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날도 춥고 기분도 우울하고 달달한것만 마구마구 땡깁니다. Sweet Potato & Apple Pie

| 조회수 : 11,761 | 추천수 : 11
작성일 : 2012-12-22 04:28:25

전 미국 라스베가스에 살고 있습니다.  2일전 저희 날자로는 화요일이지요... 정말 설레이으로 저녁도 먹고, 야식까지 챙겨 먹고 오늘은 꼭 밤을 세서라도 지켜보리 하며 티비 앞에 앉았습니다.  밤을 꼴딱 세고 나니, 남는건 진정 멘붕 뿐이였습니다.  ㅠㅠ 어찌 이런일이 있을까요??


멘붕으로 하루를 어찌 보냈는지도 모르게 보내고, 좀 정신을 차려 보니 날은 왜이렇게 오방지게 추운건지? 왤케 기분은 꿀꿀한건지?  탄수화물에 달달한것이 마구마구 땡기네요.  제가 원래 무지 단순한 사람인데, 이번엔 좀 대미지가 큽니다.  ㅠㅠ


얼마전 기분좋은 일이 생길거라며, 그 기분좋은 일을 기념하며 먹을꺼라며, 애플파이 재료를 사다 놓았었답니다.   냉동 파이 크러스트와, 그래니애플, 고구마 등등... 그리고 땡스기빙때 키슈 굽는다고 넉넉하게 사다가 쟁여 두었던 생크림까지 한몫을 합니다.  생크림은 너무 넉넉해서, 티라미수도 만들어서 이웃들에게 나눠 주며, 기분을 한참 업 시키고 있었는데 닥친 한파와 멘붕... 그래서 더 더 아픕니다.  

어째건 그때 쓰다 남은 생크림까지... 정말 제가 원하던 애플 파이를 만들 재료가 모두 준비 완료입니다.  어릴적에 파리 크XX에서 사먹던 애플 파이의 맛을 기억 하면서 만들어 봤습니다.  애플 파이 바닥에 무언가 부드러운 느낌이 참 맛있었던 애플파이였습니다.  날도 춥고 우울할때 한쪽 먹으니 좋긴 한데, 멘붕은 어쩔수 없나봅니다.  


사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여행 갔나봅니다.  어째건 레시피라고 말하긴 챙피하지만, 써봅니다.  과정샷은 그냥 패스 합니다... 





글쓰다가 에러 나서 일단 확인 누르고 다시 이어갑니다.

일단 애플 파이 속살 부터 보여드릴께요.  사과조림과 고구마 무스(?) 라고 하기엔 좀 그런 으깬 고구마가 들어있는 부드럽고 달콤한 애플 파이랍니다.

재료 : 사과씨 빼고, 껍질도 깍아서 580g(그래니애플 3개, 후지애플 1개 넣었서요), 무염버터 1TBSP, 황설탕 1/3컵, 계피가루 1tsp, 고구마 주먹 만한것 3개, 생크림 1/2컵, 아가베 시럽 2TBSP, 계피가루 1tsp, 소금 조금, 파이크러스트 2장(전 냉동 9인치 짜리 사용했서요), 계란 2알

만들어 볼께요...

1. 사과를 손가락 반 마디 정도로 대충 깍둑썰기 해주시던지, 아니면 납작 납작하게 0.3cm 정도 두께로 슬라이스 해주세요.

2. 무염버터, 황설탕을 넣고 볶아주세요.  볶다 보면, 사과가 약간 누렇게 되면서 즙이 나옵니다.  그때에 계피가루를 조금 넣고 마져 조려주세요.

3. 고구마는 삶거나 구워서 으깨주신뒤, 생크림, 아가베시럽, 소금, 계피가루를 넣고 고루 섞어주세요.  맛을 봤을때 달달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나는것이 뽀인뜨입니다.

4. 냉동 파이크러스트 바닥에 고구마를 넓게 펄쳐주세요. 그위에 사과조림도 얹으시구요.  취향에 따라 2층으로 하셔도 좋고, 4층으로 하셔도 좋아용.  전 맛이 골고루 나는게 좋아 4층으로 했서요.

