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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타고난 영재와 비교하는 아이

우울 | 조회수 : 3,346
작성일 : 2013-01-05 17:28:16
제 아이가 제일 잘나고 똑똑한 줄 알고 살았습니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주위에서도 항상 최고라고 했었으니까요.
아이가 욕심이 많고, 최고가 되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해서
스스로 학원 찾아서 보내달라는 아이입니다.
교육청 영재원에도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아이도 열심히 준비했고, 학원에서도 아이를 위한 특강을 해줄 정도였어요.
아이가 참 자랑스러운 마음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영재원에 같이 다니는 다른 아이를 알게 되었는데 
아이가 그 아이를 절대 이길수 없다고 좌절하고 있습니다.
수업할때 보면 절대 따라갈수가 없답니다.
아이가 그 아이를 많이 신경쓰는게 보입니다.
문제를 못풀면 저에게 걔는 풀수있을까? 이럽니다.
비교하지말라고, 스스로에게 만족하라고 아무리 말해도 걔가 되고 싶답니다.

그 아이가 궁금해서 주윗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완전 타고난 영재 맞았어요.
학원 한번도 안다니고 교육청 영재원 합격
학교 한달 빠지고도 전과목 올백
영어 레벨테스트 최상위
3학년때 제일 어렵다는 학원에서 최상위 반에 들어가서 그 반 학생들 멘붕 만들고
한달만에 그만두고서는 영어학원도 안다닌다네요.

제 아이가 너무 열등감에 시달려하자
뭔가 부족한 면을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도 안보여요.
날씬하고 얼굴마저도 이쁩니다.
예의가 바르고 얌전한 천상 여자인 아이더군요.

이런게 아이 눈에도 보이나 봅니다.
걔가 입고 있는 옷을 사달라하고, 갖고 있는 것을 사달라 합니다.
항상 리드하고 싶어하는 제 딸과는 달리 반에서 있는듯 없는듯 조용한 아이라고 하네요.
리더쉽 있는거.. 그거 하나 제 딸이 나은것 같습니다.

그 아이때문에 아이의 자존감이 떨어지고 있는게 보입니다.
그 아이는 그리 이쁘고 착하면 너도 그 아이를 배워보는게 어떻겠냐고 했더니
자기는 그 아이의 베프가 되고 싶답니다.
영재원에서도 자기 옆자리에 그 아이를 앉게하기 위해서 남들보다 일찍 가자고 저를 들들 볶아요.
그러다가 그 아이가 다른 아이랑 앉기라도 하면 그 날은 너무너무 속상해해요.
차라리 멀리하는게 어떻겠냐 했더니 죽어도 싫답니다.

그 아이는 별 생각이 없는듯해요.
항상 보면 친구들이랑 놀기보단 책을 읽고 있고
제 딸이 함께 놀자고 매달리는 꼴이예요.
반면 제 아이가 원하는건 그 아이가 본인을 베프로 생각해주길 바라는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그런 성격의 아이가 아닌것 같아요.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하는건지 저도 중심이 안잡히고 있어요.
차라리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가야하는건지..
아이를 다그쳐야하는건지, 그냥 둬야하는건지.. 도통 모르겠어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조언 부탁드립니다.
아이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IP : 1.218.xxx.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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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ay
    '13.1.5 5:42 PM (211.36.xxx.181)

    저도 그 마음 알아요. 절로 타고난 영재라는 말이 나오는 아이와 그 옆에서 너무나 평범한 아이 엄마로서 겪어야하는 마음 고생을.
    그래도 원글님 아이는 평범한 아이는 아닌듯해요. 아이 맘 많이 다독여주세요

  • 2.
    '13.1.5 5:44 PM (61.73.xxx.109)

    저도 초등학교때 따님과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완벽한 친구...심지어 예쁘고 키도 컸으며 가족까지 화목했던....
    그래서 내내 그 친구가 마음의 짐이 되었었지요
    근데 그건 윗분 말씀처럼 행복하게 공부하는 법 이런거랑은 상관이 없는것 같아요
    전 그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는 행복하게 공부하는 아이였고 저도 나름 영재였는데 너무나 완벽하게 모든걸 가진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그 친구를 롤모델+경쟁상대+이상형+갖고 싶은것 등등으로 인식하게 된거죠 ㅜㅜ
    근데 그 친구를 만나서 이미 그런 친구에 대해 알아버렸기 때문에 서로 다른 학교를 진학해도 내내 그 친구가 기억이 나고....어떻게 사나 궁금하고 그런 마음이 생겨요
    근데 그런 경험을 가진게 나쁜 것만은 아니었고 절 채찍질하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어요 ㅜㅜ 고3때 성적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 친구는 내가 가고 싶었던 학교에 합격했다는 얘기를 듣고 재수해서 저도 결국 합격했었거든요

