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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자취생의 식단공개, 스킨 스쿠버 다이빙의 세계

| 조회수 : 10,430 | 추천수 : 6
작성일 : 2013-06-30 03:52:14

안녕하세요. 너무 너무 오랜만이네요:-)

그간 어찌나 식단 공개를 안하고 사진만 쌓아 두었는지 올 봄에 해먹었던 음식 사진들이 아직까지 밀려 있네요.

일단 스압 예고 드리고 백년만의 식단공개 나갑니다!




지금보니 왠지 더워 보이는 비지찌개. 

김치랑 돼지고기 듬뿍 넣고, 청양고추 썰어서 칼칼하게 끓였습니다. 





비지찌개 끓여서 흰쌀 밥에 갈치구이, 조미김.  무나물, 시금치 나물, 콩나물 무침까지 해서 혼자 먹는 저녁. 

아마 비빔밥 해먹는다고 나물 몇가지 했던 것 같은데 비빔밥 사진은 어디로 갔는지 행방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멍청하게 나온 사진이지만 장어구이. 

집에 내려갔다 장어를 좀 얻어와서 덮밥 해먹으려고 만들었지요. 

장어는 초벌과 재벌을 거쳐 충분히 익혀준 뒤에 양념을 넣고 졸여야 타지 않아요. 

고추장에 매실액 넣어서 살짝 달게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간만에 만들어 본 피클. 

오이피클은 되도록 떨어지지 않게 중간중간 만들어 먹는 편인데 어느 식당에 갔더니 양배추 피클이 기가 막히게 맛있어서 따라 만들어 봤습니다. 

오이피클 보다 조금 덜 새콤달콤한 맛이 나는게 포인트. 

하지만 아직까지 궁극의 촛물 비율은 찾아내지 못했어요. 달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새콤하고 은근한 맛이 있는 그런 촛물 비율을 아시는 분 있을까요?





아, 심지어 정월 대보름에 해먹은 나물 사진이 나오는군요.

동생 둘과 셋이 살다 하나는 타지로 하나는 교환학생으로 떠나 보내고 

혼자 밥 해먹는 처지(?)가 되었지만 보름은 보름이니까! 간만에 소매 걷어 부치고 나물 여덟가지 만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많이 만들어서 이틀동안 나물 비빔밥만 먹었었네요.





그리고 간만에 손님 초대해서 먹었던 샤브샤브.

지금 보니 더운 음식들만 즐비하네요.




버섯이랑 숙주나물, 청경채 등 채소 준비하고 냉동실에 있던 소고기를 꺼냈습니다. 

육수는 간단히 무랑 다시마로만 냈고요.



다들 잘 먹어줘서 흡족했던 저녁. 

나중에 끓여 먹은 김치 칼국수가 정말 맛있었는데 사진이 없네요.



그리고 2차는 와인. 

안주는 연어회에 단감 카프레제예요. 



단감 카프레제는 다른 사이트에서 얻은 팁인데 토마토가 비싼 겨울철에 단감으로 카프레제를 하면 맛있다길래 따라해봤습니다. 

아주 훌륭했어요! 지금은 토마토가 훨씬 더 싼 계절이 되었지만요 흑.


그리고 지금 올리려니 생뚱맞기 그지 없는



만두.


소로 들어갈 재료는 깨끗히 씻어서 다지고 두부는 있는 힘껏 짜서 물기를 빼줍니다. 



묵은지도 꺼내고 돼지고기도 사왔지요.



빚다보니 소를 다 써버려서 남은 만두피를 없애기 위해 급조한 납작만두소. 

부추랑 삶은 당면만 넣어주면 된다길래 얼른 만들었죠.


친구 불러 같이 빚었는데 백개 조금 넘게 나왔었네요.




다 빚은 만두는 살짝 데쳐서 모두 냉동실에 넣어 줍니다. 



노동이 끝났으니 이제는 먹어야할 때!

데칠 때 터진 만두만 골라서 담아주고, 



저녁은 즉석 떡볶이로. 

지인의 제보로 알게 된 홍대의 모 즉석 떡볶이가 너무 맛있어서 포장까지 해와 빚은만두랑 같이 먹었습니다. 





다음날은 부산오뎅 넣고 떡만두국. 



봄기운이 느껴지길래 차려본 아침상. 



