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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음식 알레르기를 자각한 직원의 직원식

| 조회수 : 11,940 | 추천수 : 3
작성일 : 2017-02-14 17:43:08
안녕하세요~

작년에 왔던 각설이...아니 광년이 입니다. ^^

새해가 되고도 한 달 반이 지났는데 다들 결심한 바는 훌훌 털어버리고 편안히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헤헤

저는 1월에 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어요. 원래 그랬는데 이제야 자각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겁니다. ㅠㅠ

저는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었어요. 허허허...ㅠㅠ

혹시 저같이 알레르기가 있는데 모르고 고생하며 사는 분들을 위해 좀 써보겠습니다.


저는 비염과 천식이 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비염 때문에 너무너무 고생했어요. 얘기를 시작하려고 과거를 떠올리니 눈물이 앞을 가리....쿨럭... 교복 주머니에 화장지 떨어질 날이 없었고 고3 때는 매일 저녁시간 마다 이비인후과에 갔어요. 비염이 심한데 맨날 숙이고 공부하니까(자느라 그런 거 아닙니다. ㅡ.ㅡ) 더 심해져서 머리가 늘 멍했거든요. 병원 가서 흡입기로 코를 빨아내고 나면 3분 정도? 시원한 기분이 드는데 그 짧은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편한 시간이었어요. 비염만 아니었으면 공부를 더 열심히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그랬다고 인생이 크게 달라졌을까 싶긴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죠.

성인이 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떤 의사가 면역치료를 하면 나아질 수 있다길래 매주 매달 면역 주사를 맞으며 몇 년을 병원에 다니기도 했어요. 그러나 나아지지 않았어요. 그냥 업으로 알고 살아야 하나보다 체념하고 찬바람이 불면 이비인후과를 우리집 드나들듯 하며 매해 겨울을 보냈어요. 엄마가 내려주는 기관지에 좋다는 각종 즙을 꾸역꾸역 마셔가며.

재작년부터는 천식이 심해졌어요. 비염도 숨쉬기 힘들지만 천식은 댈 게 아니더라구요. 기침이 한 번 시작되면 숨이 넘어갈 지경이 되도 멈추지 않고, 분명 숨을 쉬고 있는데 들어오는 공기는 없는 것 같고, 숨 쉴 때마다 쌕쌕 나는 소리는 이러다 나 숨막혀 죽는 거 아닌가 싶고...

면역 치료 시작할 때 알레르기 검사를 했는데 집먼지 진드기와 꽃가루, 동물털에 반응을 해서 그것만 문제인 줄알고 조심하며 살았는데....얼마 전 책을 읽었는데 음식 알레르기로 제가 앓고 있는 여러 증상을 설명할 수 있더라구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를 해보았어요. 결과는 계란과 육고기, 과일 몇 종류에 알레르기가 있는 걸로 나왔어요.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니 너무 슬프다. 계란을 피하기는 태양을 피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아니냐 더 슬프다. 했지만 그런 것들을 피하고 나니 증상이 많이 사라지더라구요. 비염과 천식도 그렇지만 기본적인 상태도 훨씬 좋아졌어요.

급성 알레르기는 호흡기나 피부발진 등으로 바로 나타나서 주의하기 쉽지만 음식 알레르기는 반응 속도도 늦고 (72시간 이후 나타나기도 한대요.) 소화기를 비롯 몸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내기가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늘 설사를 했는데 그냥 차가운 성질 때문인가 기름져서 그런가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그것도 알레르기 반응의 하나였어요. 잠이 오거나 몸이 무거워지거나 힘이 없어지는 것도 알레르기 증상의 하나일 수 있다고 하니까 스스로를 잘 살펴보고 검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이것 때문에 너무 고생을 해서(비염은 삶의 질을 떨어뜨려요. 불편하고 더럽고 답답하고...ㅠㅠ) 한 분이라도 저처럼 오래 고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여기에 써봤습니다. 자신도 그렇지만 아이가 그렇다면 더 빨리 알고 대처하는 것이 좋을테니까요.


각설하고!

