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Banner

제 목 : 살아남은 우리는 당신한테 졌어요(2010 봉하)...

| 조회수 : 2,792 | 추천수 : 184
작성일 : 2010-05-25 03:43:57

안도현 시인 추모시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뛰어 내렸어요, 당신은 무거운 권위주의 의자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뛰어 내렸어요, 당신은 끝도 없는 지역주의 고압선 철탑에서

처절하게 버티다가 눈물이 되어




뛰어내렸어요, 당신은 편 가르고 삿대질하는 냉전주의 창끝에서

깃발로 펄럭이다가 찢겨진 그리하여 끝내 허공으로 남은 사람




고마워요, 노무현

우리가 아무런 호칭 없이 노무현이라고 불러도

우리가 바보라고 불러도 기꺼이 바보가 되어주어 고마워요




아 그러다가 거꾸로 달리는 민주주의 기관차에서

당신은 뛰어 내렸어요, 뛰어내려 당신은 으깨진 꽃잎이 되었어요.

꽃잎을 두 손으로 받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두 팔뚝으로 받쳐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가슴으로 안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저 하이애나들이 밤낮으로 물어뜯은 게

한 장의 꽃잎이었다니요!




슬퍼도 슬프다고 말하지 않을래요

억울해도 억울하다고 땅을치지 않을래요

북받쳐도 북받친다고 소리쳐 울지 않을래요

아아, 부디 편히 가시라는 말 지금은 하지 않을래요

당신한테 고맙고 미안해서 이나라 오월의 초록은 저리 푸르잖아요

아무도 당신을 미워하지 않잖아요

아무도 당신을 때리지 않잖아요

당신이 이겼어요 당신이 마지막 승리자가 되었어요

살아남은 우리는 당신한테 졌어요, 애초부터 이길 수 없었어요




그러니 이제 일어나요, 당신

부서진 뼈를 맞추어 일어나야

우리가 흩으러진 대열을 가다듬고 일어나요

끊어진 핏줄을 한가닥씩 이어 당신이 일어나야

우리가 꾹꾹 눌러둔 분노를 붙잡고 일어나요

피멍든 살을 쓰다듬으며 당신이 일어나야

우리가 슬픔을 내던지고 두둥실 일어나요

당신이 일어나야 산하가 꿈틀거려요

당신이 일어나야 동해가 출렁거려요

당신이 일어나야 한반도가 일어나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아아! 노무현 당신!





Fields Of Rain - Enaid and Einalem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완도 태화맘
    '10.5.25 5:33 AM

    아~~~~~~~~~~~~~~~~~

    그립습니다...

    어찌 이 그리움을 입으로 다 표현할까요........

    곧 좋은 날이 올꺼라 믿습니다.

    곧 만민이 당신을 우르를때가 올꺼라 믿습니다.

  • 2. 마실쟁이
    '10.5.25 2:00 PM

    노짱님 이제는 좀 편히 쉬십시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힘들었던 무거운짐들 이제 내려 놓으세요.

    노짱님은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우리 가슴에 살아 계실겁니다....

  • 3. 캐드펠
    '10.5.26 2:54 AM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수많은 사람들이 애끓는 그리움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먼 곳으로 가신 님을 향하여...
    가슴에 오롯이 담습니다_()_

  • 4. 해라쥬
    '10.5.28 10:28 AM

    아침부터 눈물이 나네요 ...
    많이 많이 보고싶고 그립습니다 ...
    약한 국민들은 어찌살라고 홀연히 떠나셨는지요 ....................
    그러나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언제나 당신을 사랑할꺼니까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4106 말러 쉐어그린 2017.12.15 196 0
24105 상쾌한 겨울 헤변 도도/道導 2017.12.14 316 0
24104 여기서 추천받은 레깅스 샀더니 팔토시가 왔네요 2 심플라이프 2017.12.12 3,164 0
24103 나무타기 달냥이 6 철리향 2017.12.08 1,177 0
24102 어처구니가 없다 1 도도/道導 2017.12.07 842 0
24101 며칠전 구입한 프로폴리스 리퀴드입니다. 3 얼라리오 2017.12.06 963 0
24100 허상과 실상의 세상 도도/道導 2017.12.06 474 0
24099 미스티의 오해 10 연못댁 2017.12.04 1,049 1
24098 이 거실장은 어디 걸까요? 오드리햅번 2017.12.04 889 0
24097 한달된 턱시도 작은 고양이 인연 찾아요 (입양완료) 15 소소한삶 2017.12.03 1,537 0
24096 스치는 시간은 저장되고 있었습니다. 도도/道導 2017.12.02 586 0
24095 박스와 의자 서민과 귀족 ...신이야 신??????? (뷰웅.. 4 하고나서 2017.11.30 1,129 0
24094 불쌍한 강아지들 사냥개 안되게 도와주세요..부탁드립니다. 2 ㅂㅅㅈㅇ 2017.11.30 1,233 0
24093 새로운 보금자리 도도/道導 2017.11.30 575 0
24092 무청 시래기 1 도도/道導 2017.11.29 780 0
24091 안타까운 사연의 유기견 ... 임보처 없을까요? 2 양해리 2017.11.27 962 0
24090 고요한 풍요 2 도도/道導 2017.11.27 636 3
24089 울 냥이가 말이죠 9 목동낭자 2017.11.25 1,956 1
24088 가슴 뜨거웠던 '우리들의 촛불'! -고양시 상영 영화 1 bluebell 2017.11.24 416 0
24087 첫 눈오는 날 설시를 만나다 1 도도/道導 2017.11.23 783 0
24086 저장, 수집강박증 식이조절 관련 글쓰신 분~~~ 냥이를왕처럼 2017.11.23 688 0
24085 가을의 온기가 남아 있는 곳 도도/道導 2017.11.22 598 0
24084 즐거워 보이는 가족을 만나다 2 도도/道導 2017.11.21 1,487 0
24083 가을의 복판으로 지나는 길 1 도도/道導 2017.11.18 881 0
24082 오늘 아침에는 상고대가 3 도도/道導 2017.11.17 834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