엄마가 쑥이랑 달래를 보냈길래 조개 넣고 쑥국 끓이고요, 달래 넣어 된장찌개도 했습니다. 

나물 몇가지에 계란찜, 김치, 구운김이 전부인 아침.



남은 표고버섯 넣어서 포슬포슬하게 만든 계란찜.



시골 달래라 그런지 향이 좋았어요.



시금치 나물, 취나물, 콩나물 무침, 취나물 되겠습니다. 





만두빚기에 노동력을 제공한 친구에게 아침도 차려주고 별건 아니지만 감사의 표시로 후식도 줬지요. 

집에서 만든 요거트에 딸기랑 바나나 넣고 키위잼 올려 줬더니 세 그릇을 먹더군요....



그렇게 겨울은 지나고 계절은 어느덧 봄. 

키톡에도 종종 썼었지만 작년에 혼자서 제주엘 참 많이도 다녔는데요. 


혼자하는 여행이 처음 시작된 후에 일주 버스에 몸을 싣고 제주를 돌면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시시각각 풍경을 달리하는 제주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수많은 이야기를 듣고 나누며, 헤일수 없을만큼의 술을 마셨습니다. 

각 지역마다 깊이와 빛깔이 다른 해변과 코스마다 그만의 결을 가지고 있는 올레길, 낮고 작은 오름들, 계절에 따라 풍광을 달리하는 한라산.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어느 게스트 하우스에선가 그런 말을 들었죠. 처음 제주에 다니면 화려한 바다에 매료되어 해변을 좇아 다니다, 

순수하게 걷는 것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올레를 가게 되고, 그러다 오름의 소박함, 한라산의 진중함에 빠져들게 된다더군요. 

그리고 종국에는 다시 바다로 돌아와 수면 아래로 들어가게 되는 다이빙을 시작하게 될거라고요. 

저는 왕년의 모범생답게 착실히 그 수순을 밟으며 아홉번째 제주여행에서 다이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겨울에만 두번이나 한라산엘 다녀왔지만 한라산 등반 코스의 꽃이랄 수 있는 관음사 코스로 가보지 못한게 못내 아쉬워 2월의 끝무렵 다시 제주를 찾았지요.

9시간이 넘는 산행은 저의 두다리를 꺾어 놓기에 충분했고 다음날은 아무런 일정도 없이 카페에서 친구와 시시덕거리다 늘 가던 동네(!) 골목에서 우연찮게 스킨 스쿠버 사무실을 발견하게 되었죠. 

여기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었지만 저번 가을부터 스킨 스쿠버를 한 번 배워보고 싶었던 차에 체험 다이빙을 신청하고 다음날 바로 바닷속으로 들어 갔습니다. 

그 전에도 스킨 스쿠버 체험 문의를 여러 업체에 해본 적이 있었지만

제주 여행은 주로 혼자 하기 때문에 1명의 체험 다이빙 손님은 받지 않는다는 답변만 줄곧 들어오다 이 샵에서 비수이기도 하니, 

혼자라도 시켜주겠다는 말에 겁도 없이 다이빙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어요.

간단한 이론교육과 함께 시작된 체험 다이빙은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다른 교육생이 없었기에 강사님과 1:1로 수업을 받을 수 있었고 처음에 입으로 호흡하는 것에 적응하지 못해 허우적 거리는 저를 강사님이 잘 돌봐(!)주셨거든요.

2월말의 제주바다는 차가웠지만 입수 후에 물 속에서 호흡하던 그 숨소리와, 수면 아래서 바라보던 햇살은 오랫동안 잔상으로 남을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곳에도도 여러번 썼지만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이라, 2월 제주여행이 마지막이다, 스킨 스쿠버 체험만 하고 올라가서 공부하는거다, 

라는 허황된 다짐을 하며 시작한 체험 다이빙이었습니다만 서울에 올라와서 내내 다이빙 생각이 나, 

그래 기본 라이센스만 따고 올라오자 라는 마음으로 3월초에 다시 제주를 찾았지요.


스킨 스쿠버 라이센스는 크게 오픈워터-어드밴스-레스큐-마스터-어시-인스트럭터로 나뉘어요.

라이센스를 발급하는 단체마다 그 세부사항이 조금씩 다르지만, 어쨌든 저는 조금이나마 다이빙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 오픈워터 라이센스를 딸 계획으로 내려갔지요. 

