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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수면내시경에 실패했어요

@@ 조회수 : 9,858
작성일 : 2012-10-04 00:27:47

저희 집은 장과 간...관절이 좋지 않은 가족력이 있어요.

얼마 전 아버지가 대장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5년 전에도 안 좋은 조짐이 있어서

저도 검사를 받았는데 별 일이 없었기에 그 후엔 절대...안 받고 버티고 살기로 했었죠.

돈이 아까워서라 아니라...무서워서...ㅠㅠ 첫 검사는 의사가 수면으로 안 해도 할만 하다고

했기에 그냥 했었는데...제가 남들보다 장 길이가 좀 길다고 하더라구요.

 

중략하고...

 

이번에는 9월 초부터 감기몸살과 장염이 같이 왔는데 감기 증상이 하도 심해서 장염 치료는

집에서 지사제하고 스멕타...포타겔...예전에 처방받은 정장제...뭐 이런 거 먹으면서 넘어갔었죠.

이비인후과 다니면서 목, 코, 오한을 고치고 장은 천천히...뭐 살다보면 배아플 때도 있지 뭐...이럼서...;;

 

벋뜨...

 

그게 아니더군요. 변기에 피가 비치기 시작하는데 뚝뚝...선명한 혈흔이....오 마이 갓!!

원래 변비는 없었으니...그 반대의 증상이...보름 가까이 복통과 감기와 덜덜 떠는 오한이...3단 콤보로

사람을 괴롭히는데...완전히 앓아누웠습니다. 그 비싼 본죽을 먹어가며...감기 때부터 병원을 갈 수 없어

애들한테 약만 타오라고...장염도 마찬가지였죠. 그래도 딱 3킬로 빠지더군요. ㅎㅎ

시체처럼 누워만 있으니...뭐 덜 먹어도 똔똔인게죠.

 

그러다가 결국 3주만에 응급실로 밤에 달려갔습니다. 링거로 포도당, 진통제, 피검사, 소변검사, 엑스레이...

종목별로 메달을 따기 시작하면서...엑스레이에는 장에 가스가 차고 상태가 안 좋다는데 다른 검사결과는

문제 없다고 하다가 제가 통증을 못 참고 우니까...CT를 찍자고 하는 겁니다. 응급상황 같다고...ㅠㅠ

그런데 제가 원래 병원 체질 아니겠습니까...야메가 더 무섭다는 걸 인턴이 모르더군요.

괜찮다고...타고나길 장이 안 좋다며 급마무리...귀가하겠다고 약 달라고 하면서 새벽 1시에 왔죠.

 

화요일, 그러니까 어제 했는데...해보신 분들 아실 겁니다. 공포의 시큼한 장 비우는 약의 맛!!

변을 보는 게 아니라 변기에 쏘잖아요. 거의 양궁의 활 날아가는 속도로...(속 안 좋으신 분들...죄송)

이놈의 병원은 8개로 500ml 곱하기...4리터를 마시고 오라는데 5개까지 마시고 포기했습니다.

가스제거제 준걸로 마지막으로 마시고 병원 가니...몇개까지 마시고 왔는지 추궁하더군요..ㅠㅠ

1개 뻥쳐서...6개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차트에 6개라고 적더군요. 젠장....

 

말이 길었죠...이제부터 본론입니다.

수면내시경으로 바꾼 게 사건의 시작이었죠.

남편이 응급실에서 동행하지 못했던 게 미안했는지 병원에 흔쾌히 와준 겁니다.

이 아니 좋을쏘냐!! 보호자도 왔겠다...제가 돈 더 주고 수면내시경으로 바꾼 겁니다.

남편은 주차하느라 제가 웃돈 주고 수면내시경으로 바꾼 걸 모른 채로 검사실로 왔습니다.

마취하기 위해서 정맥주사를 꽂는데...4번 시도해서 다 실패하다가 거의 뼈에 놓는 수준으로...;;;

침상에 패댕이를 치고 진짜 이름을 수십번 불러제낀 것 같습니다. 주사가 안 들어가니...