그래서 저는 고기와 계란을 못 먹게 되었답니다. 저의 점심밥을 책임지는 사장님이 이 소식에 퍽 난감해하셨지만 직원식의 퀄리티는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ㅎㅎㅎ



소고기구이, 호박깻잎전, 멸치견과볶음, 오징어무국

한우라는 말에 알레르기고 뭐고 먹었습니다. 소고기 알레르기니까 한우는 괜찮다며... ㅠㅠ

좋다는 것은 다 들어간 것 같은 샐러드.

토마토, 군고구마, 블루베리, 볶은 율무, 볶은 콩, 카카오닢스, 각종 잎채소

오리엔탈 드레싱 살짝~



오징어 손질한 날은 오징어 파티.

오징어 볶음, 오징어 튀김, 오징어볶은 팬에 볶은 우동



바지락홍합술찜에 면사리 투하

매생이굴전



동네 새로 생긴 도나스 집에서 나온 고로케와 도나스.

연어 손질해서 나온 살, 두툼 돈까스, 파프리카 샐러드



며칠 전 밤에 배추전이 너무 땡겨서 몇 장 부쳐 먹었어요. 소주도 한 잔.

배추전은 밀가루 얇게 입혀서 잘 지진 후 식혀서 양념간장에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이날은 꽃도 등장했네요. ㅎㅎ

카레라멘과 샐러드



김치볶음밥, 숙주무침, 갓김치, 샐러드



제가 싸간 반찬 3종. 망초나물, 쑥갓볶음, 코다리조림

새우토마토 샐러드와 매생이 굴 떡국



닭다리미소구이, 연어광어회, 새우샐러드




두부 명란탕.




이건 제가 한 굴무침이네요. 사장님 음식에 비해 비쥬얼은 떨어지지만, 맛은 괜찮았어요. ㅋㅋ



오징어볶음과 소면



순대볶음과 굴무침




이건 퇴근 후의 술상이었던 것 같네요. 연어회, 생굴, 홍합짬뽕, 카레밥




가끔 손님들이 미리 요청하시면 큰 대구를 사와서 맑은 탕을 끓여요. 그런 날은 저도 좀 맛을 보죠. 맨날 요청이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ㅋㅋㅋ



자주 오는 손님이 도루묵을 왕창 갖다 주셨어요. 도루묵은 알맛이라지만 저는 알은 싫고...살이 보들보들 엄청 맛있었어요.

뼈에서 떼낸 연어살로 만든 김밥과 고등어 초밥. 불질도 한 번 해주셨네요. ㅎㅎㅎ



좋다는 것 다 들어간 샐러드.

출근 안 하는 토요일에 가게 가서 손님놀이 했어요. 겨울에는 복어지느러미 들어간 따뜻한 사케가 참 좋죠.


오늘은 햇빛이 참 따뜻하던데...이러다 봄이 오겠다 싶었어요. 아직 겨울도 남았고 꽃샘추위도 남았는데 섣부르다 싶지만 알아채지 못하게 살금살금 가버리고 와락 다가오는 것이 계절변화다 싶어요.

얼마 남지 않은 겨울 아쉽지 않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한참 후에 또 봬요! ^^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쑥과마눌
    '17.2.14 10:44 PM

    맞습니다.
    사람은 이정도 먹고 살아주는 게 옳습니다. 흑~

  • 광년이
    '17.2.16 2:09 AM

    쑥과마눌님도 잘해드시잖아요. ^^

  • 2. 아도라블
    '17.2.15 7:17 AM

    그 동안의 사진만 모아서 사진집 내면 대박일듯요
    한 번 사는 인생 저렇게 먹고 살아야 하는데........................

