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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우리 남편 떡볶이 레시피

| 조회수 : 15,264 | 추천수 : 100
작성일 : 2008-09-05 11:56:33
요즘 고국에서 들려오는 암담한 정치,경제 뉴스와 미국내 찌질이 공화당 전당대회의 찌질한 연설들 때문에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불만과 우울증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가, 오늘 우리 남편 덕분에 모처럼 환하게 웃었습니다.

제가 원래 떡ㅃㅗㄲ이만 먹고도 살 수 있다는 떡ㅃㅗㄲ이 귀신인데요. 하루는 자상한 우리 남편이 저를 위해 만들어 주겠다고 레시피를 불러달라는거에요. 막상 레시피를 가르쳐달라길래, "레시피는 무슨 레시피?" 하면서 평소 대충 만들던 기억 넘어 어렴풋이 즉석해서 지어냈어요.  근데, 남편이 그 레시피대로 만들어 온 떡뽁이가 평소 제가 만든 것보다 훨 맛있는 거에요. 그 이후로 맨날 부려먹다가, 오늘은 제가 일찍 집에 와서 출출하길래, 떡뽁이나 만들까 하다가, 그 레시피가 생각나서 찬장을 뒤졌죠. 드디어 발견한 남편의 레시피...

당근, 뭐 대충 영어로 쓰여 있을 줄 알았던 레시피에서 발견된 삐딱빼딱, 맞춤법도 틀리게 받아쓴 한글들.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평소 귀찮아서 잘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언제 이렇게 한글이 늘었는지. 우리 남편은 이렇게 아내 나라 문화를 이해하고 아껴주려 노력하는데, 평소 전 너무 무심했던 것 같아 잠깐 반성했습니다.

오늘 집에 오면 오랜만에 따뜻하게 안아줘야겠어요.
4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빛한스푼
    '08.9.5 12:17 PM

    하하하.. 남편분의 사랑과 성의가 듬뿍 담겨있는 레시피군요.
    특히나 서툰 한글로 씌여있는 게 감동적입니다.
    제 일도 아닌데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네요.

  • 2. 찌우맘
    '08.9.5 12:22 PM

    넘 멋진 남편이네요....^^

  • 3. 굳세어라
    '08.9.5 12:26 PM

    하 너무 귀엽다고 하면 욕할까요.. 부럽네요.

  • 4. 딸부자집
    '08.9.5 12:35 PM

    하하하 밑에 글은 안보고 사진만 보다가 다시 제목보고 남편이라는데 애가 썼나 했네요..
    밑에 글 보니 이해가 가는데 말이죠...넘 잼나요....

  • 5. 써니
    '08.9.5 12:35 PM

    아...외국분이셨군요...
    정말 감동적입니다...울신랑 보여줘야징~^^

  • 6. 달걀지단
    '08.9.5 12:46 PM

    이글은 미괄식 염장글...ㅠ.ㅠ

  • 7. 오렌지피코
    '08.9.5 12:51 PM

    앗! 아직 82의 룰을 모르시는 군요. 닭표시 해주시어욧!
    괜히 클릭했다가 지대로 염장받고 쓰러지는 아낙들을 구제하도록...ㅡ.ㅡ+++

    (된장.. 울 남편은 읽고 쓰고 다 할줄 알면서도 왜 라면 뒷봉지에 써져 있는 조리법도 제대로 못읽는지...ㅠ.ㅠ)

  • 8. 미란다
    '08.9.5 1:00 PM

    재밌네요^^ 설땅

    지금처럼 늘 행복하세요

  • 9. 또하나의풍경
    '08.9.5 1:03 PM

    와~~ 부러워요. 저희집 남편은 손에 물뭍히면 죽는줄 알아요~~~

  • 10. Laputa
    '08.9.5 1:06 PM

    일부러 로긴했어요. 답글 달려고..
    감동적인 레시피네요. ^^

  • 11. 상구맘
    '08.9.5 1:10 PM

    멋진 남편이시네요. 항상 행복하세요.
    저는 피코님 댓글에 쓰러집니다.