보름만에 다시 제주에, 그것도 혼자, 강사님 표현으로는 여자 혼자, 

내려와서 수온 11도에, 웻슈트를 입고 교육을 받겠다는 만 25세-_-의 아가씨(?)가 조금은 생경스러운 모양이었는지 처음엔 말리기도 하셨지만 그래도 교육은 시작됐습니다.

유일하게 잘 할 수 있는 이론교육을 받고, 수영장 강습을 거친 뒤 바다로 바다로.





원래 오픈워터 교육은 2박 3일 일정으로 끝나는게 정석이지만 비수기이기도 했고

어쩌다 보니 강사님들과 술친구과 된 덕분에 여행 일정을 무한히 늘이면서 하루종일 바다만 바라보다 들어갈 수 있을때면 서슴지 않고 입수! 했습니다. 

조금씩 깊은 수심으로 들어가고, 하잠 연습을 하고, 마스크에 물이 들어와도 코로 물을 먹어도 호흡기를 잃어 버려도 괜찮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하고, 

너울이 심해도 비가 와도 바다에 들어 갔었죠.

운동신경도 없고 원래 몸으로 하는 것에 소질이 없는 탓에 일취월장은 고사하고 하루하루 주어지는 과제도 제대로 수행해 나가기 벅찼지만 

답보와 퇴보를 반복하며 다이빙은 그렇게 계속 되고 있었습니다.  




사실 다이빙이 좋았던 건 우아한 물 속 세계의 매력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눈 앞에서 은색의 멸치떼가 춤을 추고 갖가지 산호초가 발아래 지천으로 깔려 있는 그 경관은 물론 아릅답지만

계속해서 다이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건 물 속에서 호흡하는 그 순간이 정말이지 아늑했기 때문이지요. 

다이빙엔 경험이 전무하지만 등산은 때때로 다니는 편이었는데 산에 오르다 보면 숨이 가빠지고 온몸이 열기로 가득해 질때가 옵니다. 

근육은 찢어질 것 같고 어느새 몸은 흥건히 젖어드는데 어느 순간이 되면 머릿속이 명징해지면서 모든 잡생각이 사라질때가 있지요. 

일종의 러너스 하이같은 상태인데, 그 순간만큼은 일말의 스트레스도 없이 몇천미터 아래를 바라보며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낄 수 있죠. 

그런데 다이빙은 호흡하는 매순간마다 그런 기분이 드는겁니다. 

귓전을 울리는 호흡소리에만 집중하며 양수속의 태아가 된것처럼 아늑하고 편안한 기분으로 끊임없이 바닷속을 유영할 수 있지요. 




원래 6박 7일이었던 여행 일정이 15박 16일로 늘어날 동안 다이빙 횟수 20회를 채우며, 눈 뜨는대로 물때를 보고 바다로 나가 파도와 시야를 체크하던 시간들. 

아침 일찍 갯바위 틈에서 피어 오르는 해무도, 석양이 산개하던 해변도, 심장에서 나비들이 날고 있는 것 같던 바닷속에서의 그 기분을 잊지 못해, 

생사의 극단을 오가며 느꼈던 공포와 환희가 그리워 오픈워터 과정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와서의 일상을 유지하는데 참 애를 먹었습니다.


제주에서는 해지면 할 일이 없어서 낮에는 다이빙-밤에는 음주, 파도치면 낮에도 음주-밤까지 음주인 생활을 계속 하다보니

서울에 올라와서는 되도록 담백하게 먹으려고 노력 했어요.

 

토마토 치킨 수프, 구운 두부 샐러드, 수란, 수제 양배추 피클, 바나나 반쪽, 우유 한 잔.

 

닭가슴살 사와서 샐러드를 할까 했는데 닭 한마리를 통째로 사는게 더 싸길래 수프를 만들어 봤었죠.

토마토 페이스트가 떨어져서 생토마토를 넣고 끓였더니 생각보다 조금 묽게 된것만 빼면 아주 맛있게 만들어졌답니다.

 

하지만 친구가 놀러 오면 모든게 fail.


친구가 와인을 사와서 차려본 저녁. 카프레제에 안심 스테이크예요.

서울 올라와서 코빼기도 안 비추고  또 제주 간다고 욕을 욕을 하길래 특별히 초까지 켜줬습니다.


