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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네째 날- 메이지 신궁에서 요요기 공원까지

| 조회수 : 1,081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10-14 09:17:02

 

 

일요일 저녁 태풍이 몰려와서 오후 7시가 되자 상점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고 지하철에서도 나무가 넘어져서 운행이 한참 중단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화요일에 디즈니 씨에 가기를 원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 날 날씨가 어찌 될지 모르니 아무래도 월요일에 디즈니

 

씨에 가기로 해서 그렇다면 저는 월요일에 혼자서 시간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했지요. 월요일은 대부분의 미술관이 문을 닫는 날

 

오전에는 일찍 나서서 요요기 공원에 들러서 그 곳 주변의 도쿄 올림픽때 완성된 경기장을 보고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건축가50선에

 

나온 인물의 작품이라서요 ) 진보초의 고서점 거리, 아오야마 북 센터, 그리고 book  off라는 헌책방을 가본 다음 오후에는

 

록본기의 세 미술관에 가면 되겠다 이렇게 코스를 정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지혜나무님이 남편과 상의를 해서 디즈니 씨에는 지혜아빠가 가기로 하고 자신은 선생님과 동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저야 환영이지요.

 

요요기 공원이니까 당연히 요요기역에서 내리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려서 물어보니 여기서는 멀고 하라주쿠에서

 

내려야 한다고 하네요. 걸어가기엔 조금 무리라고요. 그래요? 그래도 되니 일단 알려달라고 해서  찾아가던 중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

 

메이지 신궁이었습니다. 전혀 예정에 없었던 곳이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들어가보자고 했지요.

 

이 곳은 메이지 천황이 살던 곳을 그가 죽고 나서 신궁으로 삼았다고 어디선가 읽을 기억이 있는데 기억을 믿을 수가 없으니

 

일단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도쿄 시내안에 이렇게 울창한 나무 숲이 있구나 ,마치 기습적으로 산림욕장에 온 기분이 들더라고요.

 

빛과 그늘의 극명한 대조를 보여주는 이런 순간에 끌리는 것, 그래서 저는 렘브란트에 끌리는 모양이네요.

 

입장권을 끊어서 안으로 들어가니 고요한 공간이 있습니다 .

 

글로만 만나던 공간에 직접 들어갔을 때 글로 받은 인상과 비슷한 공간이 있고 전혀 다른 경우도 있지요. 마음에 저항을 느끼던 공간에서

 

저항감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기대하고 있다가 실제로 가보면 이게 뭔가, 글을 쓴 사람은 너무 과장해서 우리에게 전달한 것이

 

아닌가? 이런 반항감이 들게 하는 공간도 있고요.  메이지 신궁은 기습이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뭐라고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운

 

마침 그 날은 시월의 첫 날, 메이지 신궁에서는 매 달 첫 날에 죽은 천황을 기리는 의식이 거행되는 날이라고 하네요.

 

이 건물 안에서는 한창 의식이 진행중이고 일본인들은 공손하게 절을 하고 있습니다. 각자 무엇을 빌고 있는 것일까요?

 

안을 촬영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어서 둘이서 안을 들여다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안의 공간을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이 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나무판에 적은 수없이 많은 사연들

 

자세히 보니 여러 날이 말이 등장하네요. 그 중에서는 불어로 이야기를 쓴 것도 있었습니다.

 

 

메이지 천황이 살던 시절 이 안에서 벌어진 다양한 행사에 대한 기록이 있었지만 거기까지 읽기는 어렵고 일단 사진으로 기록을

 

남겼습니다 . 이 시대에 대해서 읽을 때 참조가 될까 해서요.

 

안을 둘러보고 나오다가 만난 화장실, 화장실 밖에 이런 식으로 매듭을 지어 분리하는 장치를 해놓으니 화장실을 다시 보게

 

되어서 한 장 찍어보았습니다.

 

그 다음 간 곳이 당연히 요요기 공원인데요 공원에 들어가기 전 만난 도쿄 올림픽 경기장은 제가 찍기엔 거대해서 지혜나무님에게

 

부탁하고 (그녀의 카메라 사진이 올라오면 서로 다른 여행기가 보충이 될 것 같은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 저는 설명을 들으면서

 

감상만 했습니다 .1960년대 초기에 지어진 건물인데 상당히 날렵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 패전이 1945년, 미군의 진주를 경험하고

 

한국전쟁때의 특수로 경기가 살아나 1964년에 벌써 올림픽을 치루게 된 사람들을 생각하다보니 공연히 화가 나기도 합니다.

 

한 나라의 전쟁이 다른 나라에게는 특수라는 이름으로 불리다니, 그러다가 베트남 전쟁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생각하니 이렇게

 

화를 내는 나는 누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치 속마음을 들킨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일본여행은 사뭇 복잡한 심사가 이어지더군요.

 

공원안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아침인데 벌써 맥주를 마시고 있는 사람도 있고 혼자서 산책하는 사람, 삼삼오오 달리는

 

사람, 여럿이 모여 공으로 놀이를 하는 사람들, 공원의 규모가 상당하네요. 토요일이면 이 곳에서 벼룩 시장이 크게 열리고

 

공연하는 사람들이 여러 팀이라고 들었지만 그 시간 그 자리에 올 수 없으니 지금 보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공원 밖으로 나오는 길ㄹ에 바닥에 그려진 그림이 재미있어서 한참 바라보게 되더군요.

 

이 자리에서 지혜나무님이 어린 지혜가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면 좋겠다는 구상을 담아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던 장면이

 

뚜렷하게 떠오르네요. 제겐 이제 제 손을 떠난 두 아이가 있어서 이렇게 아이의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기의 엄마가

 

좋구나 하는 생각을 문득 했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 이렇게 크면 좋겠다 저렇게 크면 좋겠다 머릿속에 가득했던 구상들

 

실제로는 사는 것이 내가 아니라 그 아이들이므로 플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두 아이가 어린 시절에 아프도록 경험을 하고는

 

놓는 것과 조이는 것 사이를 번민하면서 계속 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어리숙했던 자신이 보여서 쓴웃음이 나기도 하고,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요. 지금도 완전히 그런 마음속의 갈등이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문득 확 올라오는 감정들에 놀라곤 하지요.

 

요요기 공원을 나서니 바로 그 곳에 지하철에 연결이 되더군요. 동선을 어떻게 잡을까 상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날 하루 간 곳이 너무 많아서 한 번의 여행기로는 불가능한 코스였기에 지금은 여기까지로 기록을 제한해야 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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