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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82에서 열리는 「빈센트 반 고흐」 명화 전람회 ①

| 조회수 : 5,848 | 추천수 : 2
작성일 : 2013-01-16 23:07:10

 

 


<작업실에서 바라다 본 풍경> 1887년 작

 

 

지금 예술의 전당 ‘디자인 미술관’에서 <반 고흐 in 파리> 전이 3월 24일까지 열리고

있습니다. 혹시 일상의 분주함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거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아직 가보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 <줌인 줌아웃 갤러리>에 빈센트 반 고흐의 명화를

준비했는데요, 37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살다간 화가의 작품 중에서 완성도가

높은 최고의 명화 20여점을 고르고 골라서 올려놓았으니까, 빈센트의 영혼과 더불어

그가 남긴 불멸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뜻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예전에 일본 오사카 천왕사역 부근 시립미술관에서 프랑스 사실주의 대가인 <쿠르베>

전람회를 보고 그 방대한 작품량과 대작들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프랑스에서는 미술 작품들을 대여해 줄 때 국력을 보고 작품의 질과 양을

결정하는 것 같아서였는데요, 그 이후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서양 명화 전람회>

에는 거의 가지 않게 되었답니다.

명색이 <명화>전이라는 게 대개 작가의 질이 떨어지는 작품에다, 미술사에 올라 있는

작품 1,2점을 겨우 마지못해 끼워서 보낼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국내에선 <유럽 명화>전이 가끔씩 열리는데 비해, 일본에서는 사계절의 꽃들이

번갈아 가며 끊임없이 피워대듯 연속적으로 <유럽 명화>전들이 대도시에서 열리곤

합니다. 국력과 더불어 미술품을 관람하는 문화예술 소비자들의 층이 그만큼 두껍다는

뜻이겠죠.

쿠바 시인 로베르토 레타마르Roberto Retamar는 “인간은 단지 채워질 수 있는

빵의 굶주림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또한 채워질 수 없는 아름다움에의 굶주림을

갖는다.” 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사랑하고 그 작품들과 내면적으로 소통하는 시간은, 개인의 감성과 정신을

드높이는 삶의 질로 이끌어 줄 것이고 의식을 확장하는 인문학의 연장선에 놓여 있기에

현대인의 문화생활로 깊숙이 정착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게시물 분량이 많은 관계로 1, 2부로 나누어서 실었습니다. ―

 

 


13세 소년 빈센트 반 고흐(1853년 ~ 1890년)

 

 

빈센트 반 고흐는 목회자의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하게 되고 자신도 한 때 성직자에

뜻을 두고 신학을 공부했었지요. 성서를 늘 읽을 정도로 경건성이 몸에 배인,

성실한 인간성의 청년으로 비교적 늦은 나이에 미술에 입문, 거의 독학으로 그림을

익혔습니다.

그의 인성은 서양미술사에서는 보기 드물게도 그리스도의 영성(靈性, Spirituality)을

지닌, 그리스도를 ‘닮은’ 화가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서간집> 안에는 예술을 향한

숭고한 한 인간의 체험적 고백과 사랑에 관한 화가의 의지가 잘 드러나 있어, 자신의

길이었던 예술, 즉 미적 진리의 충실한 구도자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고흐를 미술사에서 분류한다면 후기 인상파에 해당하는 화가이죠. 후기 인상주의

後期 印象主義는 19세기 후반에 프랑스에서 일어난 미술 운동의 한 유파流波로,

인상주의에서 시작했지만 그 영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작품 세계를 확립하려고 했던

전향적인 예술 사조思潮를 말합니다.

<인상파> 화가들이 도시적인데 비해 <후기 인상파>는 향토적이고, 화가의 주관적인

강한 개성을 강조하여 표현했는데요, 이는 20세기 미술에 큰 영향을 주는 전환기

로서 후에, 현대미술이 열리게 되는 큰 도약대가 되었던 걸로 미술사는 설명하지요.

