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물론 남자들도 옷차림으로 달라진 본인의 모습을 보며 "오호,옷이 날개로군.." 하는
느낌 한번쯤은 받아 보셨을겁니다.
어디 사람만 그렇턴가요?
저는 자주 느끼는데 음식도 그릇 때문에 날개를 달 때가 있어요.
어떤 그릇에 ?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같은 음식도 훨씬 맛있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런 경우 없으신가요?
음식에 유독 멋부림을 하는 건..? 맛 없는 음식을 맛있게 보일려는 눈속임만은 아니고요
이왕 먹을꺼면 맛을 보기 전 눈도 좀 호강을 시켜주고 싶은 한 단계 더 추가된 작업(?)입니다.
그 추가된 작업 때문에 눈까지 혜택을 받느냐? 안 받느냐?
저는 일본에서 생활할 때 유독 검정빛이 도는 이 카레를 좋아해서 자주 해 먹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 여러개 사갖고 왔는데요, 한국에도 이 카레가 있는데 일본 보다 5배쯤 비싸더군요. 그래서 친구들도 하나씩 줄려다가 악한 마음이 생겨서 혼자만 아껴서 먹고 있지요.(미안타, 친구들아..)
황홀해지기까지는 아니지만 이 정도는 먹어야 카레 먹은 거 같거든요.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카레,비장하게 꺼내서 거창하게(?) 차려봤어요.
카레에 넣은 야채야 뭐 비슷하죠.
근데 저는 카레용 야채를 늘 큼직하게 써는데 오늘은 같은 야채 다른 느낌을 위해 잔잔하게
작은 깍두기모양으로 썰었어요.
고기는 원래 사온 그대로 큼직하게...
야채,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본인의 취향껏 카레의 양을 조절해 맛을 결정하면 됩니다.
저는 진한 맛 카레를 좋아해서 이 스틱카레 2 조각에 후추를 조금 더 첨가 합니다.
전자렌지에 데워 먹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래서 찬밥을 볶아서 자주 먹는데요,
볶음밥, 사실 이것저것 넣고 해도 이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밥이 아니지요.
볶음밥이 싫어지는 이유? 나이 때문인 거 같아요.OTL...
카레랑 먹기엔 흰쌀밥이 젤 좋긴 하지만...
이번엔 그렇게 평범하게 먹을 순 없어서 색다른 밥을 해 봤어요.
부드러운 스크램블과 크래미를 아주 최소한의 기름만을 넣고 볶음밥을 했는데,
기름을 최소한 넣고 밥을 약간 단단할 때까지 볶았어요.
볶음밥,같은 볶음밥 다른 느낌의 볶음밥을 먹고 싶어서 밥그릇에 꾹꾹 눌러 담고 모양을 잡은 후..
커다란 접시 중앙에 놓고요..
가장자리에 카레소스를 돌려서 담았어요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그냥 볶음밥만도 먹을 수 있는 밥이긴 합니다만..
위에 밋밋한 볶음밥과 비교해 볶음밥 위에 민트가 얹어진 모습이 많이 다르다는 걸 금방 아실 수 있으실겁니다.
어찌어찌하다가 생긴 큼직한 가베라..
가베라가 색깔이 너무 화려해서 가끔 기분 다운된 날은 좋아요.
화려한 가베라 꽃도 꽂고..
맛있게 먹을 분위기 됐죠?
볶음밥을 기름기 적고 아주 매트하게 볶아서 카레랑 비빔을 해도 느끼하지 않고
탱탱한 밥알과 보드라운 스크램블,크래미가 잘 어울리더라구요.
카레,카레가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만만하게 해먹을 수 있는 게 카레 아닌가 싶어요.
근데요 만만해서 자주는 해 먹지만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는 사실 또 아니거든요.
그럴땐 이렇게 카레를 조금 색다르게 드셔 보세요.
같은 맛 카레를 다른 느낌으로 즐기실 수 있어요.
구멍난 양말 사이로 삐져나온 엄지발가락을 보며 양말 사러 가다가 국화꽃의 예쁨에
반해 양말 대신 국화꽃 사온 그런 어느 유학생활도 있었어요.
그때는 유학생이면서도 꽃 한 다발 사고 그랬는데 어찌된게 한국에 와서는 꽃 한 다발 노래를 하면서도
한 번을 못 사봤거든요.
카레를 더 맛있게 먹는 방법 하나 ..
"꽃을 꽂은 식탁에서 먹는다."
그리고 하나 더..
카레를 만들 때 꼭 하게 되는 실수
"처음엔 2인분만 만들어서 맛있게 먹어야지.."
이 마음은 감자의 껍질을 까고, 눈물 흘리며 양파를 까면서 조금씩 잊혀져
돼지고기를 볶을 때는 이미 5인분의 야채가 솥에서 버글버글 끓게 됩니다.
"오늘도 또 5인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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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한솥하면 서너 번 끓였다,식혔다, 냉장고에 들어갔다,나왔다..
하다가 결국엔 한동안 카레 생각나지 않게 스스로 만들잖아요.
카레를 맛있게 먹는 방법 하나 더..
적당량 만들어서 한 번만 맛있게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