 

아, 제가 쓰다 말았는데 오픈워터 과정 끝나고 사실 다이빙 생각에 잠못 이루다 보름을 못참고 다시 제주에 내려가 어드밴스 과정을 밟았습니다. 


자세도 많이 좋아졌구요.


 

SMB라고 하는 부표를 띄울 수도 있게 되었죠:D


그리고 다시 서울에 올라와 간단히 아침.  


소고기국 끓이고 반찬할 시간이 없었기에 찬은 간단히.

묵은 달래장 꺼내고 두부 부쳐 두부전 하고요. 

김치에 깻잎장은 원래 있던 것이고 브로컬리 데치고 계란찜 만들어 조촐한 아침 한상 차려 친구랑 같이 먹었습니다. 


냉장고에 방치 되어 있던 안심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던 차에 키톡에서 스테이크 소스 레서피가 인기를 끌고 있길래 실험차 만들어 본 저녁.



암만 찬양 일색이라도 실제로 만들어서 먹어보면 별로인 레서피들이 워낙 많아서 딱히 기대 안하고 만들어 봤는데 맛있었어요!

아몬드 샐러드에 수제 피클, 안심 스테이크. 구운 양파와 토마토, 올리브. 와인 없이 요것만 먹었습니다. 정말이예요.




토마토, 양파, 청양고추가 주재료인데 만들기도 간단하고 맛도 좋았어요.

원래 레서피엔 미림이 들어가는데 집에 미림이 없기도 하고 굳이 안넣어도 될 것 같아 매실청으로 대신 했지요.

 

 

제주에서 회랑 해산물을 너무 먹었더니 서울에 오면 맨날 고기반찬만 먹었네요.


싱겁게 끓인 된장국에 제육덮밥.

반찬은 열무김치, 마늘 장아찌, 배추김치, 푸성귀가 다인 단촐한 저녁.




싱겁게 먹으려고 고추장을 조금만 넣었더니 색깔이 별로네요.

 


 그리고 다시 잠깐 제주 이야기.

 

작년에 한참 제주 구석구석을 걸어서 돌아 다니는 재미에 빠져 두달에 한번 꼴로 제주에 다닐 때

제주가 그리 좋으냐는 질문 아닌 질문을 종종 받았는데 그럴때면 농담삼아 정신과 대신 제주에 다닌다고 말하곤 했었죠.

오랜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성취없이 방향 잃은 패배감만 가득했던 시기에, 내면의 격랑 속에서 어떻게 갈피를 잡아야 할지 알 수 없었을 때

작년 삼월 모슬포 바다에 저는 있었고 목적도 이유도 없이 그냥 걸었습니다.

열적은 고백이지만 흙을 밟고 땀을 흘려가며 하루 온종일, 보름을 타박타박 걷기만 하면서

알량한 자기연민과 사소한 고통을 지옥이라 과장했던 시간에 겨우 결별을 고할 수 있었습니다.

삶의 누수를 알리는 신호음이 들려 올때면 제주를 찾았고 고여서 흘러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막막함들을 떠나 보내고 왔습니다.

 

어쩌면 음식을 하는 것도 비슷한 궤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물론 먹여 살려야 하는(!) 동생도 있고, 자취를 하는 마당에 매끼마다 사먹을 수는 없으니 음식을 해야만 하는 이유도 분명히 있었습니다만

재료를 다듬고, 어떤 것은 데치고 어떤 것은 볶아서 가지런히 접시에 담아 내는 과정은 

걷는것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에 집중하게 하고 마음 속의 파고를 가라 앉히는 명상 같은 일이었거든요.

 

그리고 우연히 접한 다이빙.

하루가 온전히 죽어 있는 것 같기만 할 때 물 속에서 호흡하는 소리를 듣는 일은 제 삶을 방증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물 속에서는 오로지 지금 내가 죽지 않고 사는 것에 몰입하면 그만입니다. 살아서 수면 위로 다시 나가야 한다는 생각만이 모든 감각을 지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면 아래에서는 내가 지금 살아 있고, 내 몸에 피가 돌고 심장이 뛰고 있단 사실이 그 어느때보다 투명하게 느껴지죠.



 
아무것도 손에 쥔 것이 없는 채로 그간 해왔던 공부와는 무관한 무언가를, 그것도 몸으로 배우는 일 또한 제게 청신한 낙관과 건강한 긍정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올 상반기 동안 여러번 제주를 오가며 누적 로그(다이빙 횟수) 70회에 빛나는 다이버가 되었고 지금은 레스큐 과정 중에 있지요. 