 

이 후기 인상파 화가들은 물질적 현실이 아닌 화가의 개성에 의한 ‘감정’을 다루는

작품들을 주로 창작하게 되었죠. 새로운 소재와 기법을 실험하여 미술을 더욱

추상으로 이끌었으며 다음 세대의 화가들에게 ‘폭넓은 자유’를 제공했던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화가들로는 세잔, 고흐, 고갱이 있어요.

 

 


고흐의 <서간>들과 삽화

 

고흐는 네 살 아래의 사랑하는 동생인 테오에게 668통의 편지를 보냈고, 그 밖의 많은

친구들에게도 상당량의 편지를 썼는데요, 오늘날에는 이 <서간집>이 서간문학의

백미白眉가 될 정도로 독서인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고흐는 신학神學을

공부한 적이 있었고 많은 독서를 통해 인문학 지식을 갖춘 지성인이었으며, 게다가

모국어인 네덜란드어를 비롯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에 능통했다고 하지요.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그는 희생적인 ‘사랑의 인간’ 이었기에 그의 문장에서는 늘 순수함과

더불어 숭고한 사상이 체감되며, 자기소명과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에 대한 보편적이고

도 애틋한 사랑이 구구절절이 흐르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작품들 사이사이로 <서간집>의 일부를 올려서,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하였습니다.

 

 


펜으로 그린 소묘, <포플러 나무가 늘어선 대로大路> 1884년 작

간결하고 강한 펜촉 선의 터치에서 고흐의 개성과 힘찬 에너지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길 가운데의 인물은 고흐 자신을 그려 넣은 듯하지요?

 

 

 

 


<슬픔......> 1882년 작

 

1882년 1월 고흐는 시엔이라는 ‘거리의 여인’을 만나는데 시엔에게는 이미 네 살짜리

딸이 하나 있었고 뱃속에도 아비를 모르는 아이가 자라고 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녀는 ‘몹쓸 병’에 걸렸고 술주정이 아주 심했다고 하는데, 돈이 없어 모델을 쓰기가

어려웠던 고흐는 시엔을 모델로 60여점의 스케치와 데생을 그립니다.

후에 시엔은 삶의 절망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1904년, 강물에 뛰어들어 생을 마치지요.

 

“내가 그리고 싶은 건 성당보다 사람들의 ‘눈’이야. 이들 눈 속에는 성당에 없는

무언가가 엄숙하고도 위엄이 있는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지. 불쌍한 거지의 영혼

이든 매춘부의 영혼이든, 내가 보기엔 인간의 영혼이 더 흥미로운 대상이야.”

                                                                                         ― 1885년 12월 18일 ―

 

 


<만종晩鐘, 저녁 종소리> 밀레(Jean Franiois Millet: 1814 ~ 1875) 1857년 작

 

노을이 지는 저녁, 밭이랑에서 한 소박한 농부 부부가 고개를 숙인 채 기도(삼종기도)

를 드립니다. 캐다가 만 감자가 바닥에 흩어져 있고 멀리 성당이 보이는, 평화의

기운이 은은히 감도는 농촌 풍경이지요.

 

고흐는 우연히 밀레의 <만종>을 보고 “바로 이것이야, 너무 훌륭한 그림이며, 이것은

바로 시詩야!” 이렇게 감동하면서 밀레를 평생 본받아야할 스승으로 삼게 됩니다.

당시에는, 농민을 작품 속에 등장시킨다는 것은 사회적인 통념을 깬 파격적인 대사건

이었다고 하는데요,

 

종교적 심성을 지닌 인간이기도 했던 고흐로서는 어쩌면 새로운 <종교화>를 발견하는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밀레와 고흐, 이 두 사람의 정신세계에는 사회와 인간을

대하는, 어떤 공통적인 사상이 흐르고 있었던 듯합니다. 그 후부터 고흐는 밀레의

그림들을 보고 베끼기도 하면서 배우고 익혀나가지요.

