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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로를 새롭게 느끼다

| 조회수 : 2,258 | 추천수 : 48
작성일 : 2010-12-02 15:39:37
르네상스 3대 천재는? 이런 식의 퀴즈로도 이야기되는 인물중의 한 명 라파엘로, 그는 제겐

아무래도 조금 뒤쳐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미켈란젤로에 비해서 ) 그런 화가로 생각되어

확 흥미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런 저런 책을 읽다보니

그에 관해서 묘하게 흥미가 생겨서 그림을 뒤적거리게 되네요. 더구나  목요일 미술시간에 다니엘 아라스의

글을 통해서 만나는 라파엘로도 제가 알고 있던 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목요일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와서  브람스의 바이올린,호른 그리고 피아노를 위한 트리오를 켜놓고

호른 소리에 귀기울이기도 하다가  세 악기의 조화속으로 끌려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러고 한참 쉬고 나니

라파엘로 그림을 찾아보고 싶어지는군요.



오늘 찾아본 싸이트에서는 그의 소묘를 여러 점 만날 수 있었습니다.

완성된 작품도 좋지만 소묘는 그의 밑그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 화가의 원점을 들여다보는

묘미를 준다고 할까요?





아테네에서 설교하고 있는 사도 바울이라고 하네요. 어린 시절 성경책을 읽으면서 사도 바울에게 끌리던

때가 생각납니다.그 때 저는 그렇게 강렬하게 이상에 불타고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는 목숨을 버리는 것도

마다 하지 않는 강렬한 인간들에게 매력을 느끼곤 했지요. 그래서 그에 비하면 베드로는 뭔가 조금 모자란 듯

생각했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그런 인물이 싫다거나 좋다거나 이렇게 딱 잘라서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고요, 인간의 약함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그런 사람들에게 시선이 간다고 할까요?



과연 이 세상에 절대적으로 옳거나 그른 것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도 생기고, 내가 옳다고 믿고

실천했던 일들이 사실은 그것이 아니었을 경우 나는 어떻게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생기면서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고,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간에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목요일에 읽는 책에서 기억술에 관한 이야기가 여러 번에 걸쳐 언급이 되더군요. 기억술이 과연 그럻게

중요했을까? 그런 의문을 품고 있다가 책장에서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책을 한 권 만났습니다.

제가 발견했다기 보다는 마리포사님이 자신의 발제 차례에 도움이 될 책을 뒤적이다가 만난 책을 제게

소개해준 덕분에 아, 이 책 내게도 있었는데 읽다가 지루하기도 하고 무슨 말을 하기도 하는지 몰라서

일찌감치 접었던 책이네요, 그러면서 책장을 다시 뒤적인 것이지요. 그런데 중세에 관한 그 책이 다시 읽는

도중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감탄하면서 읽게 되는 겁니다.

왜 이렇게 그 책이 지루했을꼬 생각해보니 철학에 관한 배경 지식이 없었던 시절, 도대체 저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따라잡기 어려웠던 것이지요. 어렵고 불편한 것을 참기 힘드니 뭐야? 무슨 글을 이렇게 이상하게 쓴

거지? 저자를 탓하면서 슬며시 도망친 기억이 떠올라서 쓴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그 책에서도 기억술에 관한 것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그 다음날 교보문고에서 책을 고르다가

만난 다른 책에서도 프란츠 예이츠의 기억술에 관한 글이 떠 나오는 겁니다. 아니 여기에도?

그 자리에 서서 읽으면서 눈이 같은 눈이 아니로구나, 사전에 그런 경험이 없었더라면 과연 이 책의 이 장이

눈에 들어왔을 것인가 싶어서요.






기억술과는 다른 문제이지만 월요일 프랑스어문반의 철학 책 읽기 시간에 여러 차례 프로이트가 인용되는

중이라 인간의 기억과 기억을 억압하거나 왜곡하는 기제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과연 인간은 온전하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되고요.






비교를 통하지 않고 오로지 라파엘로의 소묘에 집중해서 본 날, 라파엘로를 새롭게 느낀 기분이네요.

