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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펌)레 미제라블 출판사별 완역본 비교

잉글리쉬로즈 | 조회수 : 9,015
작성일 : 2013-01-06 20:16:40

오랜만에 광화문 교보문고를 갔는데 보기 좋은 위치의 진열장에 [레미제라블]원작책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민음사판과 펭귄판만 장식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더군요. 표지만 봤을 땐 민음사판과 펭귄판 때깔이 가장 빛나긴 하죠. 최근에 완역 출판된 곳이기도 하고 출판사 힘도 있고요. 민음사가 세계문학전집 마케팅 하는거 보면 요술이라도 부린것같아요. 얼마나 홍보를 잘 하는지, 저도 여러번 낚였죠.  

 

현재 국내에서 [레미제라블] 완역판은 민음사,펭귄,더클래식,범우사,동서 출판사걸로 구할 수 있는데 이 중 가장 신뢰를 받고 있는 출판사가 국내 세계문학전집의 일인자인 민음사판입니다. 펭귄은 고르지 못한 번역으로 악명높아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곳이죠. 근데 이곳 책들은 할인률이 높고 표지가 예뻐서 충동구매욕을 자극해요. 그러나 구글 번역기 돌린것처럼 문장 배열이 괴상하고 난잡해서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가장 문제는 주석이 몽땅 책 뒷장에 몰려 있다는거에요. 이게 독자들을 얼마나 맥빠지게 하는지 펭귄 출판사 기획본부는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한 두개도 아니고 수백개의 주석이 뒷장에 참고자료로 몰려 있으면 책 읽는데 돌아버립니다. 수백번 뒷장을 펴가면서 보는것도 고역스러운 일이고요. 저도 집에 펭귄 문학책이 몇 권 있는데 주석이 뒤에 몰려 있는거 보고 추후 구매는 포기했어요. 펭귄판이 도서정가제와 무관하게 할인률이 높은건 재출간이기 때문입니다.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곳은 펭귄보단 더클래식 출판사입니다. 최근에 세계문학전집으로 나름 뜨고 있는 곳이지만 절대 추천을 권하지 않아요. 돈 더 주고 제대로 된 번역의 책을 사서 보는게 낫죠. 아니면 이북으로 보거나 도서관에서 빌려보던지요. 더클래식에서 출판한 문학책은 꼭 영어 원서까지 패키지로 넣어주고 그럼에도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면 가격이 절반값입니다. 신간인데도요. 영어 원서까지 포함된 문학책이 신간인데도 50프로 할인 받아서 살 수 있으니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지만 세계문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번역가가 정확히 공개되어 있지 않다는게 함정입니다. 베스트트랜서라는 집단의 공동번역으로 번역가 이름이 표시되어 있는데 누가 번역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미심쩍고 중역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소설인데 영어 원서를 줄 필요는 없죠.

 

그리고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신간을 50프로나 인하하여 판매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이 역시도 출판사가 비겁한 방법으로 시장을 흐리고 있어서 현재 출판계에서 욕을 된통 먹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신간은 10프로 이하로 할인해 줄 수 없지만 원서는 다른 도서법을 적용받고 있습니다. 원서 할인은 출판된지 18개월 미만의 도서정가제 개념이 적용되지 않아요. 그래서 더클래식이 세계문학 출판할 때마다 원서 한권씩 껴주는겁니다. 이렇게 하면 원서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에 가격파괴로 한 몫 잡으려는 심보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죠. 번역은 집단 번역으로 대충 둘러대서 오역 투성이 쓰레기로 만들어 버리고요. 더클래식 출판사는 양아치에요.      

 

범우사 출판으로도 [레미제라블] 완역을 구할 수 있지만 범우사 출판사 책은 20년 전에 나온 버전이라 표지도 촌스럽고 가격 싸다는것 외에는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동서문화사 번역은 중역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가독성은 높습니다. 읽기 편한게 낫죠. [레미제라블]이 한 두권짜리 책도 아니고 내용도 무겁고 분량도 방대하니까요. 동서문화사판의 강점은 유그판이라는겁니다. 2002년도 뮤지컬의 내한공연 무렵에 기존의 다섯권으로 나뉘어진 책을 여섯권으로 분책에서 출판했는데 작년에 민음사,펭귄,더클래식이 비슷한 시기에 [레미제라블]완역판을 기획하기 전에는 [레미제라블]완역판을 읽으려면 동서문화사판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습니다.