 

결론은 미다졸람 앰플 2개 맞고 아주 멀쩡한 정신으로 검사했습니다.

소리는 물론 장이 빵꾸(?)나는 고통을 아주 실시간으로 체험하면서 했습니다.

셋째 낳는 게 아닐까...간호사 셋이 들러붙어서 잡고 의사가 진땀을 흘리고...잡어!!!!

밖에서는 '저 사람 죽는 게 아닐까...'공포에 떨었다고 합니다. 온갖 비명을 지르고 울다시피...아흑...

계속 '왜 마취가 안돼욧!!!!' 소리 소리 지르고...환자분마다 다르고...어쩌구 저쩌구...변명모드...ㅠㅠ

 

결론은....아무 이상이 없답니다.

용종도 없고...장도 깨끗하고 치질도 아니랍니다.

 

 

아!!!!!!!

전 왜 아팠던 걸까요?

피는 왜 나왔던 거죠? 의사 말로는 장염을 심하게 앓다보면 피가 비칠 수 있다고...;;;

아프게 검사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손을 꼭 잡고 사과를 하는데 이거 화도 못 내겠고...ㅠㅠ

(아마 수면내시경 해서 저처럼 미친 듯 아파하는 정신 멀쩡한 환자를 거의 처음 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환불은 안된답니다. 마취제 앰플 들어갔다고...추가한 앰플 값 700원 수납하고 가랍니다. ㅎㅎ

그럼 두개면 1400원이라는 말이죠?  제가 무려 7만원 가까이 돈을 더 내고 수면으로 바꾼 건데...

대체 뭐때문에 이렇게 비싸냐고 따지려다가 회복실에서 배잡고 뒹구느라...30분 쉬고 왔습니다.

읽으시는 분 지루하실까봐....이만 마치려는데요. 정말 약 올랐습니다. 만약 결과가 안 좋았으면

심평원까지 가서 제소할까....그럴 생각까지 있었는데...꾹 참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장염을 앓으면서 식습관까지 싹 바꿨지요. 채식 위주로...과식 안 하고....운동은 원래

했지만 3주간 쉬었는데 이젠 맘 놓고 다시 하려구요. 그런데 평생 조심해야할 것 같긴 해요.

원래 고기만 많이 먹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족력도 있고 장염을 하도 자주 앓다보니...정말 놀랐었거든요.

건강이 최고 같아요. 정말 평소에 체력 관리며 몸살림에 신경쓰고...좋은 식재료로 소식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늦었지만...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좋은 하루 마감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IP : 121.163.xxx.20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0.4 12:32 AM (112.186.xxx.74)

    치질은 없으세요?

  • 2. @@
    '12.10.4 12:33 AM (121.163.xxx.20)

    글 중간에 썼는데요...원래 치질도 없고, 검사에도 아니랍니다. 이상하지요...;;;

  • 3. 유지니맘
    '12.10.4 12:33 AM (112.150.xxx.18)

    돈은 쫌 아깝지만 . ^^그래도 너무 다행이셔요 .
    저도 가족력이 있어서 참 민감한 부분입니다 .
    실제로 장 수술도 했었구요 .

    저도 올해 가기전에 다시 한번 해봐야 겠네요 .
    건강하셔요 ..

  • 4. 마냥
    '12.10.4 12:34 AM (203.226.xxx.61)

    수면내시경 마취안되는 분들 있다더니 그런 경우였나봐요. 일부러 돈 더 주고 했는데 똑같이 고생하셔서 우째요...

  • 5. .....
    '12.10.4 12:35 AM (1.244.xxx.150)

    검사 하기전에 수면 내시경 동의서 쓸 때 사람마다 약효가 다르고
    일부에서는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설명 안하던가요?
    힘들게 검사 받으신 건 알겠는데 심평원 제소라니 오버네요.