 

 


왼쪽 위: 안도 히로시게(安藤広重, 1797 ~ 1858) 작 <빗속의 다리>

왼쪽 아래: 안도 히로시게 작 《명소 에도백경江戶白景》중 <카메이도亀戸 정원의 벚나무>

오른쪽 위‧아래 그림은 고흐가 1887년에 모사模寫한 유화 작품으로,

두 그림 테두리의 저 어려운 한자들을 그리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요? ^^

 

 

한편― 고흐에게 예술적 충격을 주었던 그림들이 또 있었는데요, 그것은 일본의 풍속화

인 우끼요에(浮世絵, うきよえ)였습니다.

<우끼요에>는 17세기 ~ 20세기 초 일본 에도(현재 동경)시대에 성립된, 당시 사람들의

일상생활이나 풍경, 풍물 등을 목판화로 제작, 찍어낸 풍속화로 보통 세 종류가 있어요.

 

1) 풍경화: (인상파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침)

2) 배우들을 그린 인물화

3) 춘화 春畵: 남녀의 정사, 외설적인 주제 등을 묘사.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일본 공예품과 함께 첫 선을 보인 <우끼요에>는 오늘날

‘한류’처럼, 19세기 중반 파리에 이른바 ‘자포니즘Japonism’ 열풍을 일으키게 만든

미술품으로 모네와 마네, 고흐를 비롯해서 수많은 인상파 화가들을 흥분시키며 이들의

《작품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합니다.

 

특히 고흐는 화상인 동생 테오와 함께 일본 판화들을 수집했는데 <우끼요에>의 화사한

색채와 간결함에 반해 베끼기도 했고, 이국적이고 신비한 일본 문화에 매료된 나머지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일본에 꼭 가보고 싶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고 해요. 그가

모사했던 안도 히로시게는 <우끼요에>의 3대 거장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감자 먹는 사람들> 1885년 작

 

.......... 나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접시로 내밀고 있는 손,

자신을 닮은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려고 했다. 그 손은,

손으로 하는 노동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식사를 암시하고 있다. 이 그림을 통해

우리의 생활방식, 즉 문명화된 사람들의 것과도 상당히 다른 생활방식을 보여주고

싶었다. 언젠가는 <감자 먹는 사람들>이 진정한 농촌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 1885년 4월 30일 ―

 

이 그림은 밀레의 영향을 받아 그린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고흐도 밀레처럼,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 늘 따뜻한 시선과 함께 그들의 꾸밈없는 순박함이 담긴 일상에 대해

많은 작품들을 남겼는데요,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에 옹골지게 살아

가는 사람들의 허식 없는 삶의 모습을 화폭에 담으려 했을 것입니다.

현대에도 <농민>이라면 세상의 두멧길로 밀려난 직업처럼 인식되지만 ‘양식糧食의

수호자’라는 인식은 언제나 변함이 없겠지요.

 

 


<구두> 1886년 작

 

닳을 대로 닳고 해진 구두 한 켤레, 고흐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 개인의 일용품을

보게 되면, 그 사람의 일상과 그 밖의 나머지 것들도 자연스레 연상할 수 있지요.

평소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사물’에 대해 어느 날 화가의 영감과 손을 거쳐서 ‘작품’

으로 드러나는 경우, 사람들은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받게 되어 사물들을 다시금

찬찬히 주의 깊게 살펴보는데 이 <구두>가 그렇습니다.

 

인생에게 주어진 노역에 나설 때 함께 동반자처럼 붙어 다니며 삶의 무게와 연륜에

짓눌리고, 거칠디 거친 땅바닥에 긁히어 하루하루, 순간순간 떨어져 나가 낡아진

후 어느 날 가엾게 내버려지는 침묵의 내조자!

‘헌신짝처럼’ 혹은 ‘헌신짝 버리듯이’라는 말은 <버림받은 자>, <내팽개쳐진 것>의

의미로 우리의 언어 환경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기도 하지요.

 

 


<별이 빛나는 밤> 1889년 작

 

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인물화든 풍경화든, 감상적인 작품이

아니라 진지한 슬픔을 담은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단다.

............ 이것이 내 야심이야. 어떤 상황에서도 분노보다는 사랑에, 열정보다는

평화로움에 근거한 야심이지. 때로 성가신 일을 겪더라도 마음속에는 고요하고 순수한

조화와 음악이 자리하고 있단다. 더없이 누추한 헛간이나 지저분한 구석에서도 난

그림이나 데생의 소재를 찾을 수 있어.

