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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목 : 오늘 목격한 황당한 장면 -_-;;

-_-;; | 조회수 : 14,208
작성일 : 2013-03-08 19:53:01

 

오후 1호전 국철에서 본 장면인데... 정말 어이없으면서 씁쓸한 광경이었습니다.

 

오후 4시 언저리라 전철에 사람이 많지 않았고, 모두 앉은 통로에 서 있는 사람 한 두 사람 정도? 한산했습니다.

 

어떤 젊은(으로 보이는) 남자가 엎드려 기어오고 있었습니다. 구걸하는 사람이었던 ...

 

장애가 있는 사람이면 저렇지 않을 텐데, 좀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그 사람의 움직임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너무나 멀쩡해 보이면서도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걸 알기에 섣불리 생각하진 말자 했지만,

 

그 사람의 온몸 움직임이 너무 보통 사람으로 보였고,

 

특히나 손이 너무 깨끗하고 부드러운 피부로 보였어요.

 

엎드려 기어서 이동할 수 밖에 없는 장애면 있을 수 없을 손이다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가 몹쓸 생각을 하는 것이겠거니 스스로 질책했었어요.

 

근데 엎드려 기어다닐 수 밖에 없는 사람의 운동화 바닥이 걸어다닌 사람의 운동화 바닥처럼 보였어요.

 

그래도, 누가 준 신발인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려고 스스로 몹쓸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었어요.

 

 

 

아... 부평역에서 열차가 섰습니다.

 

문이 열리자 문앞에 엎드려 기고 있던 그 사람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걸...어...서.... 내렸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얼굴도 빨개지지 않더군요) 그냥 걸어서 반대편 승강장으로 가서 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듯 서 있었습니다.

 

 

같은 열차에 타고 있었던 다른 사람들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황당해 했고,

 

청년 중 일부는 폭소를 터뜨리면서 그 남자를 흘깃거리더군요.

 

 

세상에... 어떻게 멀쩡한 젊은이가 바닥을 엎드려 기어 구걸할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놀라웠습니다.

(보기엔 멀쩡히 걸어다니는 것처럼 보여도 지병이 있을 거라는 말씀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럼 엎드려 기는 시늉으로 정말 아파 구걸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까지 오인받게 하는 거니까요)

 

 

저 사람은 장애 가진 거 아닌 거 같은데...싶었을 때,

 

엎드려 기는 그 청년을 보며 젊은 나이에 저렇게 구걸하는 것도 용기일 수도 있겠다, 보통의 경우라면 할 수 없는 행동일 테니...싶었었는데,

 

벌떡 일어나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걸어나가는 그 사람을 보니,

 

... 솔직한 표현을 차마 못 하겠네요...

 

그 광경을 목도한 순간을 잊고 싶네요.

 

 

 

 

 

 

 

 

IP : 203.247.xxx.20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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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마그네슘
    '13.3.8 7:59 PM (49.1.xxx.215)

    종점의 기적을 보셨군요. 앉은뱅이가 일어서고 장님이 눈을 뜬다는 한국 지하철 종점의 기적...
    사지 멀쩡해서 구걸하는 사람들도 꽤 있나 보더라구요. 폐지줍는 어르신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지...

  • 2. 해피엔딩을
    '13.3.8 8:02 PM (27.35.xxx.223)

    전 예전에 그렇게 다니시는 할머니께 꼬집혀 본 적 있어요. 매우 세게. 주변에 제 친구들이 너무 놀래서 돈 드릴때까지 안놔주시더군요. 결국 멍들었어요.

  • 3. ...
    '13.3.8 8:03 PM (110.70.xxx.174)

    종점의 기적ㅋㅋㅋㅋ 센스있네요

  • 4. 헐;;
    '13.3.8 8:03 PM (203.247.xxx.20)

    그게 종점의 기적인가요? ... 세상에...

    어떻게 낯뜨거워서 그렇게 벌떡 일어나 나갈 수가 있는지...벌건 대낮에...


    정말 노인이고 일하기 힘든 나이의 사람이 그럼 동정이라도 하지,
    새파란 젊은이가 ... 아, 유구무언이었고 머리를 해머로 맞은 거 같은 기분이었어요.

  • 5. 내비도
    '13.3.8 8:05 PM (121.133.xxx.179)

    종점의 기적..ㅎㅎ 씁쓸하네요....

  • 6. ㅎㅎㅎㅎ
    '13.3.8 8:38 PM (180.229.xxx.57)

    종점의 기적 넘 웃겨요!!

  • 7. ....
    '13.3.8 8:39 PM (182.211.xxx.203)

    네....그거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죠. 종점의 기적...
    예전에 1호선 타고 다닐때 구걸하던 맹인이였는데 석계역 맨끝에서 하차하더니 일행이랑 만나서
    지팡이와 썬글라스를 벗고 유유히 걸어가던 모습을 보고 그야말로 멘붕이 왔더랬죠.
    벌써 20년가까이 된 일이네요

  • 8. 아...
    '13.3.8 8:41 PM (203.247.xxx.20)

    그런 일이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군요.

    세상에... 전 정말 뒤통수 제대로 맞는 게 어떤 기분인지 실감했었는데...