    (사족이지만 심평원에서 돈 환불해주는거 다 조삼모사죠.
    싼 약, 치료과정 최소화가 정부 목표인데 차라리 그 많은 직원 없애고 국민들한테 양질의 치료를 해주는 편이 더 나을거예요)

  • 6. ..........
    '12.10.4 12:41 AM (211.179.xxx.90)

    원글님은 정맥주사 꽂는 것에 실패해서 제대로 마취가 안된거죠?
    넘 힘들었다 싶어요 글은 잼나게 쓰셨는데요 ㅜㅜ
    저의 경우는 약마다 반응이 달라서,,,예전에 수면내시경할때 약이 의사말로는 자꾸 깨어나려고 해서 잘 안들었다고 ,,시술후 거울보니 왠 좀비,,,확실히 기억은 안나지만 고통스러웠던 흔적이 있더군요
    그 후에 다시 시술할때는 그 전에 기록때문에 약을 바꾸었는데요...헉,,,약이 들어가는 순간 기분이 넘 좋더군요 노곤노곤하게 풀어지는 그 느낌,,,이래서 중독이 되나보다 싶었어요,,아무 고통없고 두통도 없었는데
    의사의 약간 찝찝해하는 표정을 보니 독한약이 아닌가 싶었어요,,저 역시 찝찝함,,,^^

  • 7. @@
    '12.10.4 12:41 AM (121.163.xxx.20)

    윗님...제가 일부러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라...그 병원에서 일전에 예전에 과잉진료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절차가 그렇다는 거예요. 필요없는 검사를 줄줄이 해놓고...설명하기를 심평원에
    제소하시라고...없는 얘기를 한 게 아니구요. 원무팀 안에 있는 무슨 담당직원이 그렇게 말했었던 게
    생각나서 쓴 겁니다. 마치 제가 진상 환자처럼 보이셨나본데 그건 아니예요. 그리고 상식적으로 진정
    내시경이든 수면내시경이든...제가 의사는 아니지만 미다졸람 앰플 2개 맞고 마취 안되는 케이스는
    아주 드물다고 합니다. 간호사가 직접 말해준 거예요. 돈 아까운 것보다 정말 아프고 고통스러웠어요.

  • 8. 제 동생
    '12.10.4 12:44 AM (61.102.xxx.19)

    비오는 날 비 피한다고 막 뛰어가다가 간판 모서리에 머리 정수리 부분이 확 찢어졌지요.
    피가 콸콸 쏟아지니 놀라서 병원으로 뛰어갔고 봉합 하려고 마취주사를 맞을수 있는 최대한까지 다 맞았는데도 마취가 되지 않아서 결국 생살을 그냥 꼬맸답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한여름이라 관리를 해도 꼬맨 부분이 잘 아물지 않고 말하자면 썩는 바람에
    그 피부를 잘라내고 다시 꼬매야 하는데도 역시 마취주사가 먹히지 않아서 생살 잘라내고 꼬매는 고통을 그대로 다 겪어야 했다는군요.ㅠ.ㅠ
    위의 상황은 국소마취 였구요.
    그 후에 요로결석이 생기는 바람에 그거 제거 수술 하러 가서도 마취가 안될까봐 너무 걱정 했는데
    척추마취는 다행히 잘 되더군요.

    전에 어디선가 보니까 마취가 잘 안되거나 잘 깨는 사람이 있데요.
    큰 수술 할때 손발 다 묶고 마스크까지 씌우고 수술 하는데 가수면 상태처럼 깨어 버리는 바람에
    표현도 못하는 상태로 그 고통이나 분위기를 다 느끼는 환자들도 있다고 해요.
    정말 무섭지요.

