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제가 둘째를 낳았지요.
그리고 언니에게...
축하인지 놀리는 건지 아리까리한 꽃바구니도 받았더랬죠.
포스팅 보신 분들은 기억하시죠?
재미삼아 그 때 포스팅을 찾아보니까 없네요;;;;
지운 것도 아닌데 사진만 엑스도 아니고 글도 통째로 없어;;;;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복구가 가능하면 해주시고요.
안 되면 저도 몰라요...+_+
그 때 산후조리원에서 제 생일을 맞았는데
회사 일로 정신 없던 남편이 깜빡한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밤 늦게 문자로
"마느님 생일을 잊은 건가?" 했더니 남편 얼굴이 사색...
영상통화 안 했는데도 비디오 지원 됨ㅋ
그러더니 이런 묘책을 마련해서 가지고 왔더라고요.
기억하시죠?
그 때 이거 올렸더니 의견이 분분했죠.
백자 앞에 '구'라고 써라 '천'이 좋겠다
둘을 합쳐서 '구천'이라고 적어라
그러다가 지급 안 되면 어쩌냐...
지우개로 '백'자 지우라고 하면 맞을 분위기다... 등등
그 사이에
이렇게 작았던 둘째의 발이...
이렇게 컸습니다.
저게 여름에 찍은 사진이니 지금은 더 컸겠죠.
아우, 힘들어...-,.-
그나저나,
백지수표 지급이 잘 되었는지,
그걸로 뭘 샀는지 궁금하시죠?^^
지급은 약속대로 잘 되었습니다.
뭘하든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전제도 물론! ㅋ
손이 떨려서 금액을 늘리진 못했어요.
제가 의외로(!) 새가슴ㅋㅋ
선배님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ㅈㅅ
암튼,
그 돈으로 제가 '칼'을 샀습니다.
이 시점에 하필 칼을..... 응?
언젠가 소개하려고 하긴 했는데,
이건...
운명이다...
운명을 받아들여 저의 럭셔리한 칼을 공개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간지 죽이죠?
나란 녀자 물건 사는데 드릅게 까다로운 녀자~
나란 녀자 칼로 사치하는 그런 녀자
정치는 하지 못할 그런 녀자~
잘 안 보이는 거 같아서 의자에 놓고 다싴ㅋㅋㅋ
제가 자잘한 거 잘 안 삽니다.
대신 오래 쓰고 자주 쓰는 물품엔 좀 씁니다.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하거든요.
하루 세 번 이상은 쓰는데 투자 맞죠.
물론 이 칼로 끝이 아니라는 게 함정 -.,-a
아...
나는 칼 때문에 청문회 통과 못할겨~
칼 살 때 요구사항이 많았어요.
나무 블럭은 얼룩이 생겨서 싫고,
통 스텐이었으면 좋겠고,
마이너 취향이라 남들 다 쓰는 쌍둥이 칼은 싫고...
그래서 혼수로 결국 칼을 못사고
남편이 자취할 때 쓰던 칼이랑 여행 갔을 때 산 세라믹 칼로 버티다가
맘에 드는 물건 발견!!!
그렇다고 바로 지르진 않고 1년 정도 지켜보고 고민하다가
세일 기간을 놓치지 않곸ㅋㅋㅋㅋㅋ
바로 겟!!!
우리 나라에는 들어오지 않는 제품이고요,
독일에서 구매대행 했어요.
아...
나는 진짜 칼 때문에 청문회 통과 못할겨~ㅠㅠ
이렇게 많은 걸 쓰기나 할까 했는데
쓰임이 달라서 깨알 같이 잘 쓰이더라고요.
실물을 못 보고 주문하는 거라
그립감이 별로면 어쩌나, 생각보다 별로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맘에 쏙 들고 쓸 수록 만족감이 커요.
사고 싶은 거 맘대로 살려면 정치는 포기해야겠어요.
긴 칼도 수박 썰 때 한번에 자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잘 들기도 하고...^^
빵칼도 너무 좋더라고요.