뿐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충동의 부추김을 당한 듯 내 영혼은 이 방향을 지향한단다.

                                                                                       ― 1882년 7월 21일 ―

 

오랫동안 한 방송사에서 깊은 밤에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으로

젊은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었는데 바로 이 그림의 제목에서 가져온 것이지요.

고흐의 작품 중 최고의 명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라 크로의 추수> 1888년 작

 

“겨울에는 눈 속에서, 가을에는 퇴색한 나뭇잎 속에서, 여름에는 잘 익은 밀 사이에서,

봄에는 풀들 사이에서, 여름에는 하늘 밑, 겨울에는 그을린 초가집에서 풀 베는

일꾼이나 농부들과 함께 지내는 일은 늘 즐겁다. 이것들은 변하는 법이 없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1885년 ―

 

전형적인 농촌의 가을에 꼭 볼 수 있는 전원 풍경으로 ‘가을걷이’가 한창인 시기를 화폭에

담았네요. 이 그림 역시 밀레의 <만종>과 <이삭줍기>를 연상하며, 작품을 구상하고

작업했을 가능성이 매우 클 것입니다. 실제로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곳, <라 크로>가 지명

地名이라면 “어디일까?....... ”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군요.

 

 


<론 강 위로 별이 빛나는 밤> 1888년 작

 

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 꾸게 되는 것처럼, 별이 반짝

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 묻곤 하지. 왜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

된 검은 점에게 가듯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타라스공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 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結石, 결핵, 암

등은 천상天上의 운송 수단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지.

                                                                               ― 1888년 6월 ―

 

그림 앞부분의 부부 두 사람과 배들이 없다면 <추상화>가 연상되겠지요? 고흐의 이런

개성적인 조형감각과 사물 표현력, 그리고 점묘법을 응용한 듯한 붓 터치가

동시대와 후세의 미술인들에게 영감과 더불어 어떤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화면에 전체적으로 청색이 주조색主調色으로 등장하며 땅‧물‧밤하늘을 경계선 없이

하나로 통합해 장엄하게 색채의 <심포니>가 울려 퍼지듯 밤의 풍경을 그려냈습니다!

 

 


<편백나무가 보이는 밀밭> 1889년 작

 

머릿속이 온통 편백나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해. 해바라기 그림들처럼 편백나무로

무언가를 하고 싶단다. 지금까지 아무도 내가 바라보는 방식으로 편백나무를

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으니까.

그것들은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처럼 아름다운 선과 균형미를 지니고 있지. 그리고

아주 품위 있는 녹색이란다.

                                           ― 1889년 6월 25일 ―

 

밀밭은 밀밭대로, 편백나무는 편백나무대로, 구름은 구름대로, 게다가 먼발치의 산

까지, 그려진 모든 사물들의 율동감이 “꿈틀~ 꿈틀~ ” 강하게 전달돼오는 작품이죠.

 

 


<꽃이 핀 밤나무> 1887년 작

 

<꽃이 핀 밤나무>는 화면 전체가 녹색을 ‘주조색’으로 해서 노릇노릇한 밤꽃이 만발한

현상을 그린 것인데 얼핏 보면 <추상화>처럼 보이지요? 집 뜰이나 들녘에 있는

평범한 나무 한 그루도 천재의 시각에 의한, 손길을 거치면서 이렇게 탁월한 작품으로

세상에 탄생하게 됩니다.

 

땅주인이나 나무의 임자는 한정된 사고思考의 세계에 갇혀 살면서 “내 나무이거니......”

정도에서 그치겠지만, 예술가는 그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사소한 것에까지도 사랑의

의미를 주거나 미의 생명을 불어넣어 명화로 재탄생시키는 연금술사라고도 할 수

있을 듯싶어요.

이렇게 되면, 나무와 땅은 본래 주인의 것이겠지만 정작 그 나무의 혼을 향유하고 있는

사람은 누가 되는 걸까요?