  • 9. .....
    '12.10.4 12:47 AM (1.244.xxx.150)

    말 꼬투리 잡는 건 아니지만 그 병원 원무팀 직원이 쓸데없는 검사를 줄줄이 했다고 심평원 제소하라는 얘기를 하나요? 자기 병원에서?
    뭐, 요즘 언론에서 하도 과잉진료니 선전하니까요
    과잉진료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어디까지가 과잉이냐는 것도 누가 판단하는지에따라 다른 문제라
    원글님 케이스도 글 쓰기 좋아하는 기자면 얼마든지 '수면내시경 사기' 정도로 만들수도 있는거구요.
    그 정도 약으로 마취안되는게 흔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드문것도 아닙니다.
    마취약에 대한 반응은 유독 사람마다 케바케니까...
    앞으로는 그냥 비수면마취로 쭉 하셔야겠네요.

  • 10. @@
    '12.10.4 12:55 AM (121.163.xxx.20)

    1.244님...제가 겪은 일을 자세히 말씀드릴 이유도 없지만, 왜 그리 민감하시죠? 글의 방향이 전혀 엇나가서요.
    그리고...글 쓰기 좋아하는 기자든 뭐든 알 바 없지만...그런 쓸데 없는 기사를 쓰는 기자가 있기나 할까요?
    응급실에서 맹장염으로 오진하고 필요없는 검사를 시킨 일때문에 그랬다는 거지 내시경 가지고 이번에
    간호사가 한 말이 아니구요. [비수면마취]라는 용어는 없습니다. [비수면검사]겠지요. 상당히 불쾌하네요.

  • 11. ...
    '12.10.4 12:55 AM (115.22.xxx.142)

    처음부터 썡내시경이면 고통을 겸허히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라도 하지.
    수면이라고 방심하다가 이렇게 당하면 정말 욕나올 것 같아요.
    정맥주사 4번의 고통, 아까운 70000원 추가부담. 썡내시경의 고통으로 지친 뒤
    깨알같은 1400원 추가수납에서는 흑흑흑.
    시트콤처럼 슬프고 화가 나면서 허탈한 것이 ... ㅋㅋㅋㅋㅋㅋ 웃었어요.ㅋㅋㅋ
    그 와중에 700원 2개면 1400원인데 자동계산되는 원글님의 몸은 지쳤으나 썡썡한 이성도 재미지고요.

  • 12. @@
    '12.10.4 12:56 AM (121.163.xxx.20)

    전 수술할때 하는 전신마취는 문제 없이 잘 되는데요...폐로 직접 가스를 넣으니 안되면 이상한 거겠죠.
    국소마취는 위내시경 말고는 안 해봤어요. 그런데 종합검진 할때는 프로포폴로 했었거든요. 그때에는 잘 되서
    고통스런 기억이 전혀 안 안남았었어요. 원래 위내시경도 수면으로 거의 안 했었어요. 잘 참는 편이라서요.
    미다졸람이라는 약 자체와 안 맞는 건지...연말에 위내시경을 할 건데 공포스럽네요.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 13. .....
    '12.10.4 1:05 AM (1.244.xxx.150)

    맹장염으로 오진하고 필요없는 검사라고 하시는데
    결국 검사를 해봤더니 맹장염이 아니었다...는 건 아닌가요?
    그런 경우는 오진이라고 말하기는 좀 곤란한 경우같은데...
    과잉진료라는 말을 하도 많이 쓰시기에 제 견해도 애기한 것 뿐인데요
    제가 언제 님한테 진상이라고 했다고 불쾌하다시는지...

  • 14. ................
    '12.10.4 3:30 PM (125.152.xxx.49)

    저도 프로포폴은 마취 되는데 미다졸람은 마취 안되서-저도 두개 맞았는데 안 먹힌다고 그냥 들어가더라고요.ㅠㅠ
    수면내시경 신청해 놓고 멀쩡한 정신으로 그 고통 다 당했습니다.
    내가 대장암으로 죽을지언정 다시는 대장내시경은 안한다고...다짐했습니다.
    태어나서 가장 아픈 고통이었습니다....ㅠㅠ
    내 뱃속을 갈갈이 찢기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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