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도쿄의 미술관을 보고 싶어서 여행 계획을 세운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발견한 곳중의 한 미술관이 바로 브리지스톤, 회사가 세운 미술관인데 이렇게 다양한 작품을 갖고 있다니
거의 충격적인 기분으로 홈페이지에서 그림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해 사정없이 엔화가 올라서 도저히
옛 날 생각만 하던 저로서는 비용을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전에 오사카, 교토에 갔을 때 780엔이었다면 그 당시에는 1300엔이 넘으니 자꾸 비교가 되어서
결국 포기하고 막 생겨난 올레 길을 걷자는 마음에 제주도에 갔었습니다.
미루어졌던 도쿄 미술관 순례가 드디어 올해 가능해졌고 그것도 마지막 날, 노니님 부부가 월요일 도착해서 돌아다닌 곳이 바로
여기라고 우리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하신 도쿄 국제 포럼입니다. 들어가는 문이 신기해서 저절로 한 번 찍어보게 되었지요.
공간이 너무 넓어서 효율성이 있을까 난방은 어떻게 하나, 국제 포럼을 하는 곳이라 대외적인 이미지를 생각한 것일까
서로 궁금한 점을 이야기해가면서 돌아다니니 훨씬 재미있더군요.
도쿄 포럼 근처를 구경하고서 찾아간 브리지스톤 미술관, 가기 전 길거리 티켓 박스에서 다양한 미술관, 음악회의 티켓을
할인하고 있네요. 미리 알았더라면 도움이 되었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 마지막 미술관이라도 할인 티켓을 구해서 도착해보니
이런 반가운 그림이 포스터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드뷔시, 인상파, 그리고 상징주의 그림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실내에는 드뷔시의 음악이 흐르고
드뷔시를 그린 그림들, 그 시기에 서로 교류하던 사람들을 담은 그림들, 조각들 , 한 회사의 미술관이 창립 60주년이 되어서
마련한 특별전의 내용과 그들이 갖고 있는 상설그림들에 갑자기 배가 아파오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묘한 기분에 휩쓸려
버리고 말았던 시간, 몸은 피곤한데 나가기는 싫어서 처음으로 미술관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섰다가를 반복하면서 그림을 보고
또 보던 시간도 생각이 나고요.
이런 글을 쓰는 날, 당연히 드뷔시 음악을 찾아듣게 되겠지요?이 음악을 올린 사람도 그림을 분위기에 맞게 올려놓아서 덕분에 눈도 호강하고 있습니다.카메라를 꺼낼 힘도 없어서 사진은 없습니다. 물론 내부 촬영은 금지였어도 안에서 밖에서는 몇 장 찍었을 법하지만그 때의 상황이 정리한 사진속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재미있네요.이 뒤의 일정에 염두에 두었던 것은 아오야마 책방과 book -off 그러나 두 곳을 다 가기엔 체력이 바닥을 보이고 있습니다.그래서 선뜻 한 곳을 포기하고 찾아나선 book -off 여러 번 물어서 드디어 찾아내니 얼마나 반갑던지요!!
이번 여행에서 왕성한 호기심과 체력을 보여준 지혜, book -off에서도 자리 잡고 앉아서 책을 보고 있네요.
여기서부터는 지혜나무님에게 받은 사진인데요 앞으로 그녀가 혹은 그녀의 남편이 찍은 사진을 다 보려면 여행기를 다시 한 번
쓰는 효과가 있을 것 같은 분량이네요, 우선 마지막 날 것부터 보고, 여행 after가 있는 날까지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란 제목으로
다시 사진을 보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볼 책이 너무 많아서 지혜네 가족은 먼저 가라고 배웅을 하고 남아서 꼼꼼하게 두 층을 돌아보았습니다.
여기서 원하는 책을 여러 권 구했지요. 혹시 내년에 오면 다시 들러야지 ,그 때는 실력이 붙어서 더 책을 구할 수 있게 될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여행기를 마무리하면서 고른 마지막 곡은 드뷔시의 아라베스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