 

 


<아몬드 꽃> 1890년 작

 

아몬드 꽃을 그리는 동안 병이 났었지.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다면 꽃 핀 나무들을

좀 더 많이 그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쉽구나. 이제 꽃들이 모두 지고 말았으니,

난 정말 운이 없는 거야.

                                          ― 1890년 4월 30일 ―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그려진 아몬드 꽃과 그 가지들의 전체적인 구성에서, 벚꽃과

흡사해서인지 장식적인 ‘일본풍’의 분위기가 풍기는 게 느껴지지요?

동생 테오에게서 아들이 태어나고 이름을 ‘빈센트’ 라고 짓자, 삼촌이 된 고흐는

조카가 생긴 기쁨에 남프랑스 아를에서 가장 일찍 피는 봄꽃인 <아몬드 꽃>을 그려

선물했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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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2부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 계속 이어집니다.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7&cn=0&num=1469493&page=2&searchType=search&search1=3&keys=%EB%B0%94%EB%9E%8C%EC%B2%98%EB%9F%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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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버드나무
    '13.1.16 11:16 PM

    제 눈이 호강중입니다.

    고흐 작품은 항상 가지고 싶습니다. 마음에 품고 싶습니다.
    그런데 작품 설명까정....
    제게 늦은 크리스 마스 선물을 주시는 군요

  • 바람처럼
    '13.1.16 11:35 PM

    버드나무님은 고흐의 작품에 대한 사랑이 크시군요.
    원글에도 썼듯이 고흐 작품 중에서 최고의 명화만을 선정, 게시판에 올렸는데
    객관적이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을 위주로 골랐지요.
    버드나무님이 무척 좋아하시는 것 같아 시간을 들인 보람을 느낍니다. ^^

  • 2. 버터빵
    '13.1.16 11:56 PM

    제가 제일 좋아하는 '론강의 별밤'..
    예술의 전당에서 이 그림 처음봤늘때 숨이 안 쉬어질 정도였어요.
    이 그림 좋아하신다니 반가워 몇자 적습니다.
    편한밤 보내세요~^^

  • 바람처럼
    '13.1.17 5:14 AM

    ‘론 강 위로 별이 빛나는 밤’이 예술의 전당에 걸린 적이 있었군요.
    저도 저 그림 진품을 보고 싶은데, 거의 추상화처럼 그려진 작품
    이잖아요?.........
    그리고 다른 인상파 화가들에 비해 고흐는 밤풍경을 많이 그린 화가
    인 것 같습니다. 즐거운 아침을 맞이하세요! ^^

  • 3. 버드나무
    '13.1.17 12:03 AM

    저.. 구두라는 작품..
    직장다닐때. 컴퓨터 배경화면이였어요.. 제목이 구두라는걸 처음알았네요..

    저런 신발을 가지고 싶었어요..

    열심히 일하고 난뒤 저 신발을 벗고 . 따뜻한 아랫목 이불속에 발을 담그는거에요 .
    !!
    다들 .. 편한밤되세요 ~ 굳나잇

  • 바람처럼
    '13.1.17 5:26 AM

    고흐는 자신의 ‘낡은 구두 한 켤레’를 그리면서 낡은 구두가 주는 의미,
    즉 자신과 함께 걸어 온 인생역정을 성찰하거나 그 시간들을 되새겨 보고,
    사랑이 담긴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

  • 4. 여행스캐치
    '13.1.17 12:08 AM

    마음을 움직이는 연금술사
    강하지만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작품들
    늦은밤 호사를 누리고 갑니다.

  • 바람처럼
    '13.1.17 5:35 AM

    작품 한 점 한 점마다 고흐의 인간성과 그 성실성이 잘 깃들어 있다는
    생각이고, 그림과 글은 보는 이들에게 내적으로 정화되고 선한
    의지로 이끌어 주는 강한 힘이 됩니다. ^^

  • 5. 아기별
    '13.1.17 1:11 AM

    좋은 그림과 설명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바람처럼
    '13.1.17 5:39 AM

    즐거운 시간이 되신 것 같은데 작품 설명은 고흐도 함께 했지요.
    좋은 아침을 맞이 하세요! ^^

  • 6. 들꽃 뫼꽃
    '13.1.17 12:02 PM

    어린시절 위인전 전집에서 고흐를 읽고 가슴이 무척 아렸더랬어요.

