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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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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진정한 1식 3찬과 벗을 위한 저녁 밥상

| 조회수 : 11,792 | 추천수 : 4
작성일 : 2012-06-12 23:40:19
(스크롤을 아래로 내려서 음악을 들으면서 읽으셔도 좋아요 :)

날이 더워지니 입맛이 없네요.............
그래서인지 여름엔 살이 빠져요..........
입맛이 까딸스러워서 여름엔 아무 거나 못 먹겠어요....................









라고 언제나 말해보려나요? 

늘 성실하고 지칠 줄 모르는 입맛. 식탐. 
  
저의 좌우명은 
- 인생 뭐 있냐, 
- 못 먹어도 고
-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 

입니다. 

혼자 먹는 저녁. 아무리 노력해도 저 위치의 불빛과 각도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사진입니다.


귀가 후 허겁지겁 만든 저녁 밥상, 셰프 스페샬 

- 귤나무의 향긋함과 바닷바람을 마시고 자란 제주산 돼지 앞다리를 (확인 불가;;)
울엄마 스타일로 뒤지게 맛있는 작년 김장 김치와 함께 뭉근하고 걸쭉하게 익힌 김치 숲
한마디로 김치찌개 ㅜㅜ (저걸 혼자 다 비움)

- 무농약으로 정성들여 재배한 잎채소에 발사믹과 올리브 기름을 끼얹은 그린 샐러드 
한마디로 풀때기 ㅜㅜ

- 남해 바다에서 뛰놀다 나도 모르게 그물에 딸려 나와 쪄서 말림 당한 멸치를 마늘 기름에 향긋하게 튀기듯 볶은
한마디로 매루치 볶음 ㅜㅜ

- 밥은 무려 10곡밥 ㅋㅋ

- 찬조 출연 : 식탁 의자에 걸쳐진 수건 (근데 다들 이러고 사시지 않나요? ㅎㅎ 아님 말구!) 
                    오른쪽 너저분한 종이 쪼가리들, 가스렌지가 불이 안 켜져 토치로 이용하는 라이터 

그래도 소중한 벗이 오면 한그릇 음식이라도 합니다 


- 카레밥이나 짜장밥은 학교 급식이나 구내 식당 메뉴로 나오거나 
대학 때 농활이나 MT 가서 대량으로 해먹으면 되게 물리는 음식이지요. 
거의 10배는 희석한 듯한 히멀건 카레 국물에 감자랑 당근만 이빠이 썰어 넣은 
가난한 학생들의 카레라이스. 그래도 여기에 새콤한 김치와 구이김만 있어도 잘 넘어갑니다.
우리에겐 막걸리 반주가 함께 있었으니까요
새내기 첫 엠티를 잊지 못하는데, 4월 중간고사 끝나는 주의 토요일, 
시험이 일찍 끝난 일명 선발대가 장을 봐서 먼저 떠나는데, 
수퍼에서 제가 스모크 진주햄을 집으니까, 동아리 회장 언니가 제 손등을 찰싹 때리면서 
그렇게 비싼 거 사면 쓰겄냐고.... 난리 난리를 ㅠㅠ 그러더니 분홍 소세지로 바꾸더라구요. 
그래도 스모크햄 정도는 먹고 자란 집 딸이었는데 ㅋㅋ
그렇게 알뜰하게 장을 봐서 구파발에서 버스를 타고 일영으로 떠나 호수인지 저수지인지 페달 돌려서 가는 오리배도 타고 말뚝박기;;;도 하고 
잊지 못할 첫 엠티를 보냈습니다. 아~ 옛날이여~ 아~ 진주 스모크 햄~~~



그런데
집에서 넣고 싶은 재료 넣고 하면 대강 끓여도 맛있더라구요. 
이날은 먼저 채썬 양파를 버터에 오랫 동안 볶은 뒤 (카라멜라이즈하라고 자게에서 주서 들은 팁 ㅋㅋ)
닭안심, 감자, 당근! 당근도 넣었습니다. 전 익힌 당근을 좋아해서 많이 넣었습니다. 
(울집에서 젤로 좋은 선물받은 그릇에 담았음)

- 새송이 버섯 + 굴소스 

- 잎채소 + 아몬드 + 올리브 기름 + 발사믹 (발사믹 드레싱 아님, 올리브 기름 두르고 이어서 발사믹 두르고 먹으면서 뒤적뒤적하고         
입에 넣은 뒤 몸을 흔들어 섞어줌 ^^)

- 갓김치와 멸치 볶음 

- 술은... 필스너 우크켈과 병맥은 에일 맥주였는데 이름이 기억 안 나네요. 맛있었어요 ㅠㅠ 비싸서 그렇지 ㅠㅠ


소싯적에는 소주파였는데, 지금은 마시래도 반병 이상은 안 들어가더군요. 
대체 그 쓰고 화학스러운 맛을 어떻게 견뎠던 것인지...
아마도 분위기를 마시고, 우정을 마시고, 젊음의 시간을 마셨던가 봅니다. 
참이슬 진로아니고, 청년 학생이 '나아가야할 길' 그 진로! 
우리들의 두꺼비, 우리들의 진로. 