밀라노에서 그의 소묘와 제대로 만나기 위해서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니 그냥 마음으로 만나고 나서 돌아와서 공부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아무튼

새롭게 라파엘로를 느낀 날, 함께 귀로 들은 호른 소리를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10.12.2 7:11 PM

    피아노 3중주. 브람스

  • 2. 배우는 자세
    '10.12.2 7:37 PM

    intotheself님 늘 좋은 그림과 소개 감사합니다. 교양 수업 받는 학생처럼 왔다가곤 합니다.
    슬쩍슬쩍 그림 복사도 해가구요..^^;
    카루소님 덕분에 클래식음악감상도..아 줌인 줌아웃코너는 뭔가 다른거 같아여~~

  • 3. 열무김치
    '10.12.2 9:10 PM

    저는 젊어서만 활동하다가 사라진 라파엘로가 늘 애착(?)이 가던걸요.
    미켈란젤로만큼 오래 살았다면 예술사가 바뀌었을 것 같아요.
    가장 기본적인 화가의 의지가 드러나는 소묘 작품들은 언제 봐도 신비롭게 느껴져요.
    미완인 상태도 많은데, 종이에서 인물이 빠져 나올 것만 같아요.

  • 4. sweetmommy
    '10.12.2 10:20 PM

    인투님~~
    아래글 반갑게 잘 봤어요. 여행준비는 착착 잘 되어가겠지요? 여행에 대한 설레임으로 살았는데 못가게 되서 여간 속이 상하는게 아니군요. 못뵙는사이에 여러가지 일이 있으셨네요. 모쪼록 건강 챙겨가면서 열공하셔야 합니다. 수요 영어모임도 저도 그립네요. 글구 여행다녀오셔서 꼭 연락주세요, 그리구요 소묘 보신 사이트 좀 알려주세요. 요즘 공부 중이랍니다. 너무 매력있어요.

  • 5. intotheself
    '10.12.2 11:58 PM

    카루소님

    밤에 들어와서 방에서 브람스를 다시 들을 수 있게 되다니, 역시 카루소님 하면서

    행복해하고 있는 모습 ,거기까지 보일까요?

  • 6. intotheself
    '10.12.2 11:59 PM

    배우는 자세님

    아이디 자체가 포스가 느껴지네요. 남주리란 아이디를 쓰는 사람이 있어요,아는 사람중에

    무슨 말인가 했더니 배워서 남주자란 의미로 남주리란 아이디를 쓴다고요.앗 한 수 위네

    하면서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림 제가 그린 것도 아닌데 마음대로 복사해서 쓰셔도 된답니다.

  • 7. intotheself
    '10.12.3 12:02 AM

    열무김치님

    제겐 아직도 소묘하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언제봐도 질리지 않는 소묘가

    조각하면 미켈란젤로의 조각이 너무 인상적으로 박혀 있어서 그 안을 비집고 들어올 자리가

    없었거든요. 라파엘로는

    물론 그의 초상화 여러 점을 좋아하지만 전적으로 한 화가로 받아들여 좋아한 것이 아니었는데

    요즘 바뀌고 있는 감정이 신기하네요.밀라노에서 볼 수 잇는 그의 소묘를 기대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다녀와서 어떤 화가와 조우하고, 그를 혹은 그녀를 주목해서 바라보게 될지 그것도 기대가 되고요

  • 8. intotheself
    '10.12.3 12:54 AM

    sweetmommy님

    그림 시작하셨나요?

    주소는 www.artcyclopedia.com이랍니다,그 안에 들어가면 보석같은 그림들,조각들

    그리고 건축물도 볼 수 있어요.

  • 9. 캐드펠
    '10.12.3 2:51 AM

    오랫만에 줌인에 들어와서 커피도 마시면서 올리신 글과 그림 보면서 여유도 부려봅니다
    카루소님의 음악이 있어서 더 좋으네요
    여전히 저를 부럽게 하시는 intotheself님 이십니다^^
    여행가시기 전에 한 번 뵙기는 어려우실려나 하고 있는데 어떠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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