들뜨고 애달았던 제주에서의 시간은 지나고 돌연히 서울에서의 삶이 다시 시작된 것은 유감이지만

일상의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요리로 소일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래도 여전히 즐겁습니다.



여름이니 열무김치 한번 담는 것은 인지상정.


열무에서 풋내가 스며나오지 않게 하려면 보리를 삶아 그 물과 보리를 넣어주면 됩니다.

사진에 하얗게 나온것이 보리.


 

냉동실에 방치되고 있던 갈비감 꺼내 갈비찜도 해먹었네요.



핏물을 빼주고


배 하나 다 갈아넣은 양념장에 재웠다 쪄주면 완성.

압력밥솥으로 만드는게 더 맛있지만 설거지가 귀찮아 그냥 냄비로 했습니다.


죽어가는 오이 꺼내 피클도 만들고요.




역시 냉장고에 너무 오래 둔 덕에 묵은내 나는 김치는 꺼내서 한 번 볶아줬습니다.



묵밥 할때 넣어 먹을거예요.


더워서 입맛 없으면 오리백숙도 만들고요


 

여름비 쏟아지는 날엔 친구 불러 와인 한 잔 하기도 했네요.




친구는 안심 스테이크를 주고 저는 새우채소볶음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아몬드 샐러드에 체리. 죽어가던 오이로 만든 피클.

양파, 가지, 아스파라거스, 마늘, 토마토 있는 재료 대중없이 때려넣고 만든 새우볶음.

간은 소금과 후추로만 했어요.




친구는 안심 스테이크에 양파랑 아스파라스, 마늘만 구워 대충 한접시.

 

 

아침부터 찾아와 밀린 스터디 자료를 줄테니 소세지 부침과 된장국을 내놓으라는 친구의 말이 구지가의 한대목처럼 들렸지만


동생처럼 호박선이 먹고 싶네 집에서 돈까스를 해먹으면 좋겠네 하는 것도 아니고

된장국에 소세지 부침이니 해주기로 하고 같이 아침을 먹은 날도 있었네요.


소세지 부치고 남은 계란물로 계란말이 하고요, 만들어뒀던 볶음 김치 꺼내고 열무김치도 맛이 들어 담아 냈습니다.

마늘 장아찌랑 구운김은 서비스.

 


아침 먹었으면 곱게 집에 가야지 기출문제집 나눠보자며 점심때까지 집에 눌러 붙은 친구에겐 짠지만 가득한 점심상을.




현미밥에 추어탕.

열무김치, 갈비찜, 부추김치, 곰취 장아찌입니다.

 

추어탕은 엄마가 끓여서 보내 주신거라 냉동된 국 끓여내기만 했고


갈비찜도 하루 전에 만들어 뒀던거라 재고 정리차원에서 담아주고


곰취 장아찌는 예전에 담그면서 간을 잘못 맞췄는지 싱겁게 맛이 들어 얼른 해치우고 싶은 마음에 내놓았네요.

 

 

그리고 또 어떤날 아침.


현미밥에 감자탕.

반찬은 딱봐도 성의가 없습니다만...

배추김치, 열무김치, 생토마토, 오이에 풋고추, 양상추 샐러드에 계란말이입니다.


너무 거창해서 우습기까지 했을, 요리하면서 명상 운운은 다 어디로 가고

더우면 급격하게 초라해지는 찬들입니다.

불 앞에 서있기 힘들어서 생채류와 짠지가 대부분이네요.


감자탕이야 올려 놓으면 익으니 뭐:-)

 

 

 

 

오늘의 지난한 잡담과 식단공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어김없는 스압에 대놓고 궁상까지 떨어 글 올리는 마음이 영 편치는 않습니다만 뭐 어쩌겠어요.

변함없는 인사말로 마무리 해야죠.

 

다음 식단공개는 좀 더 자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다들 여름날 잘 나시길..! 

 


 

p.s

저의 자세를 찍은 사진은 제 강사님이 촬영 하신 거고

나머지 수중촬영 사진은 제 강사님의 선배이신 수중촬영 전문PD님이 촬영하신 작품입니다. 