    뾰족한 해결책을 못드려서 죄송하지만....어차피 좋은 학교에 진학하거나 하면 아이는 점점더 뛰어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될거에요 대학에 가보니 내가 초등학교때 우상으로 생각했던 아이보다 더 뛰어난, 더 완벽한 사람들이 또 있더군요 ㅜㅜ
    욕심이 많은 아이라 어릴때 좀 일찍 그런걸 깨닫게 된 것 같은데 너무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서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지지자가 되어주고 좀 여유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게 좋긴해요

  • 3.
    '13.1.5 7:58 PM (220.85.xxx.38)

    따님에게 따님의 경쟁 상대는 그 영재가 아님을 알려주세요
    그 영재 같은 사람은 앞으로 만날 일이 별로 없을 겁니다
    그 애가 진짜 영재가 맞다면 진짜 영재들끼리 경쟁하는 거지 평범한 사람과는 만날 일조차 없다고 민성원이 그러더군요

  • 4. 아이가
    '13.1.5 8:11 PM (58.240.xxx.250)

    몇 살인가요?

    제가 살던 동네에 원글님 아이같은 아이가 있었어요.

    원글님 아이처럼 독보적 존재는 아니었지만, 집이 강남도 아닌데, 아이 부모들이 일찌기 대치동 사교육 시장에 돌려 만들어진 동네 영재급 아이였습니다.
    아이 자신도 꼬마때부터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초등, 아니 중등 초반까지는 선두 그룹에 있는 듯 보였어요.

    그런데, 그 아이가 어릴 때부터 학원 등지에서 제일 잘 하는 아이들과만 옆에 앉으려 하고, 자신이 보기에 좀 떨어진다는 아이들에게는 노골적으로 옆에도 못 앉게 하고 그랬다더군요.
    하도 아이가 그러니, 엄마들 다툼으로 크게 번져 경찰이 오기도 하고, 아무튼 자라면서 아이가 별나서 사건사고가 좀 있었습니다.

    초등땐 아이들이 멋모르니, 공부 잘 하는 아이라 주변 친구들도 제법 있어 보이고 회장도 쭉 하고 하더니, 사춘기 되니 아이들 눈에도 좋지 않은 모습 다 보이게 됐겠죠.
    점점 주위에 친구들도 없어지고, 그 아이나 그 부모만 몰랐지 아이들이 뒤에서 속된 말로 재수없다며 수군댄답니다.
    그렇게 뒷얘기들 하는 게 잘 하는 거란 얘기는 아니지만, 아무튼 성적도 점점 떨어지고...

    그런데, 그 집은 엄마가 아이의 이기심을 부추기는 부분도 많았기에, 따님을 걱정하는 원글님과는 크게 차이가 있지만요...
    지금 아이 공부가 문제가 아니라, 사고가 살짝 건강해 보이지 않아요.

    경쟁심 많고, 지지 않으려는 성격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독이 되는 경우도 많으니...
    아이의 긴 인생을 생각해서 긍정적 에너지를 되찾을 수 있도록 끌어주셔야 할 듯 싶습니다.

  • 5. 조앤맘
    '13.1.5 8:22 PM (218.238.xxx.131)

    제 친구가 그랬어요!심지어 수영도 책에 나온 설명읽고 그대로 했어요.근데 공부만 무지 잘해요.뭐든지 공부했다하면 전국수석!그뿐!그냥 교회만 열심히 다니는 조용한 아줌마!어렸을때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공부에 재주가 있구나하는 생각!근데 자식들도 무지 공부 잘해서 부럽긴하더라구요!

  • 6. 갑자기
    '13.1.5 8:28 PM (218.236.xxx.82)

    뜬금없을지도 모르겠는데, 얼마전에 책에서 읽은 글귀가 생각이 나네요.

    어른들이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실수인데, 우리가 아이들이 남들의 인정을 받는데 급급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글이었어요.

