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애정결핍에 힘들었던 때가 있었어요

hanee 조회수 : 1,836
작성일 : 2015-08-14 08:55:11

저희 엄마는 책임감은 강하셨어요
그리고 민폐끼치는 걸 죽기보다 싫어했고요
아버지는... 그냥 돈벌다가 가출해서 지방 전전하며
노는지 뭐하는지 또 나타나고
그러다 돈벌면 돈번다고 유세유세
때려친다 난리난리...

그런 아부지랑 살았으니 자연 악착스러웠을 거고
동생과 저 통제도 많이 했을 거고
늘 화와 짜증이 가득한데 남한테는 민폐니까
자연 눈에 걸리적 거리는 일도 많고 약한 자식
그것도 첫째인 저한테 많은 화살과 질타와 짜증과 등등이 날라왔던 거 같아요. 맞기도 많이 맞고...

늘 자신감 부족했고
인간관계에서는 늘 전전긍긍이었던 거 같아요
(그게.. 엄마 눈치 보던 버릇이었을 테고요)
교우관계도 행복하지 않은 뭔가 위태로운 인간관계였고 그렇게 늘 뭐랄까....

늘 내위에 나를 모시고 (초자아 같은 거요)
실수라도하면 이제 엄마보다 나스스로 나를 질타해요 무섭게... 바보같은 x 난 나가죽어야해 등등으로...

그렇게 이십몇년을 살다가...처음 정말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요.
당시엔 그남자도 어려 그랬겠지만 저를 위해 죽을 수도 있을 거 같은....
참 웃긴게...사랑 받지 못하던 제가 처음 사랑을 받으니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미숙한 방법으로 헤어지고
저에대해 고찰 했어요.
심리상담도 받아보고
책도 많이 읽고..

제 모습에 아직 다 못크고 세상에 던져진 5세 아이부터 무섭던 엄마 늘 화만내던 아버지 모습 다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부모님 원망이 뒤늦게 무섭게 들었어요.
내 잘못도 아닌데 난 왜 이런집 태어나서
부유한 것도 사랑받는 것도 아닌데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낳아서 부모가 되었을까 하고... 말하면 길어지지만 인생 최대 힘든시기(저의구직활동과 부친의 또 그렇듯 자발적 퇴사 동생의자퇴 등등)를 보냈어요. 매일 자살만 꿈꾸고...

그 순간을 어찌어찌 보내고나서...
독립을 하고 나니..
그때 그 감정들이 옅어져요.
정말 너무 힘들어서 뼈에 새길 기세였는데 ..


문득 제 남동생이랑 이야기를 하다가
그러더라고요.
과거는 원래 현재의 프레임으로 보는 거라고
내가 핑크빛 프레임으로 현재를 행복하게 살면
어린시절 가난도 그냥 웃고 넘길 추억이되고
지금이 불행하면 선그라스 쓰고 과거를 보는 거라 다 어둡고 까맣게 보일 거라고...

저를 그렇게 괴롭게 했던
과거 기억들이 ...이제는 그냥 남의일 보듯 드라마 보듯 그렇구나...가 됐고요.
주눅들고 자존감 낮았던 저지만 지금은 안그런척 하다보니 정말 안그런 거 같아요.(물론 극한의 스트레스에서는 제가 나오려고 해서 더 조심해요.)

무엇보다...
그냥 저는 지금의 제가 만족스러워서 그런 거 같아요.
물론 가끔 엄마랑 얘기하다가 어린시절 비슷한 감정이나 상황이 들면 급 짜증나요.
특히 내잘못보다 예민했던 네탓이다 할 땐 ㅡㅡ^

그것도 웃고 넘길날이 오겠죠...ㅋ

그래도 저는 결혼까진 몰라도...애는 두려워요
제안에 있을 엄마 모습이 무섭고
그렇게 클 자식한테 미안해서요.