봉으로 된 칼갈이도 잘 쓸 수 있는지 걱정이었는데
인터넷으로 동영상 찾아보고 잘 하게 됐어요!
(칼)봉춤 가능! ㅋ
언제 살돋에서 칼 이야기 한번 할게요.
키톡이니까 대강 구경만 시켜주고 넘어감ㅋㅋ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주문해서 한달 쯤 걸려 받은 거 같아요.
그 때부터 썼으니까 벌써 1년 7개월쯤 썼네요.
이 정도 써보고 얘기하는 거면 포스 있잖아요~
그 사이에 둘째의 돌도 맞이했어요.
하지 말까 싶었는데 평등 원칙에 어긋나는 거 같아서
식구들끼리 조촐하게나마 둘째의 돌을 축하해줬어요.
제법 형님 포스나는 첫째 ^^
귀염둥이 우리 둘째
이 사진은 눈이 좀 몰렸네요.ㅋ
형님이라도 해도 아직 어려요.
장난기가 어찌나 많은지...
아들만 둘이면 어때요.
좀 힘들긴 하지만...ㅠㅠ
엄만 너희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칼을 샀으니 본격 칼질 좀 해야되지 않겠어요?
몸풀기 워밍업
남편 회사에 양장피 싸서 보냈어요.
원래 새우를 넣으려고 했는데,
새끼 오징어가 생겨서 오징어로 구색맞춤
나, 칼질 좀 하는 듯?
근데 이런 거 올리면 온니들이 내 성격 보인다고...ㅋㅋㅋ
큰 아이 유치원에서 재활용품 수집 요청이 올 때가 있어요.
휴지심, 병뚜껑, 단추...
뭐 이런 거요.
애들 미술 활동에 쓰려고 그러는거죠.
전 주에 요청해서 다음 주에 가져가는 거니 일주일 동안 뭘 얼마나 모으겠어요.
한번은 병뚜껑을 모아야 되는데 애들 쓰는 거니 아파트 재활용을 뒤지기는 좀 그렇고 해서
남편 회사 직원들한테 부탁을 했어요.
모두에게는 아니고,
저랑 개인적 친분있는 사람들에게만요.
정말 가볍게... 마시는 음료수 뚜껑 좀 모아달라구요.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마을 전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정말 그런 마음으로 삼촌과 이모들이
조카 미술재료를 위해 병뚜껑 몇 개 못 모아주랴... 하는 마음으로 정말 가볍게 부탁을 했어요.
그랬는데 남편이 나중에 '공적인 인력을 사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엄중한 주의를 주는 거에요.
첨엔 열이 확!!! 받았죠.
근데 모아 온 병뚜껑을 보니...
좀 미안하드라고요...;;;;
남편이 그러더군요.
자꾸 모아서 주는데 기분이 그렇더라...
무슨 공납도 아니고...
친분 때문이라도 해도
부탁 받은 사람과 부탁 받지 못한 사람 간의 감정 문제도 있을 수 있고...
회식자리에서도 병뚜껑 모은다고 난리였다는 얘기를 들으니...
할 말이 없더군요.
가벼운 부탁이라는 건 순전히 제 입장이었지 받아들이는 입장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남편 말이 맞아요.
제가 잘못한 거에요.
병뚜껑 게이트는 그렇게 싱겁게 막을 내렸습니다.
어쨌거나
제 인간관계는 그렇게 점점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ㅠㅠ
정치는 저희 남편 같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해야 하는데...
제가 칼 사치를 해서 안 되겠죠?
생각해보니 백지수표도 받았구낭;;;;;;;;
제대로 된 칼과 도마만 있으면 다지기 따위~ 훗!
자주 쓸 수록 뽕 뽑는 거죠.
아마 평생 뽕 뽑을 듯!
소고기 볶음밥
키 180 미만의 남자를 루저로 부른다기에...
아들들 루저 안 만들려고 밥 반, 고기 반;;;
근데 이거 고기 사치한다고 걸릴까요?
P.S
저, 사퇴합니다.
그냥 이대로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