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Banner

제 목 : 늙수그레한 부부의 멋없는 데이트

작성자 : | 조회수 : 18,919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9-05 22:00:02

딸아이가 얼마전, 자기는 아무래도 쓸 수 없을 것 같다며, 엄마가 쓰라며,
온누리상품권을 꽤 여러장 주었습니다.
"왜 니가 쓰지 그래?"했더니,
"엄마 써" 라며 "받는 곳도  있고 안받는 곳도 있으니 꼭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가" 합니다.

온누리상품권은 아시죠?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입니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 가까운 시장을 검색해보니, 인왕시장은 100% 사용이 가능하고, 연신내시장은 80% 사용이 가능할 걸로 나와서, 인왕시장에 가서 써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마저도 짬이 나질않아서 가지 못하고 있었어요.

오늘, 딸네서 돌아오는 길에 보니 날씨가 너무 좋은거에요.
날씨도 좋고, 선선하기도 하고..
해서 들어오자마자 남편에게, "영감, 우리 걸어서 인왕시장이나 다녀올까?"했더니,
흔쾌하게 OK 합니다. 아예 저녁도 먹고 들어오자고.

둘 다 반바지에 운동화차림으로 저녁무렵 인왕시장엘 갔는데요,
제가 20년전 인왕시장 건너편 아파트에 살때만 해도 시장이 정말 크고 사는 사람 파는 사람으로 북적였는데요,
저희가 너무 늦은 시간에 가서 그런건지, 아니면 시장이 예전만 못한 건지,
사람도 별로 없고, 가게 수도 예전에 비해서 눈에 확 띄게 줄었습니다.
전통시장을 살리자 하는 캠페인을 보면서도 인왕시장만큼은 여전히 활기찬 시장으로 믿었는데 그렇지않은 것 같아서 좀 안타까웠습니다. 시장에 지붕을 덮고, 바닥을 정비하고 시장차원에서 배송도 해주고 심지어 아이들 놀이방도 있던데...
오늘 쓰지 못해서 고스란히 들고온 온누리상품권 다 쓰고나서도 인왕시장을 좀 애용해줘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뭘 사야겠다 하는 계획없이 간 탓에 뭘 제대로 사지도 못하고,
저희가 가끔 비빔밥 포장해다 먹는 식당에 들어가서 비빔밥 한그릇씩 먹고,
그리고 디저트로 빙수 한그릇 둘이 나눠 먹고 돌아왔습니다.
(저흰 얼음도, 팥도 추가 안했습니당~ ^^그냥 숟갈만 둘 달라해서 사이좋게 나눠먹었네요. ^^)




이 유명한 커피체인, 전 이 집 커피가 제 입맛에 안맞아서 별로 안좋아하는데요,
누가 그러는 거에요, 빙수는 괜찮다고.

그래서 오늘 처음 이 집 빙수를 먹어봤는데요, 딱 제 스타일입니다.
이 집의 특징은 견과류를 충분하게 넣는 건데요, 너무 맛있었어요.
특히 피칸과 아몬드의 씹히는 맛이 좋았어요.

저녁도 사먹고, 팥빙수도 사먹고 그리고 또 걸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슬그머니 제 손을 잡는데, 저는 슬그머니 뿌리칩니다.
'남이 보면 웃어요, 노인네들 손잡고 다닌다고.." 
늙수그레한 부부의 데이트는...이렇게 싱겁습니다...^^

김혜경 (kimyswife)

안녕하세요?82cook의 운영자 김혜경 입니다

짧은 댓글일수록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무
    '12.9.5 10:03 PM

    부부가 멋지세요 금방 할아버지 조문상 다녀왔는데요 부부가 살아있을때 누리는게 큰 행복이예요 이런이야기하면 오버긴해도

  • 김혜경
    '12.9.5 10:20 PM

    이쁘게 늙어가는 부부가 되어가야할텐데..꼭 그렇지만은 않아서...부끄럽습니다..

  • 2. 그린
    '12.9.5 10:42 PM

    올여름 날씨 덕분에 정말 저도 저 빙수
    엄청나게 사 먹었네요.
    우리동네에도 코 앞에 새로운 지점이 오픈한지라
    날씨 핑계대면서....ㅡ.ㅡ

    지겹게 덥기만 하던 올여름도 결국 이리 물러서나봐요.
    벌써 아침 저녁으로는 선들선들해져서 이불을 찾게 되니 말예요.
    함께 산책하시는 두 분의 다정하고 따뜻한 모습을 상상하니
    제 맘도 사르르~~ 녹는 듯 따뜻해지네요.

    요즘 세상이 넘 뒤숭숭해 마음까지 어지럽지만
    이런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얘기 듣고 보는 재미에
    잠시라도 웃어봅니다.^^

  • 김혜경
    '12.9.6 1:03 AM

    전 뒤늦게 맛보곤 반해서..아무래도 선선해져도 몇번 더 먹을듯..^^
    그린님, 우리딸 이사해요...담주 금욜날...그 마트에 이젠 안가게 될 듯...^^

  • 3. 가을하늘
    '12.9.5 11:06 PM

    저희하고 까꾸로네요 저흰 남편이 뿌리치딥디더,,자기남편 손잡는데 왜 뿌리치는지 원 ㅋㅋ

  • 김혜경
    '12.9.6 1:04 AM

    ㅋㅋ..그러게요..자기 남편 손, 자기 아내 손 잡는건데...
    이젠 저도 뿌리치지 말아야겠네요..^^

  • 4. 아따맘마
    '12.9.5 11:08 PM

    멋스런 데이트라고 자랑하시고 싶은거~~~~~~~~~죵?