    아... 정말 할 말이 없네요 ㅠㅠ

  • 9. 저도
    '13.3.8 9:03 PM (222.104.xxx.155)

    몇 년 전 재래시장에서 저도 경험했던 일이네요
    바닥을 기면서 구걸하던 아저씨가 지니가던 아가씨가 구걸하던 통을 건드리면서 지나갔다고 벌떡
    일어나더니 욕을 하기 시작했고 이가씨가 놀라 도망가자 소리지르며 막 뛰어 따라갑디다.
    시장 사람들 모두 놀라 멍하니 서 있었죠
    그 이후로 그런 아저씨 지나가면 멀찌감치 피합니디.
    정말 충격이었지요.

  • 10. ...
    '13.3.8 9:04 PM (211.245.xxx.11)

    저도 20년전에 봤어요. 기어서 구걸하다 사람들이 반응없으니깐 문열릴때 벌떡 일어나 욕하면서 내리더군요

  • 11. ...
    '13.3.8 9:13 PM (59.15.xxx.61)

    네^^
    저도 체험한 종점의 기적...
    삼성역에서 내린 맹인이
    나가는 쪽이 아닌 전철 맨 앞쪽으로 갑디다.
    저는 혹시나 해서... 그 사람에게 나가는 곳을 알려줄 심산으로 따라갔는데
    끝까지 가더니...뒤돌아 있는 상태로
    바구니의 돈을 세어서...지폐는 주머니에 넣고
    동전은 뒤에 멘 가방을 꺼내서 넣고(어두우니 색안경도 벗고...)
    다시 안경쓰고 뒤돌아서서
    다음 전철을 타더군요.

  • 12.
    '13.3.8 9:36 PM (180.224.xxx.177)

    애업은엄마가 좀 늙어보이더라구요
    유심히 관찰했는데
    어느역에서 내리는데 거기에 애업은 아줌마들이 몇명 모여서
    물을 마시는데
    그 아기들을 어디서 데려온걸까요?

  • 13. 크크
    '13.3.8 9:51 PM (49.96.xxx.3)

    목격하신 분이 많으시네요.
    종점에서 앉은뱅이가 걸어내리고
    눈먼자가 다음칸 손잡이를 한번에 잡고 돌리는 기적을~

  • 14. ,,,,
    '13.3.8 10:34 PM (110.8.xxx.195)

    연극영화과 학생들 연습하는거 아닐까요?

  • 15. ....
    '13.3.8 10:54 PM (125.177.xxx.54)

    저도 예전에 썬그리 너머로 촛점 있는 눈 마주쳐서
    정말 놀랬던 기억이 있어요..

  • 16. 윗님...
    '13.3.8 11:09 PM (203.247.xxx.20)

    저도 혹시 마임 연습하나?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만약 그런 경우라면 한 사람이 따라 다니며 저렇게 일어나 나간 뒤에

    이상 학생이 연습한 거니 오해하지 말라고 하셔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안 그럼 많은 구걸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의 사람들이 오해받고 적선받지 못 할 테니까요.

  • 17. ...
    '13.3.9 5:11 AM (90.0.xxx.224)

    종점의 기적ㅋㅋㅋ앉은뱅이가 일어나고 장님이 눈을 뜨고 ㅋㅋㅋㅋㅋ

  • 18. 하영이
    '13.3.9 7:56 AM (59.30.xxx.186)

    종점의 기적 !!! ㅋㅋㅋㅋ 정말 웃기네요 ㅜㅡ

  • 19. 분당 아줌마
    '13.3.9 9:28 AM (175.196.xxx.69)

    셜록 홈즈의 추리소설이 생각나네요.
    오랜 역사의 거지코스프레

  • 20. ㅋㅋㅋ
    '13.3.9 10:37 AM (122.32.xxx.29)

    아주 흔한일이예요ㅋㅋ
    저도 지하철에서 종종 봤던 기억이....
    몇년전에도 어떤 사람이 끝칸으로 멀쩡히 가는거 봤거든요~~
    근데 바로 장님 인가??행세하면 오는거보고 헉 했던기억이....

  • 21. 아이고..ㅎㅎ
    '13.3.9 11:25 AM (119.82.xxx.218)

    ㅋㅋㅋ님처럼 어떤 장님이 전철에서 구걸하다가 제 옆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돈을 안 주니까 절 째려? 보고 가더라구요... 시각 장애인이..ㅋㅋㅋ

    그래서 구걸하는 사람에게 돈 안줍니다.

    어쩐지 요즘은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전보다는

  • 22. ㅋㅋㅋㅋㅋㅋㅋ
    '13.3.9 1:36 PM (125.186.xxx.25)

    원글님 완전 순진하세요

    그거 종점의기적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거든요

  • 23. ^^
    '13.3.9 4:00 PM (59.16.xxx.247)

    어느날 저희 매장에 장애인 청년이 휴지를 잔뜩 끌게에 싣고 들어오더군요
    말도 어눌하고 몸도 불편해 보였는데 전 휴지를 까다롭게 고르는 사람이라
    사줄 수 없었어요. 그냥 보내놓고 맘이 한참 안좋았죠 좀 시간이 지난 후
    1층에 볼일 보러 내려갔는데 다리도 절고 말도 더듬던 그 청년은 아주 멀쩡하게
    걸으며 누군가와 통화를 하더라구요. 가엽던 목소리는 매서운 목소리로 바뀌어 있고요.
    장애를 속이려했다는 건 생각못하고 한참을 맘이 안좋았는데 참 기막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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