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읇고, 식당개 삼년이면 라면을 끓이다는데,
82쿡 눈팅이 어연 몇해런가.
키톡은 그저 감상용. (일뻔 했으나...요렇게 생일상도 차리게 되었네요.)
그러다, 이번에 친정엄마 생신상을 차리게 되었죠.
친정엄마 음식 솜씨가 좋아요.
그래서 친정엄마가 못해본 음식, 안드셔본 것 위주로 메뉴를 짰습니다.
새로움과 시각 효과로 생신상차림을 돋보이게 만들려는 작전이었죠.
요리실력도 변변찮고, 요리를 많이 해본 것도 아니지만,
82쿡 눈팅으로 그동안 갈고 닦은 내공만 믿고 시작했습니다.
메뉴는
메로스테이크 구이(+크레송샐러드), 통삼겹살찜 (+마늘구이, 쌈채소), 초밥케익, 월남쌈, 토마토마리네이드,
오이소박이, 부추겉절이, 조갯살 넣은 미역국 그리고 후식으로 티라미수
메인 요리로 메로스테이크를 했답니다. 일식집에 가면 가끔 나오는 메로머리구이?가 맛있어서
스테이크용으로 하면 충분히 메인이 될 것 같더군요.
메로스테이크로 검색 끝에 마음에 드는 레시피 발견,
메로를 스테이크용으로 구입하고, 구운 뒤에 레몬을 섞은 버터를 위에 뿌려야 하는데,
정신이 없어서 패스. 곁들이 채소로 크레송이라는 야채를 레몬과 마요네즈를 섞어서 올렸습니다.
색다른 야채라 맛이 어쩌려나 싶었는데 쌉싸름 한것이 부모님 입맛에 잘 맛았어요.
메로구이가 느끼한데, 새콤한 레몬마요네즈랑, 크레송. 좋은 조합이었습니다.
통삼겹살찜에 곁들이는 마늘 구이는...에스더님이 예전에 올렸던 게시물을 떠올리면서 했는데
확인 안하고 했더니 그냥 물렁해져서..(원래 이런 식감인건가요?)
그래도 삼겹살에 어울렸습니다. 원래는 접시에 삼겹살찜, 마늘구이, 부추겉절이 이렇게 올리려고 했는데
큰 접시가 없어서. 어른들이라 쌈채소 곁들였더니 더 좋았습니다.
초밥케익은 마지막에 수정된 메뉴에요. 처음에는 묵은지 쌈을 하려고 했는데, 이게 손이 많이 가서
시간이 안될 것 같더군요. 초밥 케익은 배합초만 잘 버므리고, 재료만 있으면 김밥싸는 것 보다 더 시간이
안걸릴것 같아서 해보았는데, 확실히 간단했네요. 생각보다 밥이 많이 들어갔고(꾹꾹 눌러담으니)
그런데, 제일 마지막 단에 새싹 채소를 넣었더니...락앤락 통에서 꺼내다가 마지막 단이 분리되는 사태가..
그리고, 새싹 채소가 실같은 질감이 있어서인지 어른들이 안좋아하셨어요.
(초밥케익 사진 올려보라고 하셔서..추가)
초밥케익 만들만한 틀이 없어서 글라스락 통에 했더니 저렇게 윗 부분이 ㅎㅎ
밥은 6공기정도 들어갔구요. 배합초는 1:1:3 소금1큰술, 설탕1큰술,식초3큰술 했습니다.
맨윗단부터 순서대로 달걀, 크레미+마요네즈, 참치+마요네즈, 아보카도(안보이네요..), 오이, 마지막에 새싹
사진에 찰밥은 엄마가 하신거네요.
월남쌈.....이걸 집에서 한번 만들어 먹었답니다. 예전에. 그래서 좀 쉽게 생각했는데.
생일상에 알록달록 색감도 좋은 것 같아서, 시작한 월남쌈.
다른 분들은 다들 멋지게 만들어 놓으셨던데, 전 왜 이게 다 들러붙는거죠?
접시 바닦에도 들러붙고, 자기들 끼리도 들러붙어서 결국 쌈채소를 깔고 월남쌈이 겹치지 않게 하느라
힘들었습니다. 즉석에서 먹는 거면 모를까 초대상 요리로는 안맞는 것 같아요.
혹시 월남쌈 하셨던 분들, 원래 들러붙는게 맞나요?
토마토마리네이드. 많은 분들이 맛있다는 메뉴는 확실히 보장되더군요.
반신반의하면서 만들었는데, 전 한개도 못 집어먹었네요.
자게에서 히트쳤던 오이소박이. 이건 우리 엄마도 못하시는 겁니다. 음하하하...
그리고 마지막으로 티라미수...
말로만 들어봤던 티라미수. 예전에 셀라님이 올려주신 게시물을 보고 한번 만들어봤지요.
한번 도전해보고 싶게 만드는 정말 쉬운 방법이었습니다.
냉장고에서 굳힌 다음에 위에 글씨를 써야 하는데, 크림을 얹은 다음에 얇은 종이에 글씨를 오려 놓고
코코아 가루를 뿌리고, 종이를 떼려고 보니 종이가 크림 속으로 들어가고 있던 중...
천천히 떼어내보니 어찌 글씨 내용은 나와서 다행이었지요.
82쿡 눈팅으로 성공적으로 치룬 생일상.
함께 한 가족들이 맛있게 먹어주고, 새로운 요리도 경험해보았네요.
(추가)
혹시 참고하실 분 있으실까봐.
식사인원은 11명이구요.
메로 1kg, 삼겹살 1kg, 초밥(밥6공기정도), 월남쌈은 20개정도,..
초밥케익을 한것은 밥으로 하면 반찬 종류가 있어야 할 것 같아..머리쓰느라고.
거의 안남기고, 부족하지도 않았습니다.
전 음식할때 식당 고기1인분 200g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것보다 조금더 많이 하면 딱 맞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