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댁 가족들이 모두 한국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손님들 덕분에 맛있는 거 맨날 해먹고 바빠서 운동할 시간은 없고...
그래서 선물 처럼 남은 두둑한 뱃살... ㅠ.ㅠ
하지만 정말 너무 빨리 지나간 즐거운 나날이었어요.
어른들 식사 준비에 열 일을 해준 일등공신을 소개합니다.
슬로우쿠커!
원래 가지고 있던 작은 것 말고도 이렇게 큰 걸 야드세일에서 싸게 구입했었는데 어른들 국물 요리에 아주 유용하더군요.
갈비를 물과 함께 담아서 서너시간 익히면 갈비탕...
당면과 양념간장만 준비하면 한 끼 식사 준비가 완성이죠.
돼지뼈를 한 번 삶아서 핏물을 버리고
물과 함께 서너시간 익히면 돼지국밥이...
부추와 고춧가루 양념과 새우젓만 준비하면 또 한 끼 식사 준비가 끝!
(저희 시아버님께서 돼지국밥을 아주 많이 좋아하신다고 들어서 처음 만들어봤는데 뽀얀 국물이 잘 우러나서 성공적이었어요)
어느 날에는 시누이들과 으쌰으쌰 힘을 모아 중국집을 만들어 보았어요.
한국에서라면 전화 한 통으로 간단하게 차릴 수 있는 밥상이었겠지만, 명왕성에서는 세 명이 달라붙어서 반나절 내내 일해서 만들어낸 것입니다.
짜장 소스는 요리학원에서 제대로 배운 둘째 시누이가 책임지고 만들었구요, 면발은 코난아범이 국수 기계로 세 번 뽑아서 만든 것입니다.
다소 투박해 보이는 오이채는 제 솜씨(라기에도 부끄러운:-) 였어요.
짜장 소스 만드는 과정을 열심히 지켜보았는데, 춘장과 식용유를 같은 양으로 넣고 한참을 볶아주더군요.
굴 소스도 조금 넣고...
다음번엔 저 혼자서 한 번 배운대로 해보려구요.
탕수육도 직접 고기를 썰어서 튀기고 소스도 직접 만들었죠.
이건 찍먹파를 위한 것...
이건 부먹파...
(저는 부먹입니다. 문대통령님도 부먹파시라죠? ㅎㅎ)
군만두는 써비스!
가 아니고 직접 빚어서 튀긴 겁니다.
청요리에 화답하듯 코난아범이 구워주었던 엄뭬뤼칸 바알비키유...
게맛살이 아니라 진짜 게살을 넣고 만든 김밥...
케익을 납작하고 길게 구웠어요.
딸기잼을 바르고 그 위에 크림치즈를 듬뿍 발랐어요.
김밥 말듯이 살살 말아서 냉장고에 잠시 두면 롤케익이 됩니다.
네 시간을 운전해서 한인타운으로 가야만 사먹을 수 있는 롤케익을 직접 만들어보니, 그럭저럭 해볼만 하더군요.
모찌꼬 가루를 전자렌지에 돌려서 만드는 인절미...
조리법은 너무나 간단하지만, 콩고물은 직접 콩을 볶아서 제분기로 갈아 만든 순수 홈메이드랍니다.
시어머님 생신이 명왕성 어머니날 바로 전 날이어서 케익도 굽고 떡도 만들었던거죠.
해마다 스카이프로 말로만 축하 인사를 드리다가 직접 생신상을 준비하려니 긴장이 되어서 전날 밤에 잠도 안자고 열심히 준비했었답니다...
그래도 며느리 원망은 커녕, 살면서 가장 행복한 생신이라며 기뻐해주셨어요.
다음에 또 언제 다시 생신상을 차려드릴 수 있을지...
그런 생각하면 슬프지만, 그래도 이런 날을 기억할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아래 사진들은 며칠 후에 내릴께요 :-)
저희 남편이 쉰도 넘긴 했지만 시아버님과 함께 찍으니 상대적으로 젊어보인다는 것을 강조하며...
(솔이엄마님을 위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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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 있던 자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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