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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여행가방을 싸다

| 조회수 : 2,145 | 추천수 : 1
작성일 : 2012-12-24 00:51:16

 

 

일요일 밤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짐을 꾸려야지, 그런데 들고 갈 책은 무엇으로

 

하면서 책장앞에서 서성이다가 아무래도 시간나는대로 한국사 책을 정리할 겸 읽어야겠다고 챙겨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짐을 싸다가 앗차 생각이 나네요. 이번에 여행가는 목적이 고베의 민나노 이에 (일본어를

 

쓰는 법을 모르니 그냥 발음나는대로 )를 건축한 건축가 그 집의 주인이자 그 안에서 고베 사람들과의

 

공동체를 꾸려가는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길인데 그것에 대한 배려가 없이 편의에 따라 책을 골라왔구나 싶더라고요.

 

추운 밤 다시 집을 나서서 민나노 이에 책과 일본 변경론을 챙겨왔습니다.

 

12월 다른 어느 해보다 제겐 번잡하고 익혀야 할 일도 많은 달이었습니다. 동생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한 달

 

아무튼 별 차질없이 일을 해나가느라 마음쓰는 것이 많아서일까요? 여행가는 설레임에 대해 생각해 볼 겨를이

 

별로 없었고 어제 밤 끝난 음악회를 위해서도, 2013년 새로 시작하는 금요일 저녁의 인문학 수업을 위한

 

준비를 위해서도 챙겨야 할 일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떠나기 전에 기억한 것이 어디냐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짐정리를 마무리하고, 앉아서 조용히 첼로곡을

 

듣고 있자니 어제  첫 순서로 발레를 선보인 민아가 생각났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벌써 자신의 길에 대해서

 

생각하고 생기있는 얼굴로 힘든 연습을 견디고, 당당하게 하고 싶은 일을 말하는 아이, 그래서 자꾸 눈길을 주게

 

되는 아이를 생각하다가 고른 그림이 바로 드가.

 

아이들을 만나면서 늘 하게 되는 생각이 바로 아이들이 성장하는 만큼 더불어 변하는 선생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인데요, 늘 그렇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역시 그런 마음가짐이 제 삶에 하나의 균형추 역할을 한다는

 

측면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 밤 인터뷰에 관심이 많은 한 고등학교 남학생이 물어보더군요. 다음 주 일요일 선생님이 비는 시간에

 

한 시간정도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요? 무슨 내용으로 하고 싶은가 했더니 직업보다는 선생님 개인의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들어보고 싶다고요. 갑자기 긴장이 되기도 하고, 재미있는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과연 무슨 이야기를 물어올까, 나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무엇에 대해서 아이와 이야기할 수 있나

 

한편 긴장되고 한 편 얼마나 솔직하게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이렇게 늘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다시 여행이야기로 돌아가면  추석 연휴에 이은 두 번째 여행을 하게 되는 겨울,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부담이 되긴 하지만 혼자서는 찾아가기 어려운 곳과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이번 방문을

 

통해서 앞으로 어떻게 지역안에서 일하고 놀면서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조금 더 구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더구나 이번 여행에 대해서 사진을 찍어서 ppt 만드는 법을 익혀서 행복한 왕자 사람들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겠노라 약속을 한 상태라서 새로운 것을 익히는 것은 부담이 되지만 역시 새로운 시도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의욕은 더 생기는군요.

 

멀리 있어서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이탈리아 여행에 이어서 두 번째 여행을 함께 하게 되는 친구들과의

 

만남도 기대가 되네요. 기회가 되면 대학 친구 4명이서 만나지만 한 친구는 아직 방학이 아니라서 함께 갈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점, 그것이 마음에 걸리긴하지만 언젠가 그 친구가 퇴직을 하고 나면 자연히 함께

 

여행할 시간이 생기겠거니 하고 위로삼고 있습니다.

 

여행 늘 떠나기 전과 실제로 그 안에서 진행되는 여행, 그리고 ,after가 생각한 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요

 

이번 여행도 일단 떠나고 나면 돌아와서 무엇이 어떻게 변해있을지 잘 모릅니다. 그래도 역시 현장에서 돌발적인

일이 생길수도 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소득을 얻어올 수도 있고, 그것으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것들과 인연이

 

이어질 수도 있겠지요? 그런 우연한 만남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잘 다녀오겠습니다.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들꽃
    '12.12.24 1:04 AM

    늘 이맘때면 인투님께서는 여행가방을 꾸리셨지요
    올해도 어김없이 떠나시네요.
    여행, 저는 생각만 해도 설레이는데
    풍성한 추억을 안고 오실 수 멋진 여행이 되시길 바래요.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돌아오셔서 여행 보따리 풀어주셔야 해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 2. 들꽃
    '12.12.24 1:05 AM

    풍성한 추억을 안고 오실 수 있는 멋진 여행이 되시길 바래요.

    ㅎㅎㅎ 제가 잠이 많이 오나봅니다.

    인투님도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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