    원글님 아이는 충분히 똑똑하고 괜찮은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글로 보여지는 모습은 똑똑하지도 행복하지 않은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 7. 언젠간 겪게될 문제
    '13.1.5 8:36 PM (121.88.xxx.128)

    맞아요. 머리 보단 인내심이 더 중요하다는 걸 일찍 알면 좋겠지만요. 작은거라도 크게 칭찬을 많이해주세요. 리더쉽 아무나 있는거 아니예요.
    태몽도 가짜로 부풀려서 얘기해주는 부모도 있더군요. 너는 태몽이 좋으니 반드시 훌륭한 인물이 될거라고 아이 볼때마다 얘기했더니 실제로 훌륭한 사람이 됐다는 얘기요.
    경쟁자가 있을때 더 능력발휘하는 사람도 있어요.

  • 8. 따님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네요..
    '13.1.6 12:43 AM (175.193.xxx.43)

    꼭 저의 어린시절을 보는 것 같아서요.
    1. 그런 아이, 그 아이보다 더 뛰어난 아이는 앞으로 더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네가 상위집단에 속할수록..(당장 서울대만 가도 주변에 수두룩.. 유학가면....내 머리는 돌머리였구나...알게 됨)
    2. 공부는 남보다 뛰어나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전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비교는 금물. 객관적인 자기 위치만 확인하는 정도에서 그칠 것.
    3. 그 이상을 바라고 남이 가진 것을 갖고 싶어 안달하는 것은 탐욕이다.
    4. 인생은 인정받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너는 뭘 가졌느냐에 따라 가치가 매겨지는 존재가 아니다. 너는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다. 있는 모습 그대로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5. 재능에는 종류가 있다. 생애초반기에 부각되는 재능이 있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계발되는 재능이 있다. 그 아이가 가진 재능이 전자에 해당되는 것이라(예체능, 수리물리 지능 등) 지금 그토록 눈에 띄는 것이다. 그러나 인내심, 성실함, 위기극복능력, 전문성 등 뒤로 갈수록 빛을 발하는 수천수만가지의 자질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5. 영재란, 기능적으로 우수한 것이지 전인적인 완성도가 뛰어난 인간은 아니다.
    6. 전국 1등하는 고2는 죽었다 깨어나도 고2다.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는가? 그 나이 또래에서 아무리 뛰어나봤자 대졸자와는 비교할 수 없는 능력치라는 거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얻게 될 지식/능력을 더 빨리 소유하는 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 생각해 보라.
    7. 애니메이션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추천.

    뼈아프지만 겪어야 할 과정이고, 성공적으로 이겨내지 못하면 커서도 반복적으로 아이를 괴롭힐 문제일 거예요.
    아이가 그 동안 주변의 칭찬에 고무되어 공부 잘 하는 것, 남들보다 우수한 것으로 자기 정체성을 삼아온 건 아닌지요.. 그렇다면 그것을 수정할 좋은 기회라 생각됩니다.
    나름 서울대 이공계 나온 언니야(이몬가?ㅋ)가 풀어놓는 경험담이니, 좀 진지하게 들어줬음 싶네요. ㅋ
    저는 나이들어서야 깨달았는데, 따님은 일찌감치 남과 비교하지 않고 행복하게 공부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바래봅니다.^^

  • 9. 참고로
    '13.1.6 1:04 AM (175.193.xxx.43)

    대학갔을 때, 사교육 없이 한 달 공부해서 서울 과학고 붙었다는 애, 집도 가난한데 국제 화학 올림피아드 은메달 따고 들어온 애, 수능 전국 수석하고 들어오자마자 2학년 과목 듣는 애(이공계에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거기다 학기말 성적은 2등-_-;;), 모의고사 전국 1등 해봤다는 사람도 흔하고 하다못해 경남지역 수석, 차석, 뭐뭐 과학고 수석, 차석, 전과목 A+(공대 1000명 중 1-2명) 널널하게 받는 애,...주변에 정말 많았어요. 그렇지 않은 평범한 애들도 좀 열심히 하면 스탠포드, 하버드 어렵지 않게 유학가고 머 그랬어요.
    근데 지금 사는 거, 글쎄요...
    비슷해 보입니다. 제 눈에만 그런가요?
    신문에 난 놈도 있고 그냥 평범하게 사는 저같은 사람도 있지만 그닥 본질적인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행복지수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이랑 알콩달콩 사는 애들이 높아 보입니다.

  • 10. ..
    '13.1.6 1:47 PM (14.35.xxx.86)

    비교하는 아이.. "따님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네요.."님 덧글이 너무 멋져서 저장합니다.

  • 11. 찬란한아짐
    '13.1.6 4:17 PM (110.70.xxx.212)

    저도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저장할께요

  • 12. ..
    '13.4.15 2:08 AM (180.66.xxx.70)

    저도 아이에게 같이 얘기해주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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