 

[레미제라블]은 1862년 프랑스 파리에서 첫 출간 후 폭발적인 반응을 모았고 민중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글자를 잘 모르는 서민들도 이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이를 고려하여 유그 출판사가 당시 인기 삽화가였던 에밀 비야르에게 삽화를 부탁하여 1865년도에 특별판을 내놓게 됩니다. 이것이 [레미제라블] 유그판입니다. 에밀 비야르가 150점의 삽화를 그렸고 다른 화가들의 작품까지 더해 300여점 이상의 삽화가 곁들여진거죠. 2002년도에 동서문화사가 국내 최초로 유그판 완역본을 발간했는데 불어 표기가 심히 옛스러운게 걸리긴 하지만 소장가치는 있어요. 여섯권을 두권짜리 양장본으로 묶은 소장판도 있으니 취사선택하면 됩니다. 생전에 빅토르 위고는 에밀 비야르의 삽화를 마음에 들어했다고 하네요. 뮤지컬의 공식 포스터도 에밀 비야르가 그린 삽화를 활용했죠. 이걸 염두해 두고 영화 포스터도 제작됐고요.  

 

동서문화사의 유그판 완역본 불어 표기는 완벽한 구식입니다. 요즘은 많이 바뀌었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에서의 불어 표기는 대부분 된소리였죠. 유그판 완역본에서도 팡틴느, 코제뜨 식으로 등장 인물이 표기되고 있어서 의외의 부분에서 가독성이 떨어진달까. 전 번역만 부드럽게 된다면 중역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전에는 완역본에 대한 집착이 심했는데 민음사 세계문학의 딱딱한 번역본을 몇번 읽으면서 신뢰가 많이 깨졌어요. 국내에선 중역의 예술로 인정 받고 있는 안정효의 [백년동안의 고독]같은 수작도 있죠. 이 작품은 오히려 완역보다 중역이 더 낫다고 평가 받는 번역입니다. 안정효의 문장력이 중역이라는 취약점을 돌파시킬 수 있었죠. 전혜린이 독일어 중역으로 번역한 [생의 한가운데]도 여전히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도 출판사에 대한 신뢰와 완역본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현재 가장 잘 팔리고 있는 [레미제라블]번역본은 역시나 민음사입니다. 온라인에서 구매했을 때 가장 비싸지만 민음사는 대형 출판사이고 세계문학전집의 일인자이니까요. 라이센스 공연이 포은아트홀에서 개막했을 때도 기념품 매대에 팔고 있던 원작책은 민음사 판본이었습니다.

 

[레미제라블]완벽본 간단 비교

 

 

 

현재 가장 잘 팔리고 있는 [레미제라블]완역본이며 가장 오래 살아 남을 민음사의 [레미제라블]완역본.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출신의 원로 불문학자 정기수의 번역이라는 점이 독자들의 신뢰를 쌓았다. 정기수 선생은 1962년도에 국내 최초로 [레미제라블]의 완역본을 펼쳐냈고 이번에 재번역을 거쳐 원문에 가장 충실한 [레미제라블]한국어 판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NELSON EDITEURS, Paris, 1956/Classiques Larousse 문고본을 바탕으로 단어 하나하나 꼼꼼히 대조해서 번역했다고 한다. 민음사판은 가격은 비싸지만 세계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번역 부분이 확실히 검증됐기 때문에 찾는 이들이 많다.   

 

 

구글 번역기 돌린것같다고 악명 높은 펭귄판. 펭귄판은 일단 커버 아트가 굉장히 예뻐서 구매욕을 자극한다. 전시용으로는 펭귄판이 가장 낫다. 눈이 호강한다. 할인률도 높다. 그러나 주석이 맨 뒤에 있어서 읽기가 불편하다. 

 

더클래식판은 영어 원서를 넣어줌에도 반값에 구매할 수 있고 커버 아트도 깔끔하지만 번역이 미심쩍어서 추천하지 않는다.

 

 

더클래식이 내놓을 소장판. 다섯권짜리 [레미제라블]완역본을 양장판으로 제본하여 한권으로 합친것이다.

 

 

범우사판은 뭐 하나 경쟁력이 없다. 1993년도에 나온 판본인데 시중에서 아직까지도 구할 수는 있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만 표지디자인도 촌스럽고 번역가에 대한 신뢰도 떨어진다.

 

 

 

동서문화사가 2002년도에 펴낸 유그판 완역본. 낱권 표지만 봐서는 아동용 축약본처럼 조잡해 보이지만 이것은 그 유명한 프랑스 유그판이다. 소장가치로 봤을 때는 동서문화사판이 우위에 있다. 프랑스의 유그 출판사가 1865년도에 300여점의 삽화를 포함해 펴내서 유그판이라 불리워진 이 판본은 삽화 때문에 기존의 다섯권 완역본에서 여섯권 완역본으로 분책되어 나왔다. 중역이란 소문이 파다하긴 하지만 가독성이 높고 가격도 저렴하다. 내용이 방대하고 분량도 많아서 [레미제라블]원작이 읽기 부담스러운 독자들에게 입문용으로 추천하기에 만족스러운 구성을 가지고 있다.

 

 

 

동서문화사가 여섯권을 두권으로 합친 소장판. 삽화는 그대로 들어가 있고 양장본으로 제본돼 있다. 

