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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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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주말에 먹은 불고기전골과 콩나물북어국~

| 조회수 : 6,494 | 추천수 : 24
작성일 : 2006-02-27 17:31:34
지난 토요일엔 남편이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왔어요.
병원에선 이제 걱정하지 말라지만 예전에 큰 수술을 받았던 데다가, 워낙에
술을 안 마시고 못 하는 사람이라 술 마신다고 하면 어찌나 걱정이 되던지...
벌건 얼굴로 비틀비틀 들어오는 거 보면 정말 울고 싶어진답니다.

게다가 이번엔 글쎄 글쎄~ 새벽에 일어나서 쇼트트랙 보고, 아침 일찍 장보려고
나가는데 보니!!! 글쎄, 현관문이 열려 있는 거 있죠?
저희 집이 디지털 도어락이라 따로 잠그지 않아도 잠기는 건데, 비틀 거리면서
들어오다가 제대로 닫지도 않고, 그냥 열어 둔 거였어요!!!
정말 아찔 하더라구요. 이 험한 세상에 현관문을 열어두고 밤을 보내다니!!!

암튼 술 취한 남편을 위하여 주일 점심은 콩나물북어국으로~
북어국은 자주 끓였는데, 콩나물 넣은 건 처음이라 심혈을 기울였답니다.



콩나물 넣기 전에 황태를 달달 볶아 충분히 우려냈더니 국물이 뽀얗게 됐어요.



영양 듬뿍 든 굴전과 애호박전입니다. 굴이 어찌나 크고 탱글거리던지~
제가 저희 수퍼 생선 코너에서 유일하게 사는 게 굴과 전복이에요.
그런데, 맨날 생선 좀 사볼까 하고 기웃기웃 거렸더니 생선 코너 아저씨가 단골인 듯
반갑게 맞아 주신답니다. 정작 사지는 않는 무늬만 단골인데도...ㅎㅎ



상차림입니다. 우리집 상비 반찬인 해초무침과 장조림+메추리알 하고, 시래기나물
무쳤어요. 음식 남기는 거 싫어서 조금씩 조금씩.. 저래도 남는답니다. -_-

저녁은 김혜경 샘의 희망수첩을 보고 벼르고 별렀던 전골! 그런데, 그냥 어쩌다 보니
정체불명의 불고기 전골이 되어 버렸어요. ㅎㅎ



저에게는 요리국물이 없는 관계로(아직 우리 수퍼엔 안 들어왔더군요. 이마트까지 갈까
했는데, 시간 관계상 포기) 직접 국물을 냈어요.
대파, 다시마, 무우에 표고버섯, 건새우, 멸치를 1회용 티백에 넣어서 팔팔 끓였어요.
(저 티백은 수퍼에서 팔길래 사왔는데, 국물이 안 더러워져서 좋더라구요.)



불고기용 고기 사다가 참기름, 후추, 맛간장, 깨소금, 키위(키위 넣어서 색깔이 좀 이상하죠?ㅎㅎ)
넣어서 8시간 정도 재워 놨어요.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팽이 버섯, 쑥갓, 미나리,
양배추, 당근, 남편과 제가 넘 좋아하는 떡과 당면이 재료예요. 당면은 미리 불려 놓은 거,
국물 팔팔 끓을 때 나중에 넣어줬구요. 넘 일찍 넣으면 맛있는 국물을 당면이 다 잡아
먹는다고 해서. ^^;

근데, 초보와 베테랑의 차이는 이런 건가봐요. 김혜경 샘이나 다른 고수분들 보면
전골을 해도 집에 있는 재료들을 찾아서 잘들 하시던데, 저는 뭐 한번 하려면 재료를
일일히 다 사거든요. 사고 남은 거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역시 고수의 길은 멉니다.



초보의 손 끝에서 만들어졌거나 말거나 맛나게 팔팔 끓고 있는 불고기 전골~
정말 느무느무 맛있었어요. 저 많은 걸 다 먹었구요, 반 정도 남았을 때, 각자 그릇에
담아 내고...



너무 너무 해먹고 싶었던 볶음밥으로 마무리!
김치 잘게 썰어 물기 쪽 뺀 거랑 김가루, 참기름만 넣었는데도 으찌나 맛나던지,
싹싹 긁어서 다 먹었지요.

전골을 하다 보니 문득 드는 생각 하나.
어렸을 때, 전골을 먹어본 첫번째 기억이 초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소고기나 돼지고기 구이도 아니고, 전자렌지에 팔팔 끓여 가면서 먹는 게 어찌나
신기하던지. 엄마가 앞접시에 계란 하나씩 깨서 와사비간장 찍어 먹는 걸 가르쳐
주셨는데, 어린 나이에 그게 또 그렇게 재밌더라구요.

그리고, 그 후로 국수전골, 야채전골, 버섯전골, 불고기전골... 전골 퍼레이드가 3,4일
간격으로 계속 됐던 기억이 나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전골에 처음 도전해 본 엄마가 가족들로부터 반응이 좋으니까
신나서 매번 상에 올리셨던 듯.

엄마가 참 귀여운 구석이 있구나 싶어 다시 생각해 보니... 그때 엄마 나이가 지금  
제 나이 보다도 어린 나이였네요... 엄마는 항상 엄마이기만 한 줄 알았는데,
엄마도 여자고, 아내이고, 사랑 받고 싶어하는 대상이었다는 걸 잊고 있었어요...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웃자!!
    '06.2.27 6:37 PM

    우리 친하게 지낼래요?
    *^^*
    맛있겠다!!

  • 2. 봉나라
    '06.2.27 6:57 PM

    나두 나두! 요리솜시 대단하시네여~ 한수 부탁함다

  • 3. 이쁜아이맘
    '06.2.27 9:53 PM

    저도 요리하면서 문득 문득 엄마 생각 할때 있어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엄마가 가까와 집니다.

  • 4. 피카츄
    '06.2.27 10:28 PM

    참 맛깔스럽게 하셨네여,,^^
    저도 낼 호박전하려고 호박 사왓다는~~

  • 5. 정은하
    '06.2.27 10:30 PM

    참 요리 깔끔하게 하시네요. 좋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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