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이 화가-고야

| 조회수 : 2,331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08-29 08:37:54

어제 밤 카페 행복한 왕자에 준하가 (6학년 여학생인데, 이끼이끼쓰루란 일본어가 잘 어울리는 아이랍니다.)

 

고흐의 그림을 보고는 고야의 그림도 보고 싶다는 리플을 달아놓아서 얼마나 반갑던지요!!

 

그 전에도 이 화가 저 화가의 그림을 보고 싶다는 의사표시가 있어서 즐겁게 르노와르와 고흐의 그림도 찾아서 올렸거든요.

 

그런 피드백이 아이에게서 온다는 것은 이 카페를 만들고 가장 기쁜 일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네요.

 

프라도 미술관에 가기 전 고야, 벨라스케스, 티치아노 (그의 그림이 이 곳에 여러 점 있다는 말을 듣고 ) 등 화가에 대한

 

사전 공부를 엄청 했지만 막상 그림 앞에 서니 그런 기본 지식보다 그림이 압도하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캔버스속에서 살아있는 것같은 친촌 백작부인, 그녀의 옷을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어서 오래 오래 기억하고 있는 작품이지요.

 

이 작품은 그 곳에서 마그네틱으로 구입해서 지금도 냉장고 앞에 서면 매일 만나는 중이라 평생의 친구가 된 작품이기도 하네요.

 

색의 농담으로도 공간감이 생긴다는 것, 그리고 옅은 색속에서 솟아난 개의 머리, 그가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 내 시선도 움직이면서

 

무엇을 바라보고 있을까 상상하게 되는데 내 마음에 따라 상상의 내용도 달라진다는 재미를 느끼면서 보게 되기도 하고요.

 

화가의 자화상인데요, 물론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순간, 저런 차림으로 그리는 것은 아니겠지요?  아니 그럴 수도 있을까요?

 

이런 차림으로 자신을 표현한 것은 화가란 직업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는 것인가, 왜 고야는 이런 자화상을 그렸을까? 갑자기

 

아침부터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고야의 그림을 여러 차례 검색해서 보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눈길을 끈 작품이기도 한데요

 

유디쓰와 홀로페르네스의 여러 버전을 보았지만 고야의 것으로는 처음 봅니다. 제겐 여성 화가 아르테미시아의 작업이 가장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어서 다른 화가의 작품을 제대로 평가하기가 어렵던데, 이 작품은 상당히 다른 느낌이라서 다시 보고 다시 보게 되는군요.

 

칼 가는 사람을 그린 이 그림,초기의 그림에 비하면 상당히 리얼리즘에 육박하는 기운을 느끼게 하는 그림입니다.

 

당대의 잘 나가는 화가가 아니라 거기서 한 발 더 나간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 두 그림의 구도를 보니까 마네가 스페인에 가서 느낀 충격과 영향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마네의 그림에서 차용한 이 구도, 그러다 보니 다음 번에는 마네의 그림을 보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아니 벨라스케스의 그림도 함께 볼꺼나 싶기도 하고.

 

아니 그 이전에 고야의 유령이란 영화를 다시 한 번 보고 싶기도 하고요.

 

그림을 보는 일은 단순히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무엇을 하고 싶다는 열망을 생겨나게 하는

 

참 특별한 일이랍니다.

 

도판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오는 이 작품, 당시의 왕가 초상화를 이렇게 정직하게 그려낼 수 있다니, 그러고도 무사할 수 있다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 지 모를 한 가족의 초상화입니다. 그런데 저 뒤 켄버스 앞에 선 고야, 이것은 벨라스케스의 구도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어서 고야도 자신의 빛나는 선배 화가를 참조했겠지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고요.

 

위의 작품에서 글씨에 눈이 번쩍, 이것은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는 효과가 드러난 것인데요, 무슨 일이야?

 

라는 간단한 말이지만 그 안에 이 여인의 변화를 보고 놀라는 마음이 담긴 느낌이네요.

 

이 작품을 보다 보니 티치아노의 그림이 떠오릅니다. 시간의 변화에 따른 인간의 얼굴을 그린, 그리고 네덜란드의 바니타스 그림을

 

연상하게 되기도 하고요.

 

p.s

 

준하야 덕분에 선생님도 좋은 시간이 되었단다. 사양하지 말고 언제라도 보고 싶은 화가의 이름을 적어두면

 

그 요청에 답하는 김에 선생님도 이전에 못 보던 작품에도 눈길을 주고, 이미 알고 있는 그림과도 다시 친해질 시간을 갖게 될 것 같으니

 

서로에게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totheself
    '11.8.29 8:40 AM

    글을 다른 곳에서 가져다 붙이니 간격이 너무 넓어서 이상한 글이 되고 마는군요.