    제 기억속에 병든 자아로 고통받은 화가로 각인된 이미지와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꿈틀대는 생명력과 경외심이
    사뭇 모순되게 느껴졌었는데,바람처럼님 글을 읽으니 다소 해소가 되네요.
    저에게는 말년의 고흐 이미지만 남아 있었던건가 봐요.

    고흐의 서간집과 화집을 제대로 보고 싶은데,
    바람처럼님이 추천해 주시겠어요?

  • 바람처럼
    '13.1.17 7:32 PM

    사실 동‧서양의 화가치고 빈센트 반 고흐에 관한 책만큼 흥미 있고
    좋은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 미술 도서도 없을 것입니다.
    고흐는 인간성이 정말 바른 청년이었고 독서와 공부를 많이 한 예술가라서
    자기 체험적인 그의 편지 글들을 읽으면 더욱 감동하게 되지요.
    그렇지만 고흐의 편지가 전부 번역되지는 않았고, 부분적으로만 번역이
    된 상태입니다.

    1. 반 고흐 영혼의 편지(예담 출판사)
    2. 반 고흐 영혼의 편지2(예담 출판사)
    3. 빈센트 반 고흐(생각의 나무): 대형 판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흐의 편지와 함께 그림이 소개되는 책으로
    지금은 절판됐지만, 알라딘에서 중고책(사실 새 책)으로 구입 가능합니다.
    http://www.aladin.co.kr/shop/UsedShop/wuseditemall.aspx?ISBN=8984987905

    4. 빈센트 반 고흐 내 영혼의 자서전(학고재)
    이 책의 저자는 화가 출신 한국인 교포로, 고흐의 일생에 대해 그림을
    곁들이며 자서전 형식으로 성실하게 쓴 책인데요, 참 잘 만든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두 구입하시면 좋겠지만 비용, 특히 3번 책이 비싸기 때문에
    1, 2. 4번 3권만 구입하셔도 고흐를 이해하시고 그림을 보시는데
    충분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시길......... ^^

  • 7. 들꽃 뫼꽃
    '13.1.17 9:22 PM

    올려주신 멋진 글과 그림,책추천 모두 감사합니다~

  • 바람처럼
    '13.1.18 8:45 AM

    요즈음 한국 사회에서 유행하는 외래어가 힐링(Healing: 치유, 치료)인데요,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고흐의 그림들과 편지의 글들은 대단한 ‘치유의 힘’이
    있습니다.
    고흐 자신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깊은 정신적 상처로 괴로워했던 사람이기에
    자연히 그의 예술 활동을 통해, 고통의 깊숙한 맛이 표현되거나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로, 또는 승화된 사랑으로 보여주고 있지요.

    고흐의 그림을 보고, 편지의 글들을 읽는다는 것은 정신을 높이는 ‘문화생활’
    이면서 한편으론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닉네임이 예쁘신, 들꽃 뫼꽃님께도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

  • 8. 잉글리쉬로즈
    '13.1.18 12:07 AM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고흐 서간집 저도 좋아해요. 물론 고흐하면 색채지만, 초기작 슬픔과 구두가 주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슬픔은 모든 여자의 초상 같아요.

  • 바람처럼
    '13.1.18 9:04 AM

    잉글리쉬로즈님은 낯익은 닉네임이네요. ^^
    ‘슬픔’의 경우, 그림의 모델이었던 여인에 대해 고흐는 가엾은 마음과 구제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결혼까지도 생각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나 봐요.
    ‘구두’는 의외로 이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무척 많더군요, 그림에 자주 등장할 수
    있는 흔한 소재인데도 말입니다.

