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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두릅 드립

| 조회수 : 7,482 | 추천수 : 2
작성일 : 2017-04-17 07:31:28




봄 방학이라 심심해 죽는 아이들을 끌고 야생으로 나가서
수렵과 채취를 하였습니다.

덩치는 어른만큼 커다란 세퍼트이나
일년도 안된 철없는 강아지를 끌고 나온 지인이
동네 공원에 숨어 있는 두릅 나무 더미를 알려 주셨습니다..

맨 처음에는  두릅들의 무더기 밭이였는데
점점 사람들 다니는 인도를 늘리면서 줄어 들고,
그나마도 발 빠르고 매의 눈을 가진 한국인들이 따가고 몇개 없다 하였습니다.


날씨가 미국이라고 안 미치고, 안 널뛰는 것이 아니라서..

봄이 아니라 여름처럼  급격히 더워져서..



애들이 이리 놀만큼 더워져서.. 

따악 좋은 때를 지난 두릅은

너무 어려거나,

너무 펴버리거나 해서..
적당해서 좋은 건 몇 개 안 남았더군요.


그나마도, 정신연령 비슷한 아이들과 개가 만나서,

편의점 1뿔1으로 콜라보를 하면서.. 온 공원을 뛰어 다니는 통에

(윗 사진에 대자 개 한마리 추가하심.. 견적 나옵니다)
혼이 빠져서, 두릅나무 인증샷을 비롯한 과정을 사진 한장으로 남기지도 못했지요
그러나, 강아지같은 애들 끌고, 

애들같은 개 끌고..
따끔한 가시를 헤치며,
따온 두릅을 서둘러 데쳐서 식탁에 올렸다지요.



이렇케..

음하하하..



그리하여 차린 향토색이 쩐 점심밥상입니다.
미국에 살면서, 

깻잎을 저리 수북히 쌓아 놓고 먹는 것도
냉이가 든 된장국을 끓이는 것도
가시덤풀을 헤치고 따온 두릅을 내 놓는 것도
눈물겨운 노력과 돈(?)의 힘이랍니다,

한국살때는 이러지 않는데,

저는  왜이리 사는 족족 환경에 역행하여
청개구리처럼 사는 것일까요





점심에 먹은 웰빙에 속이 놀랄까
애들 손에 아이패드 쥐어 놓고

몰래 끓여 먹은 저녁입니다.


빈 그릇에 물과 스프를 다 털어 넣고,
전자렌지에 오분을 셋팅하고 내비두면,
완성되는 남편식 라면조리법을 사용했습니다.

면발이 꼬들하고 조리시 냄새가 많이 안 난다는 장점이 있다지요.

우리집 초등입맛 남자들이 안 먹는 파김치
대파로 담근 것이 아님임을 말로 해줘야만 아는 그 파김치
그릇째로 내 놓고 온갖 뒤적거림으로 먹어도 

암말 하는 이 없는 그 김치로 블랙 신라면과 매치를 했습니다.

라면양은 늘 먹어도 먹어도 컵라면 한끼처럼 허전합니다.




그 사이 꽃들은 피고..




지기도 하면서..

시간은 흘러 갑니다.


좋은 시절을 기다리면서...끄읏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숨은꽃
    '17.4.17 8:33 AM

    내 미즈빌에 네이버에 여기까지에서도 답글을 달면 너무 스토커같아
    댓글 안 달려고 했는데 이건 재밌어서 안 달수가 없네요

    두릅 강원도 살때 먹었었는데 ..
    그나저나 요즘 한국은 파김치 부추김치가 제철이라네요.
    남창장에 갔더니 할머니들이 그러더라고요 언 땅 뚫고 올라와서 그런가???

  • 쑥과마눌
    '17.4.17 11:55 AM

    언제 어디서나 환영!

    봄초벌부추는 사위도 안준다던가..준다던가요?
    암튼 무지하게 좋다니, 할매들을 한번 믿어 보심도..
    시골장을 다닐 수 있다는 거에 부러움이 물씬 나누만요

  • 숨은꽃
    '17.4.17 3:55 PM

    헉~
    같은 닉네임이네요
    우찌 이런 일이???

  • 2. 백만순이
    '17.4.17 10:12 AM

    아.......아이셋과 덩치 큰 아기 개라니...........혼이 빠지실만도~ㅋㅋㅋㅋㅋㅋ
    저도 오늘 친정엄마가의 '두릅 따놨으니 가져가라~'는 전화를 받았어요^^

  • 쑥과마눌
    '17.4.17 11:58 AM

    아들셋과 큰 아기개의 콜라보는 서로의 흥분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형 블록버스터였음을요.
    백만순이님의 살림도 친정어머니의 살림도 짱! ㅎㅎ

  • 3. 찬미
    '17.4.17 2:29 PM

    정말 두릅이 이렇게 맛있게 느껴진다는건 나이를 말해주는걸까요?
    한해 한해 두릅이 더 맛있어지는듯요^^

    그릇째로 내 놓고 온갖 뒤적거림--파김치는 뒤적거려야 제맛이죠 ㅎㅎ

  • 쑥과마눌
    '17.4.18 2:05 AM

    맞아요.
    그 쌉싸름한 맛을 아는 나이 맞아요.

    혼밥의 묘미는 매너없이 맘편하게 먹어도 됨에 있는듯 합니다 ^^

  • 4. midnight99
    '17.4.18 3:03 AM

    봄의 기운을 물씬 느끼고 갑니다.
    미국에서 두릅과 깻잎을 즐기시다니...진정한 능력자이시군요.

  • 쑥과마눌
    '17.4.18 12:31 PM

    수북히 쌓인 깻잎에서 능력이 느껴지지요! ㅎㅎ

  • 5. 헤르벤
    '17.4.18 4:02 PM

    아이들과 아이같은 아이만한 개의 콜라보..
    동영상이 그려집니다ㅋㅋ
    정말 씩씩하게 미쿡을 극복하시네요
    그나저나 재미82인들은 어쩜 다들 씩씩하실까요?
    파김치 설명 재미있습니다
    쑥과마눌님의 늘 상쾌 유쾌 유머쩌는 글 팬으로서
    항상 응원합니당!!!

  • 쑥과마눌
    '17.4.19 8:35 AM

    아이들은 오늘 봄방학을 끝내고 학교를 갔습니다.
    늦은 아점을 먹고, 자암깐..만 눈을 붙였는데..
    아이들이 돌아 올 시간이 되었다지요..ㅠㅠ
    응원 캄사합니다~

  • 6. 주니엄마
    '17.4.20 9:08 AM

    두릅몇개에 봄을느끼고 한국의 입맛을 그리워 하실 모습에 마음이 조금 짠 합니다
    올해 집 밭둑에 두릅을 20여 그루 심었는데 내년 봄에 두릅이 피면 마눌님 생각날것만 같습니다.

  • 쑥과마눌
    '17.4.20 12:15 PM

    그래도 예전보다 훨씬 나아진 상황이랍니다^^
    고생을 할 당시에는 그것이 고생인지 모르고 지나가는...남 다른 복때문에, 그냥 살아졌지요.

    해마다 두릅이 열리면, 그 향기랑 맛을 마음껏 즐기시고, 키톡에 자랑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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