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영정 앞에서...
사진일은 지금까지 7년째 하고 있습니다
사진에 관한것은 뭐든지 하고 있죠
별 이상한 일도 많구요
이상한 손님들도 많답니다
어제는 어버이 날 이었습니다
어제 오후 중년의 한 손님과 바쁜일을 뒤로하고
30분간 이야기를 했습니다
울먹이면서 오시는 그분은 증명사진 하나를 꺼내
저에게 보여주시네요
영정사진을 하신다고 합니다
사진속에 있는 분은 매우 젊은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손님의 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딸이 아닌 4살과 7살의
엄마로 나이는 37살이라고 합니다
고부간에 갈등한번 없었고
여행가서 즐거웠던 일들을 하나씩 저에게
이야기를 해주시네요
눈물을 흘리시면서 말입니다
남편되시는 분이 직접오시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불과 2~3개월 사이에 일어난일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줄 몰라서
어머니께 부탁을 하셨다고 합니다
7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진일을 하면서
수많은 영정사진을 했었지만
이렇게 귀가 막힌 상황은 처음인것 같습니다
그 손님께서 저에게 물으시네요
4살짜리와 7살짜리도 상복을 입어야 하냐구요
그리고 영정사진을 나중에 태워주냐고..
납골당에 사진을 가져다 놓아야 하는데
크기는 어떤것을 해야 하냐고
많은것을 물으십니다
대답해드리는 제 마음은 찢어지듯 아팠습니다
그 손님말고 다른손님들도 계셨지만
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참을수가 없었습니다
37살에 그 분은 난소암으로 이제 산소호흡기만 제거하면
하늘나라로 가신다고 하시네요 ㅠㅠ
정말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제가 해드릴수 있는 것은 그 젊은 나이에
그것도 한참 엄마품에서 자라야
할 아이들 곁을떠나야만 하시는 그분의
명복을 빌어드릴 뿐입니다