  • 광년이
    '17.2.16 2:10 AM

    요리는 멋진 것 인정. 사진은 구려서...ㅠㅠ

  • 3. 얼~쑤우
    '17.2.15 9:34 AM

    저랑 비슷한 증상이시네요.
    저도 고등학교 때 비염이 매우 심했는데 저는 아주 극단적인 소금물 요법을 실시한 후 그럭저럭 살아왔어요.
    최근에 천식은 아닌데 의심할 정도로 심한 기침( 가래)로 고생했는데
    저도 알레르기 검사를 다시 해봐야 싶네요.
    그런데 예전에 했을 때는 우유에만 약하게 나왔었거든요. 흠.... 알레르기 검사가 또 다른 종류가 있나보네요. 어떤 검사를 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나저나 진짜 이렇게 먹고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습니다 ㅠ_ㅠ
    (고기 못 먹는다는데 알레르기 검사 하지 말까...나오면 어떡해... 흑)

  • 광년이
    '17.2.16 2:14 AM

    저도 한동안 괜히 검사했다며 모르고 살았으면 그냥 먹고 코나 풀고 살았을걸 이라고 후회했어요. 그렇지만 코 덜 풀고 숨 쉬는 것도 편해지니 엄청 맛있는 거 빼고는 굳이 먹지는 않게 되더라구요. 알아서 그런가 전만큼 맛도 없구요.

    검사는 IgG4. 음식과민증 코리안패널90종이라고 되어 있네요. 책은 인데 저는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이런 방식이 별로인 분들은 또 별로겠지만 저는 제 몸은 먹는 것, 습관, 자세 이런 걸로 만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병원가서 약 먹는 것보다는 평소 생활습관과 식이를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 4. 얼~쑤우
    '17.2.15 9:37 AM

    아 책도 좀 추천을 ㅠ_ㅠ
    (굽실굽실)

  • 광년이
    '17.2.22 1:20 AM

    책은 우리집주치의자연의학입니다.

  • 5. 맑은물
    '17.2.15 12:15 PM

    머잖아 한국 가는데...
    직원식이 맛있어 보이는 ㅎㅎㅎㅎ..
    쪽지 주세요!!! 위치와 이름!!

  • 광년이
    '17.2.16 2:15 AM

    직원식은 저만 먹을 수 있습니다. ㅋㅋㅋ

  • 6. 디자이노이드
    '17.2.15 3:04 PM

    음식(사장님)도 사진도(원글님) 참 아름다와요~
    출근 안 하는 토요일에 가게 가서 손님놀이시라니ㅎㅎ
    저는 휴일에 회사 지나쳐야하면 기빨릴까 빙~ 돌아가요ㅠ;;

  • 광년이
    '17.2.16 2:16 AM

    원래 제가 이 가게 손님이었거든요. ㅠㅠ 그때가 좋았어요. ㅎㅎㅎ

  • 7. 그긔
    '17.2.15 3:19 PM

    아,,, 가고말리라 가고 말리라.
    그런데 아이들은 알레르기 검사가 정확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한번 해야지 하면서도 정확하지 않다니 할필요없을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 광년이
    '17.2.16 2:17 AM

    어른도 알레르기 일으키는 음식을 석달 정도 안 먹으면 검사에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네요. 특별히 문제가 없으면 굳이 검사할 필요는 없겠죠. 검사비용도 거의 삼십만원이었거든요. 실비보험이 되기는 했지만...

  • 8. 줄탁
    '17.2.16 12:12 AM

    작두콩 껍질 말린 것 우려서 드셔 보세요. 비염에 좋아요.

  • 광년이
    '17.2.16 2:18 AM

    ㅎㅎㅎㅎ 다 해봤죠. 그렇지만 그때뿐이거나 그때조차도 효과가 없더라구요. 항히타민제 먹는거랑 비슷한 정도? 알레르기 원인과 만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거 같아요.

  • 9. 벚꽃
    '17.2.17 12:00 PM

    아니
    뭔넘의 직원식이 저렇게 좋대요??
    세상에...

    무슨 회장식 같아...
    잘되는 가게인가 봐요. 저렇게 잘해주는거 보면
    약간 일본식...음식점인듯?

  • 광년이
    '17.2.22 1:20 AM

    작은 이자카야입니다. ㅎㅎ

  • 10. 앨리준
    '17.2.17 12:48 PM

    저도 그 사업장의 직원이고 싶어요.

