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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녹턴,휘슬러의 녹턴
intotheself |
조회수 : 2,120 |
추천수 : 127
작성일 : 2009-02-19 00:15:02
the pianist 음반중에 쇼팽을 연주한 씨디가 여러장
들어있어서 오랫만에 다양한 쇼팽곡을 듣고 있습니다.
컴퓨터 방의 오디오에 한 장,그리고 마루의 오디오에
한 장 걸어놓고 듣고 있는 중인데요,밤에 집에 와서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연주로 듣는 녹턴,아무래도
이런 날 떠오르는 화가는 휘슬러입니다.
그의 그림중에 녹턴이란 제목의 시리즈가 있어서요
쇼팽곡과 꼭 어울린다고 할 순 없어도 제목의 동일성이
저절로 손이 가게 하는 그 묘미가 재미있습니다.
어제 교보문고에서 구한 여행기,그리고 나머지 책들을
조금씩 읽어나가고 있는 중인데요,정말 마음에 든 책을
순서대로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권이 서로
달려들고 있네요.그래서 조금씩 나누어서 맛을 보고 있는데
이런 식의 독서는 (원래 한 권을 다 읽을 때까지는 다른
책에 눈을 잘 돌리지 않는 편이었다가) 변한 나를
마주하게 되는 방식입니다.구한 책과 더불어 everymonth의
cutepond에게 빌린 여행생활자까지
시공을 넘나들면서 이런 저런 책과 만난 오늘
한자리에 머물면서 살아도 이것이 바로 여행자의 삶인가
하는 이상한 상상을 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어제 교보문고의 여행기 코너에서 느낀 것인데요
이상하게 독일을 여행한 기록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입니다.이상하다,이렇게까지 독일에 대한 기록이 없는
것은 무슨 의미일꼬?
갑자기 독일기행문을 읽고 싶었던 것은 혼자서는 가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 이 나라,그래도 보고 싶은
박물관의 유물이 많은 곳이라 보람이랑 만나서
독일의 일부지역,그리고 암스테르담에 가보면 어떨까
일종의 후보지중의 한 군데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는데요
막상 찾으려니 김영하의 여행자 하이델베르크외에는
만나지 못해서 아쉬운 느낌이 들더군요.
김영하의 여행자 도쿄를 읽으면서 이 사람은 카메라에
대한 애정을 담뿍 안고 여행을 가는 사람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요.
도쿄에서의 단편 소설 한 편,그리고 도쿄에 들고 간 카메라에
대한 긴 글,그 다음 둘러본 지역에 대한 소감등으로 이루어진
여행기,아마 사전에 그의 글에 대한 친밀한 감정이 없었더라면
아니 이게 뭐야? 하고 황당해했을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었는데요
그 중 그가 들고 간 카메라에 관한 글을 처음에는 뜨악한
기분으로 읽다가 이왕 읽는 것 읽는 이쪽에서도 마음을
기울여서 읽어야지 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읽었더니
아하 하는 감탄을 하게 되는 대목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철학모임하러 정독도서관에 가는 길에
붙어 있는 포스터에 바로 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전시한다는
글자가 눈에 띄는 겁니다.
사실은 그 전 금요일에도 그 길을 갔었는데 그 때에는
전혀 눈길이 가지 않던 포스터였거든요.
그 말을 듣던 cutepond님이 자신도 그런 경험이 있노라고
지라니 합창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신문을 읽다보니
바로 그 기사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전에도 여러번 본 기사인데 그 때는 무엇인지 몰라서
눈에 띄지 않았었다고 해서 막 웃었습니다.
눈으로 본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거든요.
파워 오브 아트에서 카라바지오에 대한 글을 읽다가도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김영하의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에서 시실리아에서의
카라바지오의 흔적에 대한 글을 읽은지 얼마되지 않아서일까요?
저자가 카라바지오의 행적을 따라서 설명하는 중에
시칠리아에서의 그와 그의 그림이야기를 하는 것에
확 끌려들어가는 기분을 느끼면서 신기했더랬습니다.
쇼팽의 음악을 들으면서 휘슬러의 녹턴을 듣다보니
일본인작가가 쓴 장송이란 소설이 생각나는군요.
그 소설에서는 쇼팽과 들라클로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그 소설을 로마여행에 들고가서 틉틈이 읽던 기억도 떠오르고요.'
여행은 끝나도 일상속으로 슬며시 들어와서 어느 순간
비집고 들어오는 기억들,오늘 카라바지오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도 여행지에서 본 그의 그림을 생각했습니다.
여행생활자와 생활여행자사이의 여러갈래의 여행에
대해 생각한 날,블로그의 카테고리에 한 칸으로 여행을
넣어두었지만 일년에 딱 한차례밖에 떠나지 못하는 저로서는
일상에서의 여행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메모해두던 시간도 떠오르고요.
딸이 일년간 집을 떠나게 되는 일로 인해서 갑자기
제 자신도 여행에 대한 욕망이 갑자기 폭발하는 기분입니다.
그래도 그것이 불가능한 것을 알고 있으니 여행기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대신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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