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별로였어요.
육아 실미도에 갇혀 지내는 실미도 일병.
시류의 흐름에 뒤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돌발의 연속과도 같아서 드라마 시청처럼 연속적인 일은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챙겨보는 게 바로 무, 한, 도, 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대체 몇 주째여...
근데, 뭐시라?
외주 제자~악?
징계는 뭐고, 폐지는 또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야~
나에게 무도 없는 토요일은...
알 빠진 안경,
어플 없는 스마트폰,
고기 빠진 돈가스,
현빈 없는 해병대란 마랴!!!!!!!!!!!!!!!!!!!!!!!
오늘의 요리는
MBC 노동조합원들을 위한 초간단 보양 요리
일단 영계 먼저 준비!
주먹이 더 커 보이는 건 기분 탓이겠져?
-,.-;;
작아도 괜찮아요~
여름 닭은 겨울 닭이랑 달라서
튀겨 놓아도 살이 마르지 않고 좋대요.
치킨의 달인에게서 들었음!
여름에 보신용으로 삼는 건 다 이유가 있다니까요~
암튼 요 녀석을 반신욕 시킬 정도로 물을 붓고,
여기에 양파 1개,
통마늘 한 웅큼 넣고
굵은 소금 1/2 작은술~1작은술 정도 뿌리면 끝!
뚜껑 닫고 끓이다가 끓으면 아주 약한 불로 줄여 1시간 정도 고아요~
다진 마늘 밖에 없는데욜?
괜찮습니다.
국물이 좀 흐려질 뿐 맛에는 아무 상관 없음
이것으로도 충분함
비싼 재료 많이 넣을 수록 요리 잘하는 거면
우리나라 최고의 쉪은 이건희 회장이나 가카가 되는 거임
대충 이런 비쥬얼
껍질을 벗기는 분도 계시는데, 저는 지방을 사랑하는 녀자에요~
너무 많아서 거슬리면 숟가락으로 걷어내세요
무도를 못 보는 것도 안타깝지만,
파업에 참가한 MBC조합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못해 아립니다.
투쟁도 투쟁이지만 생활인으로 그 삶이 어떠할지...
저도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생활이라는 것을 매 순간 순간 느끼면서 사니까
요즘은 문장 하나에도 그 사이 행간이 읽혀서 눈물이 납니다.
오늘로 MBC 파업 141일째.
이 작은 문장 뒤에 있을 가장의 고민과 아내의 눈물,
파업 일자와 반비례할 통장 잔고...
뭐 이런 것들이 읽혀서 괜히 눈물이 나요.
그냥 괜히는 아니죠.
방송이라는 게 우리와 얼마나 밀접한가요...
어쩌면 그들이 우리를 대신해서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먹고 남은 국물과 모두 외면하는 가슴살은 잘게 찢어서 닭죽을 위해 보관!
외식업계에서 유명한 어느 주방장이 육수의 최고봉을 닭육수라고 하더군요.
맛과 영양에서 모두 밀리지 않는단 얘기!
마음 같아서는 저희 집에서 한 그릇씩 대접하고 싶은데,
이게 대접인지 고문인지 판단이 잘;;;;
그래서 집이 좁으면 밖에서 먹으면 되고,
솜씨가 없으면 맛있는 집을 수배하면 되잖아... 싶은 거에요.
MBC 파업을 지지한다고 해놓고 재철이 욕하는 거 말고 달리 해준 것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사고를 쳤습니다.
먹다보니까 승리의 V를 가리키는 닭뼈가 나온거에요.
이거슨 마봉춘을 도우라는 신의 계시!!!!!!!!!!!!!
신의 계시를 받은 건 금요일 오후
일단 뭐든 하기로 마음을 먹었음
그래서 먼저,
쥐 잡는 고양이 머리띠 주문~
번개를 해보니까 주최 측이나 돈 걷는 사람은 좀 튀어야겠더라구요.
어찌 될지 모르니 이런 깨알 같은 아이템은 선 주문!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문하고 나오려는데
제게 계시를 내려준 신은 패션 센스도 뛰어나신지 이런 게 눈에 막막 들어옴.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TV 모양 안경임
금요일에 주문하고 토요일에 받음
이걸 받고나니 진짜 해야겠구나 싶은 마음이 마구 샘솟음
MBC 파업 지지 아니면 이걸 대체 어디다 쓰고 나감?
그래서 밥차 폭풍 검색
진행과정과 메뉴 등등 체크
이거 저거 걸리는 게 좀 있었는데
그럴 수록 꼭 밥 먹이고 싶다는 의지가 마구 용솟음
너무 약삭 빠른 계산이 보이는 곳 배제하고,
좀 허접해 보이는 곳도...
그러다가 1박 2일의 밥차 우연단 쉐프의 인터뷰를 봤어요.
음식을 대하는 그 분 마인드가 맘에 들더군요.
전화 통화로도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지금까지도 1박 2일 밥차를 하신다고 하니
음식과 뚝심 인정!!!
그래서 결정!!!
이렇게 대략적으로 알아보고
MBC 노동조합 트위터 계정에 쪽지를 보냈어요.
제 의도를 말씀 드리고 시간과 장소, 인원을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구요.
그랬더니 노동조합 트위터의 첫 답변이
"어이쿠, 감사합니다!" 였어요...
나중에 관계자분들과 통화를 했는데 너무들 반색해주셨어요.
근데
난 또 여기서 행간을 읽어버렸지 뭐야.
다들 참 외롭고 고되게 싸우고 있구나... 싶은...
이게 금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오후까지 있었던 일이랍니다.
저, 사고 친 거 확실하죠?
뒷수습은 이제 온니들이 해주셔야 해요.
저희집 아침 메뉴는 닭죽이었어요
준비한 육수에 불린 찹쌀 넣고 색감을 위해 당근만 다져 넣음
사고 친 동생이 온니들에게 간단 브리핑 할게요.
"마봉춘 파업 지지를 위한 밥차 모금"
1. 날짜: 2012년 7월 2일 오전 11시
2. 장소: 여의도 MBC 사옥 남문
3. 메뉴: 삼계탕 (15,000)
4. 주문 인원: 200명
5. 기타 필요한 것: 현수막
6. 후원 계좌: 우리은행 1002-437-819810 이성미 (푸아님 계좌)
82 온니들은 글로벌하잖아요?
브루마블 머니 빼고 딸라, 엔화, 유로, 위안, 루피, 바트 다 됨.
일단 제가 벌여놓은 것은 여기까지구요.
개인적으로 하다보니 능력의 한계가 있어서
온니, 동생, 이모, 삼촌, 행인 1,2, 3 기타등등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자세한 건 이런저런에 링크 걸어 놓을테니까 댓글로 참여 부탁드릴게요.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6&cn=&num=1290627&page=1
닭 먹고 힘내라, 마봉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