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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여행 첫 날- 국립 서양 미술관 (1)

| 조회수 : 847 | 추천수 : 1
작성일 : 2012-10-10 15:34:42

 

 

국제 어린이 도서관에서 나오니 벌써 어둑어둑하더군요.

 

아이들의 경우 미술관이 재미있기 쉽지 않아서 첫 날 저녁에는 아이들과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 혹은 엄마는

 

과학관으로 그리고 저는 혼자서 서양 미술관으로 가려고 했지만 지혜나무님이 지혜를 아빠에게 맡기고

 

미술관에 함께 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저야 물론 환영이지요

 

로뎅과 부르델의 조각이 있는 정원까지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고 전시관은 유로인 구조로 되어 있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이 곳까지 와서야 생각난 것이 민박집에서 비온다고 빌린 우산을 두고 온 것 같다고 합니다. 남의 우산이라

 

그냥 그 곳에 버려두고 올 수도 없고 돌아가자니 피로한 상태인데 지혜나무님이 혼자서 뛰어 갔다 오겠다고 해서

 

그 사이에 빈 의자에 앉아서 쉬고 나니 조금은 기운이 돌아오는 느낌이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지난 번 뉴욕 여행이후 다시 사진기를 잡을 일이 별로 없다보니 사진기도 이렇게 자신을 소홀하게 다루는 주인이

 

기분좋을리가 없겠다는 생각을 얼핏 했습니다. 다시 잡은 이후 역시 처음에는 뭔가 제대로 사진을 찍기 어렵다는 느낌이 들어서

 

서먹서먹하더라고요. 사람관계나 사람과 사물의 관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공연히 쭈뼛거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일단 로뎅으로 손을 풀고 생각해보니 이 곳에서 만나는 것이 반갑기는 하지만 파리의 로뎅 갤러리에서 만나는 것과 기분이

 

약간 다른 것은 왜일까 하는 것에 생각이 미치더라고요. 꼭 그 장소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쿄에서 만나는 로뎅이라

 

착잡한 생각이 여러가지로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는 것은 왜 였을까요?

 

칼레의 시민들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백년전쟁의 이야기가 생각나고 , 한 시기의 역사는 끝났어도 그와 관련한 이야기는 남아서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작품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노래가 되기도 하여 오랫동안 살아남는 끈질긴 힘에 주목하게 되었지요.

 

평일이라면 이미 문이 닫혀있을 시간, 금요일에는 8시까지 전시를 하는 덕분에 여행을 끝내고 이 곳에서 만나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외국인들이 여럿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여러나라 억양이 섞인 사람들의 이야기, 알아듣지는 못해도

 

한 자리에 우연히 있게 된 인연이 신기합니다.

 

의자에 혼자 앉아 있는 사람, 혹은 둘 셋 모여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찍는 제게 왜 모르는 사람을 찍는지 물어보더군요.

 

함께 한 일행이. 공간 그 자체보다는 그 공간에 함께 한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자신이 피사체가 되는지 모르고 열중하고 있는

 

그 순간이 매력적이라서 사람을 작게 하고 카메라에 담고 싶다고 했습니다.

 

손의 흔적이라, 특별전이 언제 열리나 가까이 가보니 그림의 떡이네요. 그래도 어떤 식으로 전시할까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고

 

그림을 보고 나온 후인지 들어가기 전인지 모르지만 담소하고 있는 사람들도 보기에 좋아서 한 장 찍어보았습니다.

 

아무리 전시를 보는 일이 급해도 커피 한 잔 하자고 들어간 레스토랑, 커피값은 한 끼 식사만큼 비싸도 그 안에서 지혜나무님이랑

 

이야기나누다 보니 몸이 아픈 것을 서서히 잊게 되는 것이 재미있더라고요. 커피에 곁들인 이야기덕분이기도 하고 그림을 보러 들어간다는

 

즐거운 기대가 가져온 것이기도 하고 어느 것이 우선인지는 몰라도 그림을 다 볼 때까지 아픈 기색을 못 느꼈으니 아무래도

 

두 가지가 다 작동한 덕분이겠지요?

 

미술관의 레스토랑이라 그런지 그림이 벽에 여러 장 붙어 있었는데 모네가 압도적으로 많이 있네요. 사실 나중에 보니

 

이 미술관에 모네의 방이라고 부를 정도로 모네 작품이 많은 곳이 있어서 행복했던 순간이 기억나는군요.

 

시간이 넉넉하다면 조금은 더 이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해도 좋으련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보아야 할 그림도 많으니

 

일단 이 정도에서 이야기를 끊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들어가서 본 그림이 많아서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넘겨야 할 것 같습니다.

 

돌아오니 해야 할 일이 밀려서 두 세계를 동시에 살아가고 있는 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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