  //
IP : 218.237.xxx.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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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잉글리쉬로즈
    '13.1.6 8:17 PM (218.237.xxx.213)

    사진이 안 올라갔네요, 죄송ㅠㅠ 이거 빨리 올리려고 로그인 다시 했답니다ㅠㅠ 그러나 사진은 어디 갔는지ㅠㅠ

  • 2. 꿈과 일상사이
    '13.1.6 8:22 PM (119.195.xxx.34)

    아~ 영국장미님^^ 자게엔 사진이 안올라가요. ^^

  • 3. 흑흑
    '13.1.6 8:26 PM (115.126.xxx.82)

    그렇군요. 프랑스 책인데 영어본이 무슨 소용이었던가....

    나란 여자, 영어본 5권 포함에 혹해서 더클래식 이번에 산 여자.. ㅠㅠ

  • 4. 플럼스카페
    '13.1.6 8:29 PM (211.177.xxx.98)

    아니 어디 계시다 이제야 나타나신 건가요?
    너무 감사해요. 멋지시당....^^
    참..저도 미주는 정말 돌아버리게 싫어요.^^

  • 5. ㅠㅠ
    '13.1.6 8:29 PM (118.216.xxx.135)

    저도 클래식... 윗님 혹시 나한테 그거 사라고 한분 아닌지 ㅜㅜ

  • 6. 흑흑
    '13.1.6 8:32 PM (115.126.xxx.82)

    ㅠㅠ님.. 아무래도 그런 듯요.. 죄송해요.. 흑흑

  • 7. 알면 됐으요
    '13.1.6 8:35 PM (118.216.xxx.135)

    그래도 재미없진 않아요 ㅠㅠ

  • 8. 초승달님
    '13.1.6 9:12 PM (124.54.xxx.85)

    사실 레미제라블 안읽었어요.
    로즈님 도움으로 읽으려던거 도움 받아서 고마워요.
    올해 달달하고 진실한 사랑 하세요.^^
    냉수 떠놓고 기도느...는 안되고 기냥 마음으로
    기도 할게요.

  • 9. 리영희선생의
    '13.1.6 9:17 PM (211.194.xxx.153)

    전집을 읽다가, 레 미제라블 원서를 돋보기를 들고서 읽었다는 대목에서 자극을 받아
    동서문화사판으로 읽었는데 정말 가독성은 높았지요.
    민음사판은 읽지 않았는데 자라 보고 놀란 가슴으로 '몬테 크리스토 백작'의 그 넘치는 오탈자에 질려서 선택하지 않았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10. 참맛
    '13.1.6 9:18 PM (121.151.xxx.203)

    좋은 정보네요.

    저도 익은지 너어무~ 오래 되어서 ㅎ

    민음사라.


    고전을 찾는 분들이 적지 않으니, 반갑네요 ㅎㅎㅎ

  • 11. 우와~~
    '13.1.6 9:34 PM (211.108.xxx.159)

    넘 반가운 글이에요! 지난번에 쓰신 글로 강의를 들을 각오를 하고나서 여태 고르질 못하고있었거든요.
    꿀같은 조언 글 감사드려요.^0^

    민음사에 여러번 낚이셨다는 글에 풉 웃었어요^^;; 저도 공감가는 경험이 있어서..

    잉글리쉬로즈님 좋은 한 주 되셔요!!

  • 12. 쓸개코
    '13.1.6 9:35 PM (122.36.xxx.111)

    전에 바람처럼 님이었나.. 민음사 얘기 글로 남겨주셔서 기억하고 있었어요.
    좋은글이에요. 책구입시 참고할만하니까요~

  • 13. 얼음사탕
    '13.1.6 10:00 PM (175.125.xxx.55)

    감사합니다.
    앞으로 다른 책들에 대한 이야기 기다려도 될까요?
    저장합니다.^^

  • 14. 잉글리쉬로즈
    '13.1.6 10:02 PM (218.237.xxx.213)

    여러분 이건 제 글이 아니라, 퍼온 거예요~ 할아커 카페 수길이란 분이 작성하셨구요. 저는 을유문화산가 정음산가 옛날 거로 봤어요. 펌글은 제 글이 아니에요^^

  • 15.
    '13.1.7 2:10 AM (112.153.xxx.64)

    제 인생을 바꿔주고 제 평생 최고의 책으로 생각하는 레미제라블...
    출판사별로 비교해놓은 글은 처음 보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

  • 16. 로즈님
    '13.1.7 5:40 AM (80.187.xxx.83)

    반가워요. 저도 을유사 번역본으로 읽었어요. 펌글이시면 원글에 출처도 함께 표시 부탁드려요. 그 카페 한번 가보고 싶어서요. 좋은 글 퍼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17. 감사^^
    '13.1.8 1:01 AM (222.233.xxx.225)

    레미제라블 읽고 싶었거든요^^

  • 18. ....
    '13.1.12 6:29 AM (180.71.xxx.229)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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