그 시간을 지나 이제 제가 가장 사랑하는 술은 맥주라는 걸 알았습니다. 
2위는 포도주. 
하이네켄은 아주 개성있는 맛은 아니지만, 초록색 캔이 청량한 느낌을 주고, 여름날 가볍고 깔끔하게 마시기 좋더라구요.
언젠가 워크샵 간 날. 하이네켄 왕댓캔의 모습. 집에 이런 거 있음 좋겠어요 ㅠ 5리터의 위엄!!!!



자, 물타기용 직찍 사진 나갑니다. 



제주 바다. 우리의 강정을 지켜주세요!



Q :망아지야, 망아지야, 풀 맛있니? 

A : 밥먹는데 말 시키지 말긔! 



소나기가 지나간 뒤 바람이 서늘하고 밤하늘도 청량하네요. 
올해는 가뭄이 심하다던데 걱정입니다. 이런 기분엔 음악 아니겠습니까~ ^^
쾰른 콘서트와 더불어 키스 자렛의 즉흥 연주 콘서트 앨범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La Scala입니다. 
밀라노 라 스칼라 오페라 하우스에서 연주한 실황 앨범 중  La Scala
키스 자렛의 연주를 들으면...
예술과 노동과 기도가 하나임을 깨닫게 됩니다.       



뭔가 잡다한 포스팅 ^^;;;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6.12 11:50 PM

    오우..내가 젤 좋아하는 하이네켄..82에선 기네슨가가 좋다 하지만 전 청량한 깔끔한 맛 하이네켄이 젤 좋네요.

  • 깍뚜기
    '12.6.13 2:26 PM

    요즘은 부쩍 하이네켄을 자주 마셔요.
    전 기네스도 좋아하긴 해요. 특히 배고플 때 ㅋㅋ

  • 2. 후라이주부
    '12.6.12 11:59 PM

    밥은 먹고 다니시는군화~

    올만이라 급반가움에.. 게다가 어쩌다 로긴ing 2등 먹나봐!

    (요즘 Bitburger 라는 순덕이네 동네 맥주에 빠졌는데 강추 ! ^6^)

    저도 덩달아... '우리의 강정을 지켜주세요 ! '

  • 깍뚜기
    '12.6.13 2:27 PM

    날이 더우니 해먹기가 더욱 귀찮아지더라구요.
    메밀이나, 냉면만 땡기고...

    건강하게 지내시지요?
    비터버거는 어디에 팔려나...어떤 맛인가요?
    이번 주에 뒤져서 시음해봐야겠어요!

  • 3. 해리
    '12.6.13 12:30 AM

    농활이라면 닥치고 진로 댓병!!!
    "야! 니가 '진'자까지 마셔라. 내가 '로'자 까지 마실게"라며 일은 안 하고 술만 권했던 용성리 용성이 아저씨 그립네요.
    농활대를 너무 좋아해서 가정 생활이 걱정되던 분인데...
    참고로 진로 댓병의 '진'자는 병 중간에, '로'자는 '진'자 바로 밑에 있기 때문에 누가 봐도 불공정한 게임이었음.


    그건 그렇고 카레에 불필요한(?) 반찬들에서 벗에 대한 애정이 물씬 묻어나오.
    저 초원에 누워 맥주 마시고 싶소.

  • 깍뚜기
    '12.6.13 2:28 PM

    크하하. 진로 댓병! 용성이 아저씨는 잘 지내실까요? ㅜ
    지역 소주들도 떠오르네요. 고성에 갔을 때 새벽에 잠들어 아침에 깨자마자 해장술로 하이트를 마셨는데...
    어후. 내장이 요동치면서 ㅠㅠ
    그래도 가끔씩 소주 한 잔이 간절할 때가 있어요.

    제주 초원에 누워서 망아지랑, 토끼랑, 같이 놀아요!

  • 4. 순덕이엄마
    '12.6.13 1:17 AM

    " 나 하나 쯤이야.." 내 좌우명 ㅋ
    키스자렛..20년 전에 그의 LD(dvd전신)를 사서 들고 좋아하던 추억..
    부루의 뜨락도 자주 갔었지..
    에잇! 비오는데 비트버거나 하나 땡기자!

  • 깍뚜기
    '12.6.13 2:30 PM

    언제적 부루의 뜨락입니꺼 ㅋㅋ
    요즘은 밤만 되면 키스옹의 음악을 틀어놓고,
    숙연해졌다가, 막 질투했다가 그러네요.
    그곳은 비가 왔나 보지요?