  • 광년이
    '17.2.22 1:20 AM

    일해보시면 꼭 그렇지 않을지도요. ㅋㅋㅋ 밥은 정말 맛있어요!

  • 11. 프리마베라
    '17.2.17 4:25 PM

    아..저희 아이가 비염에 천식기운도 있어 기침이 잦을 날이 없어요 ㅠ.ㅠ
    알러지 60가지 검사에선 집먼지진드기, 토끼털 ;; 2가지에 반응 나왔는데 음식 알러지 검사는 따로 받아야 되는걸까요?
    그나저나 음식들이 하나같이 항상 넘 먹음직스러워요.@.@

  • 광년이
    '17.2.17 4:50 PM

    저도 잘 모르긴 하지만 60가지 그 검사는 급성알레르기 혹은 호흡기 알레르기에 중점을 둔다는 것 같아요. 저도 집먼지진드기에 크게 반응했는데 저는 음식이 더 큰 것 같아요. 제가 저를 관찰해본 결과로는.

  • 12. 솔이엄마
    '17.2.17 6:37 PM

    광년이님... 비염과 천식 어째요...ㅠㅠ
    저희 큰애도 비염이랑 아토피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해서 남의 일 같지 않네요.
    요즘 공기가 안 좋아서 더 힘드실 수도 있겠어요.
    광년이님 비염이랑 천식 언능 나아져라!!!! ^^

  • 광년이
    '17.2.22 1:19 AM

    전 원인을 알았으니 조심하며 살면 되겠죠 뭐..
    아이는 어째요.. 동병상련...ㅠㅠ
    솔이엄마님 큰 아이도 자라면서 점점 덜해지긴 바랍니다.

  • 13. 아라리
    '17.2.21 12:03 AM

    우하하...제가 윈인듯..
    전 소 돼지 닭 오리 계란 치즈가 모두 알러지로 밝혀졌어요.
    얼마전 저도 90가지 지연성알러지 검사...
    아..바다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지내야...
    슬프죠..육고기 못먹는...

  • 광년이
    '17.2.22 1:17 AM

    저도요. 거기에 양고기랑 장어 추가요. ㅎㅎㅎㅎ 과일도 사과, 포도, 복숭아, 레몬, 자몽에 반응하고... ㅠㅠ
    다행히 바다것들과 채소를 더 좋아해서 좀 덜 슬퍼요. ㅎㅎㅎ

  • 14. 소년공원
    '17.2.22 12:29 AM

    아유... 비염 그거 참 고생스러운 경험이죠.
    그렇다고 뭐 죽을만큼 심각한 병은 아닌데다 딱히 이거다 하는 치료법도 없어서 방치하고 살기 일쑤...

    이제라도 원인을 알아서 다행이어요.
    고기와 계란을 못먹는 건 안습...

    그나저나...
    저도 저 직장의 직원이 되고픈 마음이 간절합니다!

  • 광년이
    '17.2.22 1:18 AM

    바로 그거예요. 죽을 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려요. ㅠㅠ

    고기를 못 먹는 게 더 슬펐는데 좀 지내보니 계란을 못 먹는 게 더 슬픈 일이더군요. 계란은 여기저기 안 끼는데가 없어요. ㅠㅠ

  • 15. 플럼스카페
    '17.2.22 11:14 PM

    그래도 지금이라도 자각을 하셔서...아닌가 모르는게 약인가요?
    뻘소리...남편에게 봐봐! 하면서 광년이님 글을 주욱 보여줬어요. 한참 저녁밥도 소화 다 되고 안주없이 술 마시는 남편에게요.^^
    이거 블로그 홍보다. 업소 알바다-,,- 하는거에요. 우리 82를 뭘로 보고-,,-
    아니라고 진짜 직원분이시고 다녀온 회원도 있다고 열변을 토한 후 다시 정독했어요 사진 위주로^^
    저 상호 적어두고 없어졌는데 혹시 상호 쪽지로 알 수 있을까요?ㅠㅠ 데려가서 확인사살을 시킬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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