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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일요일 소묘

| 조회수 : 2,405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09-19 02:36:10

 

 

입에서 톡 독일어로 시작한 첫 수업,

 

(그런데 이 책의 편집이 입에서 톡 스페인어와 비슷한 관계로 예습하기가 참 편했다는 장점이 있었지요)

 

역시 독일이라고 콕 정한 것은 아니지만 유학가서 공부를 계속 하고 싶은 대학생, 거기다가 대학원에 가기 위해서는 영어만이 아니라

 

두 번째로 외국어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여학생과 만나서 공부한다는 것은 에너지를 쏟아서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는

 

시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일요일 10시면 이른 시간이긴 해도 ,이른 시간이어서 사실 버리기 쉬운 시간인데 둘이서 커피숍 토 프레소의 창밖이 보이는

 

제 지정석 (혼자 멋대로 그렇게 정하고 커피마시면서 혼자서 책을 읽는 시간도 둘이서 공부하는 시간도 역시 달콤하고 충만한 시간입니다.)

 

자리에 앉아서 거의 두 시간 가까이 17과를 보았습니다. 스터디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양을 서로 소화하면서 모르는 발음은

 

mp3를 들으면서 확인하고 그래도 모르는 것은 메모해서 행복한 왕자 카페에 독일어 카테고리를 하나 신설해서 알으로 네가

 

정리해보라고 권하기도 하고, 그녀는 부지런히 메모해서 ,더 공부해서 기록을 해나가겠다고 하네요.

 

다음주부터는 운동가는 시간도 계산해서 9시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34과까지 일단 보는 것으로 하자, 그리고 전체적으로 한 번

 

다 빠르게 본 다음 , 독일어를 영어로 소개하는 책 한 권을 함께 보기로 했지요. 동료가 누구인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따라서

 

함께 하는 시간의 밀도가 이렇게 다를 수가 있구나 신기한 느낌이 들었던 오전 시간, 그리고 나서 운동하러 갔는데요

 

arhet님과 그녀의 딸 윤교가 미리 와서 운동을 하고 있네요. 더불어 동작을 하기도 따로 하기도 하면서 운동을 한참 했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먼저 왔던 두 사람이 먼저 떠나면서 운동이 끝나면 돌아가는 길에 전화하라고, 맛있는 과일이 있으니 조금 나누어

 

주겠다고 고마운 제안을 해주었습니다.

 

전화를 걸자 밖에서 잠깐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지 않겠느냐는 말을 들었고, 잠깐 하고 들렀던 것이 맛있는 점심까지 이어졌는데요

 

그녀가 스파게티를 준비하는 동안 윤교가 첼로켜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첼로로 바이올린 배우기, 무슨 묘한 말이냐고요?

 

제가 어려워하거나 지금 배우고 있는 곡을 윤교가 첼로로 켜면 그 과정을 통해서 제게 가장 부족한 박자감각과 쉼표 자리에서 쉬는

 

것을 제대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레슨이나 마찬가지 효과를 주는 것이었답니다.

 

맛있는 점심 이후에 운동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윤교가 배드민턴을 잘 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도서관에 세워 두고 아직

 

쓰지 못하던 라켓이 드디어 임자를 만나서 배드민턴을 칠 수 있게 되어서 기대가 되네요.

 

 

일요일 밤에는 중고등학생들과 모여서 the 100을 읽는 날입니다.

 

오늘 유클리드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가 중성자 별이라는 묘한 말을 만났습니다, 중성자 별이라니?

 

그러자 이과 지망생인 이팟이 너무나 명료하게 설명을 해주는 것 아닙니까?

 

그녀가 바로 화학에서 인생을 배운다는 책에 대한 설명으로 지난 주에 저를 감동시킨 바로 그 여학생인데 ,

 

오늘도 중성자에 대한 한 꼭지에 이어 유클리드에서의 모호한 부분도 명쾌하게 도움을 주었답니다.

 

 

 

무엇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게 되자 그 다음에는 다양한 선생님들이 출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끄럽냐고요? 아니 오히려 즐겁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그래서 다시 꾸게 되는 꿈, 이과 아이들과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서

 

과학사를 영어로 읽으면서 저는 영어를, 그 아이들은 내용을 서로 설명하고 도움을 주고 받는 그런 수업을 꿈꾸게 되네요.

 

 

수업을 끝내고 바이올린 연습을 하던 중 낮에 첼로 켜는 소리를 들어서 그런지 어렵게 느껴지던 미뇽의 가보트 악보를 일단

 

끝까지 다 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수요일에 레슨 받으러 가면 놀랄 선생님의 동그란 눈이 생각나더라고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제는 서늘한 바람이 반 팔 소매속으로 휙 질러갑니다. 드디어 가을이 왔구나 실감이 나는 기분 좋은 일요일 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9.19 4:32 AM

    정말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사시는 모습에 감동입니다
    또 함께 올려놓으신 그림들이 정말 마음을 편하게 해 줍니다.
    금요일 에 영어책 읽는 모임이 시작되었나봐요
    저도 생각만 있고 연락을 못 했었는데...
    지금이라도 합류할 수 있을까요? 잘 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 2. intotheself
    '11.9.19 8:25 AM

    물론 합류할 수 있답니다.

    그런데 금요일 공간사정상 1,3주에서 2,4주로 약속이 바뀌었고요

    오전에는 역사모임이 그리고 점심 먹고 나서 3시간 이어서 영어모임이 있으니

    오전부터 함께 하셔도 되구요.

    장소는 강남 윙스터디 2호점이고 공간사용료를 각자 부담하는 형식입니다.

    이번 금요일 두 번째 조지 오웰읽기, 함께 합니다.

  • 3. intotheself
    '11.9.19 8:26 AM

    자강님

    쪽기 읽기 기능이 바뀌어서 들꽃 사랑님이 자강님이구나

    어쩐지 아는 사람같은 느낌이었는데 하고서 다음에 답을 하려고 보니

    어떻게 찾아들어가는지 알 수가 없네요.

    그래서 이 곳에서 이름을 불렀답니다.

    쪽지로 전화번호 연락처 남겨주시면 한문에 관한 질문, 강남수업에서 만날 수 있는가

    이런 것 이야기하고 싶네요.

  • 4. 자강
    '11.9.19 10:13 PM

    쪽지로 제 전화번호 드렸습니다.

    항상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5. 캐드펠
    '11.9.20 1:39 AM

    서점에 가야지 하면서두 미적거리고 있었는데 낼 쯤에는 가야겠어요

    화학에서 인생을 배운다 를 다 읽으신 다음에는 아들아이가 보던 화학 관련 책이 있는데 보시면 도움이

    될만한 책으로 보내 드릴께요^^

  • 6. 하늘재
    '11.9.21 12:31 AM

    "學而時習之 不亦說呼"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님의
    행복이 뭐냐??는 물음에
    이리 대답 하셨다고 하네요!!!

    모습이 그러한듯 해서요!!!ㅎ

  • 7. intotheself
    '11.9.21 12:56 AM

    캐드펠님

    저를 놀리시는 겁니까?

    화학에서 인생을 배운다도 제겐 버거운 책이라 한국어로 된 책의 독해가 이렇게 어렵다니

    하고 한탄하는 중인데요, 이팟의 도움이 얼마나 절실하고 고마운지요!!

  • 8. intotheself
    '11.9.21 12:57 AM

    하늘재님, 황병기님의 말에 백번 동감합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여러 번 먹으면 질리지만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것, 모르던 곡에 맛붙이게 되는 것, 정말 즐거운 시간이거든요.

    아하 소리가 절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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