5. 4의 파이에 파이크러스트 1장을 씌워서 옆에 모양을 내줍니다.  전 모 예쁘게 하는거 자신 없구요, 걍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서 벌어지지만 않게 해주었답니다.  모 취향에 따라선 예쁘게 바구니 모양으로 하셔도 좋겠지요??

6. 5에 계란을 1개 풀어서 브러쉬로 삭삭 발라주신뒤, 425F 로 예열한 오븐에 30분간 구워줍니다.  파이 가생이가 탈까 신경 쓰이시는 분들은, 한 15분 구우시다가 꺼내서 쿠킹 호일로 안에 동그랗게 잘라내신뒤 가생이를 덮고 다시 15분 구워주세요.  전 걍 무신경한 뇨자라 걍 패스합니다. 


걍 그까이꺼 탈라면 타라지 하는 맘으로 구웠는데, 파이가 생각보다 때깔이 예쁘게 나온것 같습니다.  어째건 완성이 되었으니 맛을 봐야겠지요? 그런데 저란 뇨자... 따뜻한 애플파이도, 따뜻한 피자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특이종입니다.  보통은 따뜻할때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먹는 Apple Pie A la mode 를 좋아하시던데, 전 걍 차갑게 식은 애플파이가 더욱더 맛있게 느껴지는 그런 뇨자입니다.  그래서 일단 애플 파이를 한김 식혀서 먹어보기로 하고 한 2시간 잠시 외출 합니다.  돌아와서 잘라서 먹어보니, 어릴적 사먹었던 그맛과 비슷합니다.  참 단순하게도, 내가 만들어서 더욱더 맛있다며, 혼자 자화 자찬을 해봅니다.

그와중에 완전 지대로 삐지신 우리집 개어린이 네모씨 얘기도 곁들여봅니다.


핸드폰 사진이라 영 화질이 안좋습니다.

심통 단단히 나신 개 네모씨 ... 애플 파이 구우면 한쪽 준다더니 , 주지 않는 엄마를 원망하며 꼴 부리는 중입니다. 

  네모씨의 생각 ...  사과 깍고 , 고구마 전자렌지에 삶고 하니 , 내가 모두 먹을수 있는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보채 보고 ,  달려 들어봅니다 .  분명 엄마가 네모씨 , 이따가 다 만들면 줄게 ... 라고 말을 했습니다 .  전 이말을 철썩 같이 믿고 ,  오븐 앞을 떠나지 못하고 지킵니다 .  오븐앞을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는데 , 오븐에서 분명 파이와 고구마가 맛있게 익고 있는데 , 왜왜 나에겐 아무것도 안주는것이냐 ? 하고 항의 하며 엄마 눈앞을 거슬리게   계속 왔다갔다 합니다 .  그러다 오븐이 열리고 알맞게 익은 파이가 나옵니다 .  하지만 , 나에겐 아무것도 안줍니다 . ㅠㅠ   정말이지 열받습니다 .  그래서 신경질 나는 김에 엎드려서 시위를 해봅니다 .  엄마랑 카이횽아랑 얘기를 하는데 , 자꾸 파이가 어쩌구 얘기를 합니다 .  파이 어쩌구 말이 나오면 , 일단 고개를 들어서 내가 여기 있음을 알려줍니다 .  그렇지만 , 파이는 안줍니다 .  사진만 찍습니다 .  젠장 짜증납니다 .  그래서 개짜증난다는것을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엎드려서 시위중입니다 . 

