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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새단장한 집에 앉아서 하이든을 듣다

| 조회수 : 1,215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11-21 16:10:42

 

 

한 집에서 오래 살다보니 여기저기 망가지거나 부서지는 곳, 손보아야 할 곳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천장 벽지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세 곳이 흉하게 어긋나기 시작하더군요. 그 곳만 살짝

 

가릴 수 없다고 하니 다 들어내고 공사를 하자면 대공사가 될 것 같고, 아들 방의 벽장 문 하나가 고장이 나서

 

보기 흉하게 떨어져나간 상태인데 견적을 내보니 으악 소리가 나게 비싸서 망서리는 사이에

 

마치 피난민집같은 기분이 드는 날도 있었지요.

 

여름에 이사하면서 좋은 인테리어 가게를 알게 되었노라고, 일을 하면서 가능하면 그대로 쓰라고 말하는

 

요상한? 여성 사장님을 만나서 일을 수월하고 저렴한 가격에 마무리하고 만족해하던 최숙자씨에게 소개를

 

받고 견적을 낸 것은 두 달 전, 그렇지만 그 곳은 큰 공사를 맡아서 지금은 시간을 낼 수 없으니 11월까지

 

기다려주면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러자고 약속을 하고 드디어 오늘 일이 다 마무리되었습니다.

 

마침 그 시간에 집안일을 도우러 오신 아주머니께서 제가 발견하지 못한 곳까지 지적을 해주셔서

 

순간 망서렸습니다. 이미 돈을 다 치룬 상태에서 계약 할 때 미리 말하지 않은 곳에 대해서 도와달라고 하면

 

기꺼이 해주실까 잘 몰라서였지요. 그런데 선뜻 알아보겠노라고 동네 철물점에서 살 수 없는 가구를 취급하는

 

곳에서나 찾아야 하는 경첩인데 발견하면 도와주겠노라고 대답하시더군요.

 

그러더니 깨끗하게 마무리해주셔서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새 집처럼 깨끗해진 집에 앉아서 생각을 하게 되네요. 소개문화에 대해서요

 

아무리 현대화되는 세상이라고 해도 제가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은 누군가 그것도 믿을만한

 

사람의 소개로 선택하는 것이 대부분이구나, 그러니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신용을 얻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 사람의 말이라면 이 책을 믿고 읽을 수가 있다거나 이 사람의 선택이라면 틀림없이 후회없이 이 영화를 보아도

 

될 거야 , 이 사람이 추천하는 음악회라면 더 알아볼 것도 없이 표를 사도 될거야에서 시작해서 이 사람이 추천하는

 

제품이라면 분명히 만족도가 높을 거야, 이 사람이 추천하는 음식이라면 분명히 맛이 있겠지?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구나, 물론 이것말고도 더 있겠지만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보니 우리의 삶에서 보이지

 

않는 신용이라는 고리가 얼마나 넓게 퍼져있는가에 대해서 눈이 확 열리는 기분이 드는 날이기도 하고요

 

코로가 누구냐고 물었던 달래의 질문에 여행가서 그린 그림들을 주로 골라서 보고 나서 사실 코로하면 이 작품이야

 

라고 주로 소개되는 그림이 빠졌다는 것을 알고 다시 골라서 그림을 추렸습니다.

 

이왕 화가를 소개할 거라면 제대로 마무리해서 소개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 것은

 

아마 오늘 새로와진 집에 앉아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나서 든 생각의 after 작업이 아니었을까요?

 

이런 날 함께 하는 음악은 하이든입니다.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극락조
    '12.11.27 8:06 PM

    그림 잘 보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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