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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달달구리가 있는 삶

| 조회수 : 10,874 | 추천수 : 5
작성일 : 2017-02-03 04:13:30

키톡은 중독성이 있다지요.

허나, 제 살림솜씨는 여전히 젬병이라지요.


분명 애들과 먹고 살았는데,

도대체 기억이 안나다지요.

뭘 먹였는지..

뭘 먹을 건지..


새해가 되고, 인사를 하고 싶어도

선 보일 요리가 없..

그러니, 사진도 없..

그래서, 쓸 말도 없..


그러다, 포토갤러리를 뒤져 구해냅니다.

만들어 먹은 흔적들을..


브라우니를 구었더군요.

레서피는 박스껍데기에 있답디다.

진작 말을 허지..

쓰레기통에 처 넣은 박스를 꺼내서 읽어 봅니다.

시키는 대로 합니다.

뭐..가루 풀어서, 물과 기름넣고...또..뭐..계란 두개도 넣고..냅다 저어서..오븐에 들이 밀랍니다.

한쪽을 살알짝 찔러 보아서, 완성도를 보라 합니다.

시키는 대로..

한쪽을 살알짝 찔렀을 뿐인데..저리 데미지가 났습니다.

브라우니가 멘탈이 약한 걸로..

달달한 거 좋아하는 미국사람들도

브라우니는 요래 조그맣게 짤라서 먹는다죠.

본 게 있으니, 익숙한 그림대로 짤라서 먹습니다.

여러번 덜어서 먹으면 됩니다.

귀찮구나..하는 생각정도 해주면 됩니다.

법적으로도 떳떳하고,

가족앞에서도 떳떳하게..

에브리바디 달달구리를 먹을 수 있는 애들 생일날입니다.

네..맞습니다.

다..아들들들입니다.

네..세째는 계획이 아니라, 운명 맞습니다.


해마다, 막내의 생일이 있는 이맘때 즈음에는

우리집 뒷뜰에 구해다 심은 매화나무에는 꽃이 피고,

그 꽃위에 눈이 내려앉는다죠.


그러면, 온 동네방네 자랑하고, 사진 보내고..

마구 소란을 핍니다.


82쿡에도 보냅니다.

우리집 매화미인입니다.

꽃은 잘아도, 디테일은 뛰어나고..

무엇보다, 향기가 기개 높습니다.

꽃이 피면, 뛰어 다니는 아들놈들을 잡아다가,

엄마들 계모임끝에 줄줄이 서서 인증샷찍듯이

나란히 세워 놓고 기념사진을 찍는데..

요번에는 설날 한글학교행사에서 바지를 찢어 먹은 큰애의 맨살을

기념으로 인증하려는 막내때문에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습니다.

한 놈을 잡아 놓으면, 다른 놈 도망가고..

다른 놈마저 잡아 놓으면, 또 다른 놈이 삐져 들어가 버리는..

그런 일상이 지나가는 오후.

그 어느 순간에도 꽃들은 피어 납니다.

볼매 입니다.

볼수록 매력이고..

볼수록 매화(?)이기도..

맞아요..언니들..

설중매.

한잔 말고요

그니까 원조 설중매.

말 그대로 설중매.


눈이 내려도,

눈이 쌓여도..

눈이 녹아도..

꽃망울을 계속 튀웁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매화를 노래한 시중에 이육사 시인의 광야가 짱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이 싯구절 생각하면서,

촛불집회가 한창일때 82쿡 자게에 썼던 글을 재활용해서 덧댑니다.

상황이 아주 잠시 나아지는 듯도 해 보였으나,
점입가경의 골짜기를 기어이 마저 지나갈 듯하여서 말입니다..ㅠㅠ

모두들 화이팅~
.................................................
 
우리가 서있는 곳은 언제나 그러하듯 광야인데,
멀리서 말 달려 오는 초인은 도대체가 잠수를 타고 없다눈..
 
그러나, 돌이켜 보면,
우리가 광야에서 으쌰으쌰 성도 짓고,
요래조래 돌도 좀 모아다 놓고,
부지런히 구르다 보면,
고돌이판에 맨 2점만 따는 고만고만한 장수가 와도,
저린 다리 주물러 가며, 부지런히 모은 흑싸리 껍데기라도 보탬이 기쁨인 것을..
 
그 놈의 사이다타령은
이젠 기별도 안 간다는 사실.
위염정도 앓는 줄 알았는데,
뚜껑 열어 보니, 위궤양된지 이미 오래고,
종양까지 생겼다면 ..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건
장기 치료플랜이고,
신중하고 진지한 로드맵이니,
덜 재미있고, 덜 시원해도,
그럴 수 밖에 없는 무게의 후보를 응원하여야 하겠지요.
 