    슬그머니 뺀 손...아쉽지 않으셨나요?

    저는 어린 애들을 키우다 보니 제 손이나 남편 손이나 늘상 아이들 손잡고 다녔더니
    언제부터인가 둘만 걸어가는데도 손을 안잡고 가는거예요.
    그래서 제가 남편손을 끌어서 먼저 잡게 되는데
    요즘들어 그게 자존심 상하는 거 있죠..
    바가지 긁어볼까 생각 중이에요. ^^

    손잡아줄 때 못이기는 척 잡혀주세요.
    얼마나 보기좋은데요. 아무도 흉 안본답니다.
    부러워하지..

  • 김혜경
    '12.9.6 1:05 AM

    세상이 하도 수상해서, 너무 다정하게 하고 다니면 사람들이 부부로 안볼까봐 은근히 신경이 쓰입니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 5. 쏠라C
    '12.9.5 11:31 PM

    ^^ 이제 12년차예요.
    사실 차 타고 다니다보니 같이 걸을 기회도 적지만
    언제 부턴가 신랑은 저~~만치 앞서 걷네요.
    저도 빙수 데이트 하고파요~

  • 김혜경
    '12.9.6 1:05 AM

    이 글 보여드리고, 그러세요, "여긴 할머니 할아버진데도 이렇게 산단말야!!" 라고..ㅋㅋ...

  • 6. 에이프릴
    '12.9.5 11:55 PM

    선생님.저도 일주일에 한번쯤 생선도사고 하면서 인왕시장다니다 요즘은 거의 안가게되네요. 오전엔 그래도 사람들이 있어요.장사하는분들도계시고..식재료파는곳에 저도 가끔들리고 했는데 어떨때는 집앞슈퍼보다 더비싸게 사올때도 있는것같고 주차비도내야하고 그렇더라고요. 다만 생선은 오전에 가면 좋은것들이 있어요. 싸진않지만 종류가 많아서 고르기도좋아요 .국수집앞 생선가게가 크고 싱싱한게 많은거같아요. 그전엔 한달에 두번쉬었는데 사람이 없어 일요일마다 쉰다고들었어요~~~

  • 김혜경
    '12.9.6 1:07 AM

    전 인왕시장 앞길이 너무 복잡하고, 주차 스트레스 받긴 싫고 해서 잘 안가게 됐어요.
    그런데 어쩜 그렇게 가게가 줄었는지..
    에이프릴님 말씀대로 생선가게에 생선은 다양한데,
    제가 간 시간이 5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요, 너무 다양한 생선이 너무 많이 남은 거에요.
    저걸 어떻게 할까, 내일 팔면 선도가 많이 떨어질텐데...그런 걱정이 들더라구요.

  • 7. 가능성
    '12.9.6 9:34 AM

    엥~!!
    샘. 남편분께서 뿌리치는 손을, 다시금 확 쌔게~ 잡아주시길 기대하셨는데,,,, 그렇지 않으셔서 싱겁다 생각하신건 아니구요???
    저는 손 잡고 걷는 어른들 보면,,, 너무 기분 좋아져요.
    노부부가 찬찬히 걷는 배우자 곁을 조용히 따라걷는 것도 멋져 보이고,,

  • 8. 가능성
    '12.9.6 9:35 AM

    한개도 안싱겁네요... 뭘.
    쫌 설레기까지 하는구만요.
    담번엔 꼭 손 잡혀 주세요... ^^

  • 9. 은구슬
    '12.9.6 11:51 AM

    해질 녁 반바지 차림의 노부부 데이트 그림이네요!
    게다가 빙수까지! 카페베네 한번 들려야 겠어요
    좋은 정보 늘 고맙습니다.

  • 10. 깊은맛을내자
    '12.9.6 2:35 PM

    깜짝 놀라 로긴하고 덧글 남김니다.
    저희집 아들이 인왕시장 바로 옆 성당유치원을 다녀서 작년까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인왕시장을 매일 지나 다녔어요 ㅎ
    남대문시장에서도 온누리상품권 받아요. 전 남대문에서 주로 옷을 샀거든요 ^^
    한번에 가는버스 있어요. 아마 초록버스 7021일꺼에요.
    너무 방가워서 글 남깁니다.

  • 11. etoile
    '12.9.6 7:38 PM

    선생님, 저희 엄마랑 비슷하시네요 ㅎㅎ 그래서 아빠가 불만이세요. 부부끼리 밖에서 손잡는 것도 싫어한다구ㅋㅋ
    제가 유학생활할때 젊은 연인들보다 중년의 혹은 노년의 부부가 손을 꼭 잡고 가는걸 보면 그렇게도 아름답고 예뻐 보이더라구요
    담번엔 선생님이 먼저 팔짱을 끼시거나 손 잡아 보세요 ^^

  • 12. 다물이^^
    '12.9.6 9:34 PM

    손잡고 다니는 어르신들 보면 너무 좋아보여요~담엔 뿌리치지 마시길~^^
    되도록이면 시장가자! 맘만 먹었지 한번도 못가봤는데...실천에 옮겨야 할까봐요.

  • 13. 나비
    '12.9.13 6:01 PM

    인왕시장이라니.......
    우리집 앞인데!!!
    전 홍제동 토박인데.....
    오며가며 뵌 적이 있었을래나? 시장에서 뵈면 인사할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6 2013/12/22 27,254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0,543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3,484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0,444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3,769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042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3,94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3,032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6,261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5,563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1,635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2 2013/11/24 14,005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0,787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032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0,49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2,685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5,628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4,82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9,642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0,775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124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422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5,614
3324 산책 14 2013/11/10 12,70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10 2013/11/09 9,77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