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이 도를 넘도록 처마신 술때문에 운전을 할 처지도 않되어
마님이 운전을 해서 간신히 달구들 밥이며 채소만 챙겨주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마님은 김장하러 간다고 친정으로 행차하시고
엊저녁 모임에서 먹은 술은 저녁이 다 되어서도
내장과 머리를 두루거쳐 발가락마저 마비를 시킨채......
떠나시며 식탁위에 써놓은 메모지에는
뭐 그리 쓸데없는 음식들은 두루 해놓았는지......
속 니글 머리 지끈한 상황이니 아무것도 먹을 생각이 없네요.
그냥 중환자마냥 누워서 자다가 티비보다가.....
그러던 중 받은 문자메세지.
주전자에 헛개나무끓여놨고 압력솥에 누룽지 있으니
그걸 부어서 눌은밥 끓여먹고
냄비에 북어끓인거 남았으니 데워서 마시라고......
역시~ 술꾼의 마누라답습니다.
눌은밥에 순무우김치로 저녁을 먹으니
속이 한결 편안해 집니다.
헛개나무가 숙취해소에 좋아서인지
아니면 눌은밥이 속을 달래주는 것인지......
거기에 북어삶은 물을 마시고 나니
이제야 제정신이 쬐끔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통북어도 숙취해소에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해독작용도 하고 염증에도 좋고......
시장에서 북어대가리만 사다가
두세개씩 넣고 천일염으로 간을 해서
큰 냄비의 물이 반쯤으로 줄어 들 때까지
약한불로 끓여마시면 속이 편안해 집니다.
요게 해독에 얼마나 좋은가 하면
독사에 물려 팔이 시커멓게 퉁퉁 부은 양반이
통북어 두마리 푹 삶아서 국물을 마시고
두어시간만에 붓기가 싹 빠지는 것을 제 눈으로 본 적도 있습니다.
어떤분은 부비동에 염증으로 얼굴이 퉁퉁부었었는데
통북어를 삶아서 2-3일 마시고나니
코로 손가락만한 농이 쑥쑥 빠지더랍니다.
그리고는 개운하게 나았다는......
대충 술기운을 몰아 낸 것 같으니
낼 아침에는 복지리나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알콜기운 쏙 빠지라고......
내일부터는 비상체제에 돌입하네요.
12월이니 망년회인지 흥년회인지 ......
술좀 덜먹고 술값아껴 구세군냄비에 넣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