웹상에 게시한다고 허락을 받고 올린거긴 하지만 무단으로 사용하시거나 다른 사이트로 가져 가시면 곤란해요:-)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눈대중
    '13.6.30 6:02 AM

    예전에도 그랬지만 음식도 감동이었지만, 대단하네요.
    전 스노쿨링도 벌벌 떨면서 했었는데.
    그래도 제주가 힐링이 되었다니 다행이에요^^
    원래 25살이 정말 힘든 시기인것 같아요. 힘내세요!

  • 벚꽃동산
    '13.6.30 9:09 AM

    격려 감사합니다:D
    전 다이빙 열등생이라 아마 제 로그를 반 정도 깎아야 동일 횟수 다이버들과 비슷한 레벨이 될거예요
    저도 스쿠버 다이빙 보다 스킨 다이빙이 처음엔 훨씬 더 힘들더라구요.
    기회가 되면 스쿠버 다이빙에도 꼭 도전해 보세요 정말 재밌답니다:-)

  • 2. 연이연이
    '13.6.30 6:28 AM

    힘들었다고는 하지만 다시 일어서는 법을 누구보다 잘아는 분 같네요. 오히려 보는 제가 힐링이 됩니다. ^^
    너무 잘살고 계신 스물다섯입니다.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네요~

  • 벚꽃동산
    '13.6.30 9:14 AM

    감사합니다. 나이는 만..만으로구요 흑흑.
    스스로 일상을 다잡지 않으면 누가 대신해줄 사람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제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맨날 제주 오간건...-_-)

  • 3. ghdWkd
    '13.6.30 8:54 AM

    처음 글 봤을 때 무슨 공부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는데...
    국어 좋아하세요?^^
    강약을 조절해서 하나 둘 하나 둘
    힘내세요!!

  • 벚꽃동산
    '13.6.30 9:15 AM

    하하 부끄러우니 아셔도 무슨 시험인지는 모른척 해주세요.
    국어는 좋아하지만 제 시험과는 크게 상관 없습니다:-)
    격려 감사합니다.

  • 4. 민들레 하나
    '13.6.30 11:51 AM

    13년차 주부 급 반성하고 있습니다.
    음식솜씨뿐 아니라 글솜씨도 출중하시네요.
    앞으로도 자주 올려주세요~

  • 벚꽃동산
    '13.6.30 2:10 PM

    칭찬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미루지 않고 자주 인사 드리도록 할게요!

  • 5. 섬돌
    '13.6.30 11:59 AM

    글 잘 봤어요. 여름에 제주여행계획있어서 더 유심히 봤어요. 전 스노클링은 아주 좋아하는데 바다속 깊이 들어가는건 무서워해요. 수영장에서도 깊이 가라앉아 주변을 보면 숨이 막힐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수영은 좋아하지만요. 저 젊은 시절 방황 내지 힘들었던 생각도 나고. 지금 같으면 나도 저렇게 여행하며 많은것 배우고 할링이 됐을텐데... 소심해서 혼자 여행다닐 엄두가 안났거든요. 암튼 잘 봤습니다. 화이팅하세요!

  • 벚꽃동산
    '13.6.30 2:12 PM

    수영장에서 깊이 가라 앉으면 당연히 숨이 막힐 것 같은 기분이 들겠죠.
    장비 없이 호흡을 참고 하잠 하신걸테니까요:-)
    스쿠버 다이빙은 공기 탱크를 메고 호흡기로 호흡하기 때문에 처음 호흡하는 방법만 익숙해 지면 숨이 막힐 일은 전혀 없답니다.
    격려 감사합니다:-)

  • 6. 달의딸
    '13.6.30 12:03 PM

    오픈워터, 하고싶어도 겁이 많아서 못하고 딸아이를 살살 꼬셔서 해보게할까 하고있습니다만
    울나라 고딩이들은 공사가 다망해서 자꾸 미뤄지네요.. 이제 한국에도 다이빙 코스가 많아졌나봐요.
    다이빙 들어가시는 전날, 술 드시지마세요. 술드시면 혈당, 혈압 내려가는데 물에도 압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거든요. 아직 젊어서 잘 느끼지 못하시겟지만 나중에 나이들면 젊어서 어찌 살았나 몸으로 다 올라오더군요. 술드시지 마시고, 강습기간이나 물에 들어가는 기간에는 참으셨다 마지막날 드시면 더 좋을거에요.