  • 12. bistro
    '08.9.5 1:20 PM

    남편분이 쓰시고 나서 바로 들고와 자랑하셨으면 귀여우시기만 하신데
    아무말 없이 그냥 쓰윽 찬장에 넣어두셨다니 멋지셔요 ^^

    우리 신랑은 자기가 생각하기에 쫌 잘했다 싶으면 얼른 달려와 궁디팡팡을 외치는 데 말이죠;;;

  • 13. 자두공주
    '08.9.5 1:34 PM

    부러워요~그리고 저도 저 레시피대로 함 해볼까싶네요^^

  • 14. 웅이맘
    '08.9.5 1:54 PM

    남편분 넘 멋지십니다.
    혼자서 얼마나 웃었는지...

  • 15. 레안
    '08.9.5 2:32 PM

    덕, 멸지, 설땅 ㅎㅎㅎ 너무 재밌어요.
    외국분인신것 같은데 그래도 발음에 비슷하게 한글을 잘 쓰시네요^^
    행복하실것 같아요~

  • 16. 지나지누맘
    '08.9.5 2:43 PM

    지누도 이런 남편감으로 키워야할텐데... ^^;;
    부럽싸와요!~

  • 17. 물빛
    '08.9.5 3:06 PM

    저도 저 레시피대로 해보고 싶어요 ㅎㅎ
    사랑받고 사시는구나 ^^ 행복해보이세요~~
    진짜 지대로 염장질이신걸요 ㅎㅎ

  • 18. 그린
    '08.9.5 3:37 PM

    가슴이 뭉클해져요.
    merong 님 남편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지네요.
    두 분이서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 19. 미조
    '08.9.5 3:49 PM

    저두 글씨가 왜 이래? 하고 글 읽어보니 아하! 했네요.
    그럼 평소에 두분은..남편분 나라말로 대화하시나요??
    저두 떡볶이 귀신인데^^; 저희 남편은 딱 한번 해주고는 사먹으라고 하네요 ㅠㅠ
    레시피 해석 좀 해주심 안되나용? ㅎ

  • 20. 깽굴
    '08.9.5 4:08 PM

    피코님 댓글 우하하하 피코님은 책을 쓰셔도 될거 같다는 ^^

    확실하게 염장질하셨네요 그러고보니 아이디도 메롱...T.T

  • 21. 진짜회원
    '08.9.5 4:23 PM

    ㅎ ㅎ ㅎ
    원글님 남편 넘 귀여워요..
    담엔 만드신 떡뽁기도 같이 올려 주세욤...

  • 22. Terry
    '08.9.5 5:50 PM

    지대로 '닭' 입니다요^^

    글씨마저 넘 귀여워요~

  • 23. 퍼플크레용
    '08.9.5 6:31 PM

    다른 나라 사람들은 '달' '딸' '탈' 소리를 구분 못한다는,
    소싯적 어느 강의에선가 흘려들었던 얘기가 문득 떠오르네요.

    어쨌든...최고의 레시피!!!

  • 24. 커피야사랑해
    '08.9.5 6:38 PM

    좋겠다.
    말 잘듣고 요리도 잘하는 남편 . . . 물론 안아주고 싶죠
    저는 목 쪼르고 싶은데. . .

  • 25. sylvia
    '08.9.5 6:55 PM

    처음에 사진만 보고는 아이가 써놓은 것인가??? 했었는데...
    앙~~~ 넘 넘 귀여우신 남편분이시네요...
    부러버 부러버...
    아니... 이렇게 애정을 과시해도 되는거에욧!!!
    나도 울신랑 안안주러 가야지~~~ *^^*

  • 26. 액션가면
    '08.9.5 7:14 PM

    외국분이셨군요~
    그럼 저두 이 레시피로 한번 만들어볼까요?ㅎㅎ

  • 27. 레몬트리
    '08.9.5 7:35 PM

    글씨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분명 남편이라고 읽은것 같은데, 아이가 썼나? 스크롤을 올렸다~ 내렸다~ 했답니다.
    아내를 위해 떡볶이 만들어주고, 더구나 레시피를 찬장에 넣어두고 아무말씀도 없으시다니..
    너무 멋지구리한 남편입니다.
    부럽구요.
    마데 인 코리아인 울남편은 어쩌나요??