걸출한 한 인물이 짠하고 나타나
세계를 구원하는 구닥다리 이야기는 이젠 잊어주길..
그러기엔,
광야도 달라졌고,
거기서, 기다리다 지친 우리가 깨달은 게 많아요.
판도 우리가 깔고,
장수아재가 흔들리면 잡아주고,
광도 팔아 주고,
밑장 빼는 손모가지도 낚아채는 것도..
다 우리가 하믄 되어요.
 
부디,
빠른 시일내에 사람사는 세상 다시 돌아와
회장구속 플러스 부회장 퇴진 콤보에 눈치보던 방송국도
정부상대로 블랙리스트 컨슈머된 작가들도
고삐 풀려서,
그동안 갈아 놓은 긴 칼
열일 제쳐놓고 휘두르는
그런 문화혁명이 다시 찾아 오길..
그래서, 배부르고, 등따시게 헤블쩍
하루에 시름을 잊는 드라마보고
리뷰나 쓰는
그런 나의 일상이 얼른 오길 바랄뿐이예요.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년공원
    '17.2.3 6:58 AM

    재기발랄하신 쑥과마눌님 오랜만이고 반갑습니다!
    아들들들을 거느시린 모습이 후덜덜덜... 하고요 ㅋㅋㅋ
    쌀국에서 귀한 매화를, 더 귀한 설중매 버전으로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판깔고 광팔고 별 쓸모없는 2점 나고...
    그렇게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다짐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서 자주 이리 해주셔요 :-)

    참, 시국이 어수선하더라도...
    도깨비 리뷰는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ㅎㅎㅎ

  • 소년공원
    '17.2.3 7:03 AM

    혹시나... 싶어서 검색해보니 벌써 도깨비 리뷰가 올라와있었군요!
    퇴근 시간이 바빠서 일단 킵 해둡니다 :-)
    시간 날 때 즐겁게 읽을께요.
    감사합니다!

    (저는 이 드라마 보고나서 작년 여름이 다녀온 퀘벡을 올 여름에 또 가보기로 했어요 :-)

  • 쑥과마눌
    '17.2.4 1:18 AM

    도깨비의 마지막 몇회를 아직도 보지 못했다죠.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시국에 정신이 팔려서...

    그래도, 남편이 보고난뒤에 와서 말합디다.
    울었는데..보고, 너무 슬퍼서 울었는데..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보고나서 정리 좀 해달라..고
    그러나, 아직까지도 그 시간을 못내고 있네요.

  • 2. 즐거운혼밥녀
    '17.2.3 9:22 AM

    매화사진을 보니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브라우니도 넘 맛나보여요
    저도 주말에 구워야 겠어요^^

  • 쑥과마눌
    '17.2.4 1:18 AM

    요번 주말에만 굽고,
    매주말마다..만 굽지 마시길^^

  • 3. 예쁜솔
    '17.2.3 9:54 AM

    글솜씨가 좋으셔서 글이 맛깔납니다
    달다구리 브라우니도 입에 착착 붙을 듯 해요.
    벌써 고고한 매화가 피었네요.
    명실상부 설중매 보며 설중매 한 잔하면 정취가 끝내줄 듯 합니다.
    제일 압권은 귀요미들의 윙크~~

  • 쑥과마눌
    '17.2.4 1:20 AM

    멀리 살아..설중매를 한 잔도 마셔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있네요.
    매화 꽃이 잘아서, 딱 한송이를 따다가 녹차에 살짝 얹어 마시면, 또 일품이랍죠.

  • 4. 카스
    '17.2.3 10:45 AM

    설중매...
    매화꽃 이름인줄은 알았지만 눈으로는 술병만 봤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군요
    그 진하다는 향기가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셋째는 운명...
    뭐 그런 거 하나정도 집에 있어야 하지 싶어 저도
    보일러실 바로 앞에 위치한 아주 핫한 방에 고이 모셨는데
    고딩임에도 해님이 중천에 도착할 시간인데 아직 기침이 없네요
    비스트 광팬이라 하루종일 틀어대는 그 놈들 노래 듣고도 못 들은 척,
    그 넘들 애정하느라 지가 쓴 휴지 한 장도 휴지통에 버릴 힘도, 시간도
    멊어 방이 아니라 난지도가 되어가고 있는데도 못 본척...
    그 운명이 제 뼈를 사리로 만들어 즐거 같아요 호호호ㅠㅠ
    올해의 소박한 소망 하나는
    비스트의 가슴 아픈 해체 소식이 저의 운명이 자신의 길을 제대로
    찾아가는 전환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더불어 쑥과 마눌님의 운명님은
    무럭무럭 잘 자라서 엄마와 모든 사람의 신뢰와 자랑을 한 몸에
    받는 사람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쑥과마눌
    '17.2.4 1:21 AM

