 정독합니다. 저한테는 어려운시도 있지만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시인이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 2. 테디베어
    '18.10.10 9:31 AM

    쑥언니의 사설이 더 좋아요~
    가을!!!

  • 3. anabim
    '18.10.10 2:35 PM

    쑥님 사설이 시보다 더 시 같고 깊어서 올리시는 글마다 여러번 정독합니다.
    감사, 늘 감사합니다

  • 4. 브람스
    '18.10.10 2:44 PM

    저도 사설을 몇번이고 읽어봅니다.
    감사합니다.

  • 5. 하늘재
    '18.10.10 3:45 PM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한다는데...ㅎ
    저는 손꾸락만 보이니 어쩝니까!!ㅎ

    저 벤취에 마주앉아 마눌님과... 차 한전 하고 싶네요..

    사실 詩語에는 약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허수경 시집을 빌렸습죠!!

    두어달 전에 그 분의 인터뷰한걸 읽어서인지...
    세상등진 그 분을 알고지낸 사람처럼 마음이 싸아하더군요...

    처음부터 쑥과 마눌님 글이 심상치 않다 느끼고 있었습니다..
    블로그도 슬쩍슬쩍 훔쳐보기도 했구요...ㅎㅎ

  • 6. 쑥과마눌
    '18.10.10 11:18 PM

    - 저도 최승자시인을 무척 애정한다죠. 허수경시인과 함께..ㅠㅠ

    - 사설은 사설일뿐..그러나, 저도 감사~

    - 정말 커피를 부르는 벤치라지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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