  • 28. 귀여운엘비스
    '08.9.5 11:24 PM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남편 너무너무 귀엽고 멋쪄요!!!!!!!!!!!!!!!!!

  • 29. 봄봄
    '08.9.6 12:09 AM

    떡볶이 안드시고 레시피만 들여다봐도 배부르시겠어요
    (부러우면 지는거다!! ㅠㅠ)

  • 30. 행복이늘그림자처럼
    '08.9.6 12:35 AM

    1/3 cup 이라고 된것은 파인가요? 떡볶이에 웬 마가 들어가나..한참을 봤어요..^^;;

  • 31. 네오
    '08.9.6 1:29 AM

    마데인 코리아 우리신랑보다 명필이시네요..ㅎㅎ
    악필인 신랑..남앞에서 글씨쓸일있으면 저보고 써달라고 한다지요..;; ㅋㅋ
    컴터 없었음 어쩔뻔했는지..

    메롱님..염장이십니다..^^
    다음엔 떡볶이도 보여주세요~

  • 32. 매발톱
    '08.9.6 5:19 AM

    에구, 가슴이 순간 뭉클하네요...

  • 33. 빈이엄마
    '08.9.6 8:50 AM

    마는 마늘같은데요...ㅋㅋ

  • 34. 현승맘
    '08.9.6 9:15 AM

    아주 기분 좋은 레시피네요..ㅋㅋ

  • 35. 순이
    '08.9.6 10:54 AM

    여러사람 기분좋게 만드는 마법의 레시피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36. 소천(少天)
    '08.9.6 1:20 PM

    정말 마법의 레시피군요.
    ^^ 행복하시겠어요. 부럽삽~

  • 37. 미나리
    '08.9.6 1:47 PM

    한국사람 절로 느껴지네요....

    맛있게 드세요......

    이게 뭔가 했네요......

    귀여워요......사랑해요.....

  • 38. 사탕발림
    '08.9.6 10:15 PM

    닭 표시 없어서 무방비로 들어왔다가 당황하고 있습니다. ^^;
    남편분 오시면 꼭 안아주세요.

  • 39. 아네스
    '08.9.6 10:48 PM

    주변에 외국인과 결혼한 친지, 친구가 좀 있어요.
    우찌 살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들었는데..이런~전 그래서 요즘 후배들에게
    글로벌 연애를 강추하고 있답니다. ^^

  • 40. 성주댁
    '08.9.7 8:46 AM

    남편분의 사랑이 느껴져 슬며시 웃음이 나네요
    행복 하세요~~~

  • 41. 오뎅조아
    '08.9.9 9:04 AM

    ㅎㅎㅎㅎㅎㅎ
    사랑이 느껴져요...
    여자들은 이런 사소한것에 감동받는데요...
    부럽습니다,,

  • 42. 그린비
    '08.9.9 9:18 PM

    정말 정말 따뜻함이 넘치는 레시피 입니다. 사랑의 떡뽁이... 아웅~ ^^

  • 43. merong
    '08.9.11 6:10 AM

    이렇게 많은 댓글 제 생전에 처음 받아봤습니다. 감동~

    원래 "이런글 저런 질문"에 올렸다가 1분만에 글이 없어져서, 내가 실수로 "글 삭제"를 눌렀나? 하면서, 다시 올리기 귀찮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오늘 82관리자 분께서 보내신 쪽지를 읽고, 이곳으로 글이 옮겨졌다는 걸 알았습니다. 모르는 사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네요.

    1/3 컵은 파 (잘게 썰은)입니다.

  • 44. 아네스
    '08.9.12 4:42 PM

    닭볶음탕 맛본 외국인이 레시피를 물어보더라구요..저는 그냥 대충 눈대중에 손대중으로 만든건데..당황스럽더군요..그래서 바로 둘이서 실습 들어갔더랬죠..옆에서 보면서 알아서 레시피 작성하더군요..ㅎㅎ..

  • 45. 샤이보리
    '08.9.14 1:27 AM

    오렌지피코님이랑 커피야 사랑해님 댓글 읽다가 웃겨 죽을 뻔 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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