  • 5. 리본
    '12.6.13 1:27 AM

    하이네켄 케그...
    남들은 워크샵에서 마시는데, 예전에 집에 놀러오면서 친구가 사들고 오곤 했던 기억이....ㅡㅡ;;;

    바다 사진 너무 멋있어요 ~

  • 깍뚜기
    '12.6.13 2:30 PM

    친구분의 패기에 경의를 표하며!
    그 정도는 마셔줘야 맥주 매니아라고 할 수 있겠죠? ㅋㅋㅋ
    제주의 바다가 점점 익숙해지네요.
    어느 계절이나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 6. 눈대중
    '12.6.13 3:39 AM

    여자셋이 모여 했던 이야기는, 이 죽일 놈의 식탐이라고. ㅋㅋㅋ
    저 김치찌개는 참. 원츄원츄 입니다. 으아~

  • 깍뚜기
    '12.6.13 2:32 PM

    그러니까요, 일평생 입맛이 없던 적이 거의 없었어요 ㅎ
    김치찌개는 평생 함께할 아이템인 듯.
    전 멸치 넣은 것도 좋아하고, 앞다리살 (삼겹살은 좀 더 기름이 많아서...) 넣은 것 좋아해요.
    참치 김치찌개는 놀러가서 별미~
    아, 또 땡기네 ㅋㅋㅋㅋㅋ

  • 7. 쓸개코
    '12.6.13 4:13 AM

    아우 진짜 깍뚜기님 이 명랑함 좋다니까요~^^
    평범한 밥상에 글솜씨가 곁들여지니 달리 보이네요.
    근데 수건 ㅎㅎㅎ 옆에 하나 마져 세트로 더 걸어놓으심 부페집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요?^^;

  • 깍뚜기
    '12.6.13 2:32 PM

    배짱인지 뻔뻔함인지 이런 사진도 키톡에 올려봤습니다 ㅋㅋ
    수건 다려서 이니셜 새겨서 살포시 걸어놔야 부페집 되지 않을까요 ㅠㅠ

  • 8. 무명씨는밴여사
    '12.6.13 9:25 AM

    일식삼찬이라면서 더 많네요.
    맛있는 찌개 하나만 있어도 밥 한그릇은 문제 없으니 1식 3찬도 훌륭한 거죠

  • 깍뚜기
    '12.6.13 2:33 PM

    부지런하질 못해서 밑반찬을 잘 못해둬서
    늘 즉석으로 한끼 먹고 치우는 음식을 해요. 대강대강.

  • 9. 붕어눈
    '12.6.13 10:33 AM

    자게에서 보는 깍두기님이 그리운뎅;

    이제 키톡에서 자주 볼래나요??

  • 깍뚜기
    '12.6.13 2:34 PM

    훌륭한 포스팅 틈에 낑겨든 뻔뻔한 사진들이죠 ㅋㅋ
    자게가 낯설 때는 키톡으로 피신~~~ 슈웅

  • 10. 곰다섯마리
    '12.6.13 11:44 AM

    저두 하이네켄 정말좋아하는데 저 큰통으로 먹을때 윗쪽과 아래쪽 맛이 달랐던 기억이..ㅋㅋㅋ
    카레밥상에 있는 컵 ..이름좀 부탁드려요

  • 깍뚜기
    '12.6.13 2:35 PM

    ㅋㅋ 폴라포처럼 아랫쪽이 진국일까요?
    컵은 '빌레로이 앤 보흐'라는 브랜드예요.
    저는 외국에서 들어오는 분이 사다주셨는데,
    백화점에서도 많이 봤어요. (가격 차에 놀람 ㅠㅠ)

  • 11. nnnn
    '12.6.13 5:19 PM

    아니... 밥 량을 믿을 수 없어요.ㅠㅠ 밥통 보여주세요. 공감하다 밥그릇 보고 멈칫;;;

  • 깍뚜기
    '12.6.14 9:31 PM

    앗... 밥은 조금 먹으려고 첨엔 저렇게 적게 떠놓고,
    갈수록 모자라서 조금씩 더 갖다 먹다보면 결과적으론 고봉밥...입니다 ㅋㅋ

  • 12. 재스민맘
    '12.6.13 10:42 PM

    카레 사진에나오는 유리잔 너무 예뻐요. 어디서구입하셨나요? 정보 좀 주세요~^^

  • 깍뚜기
    '12.6.14 9:33 PM

    '빌레로이 앤 보흐'라는 독일 브랜드인데요. 아는 분이 외국에서 사다주셨어요.
    백화점에도 입점돼 있고, 판매하는 사이트도 많이 있네요, 가격 비교 해보세요~ :)

  • 13. 행복은여기에
    '12.6.15 3:10 PM

    키스쟈렛 좋아요!
    카레 좋아요!!
    깍두기님 더 더 좋아요!!!

    아...
    님의 벗이되어 저 식탁에 앉고파요
    수건걸린 자리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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