  • 벚꽃동산
    '13.6.30 2:13 PM

    다이빙 코스라 함은 아마 다이빙 포인트를 말씀 하시는거겠죠?
    제주나 동해 쪽에서는 꾸준히 다이빙이 진행되고 있었더라구요. 저도 시작하기 전에는 몰랐지만.
    그리고 메뉴얼 상에도 다이빙 전에 음주는 삼가라고 되어 있지만 과하지 않은 한도 내에서 다이버들끼리 소소하게 즐기며 마시는 경우는 종종 있죠.
    걱정 감사하구요. 조심조심 다이빙 하겠습니다!

  • 7. 곶감숙
    '13.6.30 1:49 PM

    와 자취생의식단 최고예요!정말~정월대보름나물보고 감탄했어요 주부들도 일일이다챙겨먹을까말까하는데,그리고만두까지!! 최고예염!!!

  • 벚꽃동산
    '13.6.30 2:14 PM

    전 시골에서 자라서 정월이 큰 명절이었어요. 그래서 새해에 떡국 끓여 먹듯 당연히 보름엔 나물을 해먹어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있달까요-_-;
    만두는 한 번 빚어 놓으면 훌륭한 겨우내 양식이 되니 품 들여 할만해요:-)
    칭찬 감사합니다!

  • 8. 우화
    '13.6.30 1:58 PM

    완전 멋진데요?
    저처럼 물속에 들어가면 공포를 느끼는 사람에겐 그림의 떡이지만 해보고 싶다는 맘이 드네요.

  • 벚꽃동산
    '13.6.30 2:18 PM

    처음에 적응하기가 어색해서 그렇지 조금만 하다 보면 금방 괜찮아져요.
    저도 몸치에 수영도 못하는데, 심지어 열등생이라는 소리도 들었는데!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요:-)

  • 9. 딩동댕유치원
    '13.6.30 4:41 PM

    요즘 스킨스쿠버 자격증에 관심이 생겨서인지 글을 잘 쓰셔서 인지 한 줄 한 줄 다 읽었네요.아주 재밌게요ㅎ
    근데 정말 스물다섯 맞으세요? 요리솜씨며 글에 성숙함이 가득 묻어나와요... 전 휴양지 놀러갈 때마다 스노쿨링만 하다왔는데 다이빙과는 다른 차원의 경험이겠죠? 저도 꼭 도전하고 싶네요

  • 10. 루루
    '13.6.30 5:43 PM

    저기..... 저랑 친구하실래요? ㅎㅎㅎㅎ
    그럼 저 맛난 밥 얻어 먹을 수 있는지... 저 청소는 아주 잘합니다 ㅎㅎㅎ
    여름에도 더운 음식 좋아하는 저로서는 아주 좋은 글입니다 급샤부샤부가 끌립니다 ㅎㅎㅎ 제주 바다보니 너무 더운 오늘 시원한 바람 한자락이 불어오는 것 같습니다.

  • 11. 물고기
    '13.7.1 12:52 PM

    놀랍습니다.
    음식이며 제주여행이며 스쿠버다이빙이며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네요.
    열정적인 삶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짝짝짝!!!

  • 12. 그까이꺼
    '13.7.2 2:06 PM

    완전 부럽습니다..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네요..
    스킨스쿠버 정말 배우고 싶은것 중 하나인데..
    급 친구하고 싶어지네요..^^

  • 13. 푸른강
    '13.7.2 5:11 PM - 삭제된댓글

    글도 잘쓰시고 요리도 잘하시고
    오늘 키톡왔다가 싱글족들 밥상에 기죽고 가요.ㅠ.ㅠ

  • 14. 은후
    '13.7.3 3:05 PM

    정말 자취생이세요?!?!? 음식 퀄리티가 장난이 아닌데요? ;ㅁ;
    저랑도 친구하실래요,,? ^^* 저는 빨래를 잘합니당..ㅋㅋㅋㅋ

  • 15. 포에버앤에버
    '13.7.7 10:48 PM

    놀랍네요 20대싱글이시라는게! 부럽기도하고..난 20대때 왜그렇게 열정적이지 못했나싶고.
    남편이 다이버라 가끔씩 여기저기 따라가는데 20대아가씨들이 많더라구요 외국에선 특히나..
    너무하고싶고 부러운데 딸린혹이 아직은 넘어려서ㅜ
    어쨌든 만사 귀찮은 의욕상실 아지매 많이 배우고 반성하고 갑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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