    낡은 한 켤레의 구두에서 단지 신고 다니는 신발로서만이 아니라, 개인의 ‘인생역정’
    이 떠오르면서 누구라고 공감할 수 있도록 ‘감정이입’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한 예술가에 의해, 일상의 사소한 생활용품이 불멸의 생명을 얻게 되기도 한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그 덕분에 관람자는 세상과 사물을 새롭게 보는 ‘눈’을 얻기도 하고요.

  • 9. goldenwisdom
    '13.1.18 8:04 AM

    마침 요즘 고흐의 서간집을 읽고 있는 중이에요. 전에는 그저 광기스런, 신경질적이고 예술가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아니었어요. 가장 섬세하고, 순수한 사람이었네요. 편지들을 읽고 그림을 보니 다 새롭게 보이더군요.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 바람처럼
    '13.1.18 9:19 AM

    goldenwisdom님 말씀처럼 한 때, 고흐하면 자신의 귀를 잘라버린 미치광이처럼
    인지할 때가 있었지요. 그런데 예전에 미술잡지에 나오는 고흐의 서간집
    일부를 읽어보니까 마치 수도자의 순수함이 느껴질 정도로 ‘희생’에 관한 말들이
    있었고, 자신의 일에 대한 헌신과 사람과 자연을 생각하는 사랑의 그 깊이와
    넓이가 우주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고흐의 그림을 사랑하고, 고흐에 대해 알면 알수록 열광하는 게
    이해되더라구요. ^^

  • 10. 민재양
    '13.1.18 2:33 PM

    감상 잘하고갑니다

  • 바람처럼
    '13.1.19 2:01 PM

    고흐의 작품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이 되신 것 같아 저도 감사드립니다. ^^

  • 11. gevalia
    '13.1.18 3:44 PM

    1,2 편 모두 잘 봤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화가인데 워싱턴 박물관에서 책에서만 보던 그림을 직접보니 정말 감회가 남다르더군요.

    생각난 김에 최근 고흐의 뉴스가 뭐가 있을까 찾아보니, 이틀전 뉴스로 크롬옐로우로 그린 그의 해바라기 색깔들이 서서히 변해 가고 있다고 하네요. 결국은 갈색이 될것이라면서 박물관 LED 조명으로 인한 현상이라고 프랑스에 있는 씽크로트론을 이용 과학자가 알아냈다고 하네요.

    프랑스와 독일 과학자들이 고흐, 세잔느와 고갱의 그림에 있는 이 밝은톤의 노란색을 연구한 결과, 중간톤의 노란색은 LED 소스의 빛에 안정하나 크롬 노란색은 그렇지 못하다고 합니다. 이 세사람 작품뿐아니라, 19세기 말 작품들에서도 이 색깔을 많이 쓰이고있다면서 박물관 측의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 바람처럼
    '13.1.19 1:58 PM

    흔히 유화물감으로 그린 회화작품은 습기와 햇빛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런 상태가 오래될 경우, 원래 화면의 색상에 변질을 가져오게
    되는데요,

    gevalia님 말씀대로 ‘크롬옐로우’도, LED 조명에 의해서 원색의 보존에
    취약성이 있고 그동안 변색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는 내용이군요.
    자신의 작품이 영원하길 원하는 화가들에게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게
    되었네요. ^^

  • 12. histoire
    '13.1.26 11:50 PM

    고흐전 글...

  • 바람처럼
    '13.1.27 1:13 PM

    고흐의 편지글과 제 글들로 인해, 작품의 이해가 잘 되셨다는 뜻인가요?........ ^^

  • 13. 아빠의들
    '13.1.27 4:55 AM

    두고두고 꺼내볼께요.

  • 바람처럼
    '13.1.27 1:08 PM

    고흐의 작품(그림‧편지의 글)들은 두고 두고 보시거나 읽어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을 ‘불멸’이라고 하지요. ^^

  • 14. 그린허브
    '13.2.4 1:03 PM

    멋진 그림 잘 감상하고 갑니다

  • 바람처럼
    '13.2.4 11:20 PM

    ‘즐거운 시간’이 되신 걸로 저도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15. 민정맘
    '14.6.24 10:57 AM

    바람처럼님
    지식의 깊이가 무지 깊으시군요
    덕분에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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