    ㅋㅋ
    운명은 언제나 그렇게
    지 마음대로 왔다가,
    지 마음대로 커주는..
    그러나,
    드물게 하는 이쁜 짓 하나에
    또 속절없이 헤불쩍하게 만드는 그런 놈들입죠
    화이팅~입니다

  • 5. 쓸개코
    '17.2.3 8:54 PM

    아이들 똘망똘망 예쁘네요.
    써주신 글 너무나 공감합니다.
    같이 인내하며 기다려봐요~
    키톡여러분들 정성스러운 게시물 감사해요!

  • 쑥과마눌
    '17.2.4 1:23 AM

    감사합니다. 흑~
    실상 한번 다 썼다가 날린 후..재 포스팅한 글입니다.
    사진 줄여서 올리고..이것저것 했는데, 날라갔을때의 망연자실이란..
    쓸개코님도 화이팅이요~

  • 6. 고독은 나의 힘
    '17.2.4 6:49 AM

    앗 저도 쓰레기통에서 박스나 봉지 꺼내는거 자주 합니다.
    성격상 조리법 이런거 읽는거 잘 못하는데
    미쿡 음식들은 오븐을 쓰는게 많아서 확인을 꼭 해야 되더군요..

    쑥과 마늘님 글에서 풍기는
    깊은 삶은 내공이 어디에서 나오는가 했더니
    아들이 셋이셨군요^^

  • 쑥과마눌
    '17.2.4 10:12 AM

    조리법이고 뭐고..미리 읽고..이런 거..
    영 제 스톼일이 아니라죠.ㅋ
    아들 셋도 제 스톼일은 아니었으리라..
    그저 운명이였을뿐임요.
    감사 ^^

  • 7. 시간여행
    '17.2.4 11:25 AM

    한번 날렸다가 재포스팅하는거 진짜 힘빠져요 ㅠㅠ
    그래도 다시 올려주셔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 주시니 고마워요^^

    키톡용 블로그 하나 만들어서 복사하시면 훨씬 편해요^^

  • 쑥과마눌
    '17.2.4 12:58 PM

    우아..그런 방법이 있었네요..털썩
    날아간 후, 무척 고심했다지요.
    운명을 받아들이긴 했지만요..

  • 8. 오디헵뽕
    '17.2.5 3:08 PM

    매 매화가 벌써... 피었어요? 이렇게 추운데....아직? 아.. 매화는 겨울꽃이 확실하군요......
    꽃보러 내려가고 싶네요...... 전 고돌이를 잘 모르지만... 쑥과 마늘님 글 읽으니... 멋진 게임인것 같아요......
    쑥과 마늘님도 멋진 분인것 같아요.....

  • 쑥과마눌
    '17.2.6 10:37 AM

    감사합니다
    고돌이는 멋진 게임이 맞다지요.
    저는 저희 집 삼형제에게도 꼭 가르칠 생각입니다.
    꼭 배우시길 추천합니다^^

  • 9. 광년이
    '17.2.9 12:29 AM

    괜히 설중매가 아니네요. 예뻐요. 고고해 보인다는 말이 어떤 느낌인지 알겠어요.

  • 쑥과마눌
    '17.2.9 12:51 AM

    그래서, 요새 저는 날마다 매화타령이라지요.
    옆에서 난리유...고만 하라고..ㅋ

  • 10. 행복나눔미소
    '17.2.12 5:49 PM

    쑥과마눌 님께 진한 동병상련을 느낍니다.

    저역시 아들들은 운명이라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들였는데요

    고양이 두녀석도 수컷이라는 ㅠ
    심지어 나가고싶어하는 순둥이(냥이 이름^^)에게 여동생(이름이 누룽지^^)을 입양하여
    4개월정도 잘 데리고살다가
    발정기 전에 수술하러 갔다가 수컷임이 밝혀지는 ㅠㅠ

    그래도 아들들도 냥이들도 단순해서 저를 마음고생은 안시키는 걸로 감사하며 살고있습니다.

    몇년 뒤면 아이들과 밥먹을 기회가 없어지니
    지금을 즐기시어요~~~

  • 쑥과마눌
    '17.2.14 12:39 PM

    기둘리시오..동지.
    그들이 둥지를 떠주는 날..우리 번개하리라.
    그날까지 부디 화이팅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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