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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나고야에서의 하루 (1)

| 조회수 : 1,127 | 추천수 : 1
작성일 : 2012-10-11 14:12:51

 

이번 여행 일정중 원래 나고야는 계획에 없었습니다.

 

나고야,제겐 역사책에서나 보던 지명이었는데 여행 가기 일주일 정도 전에 보람이에게서 메일이 왔더군요.

 

9월에 출장도 많고 일도 많아서 너무 피곤하다고, 그러니 엄마가 자기를 만나러 오고

 

자신이 사는 기숙사도 보고, 다니는 회사도 구경하면 어떨까 하고요. 신칸센 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

 

오는 표는 엄마가 해결하면 도쿄로 돌아가는 표와 하루 체류하는 호텔비는 자신이 부담하겠노라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나고야 시립미술관에 에르미따쥬 미술관의 특별전이 온다는 것을 알리는 링크를

 

걸어놓았더라고요.

 

보람이가 도쿄에 왔을 경우 함께 가보려고 했던 여러 곳 그 중에서도 꼭 가고 싶었던 곳이 가와무라 미술관인데

 

이 곳은 도쿄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있는 로스코 룸이 따로 있는 미술관이어서 길눈이 어두운 제게는 보람이의 길안내가

 

너무나 필요한 곳이었거든요. 거기다 사진 미술관, 현대 미술관, 모리 미술관등을 함께 가려고 했는데

 

계획이 헝클어져버리는 사태앞에서 고민하다가 그래도 이런 메일을 보내기까지 아이도 망서리고 망서리다 보낸 것이

 

아닐까 싶어서 흔쾌하게 그러자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신주쿠에서 신칸센을 타고 오라는 말을 잘 못 알아듣고 시나가와까지 가서  표를 구했습니다.

 

편도 15만원이라니 이렇게 비싼 교통요금이란 것이 상상이 잘 가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10분 간격으로 한 대씩 신칸센이 다닌다니 멀리 가는 사람들에겐 비행기보다 오히려 기다리는 시간이 덜하고

 

내려서도 바로 시내로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구나 그런 점은 수긍이 갔습니다.

 

 

시나가와의 역 안에서 사람들이 음식을 먹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신문을 보기도 하고 사람들과 대화에 열중하기도 하는 곳에서

 

저도 너무 일찍 나와서 아침을 챙겨먹지 못해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주위를 둘러보러 다녔습니다. 어제는 여럿이서 함께 다녀서

 

혼자서 길을 찾아야 하는 부담이 없었지만 오늘은 초행길을 찾아가는 중이라 아무래도 두리번 두리번 하게 되더라고요.

 

신요코하마에서 한 번 그 다음에 나고야에 서는데 거의 두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혹시 잠이 들면 곤란해서 옆에 앉은

 

사람들에게 부탁을 하니 자신들도 마침 나고야에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나고야에 사는가, 아니면 여행인가 물었더니

 

도쿄에 사는데 아들이 시합이 있어서 보러 가는 길이라고요. 무슨 경기인데요? 승마라고 하네요. 프로는 아니고 학창시절부터

 

부활동으로 시작한 것을 회사에 다니면서도 계속 하고 있다고요.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 드라마 보고 있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보람이를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정신을 차리려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출구에 자리를 잡고 어디선가

 

아이가 둘러보고 오겠지 싶어서 한국에서 사들고 온 책중에 보람이에게 전해주기 전에 채 못 읽은 한 권을 읽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 아무리 해도 엄마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약속 시간은 이미 30분을 넘겼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휴대폰도 없고

 

그래서 고민하다가 역에 경비를 서고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고 페이를 할 테니 일본의 번호로 보람이에게

 

엄마가 역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메세지를 하나 보내줄 수 없는가 부탁을 했지요. 부탁을 하는 순간 보람이의 얼굴을 발견했습니다.

 

알고 보니 서로 기억하고 있는 장소가 달라서 일어난 해프닝이었지요.

 

가져와 달라고 부탁받은 짐이 많아서 여행가방을 끌고 나고야까지 간 바람에 역의 커다란 로커에 가방을 넣고서 시립미술관으로

 

먼저 갔지요.