이것도 언젠가는 극복되려나요...
IP : 211.108.xxx.16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5.8.14 9:37 AM (220.71.xxx.13)

    원글님 정말 장하시네요.. 대단하세요
    저는 아이 낳고 몸부림치며 깨달은 것들이네요.
    그렇게 성찰하시면서 나중에라도 아이 가지게 되면 정말로 님어머니보다 훨씬훨씬 나은 엄마가 되실겁니다 그과정이 힘은 들겠지만 그걸로 다시한번 더 극복이 되고 치유가 되더라구요^^

  • 2. 그렇죠
    '15.8.14 10:11 AM (59.30.xxx.199)

    현재에 내가 편안해야 과거의 일들도 좋은쪽으로 각색되요 자꾸 좋은쪽으로 생각하니 덩달아 나도 편해지고 하지만 가끔 치받치는 화딱지가 일순간 올라오긴 합니다만 그러고 지나가는거죠

    지나갈 정도로 여유를 갖게 된 것이 다행이죠

    그 부모님들도 그저 나와 같이 나약한 사람이고, 엄마아빠 노릇 처음 한 경험이였으니 미쓰있었겠다 그렇게 생각해요 굳히 그분들을 이해하려는 건 아니고 내가 좀 더 편해지기 위해 그렇게 생각해요 동시에 더이상 그런 미쓰를 받아주진 않고요

  • 3. ......
    '15.8.14 11:06 AM (222.235.xxx.21) - 삭제된댓글

    저도 비슷한 감정 느껴오면서 살아왔어요~~현재 내가 행복하고 바쁘게 살면 과거에 대한 원망이나 부정적 생각 떠올릴 겨를이 없긴 해요~그런데 가끔씩 몰려오는 허무감같은 것도 있고 항상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자리잡고 있어서 인생을 스스로 안좋은 방향으로만 끌고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자식을 낳아서 키우면 오히려 부모님 원망하는 마음이 더 생길까봐 두렵습니당~

  • 4. 아들러
    '15.8.14 1:16 PM (1.229.xxx.197)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심리학책에 나온 거랑 똑같아요 원래 트라우마는 없는거라고
    남동생의 말이 곧 아들러의 말이네요 원글님 행복하게 잘 사실 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0327 김지원 지난번작품보다 확실히 더 예뻐지긴한거같아요 -- 15:41:25 26
1580326 도라지청/ 배도라지즙 ... 15:40:17 13
1580325 투표번호 나온건가요? 2 번호 15:39:31 32
1580324 피지컬 100 시즌 2 (스포있음) 15:38:12 66
1580323 문과일까요? 1 ... 15:37:02 50
1580322 깍둑썰기 되는 채칼 써보신 분 신기하다 15:36:18 34
1580321 2찍으로 매도 조롱하고 우리당에 신경끄라던 댓글들 6 ... 15:36:03 119
1580320 보험가입시 의무고지사항관련해서 질문요 ㅇㅇ 15:35:00 32
1580319 자녀와 띠가 같은분들 어때요? 2 .. 15:34:14 186
1580318 병원에 와서 티비 채널 돌리라고 하는 노인네 1 .. 15:33:40 163
1580317 국민들 과반이 윤석열에 분노하는 이유는요! 5 000 15:32:46 211
1580316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없으면 7 15:29:08 149
1580315 제대로 알고 투표 합시다. 3 .. 15:26:11 188
1580314 반주?폭음 뭐가 해로울까요? 9 good 15:25:53 151
1580313 향수 1 15:21:20 174
1580312 유튜브보고 놀다가 셀프단발 틴닝가위 처음 써보는데 싹둑잘리네요 1 미용실다녀옴.. 15:21:00 302
1580311 미친물가 그대로 3년을 더???? 3 .... 15:18:37 378
1580310 남대문칼국수맛있나요? 8 .. 15:15:29 451
1580309 박은정"남편 전관예우면 160억 벌었어야” 13 ... 15:14:21 598
1580308 보아 인중축소한 것같아요 4 ... 15:13:37 975
1580307 서울대 교수 "한동훈 딸, 조국보다 10배 심각…조력없.. 20 ㅇㅇ 15:07:10 1,674
1580306 미용실 두피케어 1 ㅕㅓ 15:05:20 308
1580305 남의 집 방문시 18 딜리쉬 15:03:59 1,010
1580304 60대중반이면 노약자석 앉을수있나요?? 7 ㅇㅇ 15:01:34 596
1580303 앞에 가리는 건물도 없는데 해가 안드는 집은 원인이 뭘까요. 6 단독주택 15:00:43 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