    요즘 새로 만든 행복한 왕자 카페로 인해 할 일이 많이 늘어나서 아무래도 다른 글은 덜 쓰게 됩니다.

    그래서 여기도 예전처럼 자주 오지는 못하는 변화도 생기고요.

    초등학생, 중학생이 있는 집에서는 그 카페에 방문하시면 읽을 거리가 있어서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네이버 카페에 행복한왕자라고 붙여서 검색하시고, 아래로 내려오면

    happyprince-행복한 왕자로 클릭해서 들어오시면 됩니다.

  • 2. Harmony
    '11.8.29 4:49 PM

    옷감의 질감 하나하나가 느껴질 듯~ 사그락 사그락 소리가 나는 둣해요.

    그리고
    벨라스케스 기법이라고 해야 할라나요.
    왕족일가뒤에
    자기 자신을 그리는 기법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요.
    얼마전 벨라스케스 의 [시녀들] 이라는 작품에서
    뒤에 화가자신을 그려넣는 것에 대해
    한참 방송 한코너서 분석했었는데 듣고도..
    x-ray로 분석하니
    원래는 다른 사람이 서 있었는데 (그림 완성 당시에 그사람은 지웠어야 하는지 )그위에다 자기를 덧 그렸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왜 자기자신을 그려넣었는지..^^

  • 3. 게으른냥이
    '11.8.29 6:22 PM

    저도 잘은 모르지만 ...미술책에서 본 적이 있어요. 화가라는 직업이 그리 높은 신분의 직업이 아니라더군요. 그래서 벨라스케스가 왕가 그림에 자신도 그리고, 거기다 그 그림 받을 당시엔 아직 수여 전이었던 귀족 작위?인지 훈장인지도 그려 넣었다고 하던데요.뒤러도 그렇고 쿠르베도 그렇고 화가란 신분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려 했고 자의식이 강했다고 들었어요.. (뒤러는 그래도 된다고 봐요. ㅎㅎ )시녀들보면 아주 멋있게 또 다른 주인공처럼 그려져 있잖아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의 주인공인 마그리타 공주는 여러 점 그려져 있어요.벨라스케스가 성장앨범처럼 그렸다고 하던데요. 시집 갈때 마치 딸 보내듯 하지 않았을까 하는 ㅎㅎ

    매번 좋은 그림 감사합니다.
    82쿡의 또 다른 재미랍니다.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2627 남양주 마재성지 무릎냥이 7 은초롱 2024.04.24 363 0
22626 그렇게 떠난다 2 도도/道導 2024.04.24 80 0
22625 홍제 폭포입니다 2 현소 2024.04.23 174 1
22624 오늘은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날 3 도도/道導 2024.04.23 141 0
22623 아파트 화단의 꽃들 1 마음 2024.04.22 200 0
22622 민들레 국수 모금액입니다 1 유지니맘 2024.04.22 559 1
22621 여리기만 했던 시절이 4 도도/道導 2024.04.21 256 0
22620 진단조차 명확하지 않은 ‘암’!! 암진단은 사기? 허연시인 2024.04.20 404 0
22619 천사의 생각 4 도도/道導 2024.04.20 221 0
22618 산나물과 벚꽃 1 마음 2024.04.19 275 0
22617 소리가 들리는 듯 2 도도/道導 2024.04.19 200 0
22616 잘 가꾼 봄이 머무는 곳 2 도도/道導 2024.04.18 245 0
22615 민들레국수 만원의 행복 시작 알립니다 2 유지니맘 2024.04.18 525 1
22614 세월을 보았습니다. 4 도도/道導 2024.04.17 328 0
22613 이꽃들 이름 아실까요? 4 마음 2024.04.16 421 0
22612 3월구조한 임신냥이의 아가들입니다. 9 뿌차리 2024.04.16 1,492 1
22611 새벽 이슬 2 도도/道導 2024.04.16 216 0
22610 월요일에 쉬는 찻집 4 도도/道導 2024.04.15 454 0
22609 믿음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2 도도/道導 2024.04.14 246 0
22608 유종의 미 4 도도/道導 2024.04.13 352 0
22607 복구하면 된다 2 도도/道導 2024.04.12 567 0
22606 새롭게 극복해야 할 나라 8 도도/道導 2024.04.11 504 0
22605 날마다 예쁜 봄 날 6 예쁜이슬 2024.04.10 696 0
22604 오늘은 청소하는 날 2 도도/道導 2024.04.10 545 0
22603 야채빵 만들었어요 2 마음 2024.04.09 785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