저렇게 꼴 부리며 있는 네모씨를 뒤로 하고 베트나미즈 샌드위치를 사러 갔습니다 .  한 2 시간 넘게 있다 집에 들어오니 , 네모씨 좀전에 화난건 잊었나봅니다 . ㅋㅋㅋ 그래서 다 식은 애플 파이를 한쪽 잘라서 네모씨 한입 , 카이 한입 , 나 한입 모두모두 맛있게 먹었답니다 .  ㅋㅋㅋ  

by June


 


Nemo&Kai (truelies11)

라스베가스에서 네모, 카이 강아지 2마리와 2명의 남자사람(오빠와 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쭈니의 맛있는 이야기 www.recipeboxs.com 으로..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후라이주부
    '12.12.22 6:51 AM

    달달함이 약일까?
    시간이 약일까?
    과연 약이 있기는 할까?
    복잡한 머리속의 여러갈래 아쉬움이 뒤엉켜 ...... 멘붕 ( 이 단어 정말 쓰기 싫어는데;;)

    일상사에 열중하다 보면 잊혀지고 얇아지고 ... 어느새..? 하는 날이 오겠지요.

    달달한 거 먹으며 씩씩하게 살아갑시다!

  • Nemo&Kai
    '12.12.22 10:28 AM

    그러게요...
    여러가지 머리속이 괜실히 복잡합니다...
    전 배우처럼 잘 생긴 대통령을 원했을 뿐이고... 아이들이 평등한 기회를 가질수 있게 해준다는 대통령을 원했을뿐인데... 세상 만사 쉽지가 않습니다.

    걍 잘 먹고 잘 버티며 사는것이 최고일때입니다. 건강하게 잘 살아야죠...

  • 2. 18층여자
    '12.12.22 8:04 AM

    입맛이 뚝.
    국가가 다이어트를 시켜주네요.

    티비를 멀리하고 바느질이며 명상이며
    국가가 사람 만들어 주나봐요.

  • Nemo&Kai
    '12.12.22 10:29 AM

    포탈싸이트도 들어가기 싫고, 먹는것도 걍걍 끼니만 때우는 정도이고... 걍 멍청하게 다큐멘타리나 켜놓고 시간 보내며, 잠이 안와도 어떻게 자보려고 노력하고 있서요...

  • 3. 우슬초
    '12.12.22 10:58 AM

    정말 좋아하는데 지금은 전혀 먹고싶지가 않아요 ㅠㅠ
    목이 아파서 먹을 수가 없어요..젠장..
    님 나중에 꼭 저도만들어 볼게요....
    타국에서 힘내시고....우리 조국 위해 더 많이 노력해요...ㅜㅜ

  • Nemo&Kai
    '12.12.22 2:32 PM

    얼렁 건강 찾으세요.
    일단 건강하고 봐야 몰 뒤집어 보던 하죠...
    우린 못생긴 아줌마 보다 잘생긴 아저씨가 필요했는데... ㅠㅠ
    좋은 일이 꼭 생기기를 바라며 노력해봐요~~~

  • 4. 후레쉬맨
    '12.12.22 12:19 PM

    저는 단풍국 밴쿠버에 살아요.
    여기도 화욜이 선거날이었고, 저희 부부 결혼기념일...
    간만에 샹그리아도 만들고 피자도 좀 굽고 그랬어요,
    꼭 기념일 때문이 아니라, 좋은 소식을 듣게 될거란 생각에요 ㅠㅠ
    밤을 꼴딱 새고, 새벽에 창밖을 보니 눈이 펑펑 오더라고요.
    저는 여기 살아서 멘붕 극복이 빨랐지만 한국에서 절망하신 분들 생각함 너무 속상합니다.

    파이 맛나겠네요, 고구마 넣은 애플파이는 못 먹어봤는데,
    파이 한쪽에 아메리카노, 오오 상상만해도 좋으네요.
    맛난 파이의 위로 감사합니다.

  • Nemo&Kai
    '12.12.22 2:33 PM

    아우... 저도 애플 파이 구워놓고 먹으며 기다릴까 하다가, 아니야 좋은 소식을 축하 기념으로 구워야지 했다가 결국은 위로 파이가 되었네요...
    모가 어찌 되었건 네모씨가 심통 낼 만큼 파이는 맛있었어요...

  • 5. 미도리
    '12.12.22 1:04 PM

    개짜증 나는 비글이 네모씨~ 개귀여워요ㅡㅡ;; 자주자주 올려주세요.
    왕년 디씨 멍멍이갤러리 죽순이 출신이랍니다.