 

광화문에서 보던 작품이 여기에도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미술관 전시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보려고 다가가니 예고편이네요.

 

둘러보고 나서 표를 사는 입구를 찾았습니다. 내일이 마지막 전시라서 그런지 토요일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한국에서 루브르를 비롯한 해외 미술관전시가 있을 때  실망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실 오늘도 얼마나 좋은 작품이 왔을까

 

반신반의하는 심정이었습니다.

 

표를 사러 들어가기 전 우선 미술관 주위를 둘러보다가 만난 놀이터 모습이 신기해서 한장 찍었지요.

 

물론 미술관은 사진 촬영 불가였습니다.

 

관람은 어땠느냐고요?

 

어제 밤 서양 미술관에서 미술사를 한 번 경험했다면 오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16세기에서 20세기까지라는 것이 다른 점이었고 미술관의 선전에서 표지로 내세운 마티스의 그림과 다른 한 점 더

 

그리고 렘브란트의 처음 본 그림, 제가 좋아하는 정믈화가 헤다의 그림을 비롯해서 100%에서 80% 정도는 그림이 만나서 반갑다고

 

느껴지는 그림들이었고 나머지는 다른 그림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그런 그림들이 섞여 있었는데 이 정도면 참 훌륭하다는

 

느낌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미 보고 나가서 의자에 앉아 있는 보람이를 불러서 렘브란트를 보았느냐고 물었더니 못 보았다고 하네요. 같이 들어와서

 

보여주고 싶은 작품을 서 너 점 골라서 보여 준 다음 상설전은 들어가지 않겠다는 아이를 쉬라고 두고 혼자서 상설전을 보러 갔지요.

 

사실 상설전을 크게 기대하지 않고 들어갔다가 정말 놀랐습니다.

 

프랭크 스텔라, 마틴 아그네스의 그림도 있었고  아니 시립 미술관에 이런 화가들의 작품이 어떻게 있을 수 있을까 깜짝 놀라게

 

하는 그림들도 몇 점 만났는데요 한 방에는 현대 멕시코 화가들의 그림이 여러 점 걸려있더라고요. 이 우환의 그림도

 

만났습니다 . 사진을 전시한 방에는 1920-30년대에 해외에서 활동한 일본 사진작가들의 흑백 사진이 있었는데요

 

거기서 뜻하지 않게 유럽과 아프리카의 다양한 풍광과 인물들과 만나는 시간도 갖게 되었지요. 마치 제겐 서프라이즈 같은

 

그런 시간이었다고 할까요?

 

아트 샵에서 무슨 책을 팔고 있는지 대강 살펴본 다음 보람이가 검색해서 알아두었다는 음식점에 갔습니다.

 

음식점 앞에서 이 장면을 보고 나니 그들이 그들의 예술을 어떻게 디자인에 차용하는지 주목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음식을 기다리면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고, 생일이 지난 보람이에게 갖고 싶은 것 하나 골라서 선물로 주겠다고 하니

 

처음에는 취직을 해서 그런지 사양을 하더라고요. 그래도 아직은 엄마가 선물할 수 있는 때이니 받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시계를 하나 사달라고 하네요.

 

밥을 먹으면서 물었습니다 .나고야에서 가고 싶은 곳은 나고야 성인데 그 곳을 본 다음, 기숙사 있는 곳까지 가려면 얼마나 걸리는가

 

회사를 본 다음, 다시 돌아나오면 신칸센이 몇시까지 있는가, 아무래도 일요일 낮시간에 출발하면 하루가 토막이 나서 곤란할 것 같아서요.

 

그랬더니 보람이가 11월에 동료들과 한국에 놀러갈 계획이니 그 때 집에서 하루 잘 수 있으니까 엄마는 오늘 도쿄로 돌아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태풍 경보가 있다고 합니다 ,하늘은 말짱한데 태풍이라니 하고 웃었는데 정말 그 다음 날 태풍이 와서

 

나고야에서 외곽으로 나가는 교통편이 정지되었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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