    애플파이 저도 왕 먹고 싶네요.
    넘 추워서 아들 레고놀이하는데 구들장 지고 앉아서 82한답니다.

  • Nemo&Kai
    '12.12.22 2:34 PM

    ㅋㅋㅋ 방갑습니다. 사실 애들 사진은 잘 안올리는데, 이번엔 네모씨가 심통나서 뿌루퉁 한 표정이 제 맘을 표현하는것 같아 한장 올려봤네요...

  • 6. 털뭉치
    '12.12.22 1:30 PM

    개짜증 네모씨 깨물어주고 싶다.
    준다고 해놓고...

  • Nemo&Kai
    '12.12.22 2:34 PM

    네모씨도 한 2입은 먹었서요.... ㅋㅋㅋ 전ㅁ 약속은 지키는 엄마예여~~

  • 7. 작은정원11
    '12.12.23 2:18 AM

    이 와중에 애플파이 참 맛있겠다 침 질질 흘리는 전....
    눈물만 나는 요즘입니다.

  • 8. 아줌마
    '12.12.24 5:21 PM

    저거 비글 아닌가요????
    와,,, 몸매가, 식탐 진정 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0980 어쩌다보니 손님맞이 주간, 그리고 큰아이 생일날 10 솔이엄마 2024.04.15 8,504 2
40979 봄봄 9 juju 2024.04.13 6,725 1
40978 행복만들기 170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3월 육전과.. 5 행복나눔미소 2024.04.11 3,890 2
40977 시드니 시내 한복판에 Community Farm 8 솔바람 2024.04.09 5,416 2
40976 어린 것들이 자라나는 시즌, 봄! 29 소년공원 2024.04.08 7,915 1
40975 특별한 외출 14 Alison 2024.04.07 6,814 2
40974 제겐 역시 익명방은 안맞더라구요 (음식없는 수다 주의요함) 25 김흥임 2024.04.06 5,242 2
40973 24년 봄을 맞이하며 .. 23 주니엄마 2024.04.03 8,958 3
40972 어느새 봄이네요 16 메이그린 2024.04.03 6,092 3
40971 닉네임 순덕어머님은 잘 계시는지 갑자기 궁금요. 14 바람 2024.04.03 7,177 0
40970 사진은 뒤죽박죽이지만... 16 고독은 나의 힘 2024.04.01 7,710 2
40969 일년이 흘렀네요... 16 catmom 2024.03.29 9,193 3
40968 대부분의 시간을 부부 둘이 붙어있는 상황에 뭘먹을까? 14 솔이엄마 2024.03.26 11,925 3
40967 선 반찬 배달, 후 외식 7 진현 2024.03.25 8,097 2
40966 챌토리네도, 소주잔 김밥 추가요 - 18 챌시 2024.03.15 12,124 2
40965 17년만의 부부여행 41 Alison 2024.03.14 14,461 5
40964 여러가지 잡다한 음식들. 18 뮤즈82 2024.03.13 10,373 3
40963 169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2월 수육, 대패삼겹살,.. 10 행복나눔미소 2024.03.08 6,206 8
40962 소주컵 김밥 도전~ 27 mayo짱 2024.03.08 15,073 6
40961 어린이집 냠냠쌤...점심밥 꽃식판 67 민뚱맘 2024.03.03 12,643 6
40960 음료 사진 몇 개 4 블라썸데이 2024.02.29 5,966 2
40959 오랜만에 왔습니다! 혼밥러입니다 12 옐로우 2024.02.26 13,545 6
40958 입시를 끝내고 홀가분하게 돌아왔어요! 65 솔이엄마 2024.02.25 15,322 6
40957 미니오븐으로 케익 시트 만들 수 있나용? 4 한가지 2024.02.20 5,113 1
40956 굴림만두와 몇가지 음식들 31 Alison 2024.02.20 9,429 5
40955 피자, LA갈비, 유채나물 18 ilovemath 2024.02.19 8,470 4
40954 설날 플렉스 15 시원한 2024.02.16 10,001 4
40953 음력으로 새해 인사 드리러 왔어요 :-) 33 소년공원 2024.02.15 7,122 7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